소설리스트

나만의 마녀, 에스테야-38화 (38/42)

〈 38화 〉 일상의 위기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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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7. 일상의 위기 (4)

의외로, 에스테야가 씻는데 시간이 조금 오래 걸렸다. 왜 아직도 안 나오지, 싶을 정도로.

“에스테야?”

내가 살짝 불렀지만…에스테야는 답이 없었다.

이 기숙사는 방 간의 방음성능은 확실한 편이다. 그야, 모두가 자신의 권속으로부터 마력을 갈취하니 당연하다. 아무리 마녀와 마법사들이 섹스를 당연시하는 종족이라고 해도, 부끄러움은 문명을 꾸린 이상 알고 있다.

하지만 기숙사 내부의 방음성능은 따로 처리해 둔 바가 없을 터다.

“에스테야!”

제법 크게 그녀를 불렀다. 이 정도면 에스테야가 못 들었을 리 없다. 이 방이 무슨 호텔 스위트룸만큼 커다란 것도 아니고, 기껏해야 상당히 넓은 오피스텔 정도에 불과하니까.

슬슬 불안했다.

넘어져서 머리 부딪힌 건 아니야? 그런 거라면 지금 당장 들어가봐야 한다. 잘못하다간 큰일이 벌어질 수도 있으니까.

‘…설마 그러겠어.’

아무리 에스테야가 가끔…아니, 상당히 자주 바보같은 모습을 보여준다곤 하지만 혼자서 미끄러질 만한 애는 아니다.

다만 한 가지 좋은 생각이 났다.

훌륭한 핑곗거리가 될 수 있다는 거.

높은 확률로 에스테야는…부끄러움을 이기지 못하고 욕실에서 나오질 못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

어디 한 번 구경하러 가 볼까.

“에스테야?”

여전히 대답은 없었다. 애쓰는구만. 나는 느긋하게 욕실 문을 붙잡고, 다시 그녀를 불렀다.

“에스테야, 대답 안 할 거야?”

역시나 반응은 없었다. 딸깍, 문고리 돌아가는 소리가 들리자…그제서야 에스테야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차, 차서운…흑, 하, 아, 안돼, 여, 열지 마….”

뭐야.

뭘 하고 있는거야?

“열 건데.”

“시, 싫….”

벌컥.

내가 또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에스테야에게 단호하다. 문을 열자, 에스테야가 욕탕에 몸을 담근 채로 바짝 물러났다. 하지만 그래봐야 욕탕 안이지.

“에스테야. 뭘 하고 있었길래 그렇게까지 나를 경계해?”

“아, 아무것도, 아니, 힉…흐윽….”

오호라.

에스테야의 허리 뒤쪽으로 무언가가 떠올라 있었다. 내가 줬는데 모를 리가 없다. 그건 분명한 고양이 꼬리였다.

내가 에스테야의 품에 안겨줬던 그 애널플러그.

그걸 꽂아넣느라 정신이 없었구만.

나는 느긋하게 셔츠부터 벗어 밖으로 던져놓기 시작했다. 에스테야는 무어라 말을 하려다, 나를 보며 침만 꼴깍 삼켰다. 얼굴을 붉히는 모습이 제법 귀엽다.

“그거 넣고 있었어?”

다 알고 있다는 듯, 능글맞은 내 질문에 에스테야의 몸이 바르르 떨린다. 이내 거짓은 소용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는지 고개를 천천히 끄덕인다.

“…이거, 흐으, 자, 잘 안 들어가서….”

목소리가 바들바들 떨리는 걸 보면 제법 애쓴 모양이었다.

나는 천천히 에스테야의 등을 손으로 밀고, 남은 공간에 몸을 담갔다.

물은 따뜻하고, 에스테야의 몸은 보드라웠다. 바짝 틀어올린 분홍색 머리카락이지만 그 잔머리가 목덜미에 달라붙어있다. 목을 타고 조그마한 등으로 물방울들이 굴러떨어진다.

“에스테야. 날 봐야지?”

에스테야의 허리를 끌어안고 그 귀에 속삭였다. 습기가 가득 맺힌 귀에 입술을 맞추고, 그 귓볼을 가볍게 깨물었다. 에스테야의 어깨가 가늘게 떨린다. 내 품 안에서, 이리저리 닿으며 할딱인다.

“아, 하윽, 알았, 으니, 까….”

하지만 조금 더 데리고 놀고 싶었다. 내 품 속에서 잔뜩 녹아 꼼짝도 못하는 이 조그맣고 가냘픈 몸을 조금 더…만지작거리고 싶다.

허리를 감은 두 팔 중, 한 손이 에스테야의 다리 사이로 미끄러져 내려갔다. 에스테야의 손이 내 팔을 잡았지만, 이미 닿은 후였다.

“…히윽….”

에스테야의 나체를 실오라기 하나 입지 않고 끌어안고 있다보니, 그녀의 몸도 제법 달아오르는 모양이었다. 벌써 손끝에 닿는 클리토리스는 제법 발갛게 부풀었고, 콕콕 누르자 가냘픈 다리가 가늘게 떨려왔다.

“차, 차서, 운…. 너, 도, 돌아보라, 면서…하으….”

“조금만 더 가지고 놀래.”

“뭐, 뭘 가지고, 놀, 하읏, 흐으…!”

검지손가락을 꾹 눌러 그 안에 박아놓자, 에스테야의 허리가 바짝 튀어올랐다. 봉긋한 가슴이 부푼 흉곽을 따라 예쁘게 도드라진다. 참을 수 없어서, 에스테야의 배꼽을 어루만지던 오른손으로 그 탐스러운 젖가슴을 움켜쥐었다.

“히극, 하, 흐으….”

참방이는 물소리가 가득하다. 도리질치는 에스테야의 조그마한 머리를 따라 틀어올린 머리칼이 흔들렸다. 흔들리며 조금씩 풀어져갔다.

“미, 미쳤, 어…나, 날 가지고, 노, 놀긴, 무슨, 놀, 놀….”

말을 똑바로 하지도 못하고, 그저 나를 흘긋거리며 숨을 몰아쉰다.

“그래서, 싫어?”

대답은 조금 늦었다.

“…아, 아니, 그게 아니라…힉!?”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깊은 약점을 내 손 끝이 사정없이 누르고 문질렀다. 에스테야의 아랫배가 연신 움찔거리고, 허리가 예쁘게 튀며 돌아간다.

아, 귀엽다. 사랑스럽다. 내 손아귀에 붙잡혀서는, 고작 손가락 하나에 아무것도 못하고 낑낑대는 모습이 너무 꼴린다.

한껏 달아오른 내 물건이 에스테야의 등허리를 꾹 누르고 있었다. 당장이라도 애널에 박을까 싶었지만, 오늘은 그녀의 꼬리 달은 모습을 보는 날이다.

“에스테야. 꼬리는?”

내 품에서 정신없이 떨던 에스테야가, 힘겹게 입을 열었다.

“하나, 하, 하나 넣었는데, 흐으, 이, 이상, 해서….”

비즈를 꿰어놓은 것처럼 생긴 애널플러그다. 고작 한 알 박아놨다는 소리겠지. 어째 꼬리가 뜨다 만다 싶었다.

“이상해? 어디가?”

“그…그으…넣은…데가….”

차마 자기 입으로 말하진 못하겠는지, 나를 원망스러운 얼굴로 바라보며 입을 손으로 가린다. 눈가에 맺혀있는게 물방울인지 눈물인지 모르겠지만, 그게 무엇이든 보기에는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나는 가슴을 움켜잡던 손을 뻗어서 에스테야의 꼬리를 잡았다. 그 가냘픈 허리가 바짝 달아오른다.

“하, 하윽, 서, 서운, 자, 잡지, 마…!”

그 말을 듣는다면 내가 아니지. 나는 에스테야의 몸을 폭 끌어안은 채로, 천천히 애널플러그를 한 알씩 박아넣었다.

“…힉, 학, 헤극, 히윽, 흐앙, 아, 아, 아아…!”

한 알 한 알 들어갈 때마다 에스테야가 내 품에서 이리저리 흔들렸다. 내 손목을 잡는가 하면, 가냘픈 신음만을 흘리며 꼼짝도 못하고 바들바들 떤다.

“왜, 시, 싫, 어, 하으, 내가, 할 때는, 흐윽, 안 들어갔…는데….”

이해할 수 없는건지, 에스테야가 연신 고개를 도리질한다. 덕분에 결국 그녀의 분홍색 머리카락이 완전히 풀려선 흘러내렸다. 귀한 장면이었다. 마치 꽃이 피는 것만 같아서, 순간 그 다리 사이를 농락하던 손가락도 멈추고 그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나를 돌아보는 에스테야의 가냘픈 표정, 흘러내리는 머리칼, 새하얗고 보드라운 등과 어깨, 언듯 드러나는 봉긋한 젖가슴….

그건 지나칠정도로 큰 자극이었다. 그게 설령 내가 아니라더라도, 본 사람을 모두 끌어들일만한 꿀물이었다.

“너, 내 품 안에만 있으면 발정하잖아. 안 그래, 에스테야?”

그래서, 나는 조금 더 거친 단어를 일부러 골랐다.

“바, 발정…이, 아, 아니라…. 흐으, 하, 응, 그런 말 하지 마, 흐앙….”

결국 마지막의 구슬까지 죄다 그 고운 애널 속으로 모습을 숨기고, 에스테야의 조그마한 몸은 내 품에 완전히 파묻힌 채로 가쁜 숨을 내쉬기 시작했다.

완벽한 무력화였다.

고작 애널플러그 하나 박아넣었다고.

“나한테 안겨있으니까 좋아, 에스테야?”

나는 그제서야 에스테야의 아래에서 손가락을 뽑아내곤, 그녀의 머리칼을 쓰다듬어주었다. 손끝에 살짝 젖어 고개를 떨군 그녀의 머리 위 꽃잎이 보였다.

“…좋아.”

방금 전까지만 해도 그러지 말라고 앙앙거렸으면서. 에스테야는 잠시 숨을 고르다, 몸을 바짝 뒤집어선 내게 안겨왔다. 한참 전부터 피가 쏠려 잔뜩 달아오른 내 물건이, 에스테야의 아랫배에 꾹 닿았다.

“…차서운.”

“왜?”

“늘 생각하는 건데, 진짜…조금만 작게 만들걸 그랬어.”

에스테야는 그 말을 하며, 조그마한 손을 아래로 뻗어 내 물건을 살짝 건들였다. 하필 귀두 끝이라 바짝 달아오른 좆이 움찔거렸고, 에스테야는 화들짝 놀라 손을 뗐다.

그리곤 가느다란 눈으로 나를 바라본다.

“…내가 만지면 좋아?”

제법 요망한 척 하는 모습이 꽤 귀여웠다. 하지만 너는 지금 애널에 꼬리 박힌 채로 내게 안겨있는, 손 안의 먹잇감이란 말이야, 에스테야.

그걸 명심해야지.

“박는 것보단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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