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의 서큐버스-22화 (22/80)

〈 22화 〉 마족 여자 헌팅

* * *

“너의 여주인으로서 나의 집사에게 내리는 명령! 마족 여자들을 꼬셔서 같이 자! 그리고 공방으로 데려와!”

나의 서큐버스가 팔짱을 끼고 도도하게 굽어보며 명령한다.

머리끝에서 발끝까지에 이르는 후반신에서는, 백탁의 커튼을 끈적하게 흘려내는 아찔한 자태로.

“드세고 사납기로 유명한 마족 여자들을 꼬시라구요? 어려운 퀘스트네요.”

나는 아리송하게 대답하면서 턱을 매만졌다.

갑자기 이런 제안을 내던지는 그녀의 저의가 뭘까?

그녀가 피식 눈웃음을 지으며 어깨를 으쓱했다.

“세상의 절반이 남자라면 나머지 절반은 여자! 심지어 이 마계 바깥으로 나가면, 온갖 외형들과 특색들의 종족들이 있지! 남자로서 평생 단 한 여자와만 맺히는 것도 좀 아쉽지 않아!?”

“그런가요…?”

“또한 단 한 남자밖에 자보지 못한 것도, 일대일의 관계밖에 해보지 못한 것도 서큐버스로서 수치야! 물론 나는 너 말고 다른 남자는 관심도 없지만! 그러니까 뭐겠어!? 나와 함께 몸을 뒤섞을 여자들을 꼬셔 오라는 거지! 여러 여자들에게 동시에 안기고 싶지 않아!?”

……이거 생각하니 무지 꼴리네?

심장이 폭발할 만큼.

세상에 이런 말을 남자에게 권할 수 있는 존재가 어디 있겠는가?

서큐버스밖에 없다.

“그리고 너는 오직 나만 바라보며 살다 가기에는 굉장히 아까운 남자야. 당연히 성품 이야기만이 아닌 물건도! 나를 제외한 나머지들에 본성을 드러낼 때는 굉장히 거칠어서 그렇지, 은근히 잘 챙겨 주거나 의외로 사소한 곳에서 세심한 면에 넘어올 여자들도 무지 많을걸!? 부디 스스로에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네!”

뺨에 홍조를 발갛게 붉혀 고백에 화룡점정을 찍는 그녀.

통상적인 여자라면 지옥도의 나찰녀로 돌변해 잔혹하게 남자를 찢어발기겠지만, 음마인 서큐버스들은 되려 반려되는 남자의 외도를 적극적으로 권장한다.

여러 여자들과 함께 몸을 뒤섞을 자신의 즐거움도 늘어나니까.

전형적인 마족과는 매우 사고방식이 틀린 그녀지만, 이 점에서만큼은 훌륭히 그녀의 일족의 종특을 따르고 있다.

애초 음마들이 순결과 정절을 따지는 것도 굉장히 웃긴 그림이지만.

“마족 여자들을 꼬신다라…….”

사실 그녀가 이 말을 한 것이 처음도 아니다.

내가 일하는 도중인 그녀에게 달라붙어 질척댈 때마다, 제발 밖으로 나가서 다른 여자들이랑 자고 오라고 통사정을 했지만.

무언가 일반적인 남자와 여자의 관계가 역전된 듯한 구도.

“솔직히 저는 그닥인데요…….”

하지만 내가 이 제안에 성큼 응할 수 없는 이유가 있다.

아주 깊은 심리적인 차원에서의.

나의 가느다랗게 흘러나온 주저에 아리송한 얼굴의 그녀가 손가락질한다.

“가이아 세계의 15신조물들에서도 치명적인 미모로 명망 높으며 유서 깊은 보고! 마경에서조차 꿋꿋이 피어날 정도의, 거칠고 억센 들장미들을 마다하는 거야!? 따는 손에 찔리면 피가 나는 가시를 들이대지만, 자신을 딴 남자를 위해 활짝 속살을 벌리는 아름다운 악의 꽃들이 싫다구!?”

“네. 싫습니다.”

그녀가 실망감을 가득 담아 눈살을 찌푸린다.

“남자가 확실한 보호와 이득을 제공한다 판단된다면! 어떤 종족들의 여자도 못 따를, 투철한 일편단심들로 돌변한다구! 지상의 남자들과 마족 여자들이 이어진 사례들이 얼마나 뜨거운지 알아!? 사랑하는 남자의 앞길을 가로막는 장애물들을 싸그리 걷어치우며 연인의 뜻에 맹종하는, 잔혹하면서도 아름답고 강인한 여전사들이야! 그렇다 해도 우리 서큐버스들의 헌신에 비하면 못하겠지만!”

“그건 전형적인 계산적이고 이기적인 유형 아닌가요? 남자가 힘을 잃는 순간 등짝에 칼을 꼽고 작별을 외칠? 남자가 움직이지 못하게 되어도 평생 곁을 지키며 돌보는 게 진정한 사랑 아닌가요? 일편단심이란 비유에서는 훌륭한 얀데레들의 징조마저 돋보이네요.”

“그게 무슨 의미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마족 여자들에 대한 선입견을 버려! 마계에 여자는 나만이 있는 게 아니야!”

눈을 부릅뜬 서큐버스가 입을 쩍 벌려 침이 튀길 정도로 열변을 토한다.

나는 쓴웃음을 지으며 한숨을 쉬었다.

“리나 씨는 제가 마족을 딱히 좋아하지 않는 걸 아시면서도 계속 권유하는군요.”

“…그러지 말구. 언제까지 공방에만 틀어박혀 있을 건데? 평시에도 밖으로 나가서 사람도 만나고 해야지? 마계에 나만 달랑 존재하는 것도 아니잖아? 공적인 업무로는 마족들을 잘만 만나고 다니면서, 왜 그렇게 심각할 정도의 편견을 달고 있는 건데?”

장하다…. 원조 아싸이던 그녀가 이젠 내게 저런 소리까지 하게 되다니.

너무 어이가 없어 계속 헛웃음이 나오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하지만 이 페이스가 진행된다면 아싸1인 여주인을 따라 아싸2인 집사가 탄생하겠지.

대략 좋은 그림이 아닌 것은 확실.

등잔에 켜진 불을 보듯 명약관화였다.

하지만 아직은 그녀를 좀 더 캐야 한다.

진짜 의도가 무엇인지를.

“제가 마족들을 얼마나 싫어하는지 아시면서 계속 그런 말씀을? 녀석들을 하루에 100명씩 랜덤으로 잡아죽이고 찢어발겨도 시원찮다구요. 녀석들 때문에 죽을 뻔한 것도 수십 번이 넘어갑니다! 제가 어떤 처지였는지 가장 훤하게 꿰뚫고 보시는 분이, 그런 생각 없는 말씀을!? 대체 무슨 의도입니까!?”

그녀가 눈매를 꾹 감으며 파르르 떨었다.

많은 감정들이 구구절절 비집어지며 흘러나오는 회상이었다.

“…너무 그렇게 말하지 말고. 결국 내 동포들이라구? 그리고 진심을 내보이고 소통하면, 의외로 말이 통하는 녀석들도 많아. 선천적인 못된 기질들을 억누르고, 그럭저럭 친구 행세는 해줄 수 있는 녀석들도 있다구. 애초 마족이 그렇게 이성도 의식도 없는 순수악의 집단이었으면, 힘도 없고 약한 우리 몽마들은 애초에 죄다 마계를 탈주했거나, 시커먼 장대비가 쏟아지던 어느 우울한 밤의 어떤 으슥한 곳에서 집단 자살로 마무리했게?”

그녀가 천천히 고개를 휘젓는다.

아주 느릿하게 핑크빛 눈망울을 뜬다.

“우리가 속한 제6마군도 룩스리아…. 마계를 여섯 갈래로 나누는 힘의 축이며, 북부를 지배하는 몽환적이고도 현혹적인 마군장…. 마계 제일의 미녀라는 수식이 아깝지 않으신 분. 우리 몽마들의 여왕이신 릴리스 님이시니까…. 결국, 어떻게든 살아간다는 거지. 이 잔혹할 정도로 아름다운 세계에서, 너와 내가 꿋꿋한 연금술사의 꿈을 꾸는 것처럼….”

나는 여전히 납득되지 않는 의문을 담아 반문했다.

“진심으로 마음을 열고 먼저 다가가면 가능성이 있는 족속들이, 사람을 수십 번이나 죽을 위기로 몰아넣습니까? 저는 그냥 아무것도 안 하고 거리를 지나가고 있었을 뿐이라구요. 그런데 지상의 흄들과는 뭔가 동떨어지게 생겼다며, 입은 옷이 쓸데없이 고급스럽다며, 능력이 기분 나쁘다며 무차별적인 폭행을 선사했다구요. 심지어 여자들에게도 아주 수치스러운 형태로 당한 적이 있습니다. 제게 그것들을 꼬시라구요?”

나는 굳이 치솟는 환멸감을 숨기지 않은 채 직설적으로 발언했다.

그녀가 구슬프게 트윈테일들을 휘저었다.

“관건은, 이쪽에서 먼저 마음을 열고 다가가는 거야. 마족은 서로를 신뢰하지 않기에 경계심이 높거든. 우리 몽마들은 약하지만, 그렇기에 싹싹하며 그나마 온건한 성향이고.”

“먼저 마음을 열고 다가가라구요? 대량 학살을 심심풀이 땅콩 까먹듯 저지르는 사이코패스들에게 뺨을 내밀며 다가간다? 히틀러랑 예수님이 베프 먹는 소리하고 앉으셨네요.”

“마찬가지로 누구들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사람들을 사귀는 건 결코 나쁘지 않아. 제발 마계인들에 대한 악감정을 좀 버려. 결국 너는 나와 같이 여기서 여생을 살아갈 운명이잖아?”

“여생…… 후, 됐습니다.”

그냥 지상으로 나가면 되는 거 아닌가요?

그런 말이 목구멍까지 치솟은 것을 삼켰다.

굳이 이 협소한 마계에만 얽매이고 있을 필요도 없긴 한데, 그건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니까.

마법으로 모습을 흄으로 위장한더라도, 결국 마족인 그녀에게 새로운 고행의 장이 펼쳐진다.

어떤 남자가 자신의 여자에게 고난을 선사하고 싶을까?

차라리 자신이 받고 말지.

“저는 지금의 제안은 솔직히 정말 별로입니다. 무언가 이득이 있을 것 같지도 않구요.”

그녀가 더욱 세차게 고개를 저었다.

“……이제, 변화할 때가 되었어. 도태되면 폐사할 뿐이야. 무조건 나아가야만 해.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껍질이라는 바깥 세상의 형태가 어떠하든, 결국은 알을 깨고 나와야 한다구. 탈피하지 못하는 뱀은 갇혀서 죽어. 너는 이곳에서 여생을 마칠 그릇이 아니야. 분명 많은 운명들을 이끌 수 있을 거라구.”

정절을 희망했던 남자와, 외도를 권장하는 여자.

환상의 케미 아닌가?

도대체 어떻게 하면 이런 구도가 연출될 수 있을까?

기존의 꾸준히 유지되던 그림이, 갑자기 급격한 변화를 맞으며 깨지려는 듯하기도 해서 서글프다.

“지크, 거듭 말할게. 다양한 마족 여자들과 관계를 맺어. 다채로운 인연들을 구축해. 더 이상 머무르지 말자. 함께 나아가자.”

나는 시무룩하게 탄식했다.

“정말 싫습니다.”

“아! 진짜 이해 못하네! 이렇게까지 이야기해도 모르는 거야!?”

참다 못한 그녀가 트윈테일들을 솟구치며 빽 소리를 내질렀다.

“나는 지크가 엄청 기분 좋기를 원해! 나만의 봉사가 아닌! 다른 여자들과 함께 가하는 봉사로! 그깟 마족 여자들이 무슨 상관이야!? 지크가 훨씬 기분 좋으면 그걸로 끝이야! 그게 진짜 목적이며 이유라구! 뭐, 밖이 싫으면 평생 안 나가고 살 수도 있는 거지! 꼭 변화할 필요 있어!? 그게 뭐 중요하다구!? 크흥…!”

잔뜩 심통이 난 그녀가 와락 팔짱을 끼며 트윈테일들을 세차게 휘저었다.

분심을 참지 못해 입술을 잘근잘근 짓씹고, 금방이라도 눈물이 터져 나올 듯이 눈가를 잘게 떤다.

“호오.”

나는 예리하게 눈초리를 치뜨며 그녀를 응시했다.

“응……?”

그녀가 한쪽 눈매를 가늘게 치켜떴다.

잠시 침묵 속에 무언의 응시가 오간다.

“힉!?”

나의 바위조차 꿰뚫을 듯한 진중한 시선에 그녀의 트윈테일들이 화들짝 치솟았다.

잔상이 일어날 정도의 스피드로 삿대질하며 외친다.

“따, 딱히!? 지, 지크를! 기분 좋게, 하고 싶어서는 아니니까…? 그, 그래! 이건, 어디까지나! 나의 증폭할 쾌락을 위해서야! 내가 남자 하나로 성이 찰 것 같아!? 음마가 음탕한 성교를 누리는 건 당연하다구! 그, 그렇지! 후, 후후후후훗!!!”

손등을 들춰 뺨에 붙이고 떠들썩한 폭소를 터뜨리는 나의 서큐버스.

참 속이 훤히 보이는 여주인님이시다.

뭐가 진짜 목적인지 숨기지도 못하고, 마음을 훤히 어필해 놓으시고는.

이렇게 나오면 어쩔 수 없지.

그냥 하는 거다.

나는 최후의 확인을 담아 그녀의 심중을 헤아렸다.

“이것은 명령입니까? 혹은 부탁입니까? 명령이면 당연히 거절할 거고, 부탁일 리는 없으니까요.”

“부탁이야…….”

“젠장.”

나는 뒷목을 잡았다.

집사는 주인의 부탁을 수행한다.

목적이 정해졌으면 주저할 필요가 없다.

생각난 김에 일을 바로 처리하는 편이 좋다.

나의 왼쪽 옆구리를 딛고 선 리나 씨의 왼다리를 양손으로 들추며 가볍게 롤링, 정액으로 물바다를 이룬 침대 밑바닥을 철퍼덕 디뎠다.

“힉!? 지, 지크!? 어디 가!?”

급작스레 몸이 들린 그녀가 침대 벽면에 몸을 기대 균형을 잡으며 황급히 외쳤다.

나는 대수롭지 않게 내뱉으며 걸어갔다.

“박쥐 여자들을 꼬시기 위해서는, 박쥐 여자들이 활발하게 활동하는 밤에 나서야지요.”

박쥐녀들을 사냥하러 갈 시간.

“마족들은 야행성이라 밤에 활발해집니다. 예쁜 여자들도 낮보다는 밤에 더 많이 나오겠죠. 마족 미녀를 낚기 위해서는, 밤이 적기입니다.”

슬쩍 고개를 돌아보자 그녀가 눈을 멍하게 뜨고 바라본다.

“오늘은 자고 가지…? 그렇게나 꿈과 현실에서 싸지르고도, 또 나가……?”

“저는 사정기니까요. 리나 씨에게 싼 양을 마족 여자 수십 명에게 비슷한 수량으로 제각기 퍼부어도 문제없을 겁니다.”

“대체 어떻게 돼먹은 체력이야…….”

리나 씨가 아연하게 덧붙이며 말을 흐렸다.

정액의 족흔을 바닥에 철퍼덕 철퍼덕 찍으며 문의 너머에 위치한 옷장으로 직행.

유마법 클린즈와 음마법 브리즈를 실시해 온갖 체액으로 범벅인 의복을 정화.

전신에 피어나는 보송보송함 속에 굳게 닫힌 문짝을 활짝 열어 젖힌다.

상의에 걸친 셔츠만 남기고 바지를 벗어 사복 겸 외출복으로 환복을 실시했다.

컬러는 마계에서 불변의 트렌드인 올 블랙.

레더 계열의 적당한 재킷과 팬츠, 그리고 착용감이 편안한 부츠.

시인성도 드높은 검은 가죽 재킷과 가죽 바지를 입고는, 나의 방의 문턱을 넘어섰다.

그런 나의 뒤로 리나 씨의 힘없는 목소리가 울렸다.

“그럼, 다녀와……. 나는 생각도 할 것이 있어서 좀 방에 틀어박혀야겠어.”

대체 어떤 꿈을 꾼 것일까? 그녀가 일절 발언을 안 하니 어쩔 수가 없지.

추후 대체 무슨 꿈이었냐며 온갖 수단들을 동원해 좀 탐문해 볼까.

내가 그녀에게 잔뜩 흩뿌린 쾌락의 흔적은, 한동안 머무르며 알아서 처리하겠지.

그렇게 그녀의 시선을 등지고 휭 나서 거실로 향했다.

공방을 나서기 전에 1층 거실의 벽면에 붙은 괘종시계에서 확인한 시간은 20시 50분.

야행성이자 밤의 민족인 마족이 활발해지기 시작할 시간이다.

시간이 더욱 깊어지면 어떤 일족들은 중간계의 대부분 종족들과 다르지 않게 잠자리에 들겠지만, 낮에는 보기조차 힘든 다양한 일족들이 모습들을 나타내기 시작할 거다.

미녀들과 미소녀들의 보고인 온갖 일족들의 마족 여자들도 그때 두각들을 드러내겠지.

현관을 나서 등을 돌아 문을 잠그자, 요란한 개소리들이 뒤로 포성처럼 터졌다.

“께왈왈왈왈!!!”

“끄커커커커컹!!!”

일시적으로 고막이 마비될 정도의 성량을 자랑하는 지옥견들의 대합창.

서로의 사연이 교차하는 테이밍 작업으로 새로운 가족이 된 헬하운드 패밀리다.

내게 와다다 뛰어와 발치에 넙죽 엎드리는 눈매에 흉터가 난 리더 헬하운드를 쓰다듬어 주었다.

“집들 잘 보고 있어. 형아는 여자 꼬시고 올게.”

“커커커커커커컹!!!”

“콰콰콰콰콰쾅!!!”

“크월월월월!!!”

포성처럼 터지는 요란한 개소리들 속에 루스카 숲의 숲길로 나섰다.

그러고 보니 얘네가 지낼 개집, 아니, 마굿간은 언제 만들어 주지?

그것도 문제네.

그리 되면 설마 언젠가 강아지들을 보게 되는 건가?

나는 약간의 기대감을 담아 뒤로 고개를 돌리며 입에 손을 모아 외쳤다.

“떡들 많이 치고 새끼들 많이 까렴~!”

“카왈왈왈왈왈왈!!!”

“께왈왈왈왈왈!!!”

“콰왈왈왈왈!!!”

형님! 다녀오십쇼! 그런 의도를 담았을 우레처럼 요란한 개소리들이 나를 반겼다.

마족 여자들을 꼬시기 위해서는 대체 어떻게 해야 될까?

생각해 보지도 않은 문제이며 주제였다.

하지만 분명 나름의 재미가 있겠지.

적어도 지금까지의 오직 업무와 그녀만 병행하던 단조로운 삶보다는.

약간의 기대감과, 그리고 조금의 우려감을 갈무리하며 숲길에서 방향을 틀었다.

나는 도시로 향하는 가도로 발길을 내디뎠다.

“퀘스트 스타트.”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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