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만의 마녀, 에스테야-3화 (3/42)

〈 3화 〉 꽃의 용도 (2)

* * *

002. 꽃의 용도 (2)

에스테야는 손가락 하나 물곤 나에게 애원했다. 제발 멈춰달라고. 하지만 그걸 들어 줄 내가 아니었다.

머릿속이 조금 이상해져 있었다.

이 품에 안긴 미소녀를 함락시키고, 완전히 부수고, 무너뜨리고 싶었다. 내 품에 안겨선, 내 좆이 아니면 안된다고 할 때까지 길들이고 싶었다.

하….

씨발, 나를 어떤 몸에다가 강령시켜놓은건지 물어봐야겠다.

일단 따먹고 나서.

“…흐윽, 흐읍, 흑…!”

치맛자락이 새하얀 배 위로 바짝 기어올라가고, 찔걱이는 소리가 벌어진 흰 허벅지 사이에서 연신 울렸다. 내가 손가락을 한 번 놀릴 때마다 에스테야의 몸이 파뜩 경련했는데, 묘한 정복감이 있었다.

고작 손가락 하나로 에스테야를 정복했다는 그런 쾌감.

품 안의 미소녀가 손가락질 몇 번으로 무너져서, 완전히 내 마음대로 다룰 수 있게 되어버렸다는 사실이 나를 무한히 꼴리게 만들었다.

“흑, 하…악, 아아…!”

이내, 그 가냘픈 허벅지 사이에서 단물이 팍 터졌다. 내 손아귀를 흥건히 적시고, 그 허벅지를 반들반들하게 만든 다음에야 에스테야는 툭, 내 품에 이마를 찧었다.

“하, 아, 아아….”

늘어진 밧줄처럼, 에스테야의 몸이 힘없이 헐떡이며 나에게 기댔다. 나는 그녀의 허리를 기꺼이 끌어안아주었다. 그리곤, 느릿하게 당겼다.

“…이, 이, 인간…?”

툭.

사납게 달아오른 내 좆의 끝과, 에스테야의 방금 전까지 내 손가락에 농락당한 구멍이 그대로 맞닿았다. 눈앞에서 연분홍색 머리칼이 이리저리 흩날린다. 에스테야가 고개를 내젓고 있는 것이다.

“아, 아, 안돼, 그, 아, 알았으니까…다음에…응…?”

간청하며 나를 올려다보는 그 분홍색 눈동자 안 깊이 내 얼굴이 비치고 있었다. 뒤로 질끈 묶은 검은 장발. 선명한 이목구비. 짙은 눈썹. 짐승같은 샛노란 눈동자.

“그럼 몇 가지만 묻지.”

에스테야의 머리 어림에 피어난 꽃이 조금 더 만발한 것 같긴 한데.

“으, 응, 응….”

나는 에스테야의 허리를 꽉 움켜잡곤, 어루만졌다. 파르르 떨어대는 꼴을 보니 또 느끼고 있는 게 분명했다.

“날 왜 여기로 불러냈지?”

조그맣고 붉은 입술이 단숨에 딱 다물어졌다. 이리저리 눈을 굴리는 게, 제법 부끄러운 이유였던 모양이다.

하지만 나에게도 방법이 있다.

“…힉!”

에스테야의 엉덩이를 움켜잡고, 가볍게 당겨안았다. 귀두 끝이 에스테야의 질구를 가볍게 누른다.

“말 안 해?”

“하, 하, 할게, 말 할게…제발….”

다시 절레절레 흔드는 그 조그마한 고개. 얼른 대답해라. 궁금증 다 해결하고 따먹게.

놓아줄 줄 알고?

“그게…내가…내가….”

“그래, 네가?”

“…이 대륙에서 제일 잘 팔리는…야설…작가거든.”

아?

이건 좀 존나 의외인데.

“섹스 한 번 안해본 열아홉살이?”

“…안 해 봤다고 못 쓰는 건 아니거든?”

분했는지, 에스테야의 눈에 눈물이 다시 맺혔다.

“그래, 그렇다 치고. 그래서 뭐…쓰다 보니 진짜 섹스가 궁금해지기라도 한 거냐?”

“…응.”

뭐야.

씨발, 이게 왜 진짠데?

“궁금한데, 아프고 싶진 않아서…. 육신을 연성할 때 마법을…읏, 아니, 허리 좀 그만 간질여….”

아. 나도 모르게 주물럭거리고 있었다. 촉감이 너무 좋아서.

“아, 그래.”

“여튼, 그래서…주문을 좀 걸었는데….”

그냥 인간 비스무리한 육신이 아니었어?

“걸었는데?”

다시 에스테야의 입술이 꾹 닫혔다. 아니, 아직 덜 배웠나보네. 나는 에스테야의 허리를 다시 끌어당겼다.

쿡.

딱딱하게 달아오른 귀두가, 결국 질구를 열고 가볍게 그 안에 고개를 들이밀었다. 고작 그것뿐인데, 에스테야는 이상하게도, 정말 이상하게도 다시 가쁘게 숨을 몰아쉬며 할딱였다.

“아, 흑, 안돼, 제발….”

“얼른 말해라.”

“아, 알았어…. 그러니까, 흑, 그, 그, 육신에, 다, 닿는 것만으로도 내가, 내가…충분히 그….”

알 거 같다.

“네 스스로 발정하게 만들어 놨다?”

이 몸 자체를 자기 자신한테 적용되는 발정제로 만들었다 이거잖아. 손대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아질 수 있게? 정말 열아홉답네. 생각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이 경우에는 나한테 되려 좋은거지만.

“…그래. 흑, 아…좀…빼, 빼라고….”

에스테야의 몸이 품 안에서 이리저리 움직였다. 어떻게든 다리를 오므리려고 드는데, 그 통에 물려있는 내 귀두가 느릿하게 자극된다.

하….

“싫은데.”

“아, 안돼…제발, 응? 제발….”

에스테야의 요청은 간단하게 묵살되었다. 내가 그 가냘픈 허리를 바짝 끌어안아서, 그 비밀스런 속살을 죄다 범하고 탐했으니까.

콱 들이박자 팍 하고 살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

“…학, 학, 학…!”

기절할 것처럼 품 안에서 헐떡거리는 에스테야를 내려다보며, 나는 흐트러진 머리칼을 조그마한 귀 뒤로 곱게 넘겨주었다. 이제 이 소녀는 내 것이다. 비록 에스테야가 날 불러냈지만, 나는 그녀의 마법도통하지 않고, 손대는 것만으로도 에스테야를 무너트릴 수 있다.

아, 언제든 마음껏 따먹을 수 있는 미소녀와 함께하는 이세계 라이프?

이건 개꿀이지.

“안돼, 안, 안돼, 제발…이, 이유가, 이유가 있어…!”

에스테야는 겨우 목소리를 내곤, 나를 올려다보며 애원했다. 이유라. 이유를 들어줄 순 있지.

“이유가 뭔데?”

“마, 마녀는, 마녀는…남자의 정기로 마력을 채우는데…아, 악마의 정기는 받으면 안 된단 말이야…. 그러면, 흑, 각인이 이루어져서…그 악마한테서만, 하, 힘을, 흐으, 채울 수 있게 된다고….”

호오….

“근데 난 악마가 아닌데?”

에스테야가 조그마한 두 손으로 내 아랫배를 꾹 눌러 밀어내며 울먹였다.

“내가, 흑, 네 몸을, 하으, 악마의 살점으로 만들었단 말야. 제발, 제발…안돼….”

그래서 마법이 안 통했나? 오히려 좋았다. 내가 지금…내 손아귀에 잡히기만 하면 꼼짝 못하고 앙앙대는 이 여자애에 뱃속에 씨를 뿌리면, 앞으로는 마법을 쓰기 위해 나한테만 안겨야 한다 이거지?

각인?

콜이다.

“악마의 정기와 인간의 정기는 뭐가 다른데?”

나는 느긋하게, 에스테야의 뱃속에서 사납게 달아오른 내 물건을 한 번 휘저었다. 박힌 채로 꼼짝도 못하던 에스테야가, 다시 할딱이며 숨을 뱉어내곤 발발거렸다.

“흑, 하, 아, 악마, 흐, 정기, 더, 세, 센데, 흑, 각인…당해서, 학, 구속, 되어, 흑…버려서…싫어….”

마녀로서, 인간의 상위종으로서 인간의 정기를 빨며 살았던 거겠지. 악마의 살점을 ‘구입’할 수 있다는 건, 이미 대부분의 악마가 세력권을 잃었다는 뜻이다.

이 세계가 어떻게 굴러가는지는 몰라도…그렇다면 ‘마법’이라는 초자연적 힘을 가진 마녀들이 세상의 지배종일터다.

하지만 각인당해서 마력의 공급을 제약받는다면…그 마녀는 그 악마의 철저한 하수인이 될 수밖에 없다. 에스테야 체라서스, 내 품에 안겨 곱게 우는 이 벚꽃의 마녀는 그게 싫은 거다.

“싫어?”

“시, 싫어, 각, 인되고, 싶…지 않아…. 인간, 따위….”

재미있었다.

악마의 살점으로 나를 빚어 만든 것도 에스테야고, 그 몸 위에 올라와선 따먹어달라고 꼴리게 군것도 에스테야다.

…그러면 이미 나한테 따먹힐 걸 알았을텐데?

“하나 더 궁금한게 있는데, 에스테야.”

“뭐, 뭔, 흑, 뭔데….”

반 바퀴 그 안을 헤집어주는 것 만으로도, 에스테야의 뺨을 타고 눈물이 뚝뚝 흐르고 있었다. 내게 기대어 힘없이 늘어진 가냘픈 몸이 화살이라도 맞은 어린 사슴처럼 발발 떤다.

나는 느릿하게 에스테야의 등을 쓰다듬어주었다. 위로해주듯이, 속삭이면서.

“다 알고 있는 거 아니었어? 악마의 살점으로 내 몸을 만들 때부터?”

에스테야는 순진하게도 고개를 내저었다. 그리고, 나의 마지막 빗장을 풀어주었다.

“흑, 마, 만들…때는…사정이 안 되게…마법을…흑, 걸었는데….”

“걸었는데?”

“악마의…살점에는, 하, 힉…마법이…흑, 안 걸린다는 걸…깜빡했어…. 그러니까, 앙, 흐으, 제발, 아, 안 돼….”

“바보네, 우리 에스테야.”

미소지으며 그녀의 머리칼을 어루만졌다. 갓 짜낸 명주실처럼 가느다랗고 부드럽다. 에스테야의 턱을 잡아 치켜들곤, 그 조그마한 입술도 가볍게 탐했다.

“흑…다, 다 해도, 다 해도 되니까…사정만, 응…?”

박혀있으니 두려운 모양이었다. 자신의 실수가, 어쩌면 영원히 자신의 마법을 묶는 꼴이 될 수도 있는 거니까.

“싫은데.”

“흑, 하, 읏…뭐, 뭐라고…?”

나는 에스테야의 허리를 붙잡곤, 꽉 끌어안았다. 그녀의 새하얗고 보드라운 배가, 악마의 살점으로 새로 만들어진 내 단단한 복근에 달라붙었다.

그 가냘픈 다리 사이로는 사납게 성난 거대한 물건이 뿌리까지 박혀들어갔다. 달라붙는 에스테야의 속살이, 그 내벽이 너무 완벽했다. 한껏 달아올라선 조이는 그 감촉이 너무 좋았다.

“너는 ‘내’ 마녀가 되는거야, 에스테야.”

열아홉 생일을 어제 맞이한 어리고 보드라운 속살. 나는 그녀를 끌어안곤, 거칠게 허리를 놀렸다.

각인의 시간이다.

* * *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