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의 서큐버스-29화 (29/80)

〈 29화 〉 마족 여자 헌팅

* * *

“쯥쯔읍, 쯔읍… 쪽.”

아늑한 광량이 내리쬐는 특실에서, 촉촉한 촉음이 울려 퍼졌다.

나와 입술을 맞물린 그녀가 울리는 소리였다.

“쯔으읍… 쪼옥.”

그녀가 부드럽게 입을 놀리며 나에게 입맞춤했다.

말캉하면서도 미약한 온기를 머금은 살갗이, 듣는 귀가 간지러울 정도의 잔잔한 소성을 낸다.

그녀가 입술을 달싹대면서 나의 키스에 호응하고 있었다.

나는 돌연 일어난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서도 상황에 집중했다.

“쪼옥, 쪽. 후음, 흐응…….”

옅은 비음까지 흘리는 그녀가 보다 적극적으로 입술을 놀리며 내게 입맞춤했다.

두텁고 길쭉한 속눈썹들이 돋은 눈꺼풀을 깊게 내리감았다가, 다시 눈을 가늘게 반개하고는 남자와의 키스에 집중한다.

입술을 놀려 보았다.

그러자 보다 빠르게, 조금은 애탄 듯한 움직임으로 뻐금대고 달싹대는 입짓으로 나의 입술을 휘감고 접촉한다.

쉽사리 헤아릴 수 없는 복합적인 감정의 발현이었다.

이것은 실질적인 허가인가?

아니면 마지막까지 빈틈을 노리기 위한 암여우의 고도의 트랩일까?

남자들을 방심시키고 노리는 것이야,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여자들의 오랜 수법이었다.

알고 있다면 그런 허술한 것에 당해서는 안 된다.

“후웅, 흐으응……! 하, 아아……! 쪽, 쪼옥.”

옅은 신음까지 내쉬고 내뱉는 그녀가 나의 입술을 달게 빨아들였다.

교차된 서로의 콧대들에서, 달콤한 훈기를 머금은 들숨과 날숨이 콧방울 주변을 간지럽힌다.

돌연 나의 윗입술을 훑는 말캉한 감각.

혀끝을 놀리기 시작한 그녀가 나의 입술을 할짝이고 있었다.

말캉한 감각의 설면이 좌측의 입가에서부터 시작해, 우면의 입가까지 덧그리듯 횡단한다.

사막의 광야처럼 건조하게 메말랐던 나의 입술을, 촉촉한 물기가 느껴지는 자신의 것으로 덧칠하고 있었다.

마치 그러게 놔두고 싶지 않다는 듯이.

흐릿하게 반개되었던 눈이 욕망을 표출하며 요염히 치켜뜨인다.

보다 농밀하고 빠르게 움직이는 혀끝이 나의 아랫입술도 핥는다.

한참을 좌우로 왕복하며 아래도 촉촉하게 해주었다.

능숙하다고 보기는 힘드나, 명백한 욕정이 담긴 혀놀림.

나는 아직 그 진도까지 빼지도 않았는데, 먼저.

돌연 그녀가 위아래의 입술을 튕겨 쪽, 부드럽게 입맞춤했다.

“흐, 응……?”

그녀가 아련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자신은 이렇게 열심히 움직이는데, 나는 어째서 가만히 있냐는 듯이.

나를 응시하는 그녀의 눈을 뚫어지게 주시했다.

검붉은 눈동자에 세로로 갈라진 검은 동공.

눈앞에서 리나 씨도 원없이 봤지만, 이쪽 거주민들의 마음의 창은 적응이 안 된다.

짐승의 눈동자와 같아서 무언가 기분 나쁜 구석이 있다.

하지만 묘한 마성이 있다.

눈이 마주친 대상을 흡입하는 절대적 마력.

원한. 증오. 욕정. 애욕.

어떤 면모로든지, 빠지는 순간 결코 헤어날 수 없을 것 같은 절대적 깊이의 수렁.

거리에서 아찔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으나, 미남들과 미녀들이 너무도 많아 딱히 시선을 받지도 않던 현혹적으로 아름다운 악의 꽃.

어쩌면 그녀를 처음 목도한 순간, 나는 그녀에 빨려들고 만 것일지도 모르겠다.

서큐버스와는 다른 감각과 형질의, 보다 원색적으로 끈덕지고 음탕한 육욕의 구렁텅이에.

어떤 결말이 기다리고 있을지, 어떠한 의향이 숨겨졌을지 모를 진실 게임.

끝까지 간다.

나는 그녀의 양어깨 주변을 짚고 양손으로 지탱하던 몸을 그대로 놔버렸다.

“아흐! 읏……!?”

그와 동시에 산뜻하게 터지는 내깔린 여성의 미성.

나의 가슴팍에 터무니없이 물컹하고도 너무나도 커다란 압박감이 잔뜩 덮쳐들었다.

엄청나게 풍만한 살집들의 폭력.

지독하게 강렬한 유압.

“하, 아아아……!”

나지막한 탄성을 터뜨린 그녀가 고개를 틀며 기나길게 신음했다.

시선을 가다듬으며 매우 선명한 색상의 혀끝을 빼물어 입가를 할짝인다.

충격의 여파에 잠시 떨어진 틈새를 활용하는 여유.

그러고는 먼저 다시 나의 입술에 입맞춤했다.

“쯔으읍, 츕. 쪽…… 하, 아아앙.”

이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놀려지는 입술이, 자제도 없이 맞부딪치고 함께 바르르 떨리는 경합이 벌어진다.

누가 먼저 하고 싶었던 걸까?

그녀도 사실 하고 싶었던 걸까?

내가 조금 뜸을 들였다면, 그녀가 필히 먼저 해버렸을까?

서로의 뜸을 들이다가 터져 버린 도화선은, 겉잡을 수 없는 들불처럼 번져 나갔다.

열광적인 환희의 폭풍에 비유할 수 있을 정도였다.

“후우웅……! 흐, 으응……! 츄, 웁.”

이젠 전혀 자제하지 않고 입술을 놀리는 그녀가 나를 격렬히 탐닉했다.

나도 입술을 우물대고 뻐금대는 입놀림으로 내게 접촉한 미녀와의 접문을 즐겼다.

혀를 내밀어 그녀의 윗입술을 핥아 보았다.

그러자 그녀가 화답하듯이 마찬가지로 내민 혀로 나의 아랫입술을 핥아 주었다.

달아오른 여체의 구강 안쪽 깊숙한 곳으로부터, 설탕처럼이나 달큰한 단내가 물씬 풍겨 나왔다.

서로가 양보하지 않으려는 공세가 치열하다.

격렬히 퍼붓는 그녀의 공격을 뚫어 윗니를 훑어 주었다.

“아, 흣……!”

미간을 찌푸린 그녀가 전격에라도 감전된 듯이 민낯을 바르르 떨었다.

의외로 예민한 포인트였을까.

그녀의 공격이 약화된 틈을 노려 계속 혀로 윗니를 훑는다.

마족 특유의 짐승처럼 뾰족한 송곳니가 횡단을 어렵게 한다.

도중에 걸리기에 밑으로 훑어 내렸다가 다시 치솟아 지나치는 스킬이 필요했다.

윗니를 훑어 주고는 아랫니도 똑같이 해주었다.

그러자 열심히 혀를 놀리는 나의 구강으로 말캉한 것이 침탈해 들어왔다.

“음…….”

물기로 촉촉하게, 허나 요염하게 눈을 치뜬 그녀가 분주히 혀를 놀리며 나의 치아를 훑어 주고 있었다.

도중 뚝뚝 끊기기는 하나, 결국 끝까지 횡단한다.

무언가를 하면 바로 뒤따르는 적극성에 스스로도 모르게 탄식을 내뱉고 말았다.

그녀도 나를 위로해 주기를 원한다면, 어쩔 수 없다.

같이 한다.

“쮸우웁, 츠읍… 쪽. 츠으음, 하, 아아앙……!”

서로의 혀가 각자의 구강에서 분주히 휘놀며 누빈다.

곱게 겹쳐진 입술은 달싹대고 흡착하면서 격히 빨아들인다.

윗니와 아랫니가 번갈아 훑어지는 와중에, 겹쳐지고 휘돌려지는 혀가 아찔한 이별과 만남을 반복한다.

그녀의 타액이 나의 입으로 끊임없이 빨려들며, 그녀 역시 나의 타액을 들이켰다.

격렬한 침탈과 유영의 와중, 약속이라도 한 듯이 서로의 입이 동시에 벌어졌다.

크게 벌려져 맞물린 입술들의 사이로 끈적한 설육들이 내밀어져 뒤엉킨다.

미끈덩하고 후끈한 살덩이들이 한쪽 방향으로 휘돌다가도, 제각기 따로 놀려지며 서로가 연결된 구강의 구석구석을 누빈다.

만난지 30여 분도 되지 않는 초면의 남자와 여자의 사이인데, 너무도 오래 사귄 연인과도 같은 딥키스가 오갔다.

주변을 둘러싼 시간이 정지하며, 흐르는 의식의 순간도 멎을 듯한 아찔함과 몽롱함이었다.

나는 그녀의 열기로 이글대는 젖은 눈망울에 가늘게 눈을 치켜떴다.

“후, 우웅……! 하앙, 츄움! 쬽!”

명백한 어색함이 느껴지나, 그것을 감추기 위해서인지 되려 필사적이다.

이런 곳에서마저 그녀의 일족의 피가 발휘되기 시작한 걸까?

성욕이 희박한 자신의 종족이 생소한 분야라도, 결코 지지 않겠다는 듯이 투철한 전의와 명백한 경쟁심.

애욕과 투지의 합산을 불태우는 그녀가, 그야말로 나의 입술과 혀를 빨아 먹을 듯이 격렬하게 탐닉했다.

“쯉! 프, 훠어업! 흐, 아, 흐으으……!”

그러면서도 영 어색한 호흡의 조절로, 막힌 숨을 헐떡대며 크림처럼 달고도 진득한 애성을 흘렸다.

그것을 보고 있노라니 퍽 기껍다.

마족 여자가 이리도 쉬운 존재였단 말인가?

그냥 꼴렸다면 이렇게 꽂고 데려오면 되는 대상?

아니면 그녀만 특별한 건가?

“하, 앙……! 후, 우웃……!”

호흡 하나 조절 못한 여마족이 필사적으로 숨을 골랐다.

신열에 뜨겁게 달아오른 밀착한 여체에서, 진한 육향의 여자 냄새가 진동했다.

격정적인 탐닉의 와중, 잊고 있었던 형체가 이제서야 인식되기 시작했다.

나의 가슴팍에 납작하게 짓눌린 너무도 커다랗고 너무나 말캉한 살집들.

압착기에 짓눌린 호빵들과도 같은 형상이, 좌우로 잔뜩 비집어져 퍼질 정도였다.

브라탑을 걷어내면 대체 어떤 규격의 대과실이 튀어나올지 짐작조차 가지 않는다.

“어……?”

돌연 나와 키스가 중단된 그녀가 의아한 신음성을 흘렸다.

위로부터 굽어보는 그녀의 흐릿한 시선을 받으며, 점차 아래로 이동했다.

얼마 되지 않아, 군살 하나 없이 잘록한 형체가 한없이 어여쁜 여체의 한가운데에 도달한다.

아랫배의 정가운데에는 만만치 않게 어여쁜 타원형으로 팬 호가 보인다.

엄청난 대사정을 쏟아붓게 만들었던 음탕한 단춧구멍.

즉각 벌린 입술을 박아 입맞춤하고, 내부의 골을 할짝이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며 보다 하강한다.

옆선을 바짝 낮춰, 팬티의 형태에 가까운 로라이즈 핫팬츠가 나타난다.

골반의 라인에 치솟은 검은 T팬티 라인이 욕망을 불태우며 시선을 이글대게 한다.

딱히 올려보지 않아도 위로부터 내려보는 시선에 의아함이 증폭되고 있었다.

“어, 어디 가……?”

“너의 종족은 옷 입고 교미하냐.”

“아…….”

나의 딱히 감정이 담기지 않은 건조한 대답에, 위쪽으로부터 이해한 듯한 탄성이 흘러나왔다.

무언가 안도의 감정이 담긴 듯이 미묘한 비음.

육덕지고도 큼직한 크기의 골반으로부터 계속해서 하강을 반복한다.

탄실한 느낌으로 건강미가 넘치게 길쭉하게 쭉 내뻗은 각선미.

천장의 광마석 전등으로부터 내쬐는 아늑한 불빛에, 백색에 가까운 희푸른 피붓빛이 옅푸른 사파이어처럼 윤난다.

곱게 포개져 일자로 맞붙인 기다란 다리를 따라 하강을 계속한다.

위는 그렇게 육덕지고 큼직한데, 낭창한 정강이의 중간 부위에 돌연 나타나는 매우 독특한 형태의 부츠.

등자처럼 발바닥 중앙을 감싸는 형태라, 맨발의 앞꿈치와 뒤꿈치가 그대로 노출된다.

마침내 도달한 여체의 말단.

나는 양손으로 그녀의 왼발부터 붙들어 부츠를 벗겨내기 시작했다.

“응…….”

달게 신음하는 그녀가 새끼손가락을 빨아들이면서 위에서 나를 내려보았다.

위를 매는 끈들을 후두둑 풀어, 발등 절반을 포함한 발가락들까지 드러난 스터럽 형식의 레더 부츠를 벗겨낸다.

빨다 죽어도 좋을 만큼 어여쁘고 요염한 여자의 발가락들.

리나 씨를 포함한 마족 여자들, 일부 남자 마족들에게도 해당되는 적지 않은 신체적 특징인 비죽한 발톱들이 돋아났다.

발톱들이 돋은 악마적인 형상과, 예쁜 형상의 여자의 발가락들이 견딜 수 없는 섹시함과 퇴폐미를 형성한다.

마족의 손발톱은 날개와 꼬리와 마찬가지인 마력형 체조직이라, 마력을 주입하면 길이의 연장과 축소가 자유로우며 무기로도 사용할 수 있다.

손발톱을 주무기로 활용하기도 하는 대표적 부류는 몽마, 흡혈귀, 인랑.

남은 오른발에서도 부츠를 벗겨내 뒤로 훌쩍 내던졌다.

“흐응…….”

그녀가 치명적으로 섹시한 발톱들이 비죽한 발가락들을 꼼질대며 빙긋 웃었다.

신발들을 벗겨내 맨발들로 만들고서야 위로 상승한다.

나른한 움직임들로 꼼질대는 각선미들을 훑으며 올라간다.

다시 도달한 여성미로 풍만하고도 육덕진 골반.

그녀의 로라이즈 핫팬츠 중단의 지퍼를 끌러 내린다.

골반을 붙잡은 양옆 손가락들에 둘둘 말리는 좁은 면적의 핫팬츠를 벗겨냈다.

하체를 조금씩 들썩대는 그녀가 자신의 양다리 사이로 뽑아내는 나의 탈의를 조력했다.

그러자 즉각 드러나는 골반에 좁고 가파르게 달라붙은 검은 T팬티.

“아, 하읏……!”

자신의 비부들을 가리는 속옷을 벗겨내는 남자의 손짓에 여마족이 당황한 신음을 흘렸다.

양옆의 손가락들에 끼운 T팬티 라인도 골반을 타고 내리며 벗겨낸다.

순간적으로 국부에 드러나는 어떤 형상.

볼록하게 돋은 대음순의 주변부와 상단으로, 어여쁘게 돋아난 형태의 옅은 보랏빛이 첨가된 은색 수림.

“부, 끄러워……!”

“이제 와서?”

T팬티도 그녀의 맞물린 발바닥들의 뒤로 내빼버린 나는 모순적인 반응에 쓰게 웃었다.

보다 자세히 관음하고 싶었으나, 그녀가 허벅지를 바짝 맞물리는 바람에 상세하게 볼 수가 없었다.

오직 보이는 것은 어여쁘게 도드라진 은빛 삼각지.

상관없었다. 활짝 벌린 채로 내부를 원없이 탐닉하게 될 테니까.

그녀의 양손에 끼워진 반장갑들도 빼앗다시피 낚아채서 뒤로 휙 내던진다.

마지막으로 최후의 포인트만 남긴 상체로 상승.

그녀는 복장이랄 것도 없이 헐벗은 빗치 패션이기에 탈의가 매우 간편하다.

“…….”

다시 올라온 나는 최후의 방어선만을 머리에 남긴 그녀와 눈높이를 맞추고 마주하였다.

내부를 머릿결들로 풍성히 채우고, 다시 좌우의 등허리로 늘어트린 헤어스타일을 구사하는 형태.

양옆의 구멍들에 뿔들을 걸고 있던 후드를 한쪽씩 번갈아 잡아당겨 벗겼다.

마족들은 후드에 난 구멍들에 자신들의 뿔을 끼우는 식으로 착용하는지라, 같은 마족이 아니면 익숙할 수가 없고, 뿔들의 개수와 형태에 따라 각기 다른 착용법의 후드를 벗겨내기가 심히 어색하다.

조금 힘겨운 손놀림을 통해 후드를 그녀의 뿔들에서 뽑아내자, 해방된 공간에 옅은 연자색이 첨가된 은빛 산발이 커다랗게 찰랑대며 허리춤 아래까지 늘어진다.

일방적인 탈의를 받고 있던 그녀가 자신의 등으로 떠넘겨 놀리고 있던 손짓을 풀었다.

지퍼가 드르륵 내려가는 소리와 함께, 나의 시야에 터무니없이 커다란 연푸른 볼륨의 대폭발이 일어났다.

“으, 응……!”

마침내 나체가 된 그녀가 옅은 신음을 흘리며 눈을 깜빡였다.

상상도 못할 박력적인 탄성이었으나 자세히 볼 수는 없었다.

그와 동시에 그녀가 잽싸게 팔목을 크로스해 가려 버렸으니까.

“끝까지 모순적이기는.”

나는 후드가 매달린 브라탑을 후방으로 내던져 버리며 그저 웃었다.

본인도 원해도, 일단 수치는 가리고 싶어하는 건 여자는 다 똑같은가?

상관없었다. 오늘 밤 이 미치도록 음란한 젖통을 원없이 탐닉하게 될 테니까.

“후우우…….”

마침내 완료된 식단.

나는 짧게 기지개를 켜며 잠시 방의 풍광을 느른히 훑었다.

안색에 미약한 자줏빛 홍조가 올라온 그녀가 눈매를 질끈 감고 바들바들 떨었다.

“하, 아……!”

넘쳐나다 못해 터져 나가는 육덕진 살집은 팔목을 교차해 가리고, 허벅지는 바짝 맞붙인 마족의 미녀.

스스로도 원했으면서, 실 한 오라기 없이 나신이 된 자신을 견딜 수 없는지 오들오들 떤다.

결국 벗겨 놓으면 여자는 다 똑같다는 반증이었다.

“이제 돌이킬 수 없지.”

나는 무릎걸음을 옮겨 나체가 된 그녀의 허벅지 아래의 발치로 이동했다.

그러고는, 그녀의 양발을 고간의 아래에 둔 채 그저 굽어보았다.

나의 앞에 치부를 가리고 있는 옅푸른 피부의 미녀를 보고 있노라니, 헤아릴 수 없는 기묘한 상념이 심경에 감돈다.

뭔가 명치에 얹힌 느낌이 들며 내면으로부터 엄청난 성욕이 폭증했다.

나의 지난 살아온 삶의 행적과 여지껏의 역경이 복잡하게 휘몰아친다.

리나 씨는 현재 공방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내가 마족 여자 꼬시기에 성공했을지, 실패했을지 우려하며 노심초사하고 있을까?

불이 꺼진 어두운 방의 침대에 우두커니 누워, 몸을 웅크리고는 나를 생각하며 자위하고 있을까?

아니면 걱정조차 안 하며, 실험실에 틀어박혀 새로운 포션의 배합식의 개발을 위해 분투하고 있을까?

“상관없지.”

나의 서큐버스의 간청을 이행한다.

내면에 오래도록 내재하던 욕망을, 오늘 마음껏 원없이 풀어 버린다.

나는 후련해진 마음으로 무릎 앞에 준비된 욕망을 그저 만족스러운 눈길로 내려보았다.

모든 해방이 완료된 육덕지고도 치명적인 여체가, 팔목으로 가슴을 가리고는 몸을 웅크려 달뜬 애성을 연신 내쉰다.

“후, 우웃…… 으, 응.”

“자신도 원하는 것 같던데 그렇게 부끄러워? 이 영역을 제외한 나머지에서는, 그야말로 천혜의 난봉꾼과도 같은 녀석들이?”

“그, 그렇지만……! 부끄럽단, 말이야.”

도무지 방어를 풀지 않으려는 모순된 기제의 여마족에 나는 고개를 기웃댔다.

이런 상황에서 홀로 덮쳐 봐야 짐승 같은 욕구의 발산만이 이루어질 뿐이다.

하지만 이럴 경우에 답은 정해져 있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예상치 못한 요소를 공략하는 거지!”

나는 입을 쩍 벌리며 그녀의 특정한 곳에 입을 파묻었다.

“힉!?”

남자의 예상치 못한 부위로의 급강하에 그녀로부터 새된 경악이 터져 나왔다.

이내, 영묘한 조각상처럼 고운 미모의 눈동자들이 뽑힐 듯이 크게 부릅뜨인다.

악마를 본뜬 악마인간의 형상들인 마족들이, 적지 않은 비율들로 특징적으로 발에 가진 비죽한 발톱들.

전생 이후 이쪽의 여자들을 볼 때마다, 과연 해보면 어떨까 궁금했던 곳.

개인적으로 악마녀들의 크나큰 매력 포인트라 생각하는 부위.

나는 입에 머금은 그녀의 발을 빨아들였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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