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의 서큐버스-19화 (19/80)

〈 19화 〉 몽정(夢?)

* * *

“핫, 아앙…! 주인, 님……!”

“리나……!”

나의 허벅지에 얹힌 금발의 서큐버스를 격렬히 끌어안는다.

나는 그녀의 등허리를 끌어안고, 그녀는 나의 목덜미를 휘감았다.

끊임없이 입술들이 마주치고 맞물리며, 안에서는 부드러운 설육들이 오가 서로의 구강을 누빈다.

한없이 적극적으로 혀들을 놀리나, 이따금은 농밀한 혀질이 각자의 치아 위아래를 간지럽혔다.

몇십, 몇백 번을 질척하게 뒤섞었을지 모를 연인의 애절한 키스가 오갔다.

“주인, 님……!”

“리, 나……!”

나의 입술을 탐하는 그녀가 격렬히 고개를 뒤흔들어댔다.

양 갈래의 머릿결들을 풀고 있기에 금실 같은 머리칼들이 이리저리 찰랑이며 흩어진다.

손등들에 비단결만큼이나 보드랍고, 실크처럼 고운 감촉들이 살랑이며 넘실대고 간지럽힌다.

그녀의 등허리를 끌어안고 있던 양손을 낮춰 엉덩살들을 꽉 움켜쥐고 주물댔다.

현실에서는 착용하지도 않으며 생노출 상태이던 히프에 착용된 T팬티 스타킹.

손바닥들에 느껴지는 다소 꺼끌하면서도 거친 느낌의 망사가 주물대는 손맛이 있다.

손아귀들을 우악스럽게 놀려 손끝에 닿는 스타킹들을 조금씩 구멍내고 찢어댔다.

그에 나의 입술로부터 떨어져 나간 그녀가 격렬히 허리를 활처럼 휘며 온몸을 떨어댔다.

격화되는 감정에 맞춰 주변의 환경들도 격정적으로 변화한다.

장탁자의 은촛대들이 형형색색의 촛불들을 피운다. 천장의 샹들리에들이 몽환적인 점멸을 반복한다.

꿈을 지배하는 몽마, 이 세계의 주인인 그녀의 의지이기 때문에 가능한 환상적인 이펙트였다.

허리를 휘며 전희하던 그녀가 충돌하듯 내게 얼굴을 파묻었다.

양손으로 나의 옆얼굴을 매만지며 격렬히 입맞춤했다.

각자의 미지근한 타액이 입새로 넘치도록 흘러내려 서로의 목울대를 꿀렁대게 했다.

끊임없이 입술을 밀착하며 혀를 놀리던 그녀가, 어떤 굴강한 존재조차 혼이 녹아들 듯한 애성을 흘렸다.

“……하, 아. 주인님, 사랑해요오……. 저는, 당신과 만나기 위해…… 살아왔답니다.”

“나도 너를 사랑한다. 이 몸의 육체와 영혼을 통째로 불사를 정도로.”

눈을 지긋이 감은 그녀가 나의 콧대에 자신의 콧대를 비비며 격한 탐닉을 재개했다.

다시금 아득한 몇 분도 넘어가는 딥키스가 이어졌다.

들숨과 날숨이 불규칙적으로 오가는 서로의 코끝, 호흡이 불가한 입에서는 미지근한 타액의 역류가 끊임없이 흐른다.

그녀의 양어깨에 끌어안은 팔목을 포개어 겹쳤다.

우아한 곡선을 그리는 어깨선에서, 잘록하게 휘어진 등허리를 지나 급격한 융기가 시작되는 골반까지를 반복적으로 미끄러뜨렸다.

평시와는 다르게 풀어낸 금발이 몸짓마다 전방으로 찬란한 금빛 물결을 자아낸다.

시간과 공간의 인식과, 주체와 객체가 존재하는 이유를 망각할 정도의 아찔함이었다.

“주인, 님…!”

“리나….”

애절한 탐닉을 마친 서로의 동공에 각자 다른 색상이 반사된다.

그녀가 나의 눈동자에 비치는 자신의 반사체를 바라보기라도 하듯, 나의 눈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

더없이 소중한 보물을 어루만지기라도 하듯, 부드럽게 쥔 나의 옆얼굴을 매만진다.

삶의 의미를 되찾은 그녀를 보니, 나 역시 가슴 한 켠에 단편적으로만 두고 있던 열정이라는 존재가 활활 타올랐다.

“저를…… 분명히, 사랑하시죠?”

“그래.”

대답과 함께 포개지는 입술.

그윽하게 눈매를 내리깐 그녀가 현란히 혀를 누비며 나의 구강 구석구석을 누볐다.

좀처럼 기회를 주지 않는 그녀의 속에 나도 힘겹게 비집고 들어가 달콤한 속을 누린다.

어깨선에서 골반까지 흘려내던 손길을 낮춰 그녀의 엉덩살들을 단단하게 움켜잡았다.

몽마는 자존감이 낮다.

힘이 약하고, 능력도 보잘것없기 때문이다.

약하다 싶으면 온갖 기세를 보이다가도, 강하다 싶으면 이내 굴복해 버린다.

그런 전형에서 벗어나지 않는 그녀의 본질 역시 결국은 마찬가지인 것 같았다.

하지만 나의 진심 어린 충고와 조언이 트리거로써, 적절한 자신감을 이끌어내는 도화선이 되기라도 한 걸까.

자신을 굴레로서 짓누르던 콤플렉스를 깨부수고, 더 나은 단계로 나아가게 한 것일까.

그녀는 이전과는 너무도 다른 기세와 태세로 적극적으로 임했다.

잡아먹히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오랫동안 가슴에 박힌 대못이 뽑힌 듯한 그녀가 실로 격렬히 움직였다.

진심이 된 서큐버스는 어떤 수단과 방법을 써서라도 기필코 남자를 함락하고 만다.

그녀의 엉덩살들을 움켜쥔 손아귀들을 쥐어짜듯 움켜쥐자, 그녀가 전류가 허리에 오르기라도 한 듯이 솟구쳤다.

“핫, 으응……!”

다시 허리를 띄운 그녀가 몸에 전격이 내달리기라도 하듯 파르르 떨었다.

사실 그녀가 나의 꿈에 침투한 순간부터 흡정은 시작되고 있었다.

몽마는 대상자의 꿈에 체류하는 것만으로 생력을 소진시키며, 그것을 자신의 양식으로 전환시키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그녀를 위한 사정기로 제작된 이상, 정기가 부족해 애먹거나 할 일은 없었다.

이따금은 이게 감사할 일인지, 걱정할 일인지 심각하게 고민이 오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렇게 시간을 끌며 무엇을 하려는 생각일까.

“저는, 분명 주인님은 하실 일이 없다고 말씀드렸을 텐데요……? 금야의 봉사는 이게 아니랍니다…….”

그런 나의 의문을 종식시키라도 하듯, 그녀가 돌연 자신의 가슴께를 북 잡아뜯었다.

일순간 눈앞에 부웅 치솟는 새하얀 우윳빛 융기.

D컵은 되고도 넘치는 우윳빛 새뽀얀 살결이, 좌시할 수 없는 율동으로 출렁대다 가라앉았다.

꽤나 호사스러운 흑색 기조의, 흑장미를 형상화한 프릴이 붙은 검은 브라.

현실의 최소한의 면적으로 착 달라붙은, 에나멜처럼 검은 빛깔의 가리개와는 다른 형태.

마치 유린당한 메이드의 형색을 연상시키듯, 가슴께가 찢겨져 출렁대는 살덩이들이 노출된 형상이 실로 적나라한 뷰를 선사한다.

나의 눈앞에 돌연 드러난 여체의 은혜로운 산물들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자, 그녀가 그것도 모자라는 것처럼 브라조차 미련없이 부욱 잡아 찢었다.

그러자 다시금 일어나는 성대한, 허나 보다 박력적인 바스트 모핑.

D컵은 확연하게 넘치고도 남는 우윳빛 새뽀얀 미육이, 감미로운 율동으로 춤추다 가라앉았다.

잡티나 점 하나 없이, 손아귀를 잔뜩 뻗어 움켜쥐어도 젖살들이 손가락들 사이로 가득 비집어지는 은혜로운 용적.

그 감각은 부드러운 마시멜로를 반죽하듯 말캉하며, 중단에는 설익은 앵두를 형상화한 듯한 선홍의 유실이 박혀 있다.

전생 첫날부터 격렬히 빨고, 핥으며, 더없는 쾌락과 만족감을 선사받았던 극상의 비경들이다.

미소녀들과 미녀들이 즐비한 마족 여자들과, 아름다운 여자들만의 집단인 서큐버스들 사이에서 이보다 더 큰 용적의 보유자들도 적지는 않지만, 나름의 쾌락을 선사시켜 주었던 보배로운 보물들.

여성을 여성으로서 온전하게 존재하게 하는, 여체의 완연한 상징.

그녀가 나른한 눈빛으로 시선을 내리깔며 나의 고간에 손짓했다.

그러자 나의 귀족용의 예복 바지 앞섶이 갈라지고는, 이미 만개발기 상태였던 육봉이 우렁차게 치솟았다.

염동력으로 나의 육봉을 바지로부터 솟구친 그녀가 입맛을 다시며 한참을 내려보았다.

그러고는 돌연 나의 허벅지에서 몸을 일으켜 그녀의 본래 시립한 자리로 돌아갔다.

잠시 시선을 떼고 있던 사이, 그녀가 서 있던 지점에는 대신 웬 물체가 덩그라니 놓여 있었다.

은으로 된 세숫대야였다. 꽤나 호사스러운 각인이 테두리를 따라 세공된.

어차피 꿈의 세계에서는 인물과 사물의 배치도, 생성과 비형상화도 자유롭기에 가능한 현상이었다.

“애욕과 열락이 타오르는 밤이여요……. 제대로, 봉사하지 않으면.”

양손으로 커다란 은제 세수대야를 받쳐들고 돌아온 그녀가 현혹적으로 웃었다.

그대로 나의 앞에 공손히 무릎을 꿇으며 앉았다.

“이걸 써서….”

고개를 젖혀 나를 곱게 올려보며, 양손으로는 나의 무릎들을 부드럽게 좌우로 잡아 젖혔다.

탱그렁, 나의 쩍 벌려진 다리 사이에 청명한 금속성을 울리며 은제 세숫대야가 놓였다.

“젖으로 보내드리도록 할게요…….”

그녀가 혼이 빠질 듯한 고혹적이고도 농밀한 애성을 흘렸다.

“……저는, 주인님의 정액을, 좍좍 짜내기 위해 살아가요. 주인님도, 저만 보시면 잔뜩 싸지르시더군요……. 참으로 음탕하죠?”

대기가 끈적하게 젖어드는 듯하다.

“그러니까, 본분에 임하도록 할게요……. 이건 어차피 잔뜩 쏟아져 넘칠 게 뻔하니, 받치는 용도에요.”

실제로 습기에 촉촉하게 젖고 있었다.

현실과 몽중을 넘나들며 몇백, 몇천 번이 넘어가도록 원없이 탐닉하고, 그럼에도 끝없는 쾌락을 선사한 백과실들이 환몽의 세계에서 보물처럼 돋보이고 있었다.

저항할 수 없는 극상의 마력이었다.

“…제 젖통을 매우 사랑하시죠? 이 젖통을 다시 활용해, 잔뜩 뽑아낼 때예요…….”

나는 양손을 내밀어 그녀의 뿔들을 손잡이처럼 붙잡았다.

“……원한다면 어쩔 수 없지. 노력해서 쟁취해 봐라.”

그녀가 영혼과 의지가 녹아들 듯이 촉촉한 미소를 머금었다.

“…네에. 부디 이 비천한 암컷의 젖통으로, 성심성의껏 봉사를 베풀어 드리지 않으면.”

요염한 눈빛의 그녀가 팔목으로 가득 끌어안은 젖통들을 들췄다.

서큐버스의 세숫대야를 받친 파이즈리가 개시되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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