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8화 〉 악의 꽃들
* * *
“흥, 앗, 흐응……!”
파릴케의 신음이 잔잔하게 울린다.
자위하는 여마족의 젖은 애성이 촉촉한 배경음처럼 가라앉고 있었다.
왼손에 쥔 딜도와 오른손에 쥔 육봉을 각기 다른 곳들로 내질렀다.
“아, 하, 으읏……!”
“흐잉, 이이이잇……!”
딜도와 육봉이 제각기 다른 비부들에 드밀어지는 카티샤와 트노시아가 겹쳐진 몸들을 달싹댔다.
카티샤의 항문으로 드밀고 있는 딜도로부터는 꽉 막힌 살결 특유의 폐쇄감이, 트노시아의 음렬로 드밀고 있는 나의 육봉으로부터는 얼기설기 끈적한 특유의 촉감이 엄습했다.
굳이 따지자면 딜도를 드미는 항문의 뻑뻑함이 압도적.
본래는 결코 삽입의 용도가 아닌, 배출로만 쓰이는 용도의 배설구로 드밀어지는 이물에 완강한 저항을 표출하고 있었다.
딜도의 밑동에 부착된 스위치를 튕겨 바이브레이터를 가동했다.
“흐끼햐아아앗!?”
“아흐그읏! 햐악! 헛!”
왼손과 오른손에 각기 다른 물건들을 쥐고는, 허리를 올곧게 드미는 움직임에 여악마들의 자지러지는 신음들이 반사적으로 터져 나왔다.
고속으로 진동하는 딜도의 귀두에서 자아내지는 바이브레이션에, 카티샤의 새빨간 선홍빛으로 달아오른 점막이 말캉한 순살처럼 출렁댔다.
나의 육봉은 귀두 부위까지가 트노시아의 질구에 박혀 들어갔다.
“흣, 허, 흑……!”
나의 개시된 삽입을 받아낸 트노시아가 가쁜 탄식성을 헐떡이며 내뱉었다.
그녀의 위에 카티샤가 깔려서 얼굴이 안 보이지만 짓고 있을 표정이 명백했다.
처음인 질벽 특유의 어마어마한 뻑뻑함이 나의 귀두를 살결의 장벽처럼 옥죄었다.
방심하는 것만으로 즉각 싸버릴 듯한, 귀두에만 질척하고 끈적하게 엄습하는 압착감.
“후……!”
나는 심호흡을 고르며 레서 데몬의 질구에서 귀두를 뽑아냈다.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카티샤의 조갯살로 즉각 귀두를 내질렀다.
“뜨, 흐이햐아악! 햣! 흑! 끄이히이잉!”
산양녀에의 삽입보다 배는 격한 비명과 신음이 조건 반사처럼 튀어나왔다.
그녀는 트노시아보다 신장과 체구의 모든 것이 압도적으로 훨씬 작기 때문이다.
트노시아의 질압의 최소 3배는 넘는 어마어마한 뻑뻑함과 끈덕짐이 나의 귀두를 거미줄처럼 감쌌다.
귀두까지만 박혔을 뿐인 육봉에서 얼얼한 느낌이 들며, 몇 가닥의 투명수가 그녀의 질내로 실금되었다.
나의 눈앞에는 자그마하고 앙증맞은 체격인 악마 소녀, 카티샤의 연분홍 피부색의 등짝이 휑하게 펼쳐져 있다.
엉덩이골의 위쪽 미골에는 꼬리를 발출하는 흔적인 균열이, 등짝 좌우의 견갑골에는 날개를 발출하는 흔적인 균열이 갈라졌다.
현재 그녀의 모습은 진짜 악마형을 취한 본신과는 동떨어진 인간형이어도, 날개와 꼬리를 보유하고 있는 마의 일족의 유형.
서큐버스인 리나 씨의 뒤태와 동일한 모습.
그녀의 비부들에서 섹스토이와 페니스를 잠시 뽑으며 나는 몸을 앞으로 허물어트렸다.
비 오듯이 흐른 식은땀에 번들대고, 달아오른 신열에 진분홍에 가깝게 물든 소녀의 뒤태.
악마 소녀의 곱슬한 중단발에서 비죽 치솟은, 가로로 폭이 좁고 솟구친 귀를 입술로 머금었다.
“트햣!? 뜨히이이잇!?”
카티샤가 돌연 자신의 귀에 가해지는 질척하고도 농밀한 흡입에 진심으로 놀란 경악성을 내질렀다.
흄과는 완전히 다르며 차라리 엘프와 유사한 형태의 귀를 질척하게 빨아들이며 뜸을 들였다.
땀에 절은 소녀의 옆얼굴이 서서히 젖혀지고는, 새카만 눈자위와 새빨간 눈동자와 마주쳤다.
나는 그녀의 지친 기색인 얼굴에 속삭였다.
“당신들을 본 순간 첫눈에 반했습니다. 부디 사귀어 주시기를.”
“응……?”
악마 소녀의 치명적이고 뇌쇄적인 세로 동공이 동그랗게 뜨였다.
마치 그녀 주변의 시공이 얼어붙은 듯이 작은 미동조차 멈췄다.
이내 충격에 물든 표정으로 입을 쩍 벌렸다.
“네, 네놈! 갑자기 무슨 분위기와 말투의 반전이더냐!? 혹시 실성했느냐!?”
“당신들과 같은 끝내주는 미녀들에 쾌락을 선사받다 보니, 겸연쩍어져서 말이지요. 이렇게 된 것도 서로를 인도한 운명이며, 단 하룻밤만의 불장난으로 끝내기에는 몹시 아쉽습니다. 이후에도 그대들과 끊임없으며 지속적인 교제를 유지하고 싶습니다. 진심으로의 열과 성을 다해, 그대들을 책임지려 노력하겠습니다. 부디 저의 여자들이 되어 주시지 않겠습니까?”
카티샤의 벌려진 위아래 입술들이 달싹댔다.
좀처럼 자신이 들은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어, 어이가 없구나…! 처, 처음 만났을 뿐인 여성들에게, 그런 것을 말하더라도……!”
“진심입니다.”
본업인 집사에 빙의한 나는 한없이 젠틀하면서도, 엘레강트한 화법으로 현재 나의 그녀들에 대한 진심을 고백했다.
“흐, 으, 으으응……!”
눈매를 잘게 떠는 카티샤가 가파르게 눈을 깜빡였다.
이내, 고개를 돌려 외면하고 전방을 보는 카티샤가 깊은 침묵에 빠져들었다.
밑에 깔린 채 덩치에 걸맞지 않게 끊임없이 흐느끼던 트노시아의 곡성도 뚝 그쳤다.
뒤에서 끊임없이 자위하며 신음으로 촉촉한 배경음을 깔던 파릴케도 잠시 멈췄다.
뜬금없는 폭탄성 고백의 완료. 그저 적막한 침묵이 가라앉았다.
나는 카티샤의 뒤태로부터 다시 번쩍 몸을 일으켜 여악마들에게 자세를 잡았다.
왼손에 쥔 딜도로는 카티샤의 항문을 비비고, 오른손에 쥔 육봉으로는 트노시아의 균열을 질척인다.
충분한 시간에의 제공, 나는 다른 화두를 내던졌다.
“본디 하찮은 인간이었을 뿐인 저에게, 극상으로 아름다우면서도 강인한 악마님들이 이렇게 몸으로 기쁨을 베풀어 주시어 영광입니다.”
나의 끈덕진 버터를 처바른 멘트에 카티샤의 옆얼굴이 반사적으로 틀어졌다.
“저, 정말이더냐……!?”
“그렇습니다. 그대의 검은 눈자위는 칠흑해 아드리안의 물결만큼이나 시커멓기에 매혹적이고, 그대의 붉은 눈동자는 마계의 선혈에 물든 하늘색만큼이나 시뻘겋기에 현혹적입니다. 나의 아름다운 여악마, 나의 데몬, 카티샤시여.”
“트, 히이이이잇!!!”
환희하는 카티샤가 전희에 가깝게 드높은 환성을 내질렀다.
상기를 감추지 못하는 기색으로 그녀가 억누르는 트노시아에 마구 외친다.
“트노시아! 트노시아! 트노시아아아!!! 들었느냐!? 드디어 이 녀석이, 우리에게 존경과 경의를 표하고 있구나!”
“힉……! 카티샤, 님……!”
트노시아가 미약하게 고개를 내젓는 움직임이 시트에 내깔린 그녀의 다리를 통해 전해졌다.
완벽하게 역변한 카티샤가 더없이 요염한 표정으로 되바라지게 외쳤다.
“무엇하는 게냐!? 이 몸과 그대는 내기의 도중이었을 텐데!? 서로가 한계까지 짜내는 힘과 지혜를 겨루는 극상의 유희! 분명 서로가 조건을 내걸었을 것이다! 이대로는, 그대의 불가피한 패배로 귀결되어 버린다구!?”
카티샤가 백옥처럼 새하얀 톱니형 치열을 돋보이며 요염히 웃었다.
느릿하게 내빼는 뒷손들로 자신의 히프를 붙잡는다.
비죽한 손톱들이 뇌쇄적인 손가락들로 스스로의 엉덩살들을 잔뜩 우그러지도록 움켜쥐었다.
내게 완전히 오픈된 비부들이 여과 없이 적나라하게 내보이는 뒤치기 체위를 취하며 당차게 호령했다.
“자아! 어서 박거라! 네놈이 펼치는 필사적인 발악과 통렬한 저항을 지켜보는 것을 진심으로 즐기겠노라!”
카티샤의 활짝 젖혀진 선분홍 조갯살에서 희끄무레한 액즙이 퓨츗 치솟았다.
트노시아의 어두운 갈빛의 대음순을 적시며 회음부를 타고 거뭇한 꽃주름에 수렴한다.
연장자들은 특정한 경향이 있다.
그들의 깊은 생에서 배어 나오는 연륜을 은근슬쩍 칭찬하면, 숨김없이 본인들의 행적을 과시하는 경향이 있다.
수치스러운 과거와 영광스러운 업적, 굳이 언급의 필요가 없는 잡다한 요소까지 절묘한 포장으로 다 까발린다.
오래 살수록 강해지는 존재의 인정 욕구를 숨기지 못한 발로인 것이다.
바꿔 말하자면, 나이가 들수록 의외로 우매하고 어리숙하다.
적당한 사탕발림과 입발림으로, 사기를 치고 속여먹기가 너무도 쉬워진다.
젊어도 너무 객기가 지나치다면 멍청하다는 수식이 불가피하겠고.
이쪽 세계에서도 지천으로 널린 게, 약하고 현명한 인간이 훨씬 오래 살고 강력하나 우둔한 용, 악마, 거인을 멋대로 부려먹고는 토사구팽했다는 설화와 전설들이다.
마의 일족이라면 누구도 피할 수 없이 보유하는 중2혈.
조금만 비행기를 태워 주면 쉽사리 으스대고 손쉽게 들뜨는 성질.
그게 더한 극상의 심화를 이루는 완성체인 존재.
경외받기 좋아하는 악마들의 악마성을 절묘하게 이용한 나는, 그녀가 적극적이 되는 트리거를 당겼다.
더한 쾌락을 선사받기 위하여.
나보다 50배 이상의 삶을 산 그녀와, 진심으로 연계되는 관계를 구축하기 위하여.
여기에 있는 모든 여자들을, 이후부터의 나의 여정에 추가하기 위하여.
“저의 상징은, 삽입이 이루어지는 여체에 매우 깊고 진득한 흔적을 남길 것이 명확합니다만…… 그래도 괜찮으시겠습니까?”
“크흥! 악마를 무엇으로 보느냐! 이 몸은 이미 애초에 네놈과의 내기에 진입할 때부터 유념하고 있었다! 네놈의 씨앗이, 이 자궁에 두둑하게 쏟아지는 흥미로울 경험을!”
계략 완료.
“무엇하느냐! 어서 이 자궁에 네놈의 씨앗을 주입하거라! 너의 자식을 내게 수태시켜 보거라!”
옆얼굴을 틀고 있는 카티샤가 음탕한 어린 창녀처럼 요염하게 이죽댔다.
밑에 깔린 트노시아로부터 더는 어떠한 저항의 움직임도 펼쳐지지 않았다.
“핫, 으, 흥, 으으으응……!”
나와 카티샤가 나누는 대화에마저 꼴려 버렸는지, 후방에서는 파릴케의 야릇한 신음과 함께 딜도가 질척한 살집을 헤치는 촉촉한 촉음이 잔잔하게 울려오고 있었다.
본심은 철저하게 숨긴 채, 조금 띄워 준 것만으로 한도 끝도 없이 솟아오른 악마 소녀가 요망하게 까불었다.
성적 요소에 관해서는, 남자가 얼마나 두려운 존재가 될 수 있는지 꿈에도 모르는 음탕한 소녀.
“그럼… 부탁드리겠습니다. 앙증맞은 나의 어린 악마시여.”
나는 소녀의 젖은 살집에 귀두를 서서히 드밀었다.
카티샤에 나의 씨앗을 임신시키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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