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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마녀, 에스테야-10화 (10/42)

〈 10화 〉 비극의 딸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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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 비극의 딸 (3)

“…흡, 읏, 욱, 흐으….”

그 조그마한 입 속은 에스테야의 질이나 애널만큼이나 기분좋았다. 무엇보다, 에스테야의 작은 혀가 능동적으로 내 귀두를 감싸고 있었다는 것이 만족스러웠다.

“깨끗하게 닦아내야지, 에스테야.”

물론, 내가 그녀의 머리채를 잡고 있긴 했지만.

“…읍, 흐으….”

그 입천장과 뺨 안쪽을 한번 쿡 찔러줄 때마다 에스테야의 몸이 들썩였다. 그런 스킨십에도 몸이 달아오른다는 것 자체가 자존심이 상했는지, 눈물은 하염없이 흘렀다.

저러다 탈수오겠네.

문제는, 에스테야의 입 안이 너무 좋았다는 거다. 내 좆이 불끈거리며 다시 사정감이 몰려올 정도로.

하….

조금 미안한 짓을 해야겠다. 뭐, 애널까지 단숨에 뚫은 마당에 더 미안할 게 뭐 있겠냐만은. 사실 미안하기보단, 배덕적인 쾌감에 나도 사로잡혀 있는 것에 가까웠다.

나는 에스테야의 머리채를 좀 더 바짝 부여잡곤, 그 목구멍을 향해 좆을 콱 들이박았다.

“…흡! 욱, 흐읍…!”

에스테야의 눈가에 눈물이 더 크게 고이고, 내 허벅지를 밀며 몸을 들썩였다. 하지만 나는 이미 시동을 건 다음이었다.

콱, 그 목구멍 안쪽 깊이 박힐 때마다 거부할 수 없는 사정감이 다시금 몰려온다. 에스테야의 혀로 잔뜩 자극된 귀두가, 나에게 더 이상의 인내심을 허용치 않고 있었다.

“하, 남김없이, 삼켜, 알았어?”

머리칼을 꽉 움켜잡아서, 그리고 그 입에 좆을 목구멍까지 박아놓은 상태라서 에스테야는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나는 사정없이 목구멍 깊은 곳까지 박은 채로 정액을 내질렀고, 에스테야의 가냘픈 상체가 움찔거리는 것을 바라봤다.

새하얀 목구멍을 타고 무언가가 삼켜지고 있었다. 꼴깍거리는 조그마한 소리가 났다. 하기사, 목구멍을 좆으로 틀어막고 있으니 안 삼킬 수가 없겠지.

나는 그제서야 에스테야의 입 안을 다시 도구처럼 사용해 좆을 닦아낸 후, 그녀를 놓아주었다.

“…흐읍….”

에스테야는 겨우 바닥을 짚은 채로 몸을 지탱하고 있었다. 속이 더부룩한지, 안색이 좋지 못했다.

“…너무, 해….”

원망의 목소리가 조그맣게 흘러나온다.

“뭐라고, 에스테야?”

“아, 아니야, 아무, 아무 말도 안 했어….”

기겁하며 가냘픈 몸을 일으킨다. 비틀거리며 벽에 기대는데, 그 다리에 한가득 정액과 애액이 뒤섞여 흘러내렸다. 아랫배에 새겨진 각인은 조금 더 밝은 검붉은색이 되어 있었다.

나는 에스테야에게 다가가서, 그 각인을 어루만지며 물었다.

“어때, 에스테야.”

“시, 시끄러워….”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내 손을 거부하지도, 밀어내지도 못하는 모습이…너무 사랑스러웠다. 소유욕을 불러일으킨다.

“비, 비, 비켜 봐…흑, 주문, 써야하는데, 하으…집중이…안되잖아….”

나는 피식 웃으며, 에스테야의 치마를 들추고 잔뜩 달아오른 그녀의 음부를 어루만졌다.

“…힉, 제발…. 하고 싶은 대로, 학, 다 해, 줘, 줬잖아….”

에스테야는 울기 직전이었다.

“얼른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다음 골목에서 또 박힐 거다. 그 때는 한 번으로 끝내지 않을거야, 에스테야.”

“알…았어….”

급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에스테야의 모습.

사랑스러웠다.

아, 이게 사랑인가? 이게 바로 순애인가?

좋다.

에스테야는 급히 손을 휘저어선 제 다리에 잔뜩 달라붙은 이물들을 마법으로 깨끗하게 치웠다. 그리곤, 가늘게 떨리는 손으로 옷매무새를 다듬기 시작했다.

“이리 줘 봐.”

“…흣.”

“뭐, 내가 또 입히다가 들고 박기라도 할 까봐 그러냐?”

잠시 고민하다, 에스테야는 고개를 끄덕였다.

“…너라면 하고도 남아, 서운.”

“…존나 맞는 말만 하네.”

나는 저 멀리 던져놓은 블라우스를 다시 주워와선 에스테야에게 입혀주고, 단추를 하나 하나 꼼꼼하게 채웠다.

“서운.”

“왜, 또.”

“…어차피 또 벗길 거면서, 뭘 그렇게 꼼꼼하게 하는거야? 치마 올려서 덮을 부분은 안 잠가도 되는데…. 게다가 너, 내 입은 것보다 벗은 걸 좋아하는 게 아니었어?”

얘가 뭘 모르네.

“아닌데.”

“…아니야?”

꼼꼼하게 모든 단추를 다 채우고, 치마도 바짝 올려선 단정하게 옷매무새를 다듬어줬다. 목깃도 깔끔하게 다듬어선 그 가냘픈 목덜미조차도 제대로 드러나지 않게 마무리한다.

“네가 뭘 모르는데, 에스테야. 원래 한 겹씩 벗기는 맛이 제일 좋은거야.”

에스테야의 표정이 기묘해졌다.

“…너, 진짜….”

“그리고, 나 말고 다른 누구도 네게 손대게는 못 해. 함부로 보게도 안 할 거고. 나는 내 걸 누구와 나누는 성격이 아니거든, 에스테야.”

그녀를 다시 답삭 품에 안아든다. 몸을 숙여 다정하게 뺨에 한 번 입을 맞춰주곤, 골목 밖을 향해 천천히 걸었다.

“너도 나 하나로 족하잖아?”

에스테야는 잠시 고민하다, 체념의 한숨을 내쉬곤 내 몸에 고분고분하게 기댔다.

“…응. 그건 맞아. 조금…과한 거 같긴 하지만.”

그건 인정하는 바다.

*

다네인 금화 1닢이 두네디컷 은화 100닢.

두네디컷 은화 1닢이 소브 동화 100닢.

이 세계의 통화는 대충 이랬다. 나는 에스테야를 품에 안고 서점과 옷집을 돌아다녔고, 그녀의 몸에 맞는 새 망토를 보며 그녀가 제법 돈을 쓰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슬픔과 짜증 끝에 쇼핑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건, 재력의 범위 안에서는 생각보다 건강한 방식이다.

그래서, 나는 그녀에게 몇 개 야릇한 속옷을 내밀었었다. 조금 비싸지만, 그만한 값어치를 하는.

에스테야는 나를 매도의 눈빛으로 까칠하게 바라봤지만 차마 거절하지는 못했고, 새빨개진 얼굴로 내가 고른 속옷들을 산 다음 종이백의 가장 깊은 곳에 처박아버렸다.

돌아다니면서, 나는 한 가지 기묘한 사실을 깨달았다.

이세계 픽업트럭에 치여 이곳으로 오기 전까지, 나는 제법 괜찮게 경력을 시작한 작가였다. 마법과 중세에 이끌렸고, 중세의 역겹고 더러운 부분을 합리적이고 고증에 걸맞는 변형을 통해 해결하려 애썼다.

그게 내가 만든 세계였다.

그걸로 뭔가를 제대로 써내보기도 전에 뒤져버렸지만.

그리고 이 세계는, 내가 만들어낸 그곳과 너무나도 닮아있었다. 물론 몇 가지 다른 점은 있었다. 내가 주인공 삼았던 ‘가시검’ 데미안은 그 이름이 칼릭스로 바뀌었다. 하지만 그건 사소한 문제다. 큰 틀이 같다는 사실은 오히려 나를 안심시켰다.

웹소설 플랫폼의 메이저 취향 따위는 죄다 쌩깐 채로, 차기작을 반드시 주겠다는 약속을 맺어가며 런칭을 준비하고 있었던 나의 소설, ‘엽사 찬가’는 죄 많은 한 주인공의 일대기로 시작한다.

마녀를 증오한 나머지, 잡은 마녀의 심장을 모조리 뽑아 자신의 딸에게 먹이고 시체는 뒤집어 매단 채로 불태우던 지고의 마녀사냥꾼.

이곳의 ‘가시검’도 완벽하게 동일한 루트를 밟고 있었다. 내 플롯에 의해서라면, 마녀의 심장 666개를 강제로 먹게 된 딸은 열여섯 살에 새로운 마녀가 되고, 아버지를 증오하며 그 집에서 뛰쳐나간다.

그리고 데미안은 그런 자신의 딸마저도 사냥하기 위해 길을 떠난다…. 그 누구도 읽고 싶어하지 않을법한 다크판타지. 그게 나의 ‘엽사 찬가’였다.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지만, 에스테야에게 이 세상에 대해서 들으면 들을수록 확실했다.

이 세상은 내가 쓰던 ‘엽사 찬가’의 뒷면이다. 마녀들의 비밀조직인 아르멘데스 의회는 발푸르기스 의회가 되었고, 데미안의 앞을 가로막을 중간보스인 ‘홍염’의 마법사 일가인 라스데테 가문은 아드로프 가문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내가 이 세상을 알아보지 못한 이유는 단 하나였다. 최종보스로 내정해두기만 했을 뿐 이름도, 외모도, 상징도, 성격도 정해두지 않은 미지의 마녀. 마녀사냥꾼, 데미안 아르고스의 딸이…내 품에 안겨서 내 장난감이 되었으리라곤 생각하지도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 때, 에스테야가 내 옷깃을 잡아당겼다.

“왜, 에스테야.”

“아니…이제 나 내려달라고.”

이미 거의 그녀의 오두막에 가까워져가고 있었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내가 불러도 대답도 안 해주고.”

조그마한 입술이 삐죽 튀어나왔다.

“오두막에 돌아가면 우리 에스테야를 어떻게 잡아먹을까 고민하고 있었지.”

내 능청스러운 대꾸에, 다시 에스테야의 얼굴이 발갛게 달아올랐다. 이내 조그마한 주먹을 꾹 쥐곤 내 가슴팍을 팍팍 때리기 시작했다.

“미, 미쳤어…. 좀! 입 좀 어떻게 하면 안 돼?”

하기사. 오히려 잘됐다. 이게 내가 구현했던 세계와 그 본질적인 부분에서 맞닿아있다면, 내가 짜놓았던 우주의 섭리 그대로 돌아간다는 의미다.

섭리. 그걸 마녀들은 마법이라 불렀다. 그리고 섭리를 알고 다루는 이들을 마녀, 혹은 마법사라 부른다.

깨우침으로서 행하는 기적.

그리고 나는, 이미 깨우친 상태다.

“침대 위에 얌전히 누워있기나 해, 에스테야.”

나는 가볍게 손가락을 튕겼고, 그 순간 침대 이불이 확 젖혀졌다. 그리곤 방금의 현상을 보고 경악하는 에스테야를 침대 위에 눕혀주었다.

“…너, 그, 그거, 방금…설마….”

내가 알기로.

악마들은 마법을 행하는 데에 마력이 필요하지 않다.

그들의 선언은 그 자체로 하나의 섭리이자 규율이므로.

“왜. 악마가 마법을 쓰는게 뭐가 이상하지?”

에스테야는 겁에 질려 발발 떨면서, 몸을 일으켰다. 놀랐는지 히끅거리는 딸꾹질이 안쓰럽기까지 했다.

“진짜…악마야…?”

아무래도 자기가 인간이 아닌 죽은 악마의 영혼을 불러냈다고 착각한 모양이었다.

좋은 착각이다. 설정집에 짱박아둔 악마 이름이 뭐더라?

“그래. 나, ‘시린 어둠’ 니싱겐을 되살린게 너다.”

에스테야는 그동안 자기가 저지른 무례에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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