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만의 마녀, 에스테야-27화 (27/42)

〈 27화 〉 깊은 위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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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6. 깊은 위로 (1)

일종의, 나 자신을 묶고 있던 족쇄를 뜯어버리는 행위였다. 나에게 그녀의 꽃은 그만큼이나 달았다.

한 입, 베어물어 입 안에 가득 들어오는 꽃잎들이 보드라운 감촉으로 혀 위를 맴돈다. 내 밑에 깔린 채, 마치 내가 자신을 입 안에 머금고 괴롭히기라도 하는 것처럼 에스테야가 몸을 떤다.

“흑…하, 읏, 그, 것부터, 하는, 게, 어딨…힉, 하으….”

놀란 모양이었다. 그리고 단숨에 짓쳐들어오는 쾌락에 머릿속이 하얘지는 거겠지.

그러면서도 가늘게 떠는 손끝으로 브래지어를 어떻게든 벗어보려 하는 꼴이 귀여웠다. 이번에는 후크가 앞에 달려있었다. 에스테야의 보드랍고 새하얀 가슴을 감싼 컵 사이에.

“나 편하라고 입고 온 거야?”

혀 끝에 꽃잎을 올려놓고 입 안에서 돌린다. 그 깊은 단맛을 만끽하며 속삭였다.

내가 후크에 손을 대려 하자, 에스테야가 되려 내 손을 잡았다. 그리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내가…내가 벗을…흑, 거야….”

하지만 에스테야는 끝내 후크를 풀지 못했다. 내가 꽃잎을 거칠게 씹을 때마다 몸을 크게 떨다, 후크를 놓쳤기 때문이었다.

무엇보다 나는 그걸 내버려둘 용의가 없었다.

“못 하겠지, 에스테야?”

작고 가냘픈 몸에서 벚꽃향이 농밀하게 흘러나온다. 그녀 또한 자신의 위를 점한 나에게 홀려 있었고, 나 또한 내 밑에 깔린 에스테야에게 사로잡혀 있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손조차 대지 않았음에도.

“흑, 힉, 하윽…그, 그만…씹어…못…흐으….”

그러나 이제는 손을 댈 때였다.

나는 에스테야의 두 손목을 잡아 머리 위로 끌어올리곤, 가볍게 눌렀다. 가벼운 구속감 때문인지 에스테야의 허리가 바짝 휘었다.

긴장하고, 기대하고, 떨면서, 설레어하는 그 모습.

천천히 에스테야의 브래지어 후크를 풀었다. 가벼운 소리와 함께 내가 사랑하는 젖가슴이 모습을 드러낸다.

나는 짐승처럼 얼굴을 파묻고, 에스테야의 가슴을 베어물었다. 입 안에 머금고 굴렸다. 이미 달아오른 그 끝의 조그마한 유두가 혀에 닿을 때마다, 에스테야는 바들바들 떨며 고운 신음을 뱉어냈다.

“힉, 하으, 서, 서운…서운….”

그러나, 그만하라는 말이 아니었다.

“조그, 조금…조금만…더….”

흐느끼는 목소리. 자기 자신을 내려놓은 그녀의 모습에서, 나는 에스테야가 얼마나 큰 상처를 받아왔는지 느꼈다. 그것을 위로해주는 것은 나의 의무다.

그것이 나의 가장 추악하고 끔찍한 욕망을 가득 들이부어주는 것이라도, 그녀가 내 소유가 되고 싶어한다면 나는 마땅히 에스테야를 품어주어야 한다.

내 품에서, 마음 놓고 울 수 있도록.

한 손을 놀려 에스테야의 치마 단추를 푼다. 가볍게 밀어내려 바닥으로 떨어트리고, 속옷 안으로 손가락을 집어넣어 거미의 다리처럼 놀렸다.

“흐으, 하, 아, 아, 흐윽, 힉…!”

손끝에 곱게 다물어진 균열이, 그 위의 조그맣게 달아오른 클리토리스가, 열락을 갈구하는 에스테야의 따스한 체온이 느껴졌다. 세상 그 어떤 것에서도 느낄 수 없었던 감촉이 손끝에 닿는다. 가볍게 그것을 꾹 누르면, 내 밑에 깔린 벚꽃이 한없이 사랑스럽게 몸을 떤다.

마치 태풍의 손길 속에서 흔들리는 꽃나무처럼.

열락의 끝에서 꽃송이를 바닥에 떨어트리며.

나는 참지 못하고 그 깊고도 비밀스러운 균열 속으로 손가락을 집어넣었다. 뜨거운 감촉이 손가락을 감싸고, 손끝에 돌기와 주름이 미끌거리는 감촉으로 닿는다.

“차, 차서, 운, 흑, 하으…흐으…!”

내 이름을 부르는 에스테야의 목소리를 만끽하며, 입술은 가슴에서 기어올라가 가냘픈 쇄골에 닿았다. 처음 그녀를 탐했을 때 새겨놓았던 자국들은 이미 하얗게 나은 후였다.

다시 그녀를 내 것으로 만들 것이다.

내 품에서, 아무 생각도 하지 못하고 그저 나의 소녀가 되어 주변을 잊고 싶다는 에스테야의 소망을 이루어주리라.

쇄골에 가볍게 입맞추고, 그녀의 조그마한 어깨를 깨물었다.

“학…!? 아, 아프, 흑, 흐으, 힉, 하윽…!”

붉은 잇자국이 아로새겨진다.

“아무것도 신경쓰지 마, 에스테야.”

그 귀에 속삭이고, 귓볼도 가볍게 한 번 문다. 에스테야의 가냘프게 떠는 몸을 즐기며 아래에 박아넣은 손가락을 한 번 놀렸다.

가냘픈 몸 속의 비밀스러운, 한없이 수치스러울 그 내벽의 감촉이 온전히 느껴졌다. 그 안을 문지르고, 어루만지고, 눌러대자 에스테야의 앙증맞은 입술에서 색기가 가득 올라온 숨이 농밀하게 흘러나온다.

“흑, 흐으, 차, 차서, 운, 하으, 흐, 흑….”

쾌락에 할딱이는 몸은 더 큰 쾌락을 원하고 있었다. 에스테야는 내 손가락에 가버릴듯 말듯 몸을 움찔거렸고, 그럴 때마다 내 손가락에는 그 내벽의 경련이 정직하게 느껴졌다.

손가락 하나만으로 품 안의 여자애를 꼼짝도 하지 못하게 한다는 건, 상당한 정복감을 느끼게 만든다.

“나, 소, 손, 놔, 놔줘, 흑, 하으….”

에스테야는 내 품 밑에서 연신 몸을 움찔거리며 애원했다. 그 손목을 놓아주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나, 나는 그녀에게 자유를 주고 싶지 않았다.

내가 주고 싶은 것은 내 품에 갇혀 느끼는, 새장 속의 행복이다.

새장 밖에는 언제나 맹수와 사냥꾼이 가득하니까.

하지만 안전한 내 품 안에서만큼은 다소 놓아줘도 되겠지.

“놔 줬으면 좋겠어?”

“흑, 으, 응, 놔, 놔 줘….”

내 손에 힘이 풀리자마자, 에스테야는 가늘게 떠는 조그마한 손을 끌어내렸다. 그리곤 손을 들어 내 셔츠의 단추를 푼다. 다시 저번처럼 나를 끌어안고 싶은 것이다.

아래엔 내 손가락이 박힌 채로 할딱이며, 어떻게든 내 셔츠를 풀어내려고 하는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웠다.

나는 에스테야를 갖고 노는 것을 그만두고, 내벽을 어루만지던 손가락을 뺐다. 에스테야의 입술에서 아쉬움의 한숨이 여리게 흘러나오는 것을 들으며 그녀의 속옷을 벗겨 끌어내린다.

“…차서운.”

에스테야는 그제서야 내 셔츠를 다 벗기는 데에 성공했다.

“왜.”

나는 바짓춤을 풀며 대답한다.

에스테야의 희고 보드라운 배 위로, 사납게 달아오른 내 물건이 올라갔다. 그 뜨거운 체운에, 에스테야는 손을 조금 내리더니…내 물건을 붙잡았다.

기둥에 닿는 작고 가녀린 손가락의 감촉.

그 끝에서 나오는 투명한 액을, 에스테야는 제 조그마한 엄지 끝에 묻혀 내 귀두를 문지른다.

“나…좋아해?”

눈물이 찔끔 고인 그 분홍색 눈을 내려다보면서, 나는 대답 대신 에스테야의 입술에 가볍게 입맞춰주었다.

그걸로 족했으리라.

“…나 같은 거 좋아해줘서, 고마워.”

에스테야는 붉게 부어오른 눈가가 부끄러웠는지 고개를 살짝 돌렸다. 아니, 사실 그것만 부끄러운 건 아니겠지.

나는 내 것을 문지르는 에스테야의 손목을 잡아 떨어트렸다. 에스테야는 눈을 질끈 감는다.

깊은 삽입의 시간이었다.

귀두 끝이 다물린 음부에 맞추어지고, 허리를 꾹 누르자 에스테야의 몸이 바들바들 떨렸다. 달라붙어오는 내벽이 야릇하게 움찔거린다. 좆 끝에 닿는 돌기와 주름을 꾹 눌러 밀어올려가며, 나는 에스테야의 아래를 그대로 깊이 범했다.

“흑…하, 하으, 흐아아, 흐으….”

에스테야는 그저 박힌 것만으로도 다리를 바들바들 떨며 헐떡였다. 내게 손목을 잡혀서 나를 끌어안을 수도 없으니, 그저 쾌락을 혼자 감내해야만 했다.

느릿하게 허리를 뒤로 빼자, 에스테야의 속살이 발발거리며 조금씩 딸려나왔다. 그 위로 아물아물 단물이 고이고, 젖어 반들거리는 클리토리스가 붉게 달아오른 채로 움찔거린다.

“차, 서, 서운, 흑…하으, 흐으….”

다시 느리게 박아넣었다. 에스테야의 허리가 몇 번이고 떨더니 곱게 들렸다. 그 안을, 모든 돌기와 주름을 만끽하며 에스테야의 내벽을 맛보았다. 그 뜨겁고도 진득한 감촉에 사정감이 몰려왔지만 인내했다.

아직 에스테야를 끝까지 안지 못했다.

“조, 금만, 더, 더…해, 해줘….”

에스테야가, 내게 손목을 잡히고 박힌 채로 속삭였다.

“좀 더? 어떻게?”

잠시 침묵이 흘렀다. 에스테야의 몸은 여전히 움찔거렸고, 더 큰 쾌락을 바랬다.

“…말했잖아.”

수치스러움 끝에 그 목소리에는 흐느낌이 섞이고 말았다. 에스테야는 내 손을 뿌리치곤, 내 몸을 직접 껴안았다. 나는 그 장단에 어울려주었고, 덕분에 사납게 달아오른 물건이 그녀의 뱃속 깊이 박혀들어간다.

콱.

“히…익, 학, 흐엑, 흑, 학….”

에스테야는 스스로도 이렇게나 깊게 박힐지는 몰랐는지, 순간 망가진 신음소리와 함께 몇 번이고, 몇 번이고 경련했다. 느닷없는 깊은 삽입감에 내 품 안에서 머리를 찧으며 할딱였다.

“그렇게 깊이 해 달라고?”

사랑스러운 모습에, 몇 번 추삽질을 하지 않았는데도 사정감이 몰려온다. 나는 에스테야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속삭였고, 에스테야는….

대답 없이.

고개만을 끄덕인다.

나는 에스테야의 허리를 끌어안고 그대로 몸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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