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화 〉 테세우스의 악마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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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2. 테세우스의 악마 (3)
정말 싫었다.
하지만 내 몸은 그렇지 않았다. 그가 내 안에 힘껏 박을 때마다, 그 물건의 끝이 자궁 뒤쪽의 닿아서는 안 될, 가장 깊은 곳까지 박혀들어가는게 뱃속 깊이 느껴졌다.
“흑, 아, 아아….”
이미 속이 더부룩할 정도로 정액이 가득 차서 뭘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손끝에도 힘이 풀렸고, 침대보를 잡으려 해도 그만한 힘조차 남아있지 않다.
그냥…이대로 그에게 뒤에서 껴안아진 채, 계속 그의 물건이 내 아래를 욕망하는 것을 느끼고 있을 수밖에.
방법이 없어.
“서, 서운….”
그의 이름을 연신 불렀지만, 그럴 때마다 그는 되려 더 사납고 철저하게 나를 짓밟았다. 나를 사랑한다고 귓속에 속삭이면서, 감당할 수 없는 쾌락으로 나를 괴롭혔다. 정말 끔찍한 건…그게, 끔찍하리만치 좋았다는 거였다.
온전히 누군가의 것이 된다는 사실이. 아니, 어쩌면 그가 나에게 부어넣은 쾌락에 길들여지는 걸지도 몰랐다.
…싫었지만 좋았다.
나는 거부했지만, 내 조그마한 몸은 이미 그의 손길과 아래의 사나운 물건에 길들여지고 있었다. 굴복하고, 범해지고, 할딱이고 있었다.
“안 끝났어, 에스테야.”
저 말을 몇 번 듣는건지 모르겠다. 아니, 이제는 머릿속을 새하얗게 채운 쾌락에, 어찌되도 좋을 거 같다는 생각만 들었다. 그의 손가락이 아랫배의 각인을 꾹 누를 때마다, 기이할 만치 하얗게 날아가려던 의식이 다시 구겨져선 이 몸 안으로 들어왔지만….
체력이 다 해 까무러치는 것까지는 어떻게 못하겠지.
“으, 흑…흐으, 하, 하으으….”
콱, 박힐 때마다 몸이 들썩였다. 서운이 내 뒤에 꽂아놓은 딜도 때문에 몸이 녹아내릴 것 같았다. 뱃속을 헤집는 괴물 같은 그의 물건이, 그리고 아랫배의 각인을 계속 눌러대는 통에 박혀있는 딜도도 그 안에서 이리저리 꿈틀인다.
다시, 다시 아득한 열락이 발끝에서 몸을 벌레처럼 기어올라왔다.
싫지 않았다.
나, 망가진걸까.
완전히…그에게 길들여져 가는 걸까.
“시, 싫…흑, 하으, 앙, 아…!”
다시, 힘없이 떨리는 다리 사이로 단물이 왈칵 흘렀다. 그의 품에 안겨 몇 번을 가버린건지 이제 세는 것도 포기했다. 절정 직후의 가장 예민하고 민감한 몸에, 그는 연신 쾌락을 부어넣고 있었다.
강제발정주문을 괜히 걸었어. 이렇게, 이렇게 내가 되려 잡혀선 길들여질지 몰랐는데. 이대로라면 큰일나. 싫어. 망가져버려. 싫어….
“에스테야.”
왜 자꾸 부르는거야. 왜….
그 때, 기묘한 감각이 머리에 닿는다. 내 화관에 그의 입술이 닿아 있었다.
“…서, 서운…?”
투둑. 곧, 그의 이빨이 내 꽃 두어 송이를 깨물곤, 뜯어갔다. 마치 내가 그에게 잡아먹히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의 이빨이 꽃송이를 으깰 때마다, 전신이 성감대로 되는 것처럼 아득한 쾌락이 흘러들어왔다. 그 혀로 꽃송이를 맛볼 때마다 마치 내 온 몸을 핥는 것처럼 기묘한 열락에 휩싸인다.
“힉…! 서, 서운, 그만, 아, 아니야, 먹…지마, 학…그, 먹는, 거, 아닌…!”
힘없이 발발 떨면서 그의 허벅지를 치며 애원해봐야, 그의 이빨은 여전히 물어뜯었던 두 송이 꽃을 씹고 있었다. 이내, 꿀꺽 삼켜졌다.
“에스테야.”
“흐으, 하으, 흐으으….”
“이게 좋아?”
미칠 거 같았다. 내 작고 마른 몸이, 지나친 쾌락에 너무 좋다고 울부짖고 있었다. 다리 사이에서는 솔직하게 물이 새어나오고, 그의 물건을 받아들인 내벽은 연신 움찔거리며 그 점령군을 자극한다.
하지만…하지만 좋다고 말하기 싫어.
그건, 그건 싫어….
“아, 아, 안 좋아, 시, 싫어….”
“그럼 좋다고 말할 때까지 해 줘야겠네. 우리 에스테야가…솔직하지 않은 거 보니까, 솔직함도 배우게 해야겠어.”
순간, 그의 그 사나운 물건이 다시, 다시 내 다리 사이로, 내 뱃속 깊이 밀려들어왔다. 자궁경부 뒤쪽의 공간까지 단숨에 범하곤, 그 위의 것을…본래라면 아이를 가질 그것을 꾹 밀어올렸다.
나는 질겁했다. 이 쾌락은, 이 쾌락은 견딜 수가 없어서.
“학, 그, 그만, 아, 그만, 더, 아, 안돼, 학…!”
하지만 멈출 수 없었다. 그대로 꾹, 상체가, 숨이, 폐가, 명치가 아득해지는 것만 같은 압박감. 그리고 몸이 덜덜 떨리는 말도 안되는 쾌락의 해일.
이러면 그가 더 좋아서 날뛸텐데….
그러면서도, 나는 참을 수 없어서 몸을 발발 떨었다. 곱게 허리를 휘고, 움찔거리고, 경련하며 그의 품에서 할딱였다. 아랫배와 클리토리스를 농락하는 그의 손가락에 가쁜 숨을 덥게 내쉬곤 조그마한 어깨를 들썩였다.
이내 박혀들어온 그의 물건이 바짝, 더 크게 달아오르곤…움찔거리며 내벽을 사납게 자극했다. 그 끝에서는 세차게, 세차게 다시 끈적하고 뜨거운 게 뿜어졌다.
속을 채우는 이질적인 이물감. 하지만 나는 거기에서 배덕적이고 말초적인 열락과 쾌락을 느꼈고, 그렇게 등 떠밀려 절정의 벼락 아래로 한없이 추락해갔다.
“아, 아아, 서, 서운….”
다행스럽게도, 그게 마지막이었다.
내 의식은 거기까지였으니까.
*
“…까무러쳤나?”
솔직히, 너무 괴롭혔다…싶은 자책감은 있었다. 첫 날보다 아마 더했겠지.
절대 봐주지 않았으니까. 내가 아는 모든 기술과 테크닉을 총동원해서, 에스테야를 괴롭혔다. 아니, 아직 몇 가지 도구가 더 남긴 했지만….
“…힉, 흐으, 으….”
에스테야는 이미 의식이 완전히 날아간 채로, 내 품에 축 늘어져선 박힌 모습으로 발발 떨고 있었다. 나는 가만히 눈을 감은 에스테야의 뺨을 어루만졌다.
눈물이 말라붙어있다.
“나도 참 대단한 새끼다.”
예쁘다. 사랑스럽다. 무엇보다, 그녀를 사랑한다. 그렇기에 탐욕하고, 욕정하며, 욕망했다. 그 가운데에 배려라곤 없었다.
물론 그녀 자신이 걸어놓은 주문 때문에 고통스럽지는 않겠지. 되려 어지간한 마녀나 여자는 평생 느껴보지 못할 아득한 쾌락을 매일매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에게 물어본 적은 없었다.
…그리고, 정말 쓰레기같이도…물어볼 생각도 없었다.
거절이 두려워서.
나는 장난감처럼 에스테야의 클리토리스를 다시 만지작거렸다. 아직도 사납게 바짝 선 채로 가냘픈 몸의 통제권을 빼앗아버린 내 좆이 그녀의 뱃속에 박혀있다.
“흐, 앙, 흐으….”
몸이 반응하는 거겠지. 신경계를 내달리는 쾌락에 그 자그마한 몸이, 의식도 없이 움찔거리고 있다.
위험할 만큼이나 가학심을 자극하는 모습.
나는 느릿하게, 나의 죄악감을 딛고, 까무러친 에스테야의 뱃속으로 나의 탐욕을 다시금 밀어넣었다. 찔걱이는 야릇한 소리와 함께 반쯤 빠져나간 내 물건이, 다시 에스테야의 가냘픈 뱃속으로 힘차게 밀려들어간다.
“…흐으.”
호흡하던 폐가 눌린 탓인지, 까무러친 에스테야의 힘없는 몸에서, 그 힘없이 벌어진 입술에서 제법 색기어린 숨소리가 흘러나왔다.
아.
너무 좋았다.
발발거리며 움찔거리는 그 내벽이, 에스테야가 비록 그 귀엽고 사랑스러운 반응을 내보이며 할딱이는 것만큼은 아니었지만…나에게 더한 배덕감을 주었다.
다시 콱, 그 속살을 맛본다. 가냘픈 몸뚱이가 나에게 안겨 흔들린다. 좆 끝에 애널에 박아놓은 딜도의 끄트머리가 얄따란 벽 너머로 느껴졌다.
아랫배의 각인은 확실히 점점 더 선명한 채도로 달아오르고 있었다.
장난감.
나의 영원한 장난감.
조그마한 어깨, 내 손자국이 가득 배긴 새하얀 젖가슴, 발갛게 튼 클리토리스, 박힌 째 움찔거리는 그 아랫구멍, 내가 탐할 때면 언제든 맛볼 수 있는 애널.
그리고, 애처롭게 흘러내린 채 그녀와 나의 몸을 동시에 묶듯 달라붙는 길고 보드라운 연분홍색의 머리칼.
열아홉보다 살짝 어리다 해도 믿을 만한 앳된 모습과 평소의 그 부끄러움 많은, 입술을 귀엽게 삐죽 내밀던 그녀의 사랑스러운 행동이 이 의식 잃고 흔들리는 아름다운 몸뚱이 위로 겹쳐 보인다.
나는 다시 허리를 놀렸다.
콱, 아득한 배덕감이 나의 아랫배 깊은 곳에서 끓어오른다. 힘없이 벌어진 에스테야의 두 다리가, 치맛단 밑으로 누구의 손길도 허락하지 않았을 이 여린 소녀의 두 다리가 내 욕정 가득한 몸짓에 흔들리고 있었다.
툭 늘어진 두 가냘픈 팔은 내가 이제 각인과 젖가슴을 움켜잡고 농락해도 그 가느다란 손끝을 바들바들 떨 뿐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사정감이 몰려왔다. 그녀의 무력하고 무방비한 모습에, 나의 가학심이 한껏 달아오르고 타오른다.
이 모습의 에스테야를 또 한 번 범하고 싶었다.
빠듯해진 사정감을 참으며 몇 번이고 더 그 내벽을 맛보았다. 게걸스럽게 먹어치우듯 연신 박고, 또 박다 왈칵, 그 깊숙한 곳에 귀두를 처박고 정액을 내질렀다.
의식 잃은 이 사랑스럽고 가냘픈 몸뚱이가, 애처롭게 발발 떨면서 단물을 같이 내쏟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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