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화 〉 비극의 딸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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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 비극의 딸 (2)
장난감은 자고로 망가지지 않아야 오래 가지고 놀 수 있다. 여자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원하는 것은 그 몸이 길들여지는 것이지, 그 영혼이 천박하게 망가지는 게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에스테야는 전적으로 나의 이상형에 가깝다.
“흑…서, 서운, 밖…이라니, 까, 응, 악, 학….”
한 손으로는 에스테야의 가냘픈 두 손목을 한꺼번이 잡아 머리 위로 치켜올려 벽에 눌러 붙이고, 한 손으로는 아랫배의 각인을 서서히 어루만진다. 무릎으로는 새하얗게 뻗은 가녀린 다리 사이를 연신 공략하고, 끌려올라간 브래지어 아래로 드러난 연분홍색의 유두는 입술로 가볍게 자극해줬다.
반응은 만족스러웠다.
조그마한 몸뚱이는 은근하게 달아오르는 쾌락에 이리저리 허리를 비틀고 있었다. 무릎에 이미 흥건하게 젖는 감촉이 느껴진다. 유두를 가볍게 물어 당길 때마다, 에스테야는 가냘프고 새하얀 몸을 속절없이 떨며 쾌락에 경련했다.
“하, 앙, 그만, 싫…어, 부, 끄러, 워서, 흑…제발….”
조금은 이 여자애를 사회적으로 망가뜨릴 필요가 있었다. 다른 사내새끼들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내 것이라는 표시를 좀 더 확실하게 할 필요가 있다.
“싫다고? 네 몸은 이렇게 젖어선 발발 떨고 있는데?”
“아, 니야, 흐으, 악….”
눈물을 뚝뚝 흘리며 고개를 내젓는 모습이 내 가학심에 불을 지핀다. 좋다고 눈깔 뒤집혀서 덤벼드는 건 그저 천박할 뿐이다.
나는 함락시키는 게 좋다. 내가 손대기도 전에 먼저 무너지는 것들은 정복욕을 감퇴시킨다.
“솔직하게 말해. 어젯밤처럼 엉망진창으로 망가지고 싶다고. 어서.”
에스테야는 연신, 연신 고개를 도리질했다.
“아, 흐으, 아니, 야, 흐으윽…하, 응, 아….”
교묘하게 클리토리스를 자극해대는 단단한 무릎뼈에, 에스테야의 몸이 연신 움찔거렸다. 파뜩 떠는 모습이 사랑스러웠다. 그럴 때마다 연한 색의 머리칼이 이리저리 흐트러진다.
“아니긴 뭐가 아니야, 에스테야 체라서스. 고작 조금 만져줬다고 밖에서 이렇게 질질 흘리고 있는 걸 보면, 맞는 거 같은데?”
분한 감정에 못이긴 에스테야의 눈동자에선 눈물이 계속 방울방울 굴러 떨어진다. 나에겐 마법도 통하지 않고, 힘으로는 더더욱 통하지 않는다.
어떻게 할 거지, 에스테야?
“네가, 흐으, 원하는 게, 학…이거, 이런…거야…?”
나는 조금 더 무릎을 세워서, 에스테야의 아래를 아릿하게 자극해줬다. 허리를 바짝 폈다가, 다시 새우처럼 웅크렸다가, 다시 파르르 떨며 펴는 모습이 제법 예뻤다.
“흥, 앙, 학, 하으….”
“그런 거 맞는데.”
에스테야의 고개가 툭 떨어졌다. 나는 그녀의 손목을 놓고, 턱을 치켜들었다.
“알고 있다면서. 네가 내 마녀라는 거.”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녀의 클리토리스를 꾹 눌러 비볐다. 내 허벅지 때문에 다리를 오므리지도 못한 채로, 에스테야의 몸이 무너져내렸다.
“흑, 하, 하윽…! 아…!”
벽에 기댄 채로 움찔거리며 가볍게 절정을 맞이하더니, 어깨를 축 늘어뜨린다. 내 무릎을 다 적시고도 남아서 에스테야의 새하얀 다리를 타고 단물이 흘러내렸다.
나는 천천히 바지 버클을 풀었다.
“정말, 흐으, 여기서…할 거야…?”
마지막 애원이었다.
“나는 네 보조배터리가 아니야, 에스테야.”
이미 잔뜩 성나서 흉악하게 달아오른 물건이, 에스테야의 눈앞에 튀어나왔다. 나는 그녀를 답삭 안아들곤, 속옷을 젖힌 채 그 아래에 내 것을 가볍게 맞췄다.
“흐, 으, 자, 잠깐…그, 거기가, 아니, 아니야…!”
에스테야가 기겁했다. 이미 안다. 하지만 먹고 싶은걸.
네 애널.
“네가 내 오나홀이지.”
“제발, 아니, 흑, 그, 그게 뭔데, 배터리니, 오나홀이니, 흐윽, 뭔지도 모를, 학, 아, 안…!”
나는 사정 봐주지 않고 에스테야를 끌어내렸고, 단숨에 뿌리까지 콱 틀어박았다. 벼락이라도 맞은 것처럼 에스테야는 가냘프게 떨면서, 내 몸에 기댄 채 머리를 꽁꽁 찧는다.
“흑…시, 싫…어, 그, 그만…아니야….”
본래라면 아마 찢어지고, 피가 나고, 난리가 나야 하겠지. 하지만 아니었다. 악마는 태생이 마녀의 지배종이고, 나는 그녀가 직접 내 영혼에 걸어놓은 주문의 효과를 받는 중이다.
되려 에스테야는 그 안쪽을 가득 조이면서, 몇 번이고 쾌락에 발발 떨고 있었다.
“제발, 흑, 서, 운…제발…차, 차라리….”
“차라리 네 질에 박아달라고?”
에스테야가 급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피식 웃으며, 마지 빼줄 것처럼 그녀를 들어올리다, 다시 콱 박아올렸다.
“…힉…!”
자위를 했어도 애널에 해본 적은 없었겠지. 악마의 살점으로 육신을 빚고, 끌어오는 영혼에 그 따위의 강제발정 주문을 건 이유는 고통 없이 쾌락만 즐기고 싶었기 때문일터다.
그게 오히려 자신을 한없는 열락의 나락에 빠트릴 줄은 몰랐을 것이다.
“왜, 왜…흐으, 앙, 흐앙…!”
자기 자신도 왜 애널에 박는 이 행위에서 스스로가 느끼고 있는지 모르는 눈치였다. 아니, 애시당초에 여기다가 박을 수 있을 거라곤 상상도 못한 것 같았다.
가냘픈 다리를 힘없이 떨며, 내 옷깃을 부여잡곤 상상하지도 못한 갈래의 쾌락에 바들바들 떤다. 연신 그 작고 보드라운 입술 사이로 가쁜 숨을 내뱉으면서, 자그마한 상체를 헐떡인다.
아, 예쁘다.
더 박고 싶다.
“에스테야…너는 내 거라고. 내 거니까, 언제든지…내가 원할 때, 원하는 만큼, 원하는 곳에서 할 수 있는 거야.”
부드럽게 잘 어르고 달래는 목소리. 하지만 허리 아래로는 그녀의 애널을 사정없이 정복하고 범했다. 그 안에 에스테야의 가녀린 팔뚝만한 내 좆을 박아놓곤 이리저리 꾹 꾹 눌러댔다.
“흑, 학, 제발, 아, 니, 싫어, 앙…!”
나는 에스테야의 등을 가볍게 안아 당겨선 내 품에 엎어지게 만들었다. 그녀의 조그맣고 하얀 등이 벽돌에 긁혀 생채기가 나는 건 원치 않는다.
에스테야의 몸에 어떤 형태로는 흔적을 남길 수 있는 건 나뿐이니까.
“모르면 배워, 에스테야.”
다시 콱, 들이박는 좆 끝에 슬슬 사정감이 머물렀다. 나는 초인적인 인내심으로 그걸 참아내곤, 에스테야의 애널 안에 연신, 연신 허리를 놀려 박고 또 박았다.
“그, 그만, 가, 갈, 것…같아, 제발…서운, 흑…앙…!”
연한 분홍색의 머리카락이 그 가냘픈 몸이 떠는 것만큼이나 예쁘게 흔들린다. 이내 에스테야는 발발 떨면서 안을 한껏 조였고, 아랫구멍에서 단물을 잔뜩 내쏟으며 절정을 맞이했다.
하지만 나는 멈추지 않았다.
“아, 니, 안돼, 싫…나, 방금 갔…학, 힉…!”
한껏 예민해진 에스테야의 안쪽에 사납게 굳어진 귀두 끝을 이리저리 처박고 긁어올린다. 파뜩 파뜩 떠는 조그마한 몸을 끌어안고는, 마치 오나홀 갖고 놀듯 내 쾌락에 온전히 이용하고 사용했다.
“하, 에스테야…. 너 진짜, 야하다.”
“아니, 야, 흐극, 읏, 하으…!”
참는 것도 거기까지였다.
왈칵, 좆 끝에서 쏟아져나온 정액이 세차게 에스테야의 애널 안을 채웠다. 평범한 섹스와는 궤를 달리하는 기이한 이물감에, 에스테야의 몸이 싸리나무 가지처럼 바들바들 경련했다.
“힉…하으, 응, 앙, 학…!”
그리곤, 그 끝에는 결국 힘이 다 풀린 채로 내 품에 이마를 다시 찧었다.
“…서, 서운….”
아직도 에스테야의 발끝은 움찔거리며 경련하고 있었다. 그 애널 안쪽도 마찬가지였다.
“나머지는, 흑, 집에 가서…하면 안 될까…? 제발….”
애처롭게 나를 올려다보며 애원한다. 만족스러웠다. 나는 잔뜩 흘러내려선 각인의 문양이 드러나버린 에스테야의 치마를 내려다보며, 그 가냘픈 몸을 들어올려 내 좆에서 빼내주었다. 그리고 천천히 각인이 새겨진 아랫배에 입맞춰줬다.
“…학, 그만, 힉…!”
몸을 아릿하게 괴롭히는 쾌락 때문에 바짝 들어올려진 에스테야가 다시 가냘프게 떨었다. 움찔거리며 경련한 통에 그 뱃속 가득 고여 있던 희멀건 정액이 귀여운 엉덩이 사이로 쏟아져 흘러내렸다.
“흐, 흐으, 하으으….”
바닥에 툭, 툭, 그녀의 단물과 내 정액이 떨어진다. 새하얀 허벅지와 다리 위에서 흘러내리며 뒤섞인 채로.
“에스테야.”
“…왜, 흐으….”
에스테야는 그제서야 겨우 눈물을 작은 손등으로 훔치고 있었다. 잔뜩 헝크러진 머리칼 사이로 눈물에 젖어 반짝이는 벚꽃색 눈동자가 참으로 예뻤다.
나는 에스테야를 일부러 그 정액과 단물이 고인 웅덩이 위에 앉혀주었다. 차갑고 끈적하게 느껴지는 그 감촉에 파르르 떨며 나를 원망 가득한 눈빛으로 올려다본다.
좋다.
“나머지는 집에서 하고 싶다면, 청소는 네 입으로 해야지.”
그녀의 입술에 아직도 흉흉하게 달아오른 좆을 가져다 댄다. 에스테야는 배신당한 눈빛으로 나를 응시했고, 나는 주인이 노예를 대하듯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갑은 나였다.
“어서?”
세레니아에게 한 송이 따서 던져줬던 빈 자리에는 이미 또다른 꽃이 한껏 활짝 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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