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의 서큐버스-17화 (17/80)

〈 17화 〉 몽침(夢?)

* * *

“지크으~!”

귓전을 간지럽히는 청아한 미성.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눈을 감았다.

소파에 앉았던 형체가 휙 날아왔다. 눈앞에 도달한 그토록이나 그리던 우윳빛 미체.

구현할 수 없이 달콤한 꽃향기가 심신을 안정으로 이끈다.

“다녀왔습니다.”

“어디 다친 데 없어!? 어깨는!? 팔은!? 설마 다리!? 혹시 또 머리가!?”

“멀쩡합니다.”

발끝을 띄우고 팔뚝을 오므린 그녀가 박쥐 날개를 팔랑댔다.

대뜸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양팔로 나의 머리를 낚아채 살핀다.

이내 천천히 밑으로 살펴 나가며 현관에 선 나의 주변을 맴돈다.

“정말이야!? 아직 단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지만, 너를 위한 완벽 회복용 포션들 및 긴급 수술 세트도 구비해 놓고 있다구!? 설치에 5분! 펼치는 순간 바로 시작이야! 당장 꺼내 올까!?”

“정말 멀쩡합니다.”

요염한 암고양이가 연상되는 인상, 그녀가 눈을 커다랗게 치켜떴다.

영락없이 오랜 여정에서 돌아온 주인을 현관에서 맞는 애완묘였다.

나의 머리끝부터 발끝까지를 더없이 소중한 보물이라도 되는 것처럼 확인하고 또 확인한다.

자기 자신의 육체도 이렇게 섬세히 살피지는 않을 거다.

어쩐지 전생 당시가 생각났다. 그때도 나를 어여쁜 인형처럼 구석구석 살피던 그녀.

그녀 특유의 진한 화향이 거실에 체류한다. 보통의 축적도가 아닌 농밀함.

나는 탄식을 삼키며 그녀에 질문했다.

“며칠째 거실에서 생활하신 겁니까?”

“남편이 돌아오지 않았는데 아내가 어떻게 침실에서 마음 편히 있겠어!? 무사히 돌아온 얼굴을 확인해야지!”

“하하. 그런가요.”

몇 번이나 그러지 말라 청해도 반복하는 그녀.

그것을 떠나도 그녀는 생활 패턴이 엉망이다.

밤낮없이 몰두하는 연구자이기에 주야가 뒤바뀐 생활을 하는 것은 기본.

이따금은 숙식의 장소마저 뒤바뀌기도 한다.

마족들은 태생적으로 전원이 야행성인 밤의 민족이나, 먹고 자며 어엿한 생명 활동을 하는 생물이다.

야행성의 일족들이 너무도 많은 탓에 마계의 밤은 언제나 불야성을 이룬다고 해도, 먹지도 않고 잠도 없이 일할 수는 없는 노릇.

결국은 일도 건강을 챙기며 해야 성과를 낼 수 있는데, 한 번 꽂히면 침식을 잃고 전력으로 매진하니 안타까운 노릇이다.

적절한 조율이란 무엇일지, 어떤 방식이 완벽한 교정으로 이끌지 고민하는데 그녀가 나의 앞으로 돌아왔다.

양팔로 옆구리를 척 짚으며 묻는다.

“그래서? 이번에는 뭘 잡았어?”

“헬 오우거요.”

“히이이이이잇!?”

그녀의 턱이 뚝 떨어지고 팔이 축 늘어졌다.

합죽이가 된 듯이 벌려진 입을 도무지 다물지를 못한다.

“마, 마경의 대흑귀…!? 최소 지휘관급인 적혈급의 마족 네댓, 암영급의 마족 수십과 투귀급의 마족 수백은 있어야 하는 검은 폭군을…!? 호, 혼자…? 설마? 다른 마족 모험가들이랑, 협력했겠지…?”

“모태독사 같은 놈들과 협력은 무슨 협력이에요. 차라리 매드 고블린과 의형제를 맺고 헬하운드와 정식으로 교제하고 말죠.”

“말도, 안 돼…. 지크, 너는 도대체…!”

“그래도 돈은 상당히 굳었습니다. 최소 에우포리아의 3개월분 소재비와 재료비 및 기타 잡다한 비용들이 해결되었으니 안심하시기를.”

“흐, 으음…!”

그녀가 근심 가득한 기세로 팔짱을 끼고 턱을 괴었다.

사실 나는 또 그녀를 걱정시켜 버리는 일을 저질렀다.

하지만 어쩔 수가 없다.

도전 없이는 진보가 없으며, 리스크 없이는 리워드가 없으니까.

고운 아미를 찌푸리며 한참의 우려가 흐르던 그녀의 얼굴에 돌연 의문의 빛이 떠올랐다.

“그러거 보니 뭔가 개소리들로 엄청 시끄럽던데? 혹시 공방에 헬하운드들이 왔어?”

“딱 돌아올 시점에 정기적으로 분무하는 퇴치향의 효력이 다한 모양입니다. 그럭저럭 해결되었습니다. 아, 가족이 늘어났습니다.”

“가족…?”

그녀가 고개를 기울이며 보다 깊은 의아함의 바다에 빠져들었다. 딱히 첨언하지는 않았다.

헬하운드 패밀리.

공방으로 들어서려 하자 말만한 몸체들을 내던지며 나뒹굴고, 끙끙대며 전력으로 충심들을 표출하는 모습들이 가관이었다.

스스로를 마계의 들개라고 자부하지만, 설마 개에 친화성이 있었던가?

아무리 크고 무섭게 생겨도 결국 본성은 개새끼들이란 거지. 귀여운 도그 베이비들.

녀석들의 식사가 걸리지만, 루스카 숲에는 헬 래빗이나 섀도 디어가 많으니 문제는 없겠지.

시간이 나면 개집이라도 지어 줄까…. 개집이라기엔 마굿간의 개념에 가깝겠지만.

헬하운드들이야 마계의 애견, 경비견, 전투견, 안내견, 보신탕의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기에 이색적일 것도 없다.

어쩌면 에우포리아의 명물이 될지도.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다.

더는 묻지 않는 그녀가 천천히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보았다.

“특별한 일은 없었죠?”

“특별한 일이란 게 있겠어…? 너가 워낙 투철하게 일을 처리해 놓고 가서, 손 하나 까닥 안 해도 편했어….”

“그건 다행이네요.”

한없이 현숙한 눈빛이 된 그녀의 핑크빛 홍채가 잘게 떨리고 있었다.

“나는…… 지크가 위험하기 짝이 없는 마계에서 5일을 나뒹굴고, 헬 오우거와 생명을 건 사투도 벌인 것도 까맣게 모른 채, 편안하게 거실에서 생활하고 있었던 거야……?”

“그런 말씀 마시기를. 저는 제가 나가 있는 동안은 거실에서 생활하시라 한 적도 없습니다. 되려 제가 없는 셈 치고 편하게 자유 시간을 누리며 이것저것 즐기라 했죠. 원래 리나 씨 혼자 사시던 집이 아닙니까? 그러다가 건강이 상하면 자신의 손해라 몇 번을 간곡히 탄원합니까.”

“그렇지만 지크 너와 나는 한 몸이잖아? 부부는 한 몸이라구. 너가 마경에서 겪었던 모든 괴로움과 사소한 고민들이, 마치 나의 것처럼 느껴져서 마음이 사무칠 뿐이야. 이건 아내로서 당연한 슬픔이야.”

“그렇게 말씀하셔도…….”

일순간 그녀가 지면에서 발끝을 띄웠다.

몇백, 몇천 번을 질척하게 젖으면서 코앞에서 응시했던 핑크빛 홍채가, 눈앞에서 요염하게 깜빡인다…….

“……오늘 밤은, 내가 너의 침실에 찾아가서 봉사할게. 너의 주인되는 자이자, 아내이자 반려되는 자로서. 나의 집사이자, 남편되는 자에게 진심으로 헌신하는 보상이야.”

영혼을 태우며 뇌리를 달구는 촉촉한 속삭임.

서로의 코끝이 맞닿았다.

모든 몽마들이 개별적으로 갖추는 어떤 것으로도 구현 불가능한 화향.

몽마향이 진하게 발산되며 나의 피를 끓어올리기 시작했다.

조금만 입술을 내밀면 닿는다. 그녀와 입맞춤을 할 수 있다.

이대로 끌어안아 격렬히 욕정을 폭발시키고 싶다.

5일치의 그녀에게 잔뜩 쏟아붓지 못한 쾌락이 축적되어 있다.

나는 그녀의 치명적으로 색정적인 세로 동공을 보며 탄식했다.

“리나 씨가 실시하는 보상이라…….”

“기대해도 좋으니까.”

서큐버스의 보상.

“그건 기대되는군요.”

“혹시 피곤해……? 쉬고 싶은 거야?”

“전혀 아닙니다. 제가 마다할 이유가 있을 리가.”

“그럼 기대하고 있으라구.”

자신있게 선언한 그녀가 도도하게 웃었다.

그녀의 상징과도 같은 금빛 트윈테일들을 찰랑대며, 나의 코끝으로부터 떨어져 나갔다.

조금 떨어진 거실의 바닥에 착지한 그녀가 다시 옆구리를 짚었다.

“……어서 씻고, 침대에 누워 기다리고 있어. 방에 들어간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찾아갈 테니까.”

큼직하고 기다란 금빛 양 갈래의 물결이 눈앞에서 일어났다.

세차게 트윈테일들을 휘돌린 그녀가, 요염하게 히프를 씰룩대며 2층으로 천천히 올라갔다.

어떤 원리인지도 모르게, 최소한의 면적으로 착 달라붙은 옷가지.

그녀의 느릿하게 내뻗는 스텝에 맞춰, V스트링 형식의 T팬티가 팽팽히 매몰된 엉덩이골이 견딜 수 없는 뷰를 선사한다.

손바닥들을 최대한 펼쳐 잡아도 부족하며 남아도는, 두툼하고 풍만한 우윳빛 뽀얀 살집들이 흔들린다.

보고 있으면 혼을 빼놓는 탄실한 힙업의 우유색 히프가 마침내 2층의 계단으로 사라졌다.

전생 첫날 그녀의 침실에서 바로 얼굴에 깔렸던 극상의 쿠션.

남자의 이성을 날리는 지독히도 야한 뒤태.

저 풍만하고 육덕진 우윳빛 엉덩이에 몇십, 몇백 번이나 얼굴을 박고, 제각기가 죽을 듯이 음란한 비부들을 닳아 빠지도록 입맞춤하고 핥았으나 도무지 물리지가 않는다.

평생 질리는 게 가능할까?

서큐버스의 엉덩이란 그런 것이다.

“의외네…….”

나는 솔직히 기대됐다.

그녀가 저렇게 선언하고 나왔을 시에는, 장난 아닌 플레이가 예정되어 있으니까.

여지껏 내가 눈에 띌 정도로 뛰어난 실적을 내거나 업적을 보였을 때는, 평시와는 완전히 다른 형태로 나의 육과 혼을 쏙 빼놓았다.

단 한 번도, 겹친 적이 없으며 실망한 적도 없다.

매번 나를 아득히 이탈시키는 쾌락으로 내몰았다.

진심이 된 서큐버스는 자신이 선천적으로 품은 기교와, 후천적으로 학습한 요소들을 활용해 남자를 공략해 버리니까.

“서둘러야겠군…….”

마경에서 밤을 보낼 때와는 다른 긴박함.

나는 즉각 방향을 오른쪽으로 틀어 나의 방으로 직행했다.

문을 열면 바로 우측에 위치한 옷장을 열어 집사복을 탈의, 사복 겸 외출복이 아닌 편안한 셔츠와 면바지의 일상복으로 환복.

창가에 비치된 사람만한 유리관의 투명한 용액 속에 잠긴 작은 형체에 잠시 눈길을 준다.

이윽고 가벼운 슬리퍼를 짓끌며 2층의 욕탕으로 직행했다. 리나 씨는 방문이 닫힌 그녀의 방에 있다.

입구 측면에 부착된 스위치를 누르자 아늑한 광량의 조명이 내부를 밝힌다.

바로 너머에 비치된 목욕 바구니에 나의 복장들을 가볍게 탈의, 적당히 넓은 공간의 중앙으로 들어가 마찬가지로 적당히 넓은 욕조에 앉는다.

리나 씨와 동시에 들어가 여유롭게 누워도 될 크기에, 전방으로 위치한 대리석으로 된 수도꼭지와 샤워기.

수도꼭지의 좌측과 우측에는 각기 푸른색과 붉은색의 복잡한 문양들이 새겨진 돌들이 내부에 박힌 투명한 스위치들이 보인다.

양옆에 동시에 손을 얹으며 돌리자, 적당히 조절된 온도의 온수가 몸을 두들기며 샤워기로부터 욕조로 쏟아져 내렸다.

중앙에 설치된 수마석과 좌우 수도꼭지 내부에 부착된 빙마석과 화마석의 조합이 적절한 온도를 발하는 구조.

얼마 지나지 않아 욕조에 적당히 기분 좋을 정도의 온수가 차오른다.

증기가 아른대는 욕탕에 들어앉아 마경에서 쌓인 피로를 날렸다.

“이것도 중독감이 엄청나지…….”

노곤노곤하게 정신마저 늘어지는 느낌. 이대로 있으면 금방 잠이 들 것만 같은 아늑함.

욕조 후방에 나와 리나 씨의 것이 따로 분류된 세면 바구니에서 나의 용품들을 꺼내 씻기 시작한다.

사실상 전생의 수세식 시스템과 차이가 없다.

마석들이 완벽히 대체하기에 가능한 생활의 편의였다.

평시에도 조금 병적에 가까운 개념으로 클린즈를 영창해 상시 청결을 유지하기에 나의 위생은 남다르다.

집사가 꾀죄죄한 몰골이면 그것만큼 우스운 그림이 없으니까.

“대체 무슨 플레이려나…….”

서큐버스가 진심이 된다면 정말 기대할 수밖에 없기에.

한참을 욕조에 늘어져 있던 나는 몸을 일으키며 바닥의 마개를 뽑았다.

그와 함께 콸콸 빠지는 목욕물, 욕조에 부착된 스위치를 누르자 천장에 부착된 풍마석이 욕탕 내부의 습기마저 모조리 빨아들여 건조시키기 시작했다.

빠지는 물은 배수구에 설치된 초소형 화마석들이 연소시키고, 연계로 설치된 초소형 풍마석들이 발생한 잔연을 외부로 통하는 배기구에 배출시키는 구조다.

주방의 화마석들을 땔감이자 장작으로 태우는 벽난로와 연결된 굴뚝도 이러한 형태로, 그렇게 해서도 태우지 못한 엉뚱한 물품들은 이따금 배기구 외부에서 발견된다.

옷을 입고 다시 나의 방으로 돌아온 나는 침대에 몸을 던졌다.

모든 욕정의 해소감이 찾아올 순간을 내심 기대하며.

20분 정도 기다렸을까. 이내 2층으로부터 인기척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3년이란 세월 동안 들었어도, 도무지 심장의 두근거림이 가라앉지 않는 발소리.

요염한 롱부츠의 구둣발 소리가 나의 방문에 도달했다.

잠시의 머뭇거림. 이내 나의 방문이 소리조차 없이 부드럽게 젖혀졌다.

빛과 어둠의 어떤 환경에서도 상시 찬란하게 화사한 금빛 양 갈래 머리.

진한 벚꽃처럼 원색인 핑크빛 홍채가 응시하는 남자의 심장을 고동시키는 매력의 보유자.

나의 서큐버스가 방에 찾아왔다.

“좋은 밤이지……?”

리나 씨가 촉촉한 목소리를 흘렸다.

“어서 오시기를.”

침대에 대자로 드러누운 나는 손을 들어 편히 환대했다.

잠시의 머뭇거림.

또각, 그윽하게 눈을 빛내던 그녀가 요염히 스텝을 내딛었다.

허벅지까지 탄실한 각선미를 감싼 검은 롱부츠가, 흑요석에 둘러싸인 백옥처럼 돋보인다.

끌어안고는 셀 수 없이 게걸스럽게 핥으며 탐닉했던, 새하얀 허벅지들이 다가온다.

나의 방에 달달한 몽마의 향기가 가득 차오르기 시작한다.

상승하는 혈압.

나는 끓어오르는 피를 억누르며 바지의 앞섶을 추슬러 물건을 꺼냈다.

그와 함께 두툼한 팔뚝에서 팔꿈치까지에 필적한 대물이 끈적한 물줄기를 치솟으며 우렁차게 솟았다.

사실 그녀가 찾아오기 전부터 이미 발기 상태였다.

그간 5일 동안 잔뜩 쌓인 것을, 그녀에게 쏟아부을 생각을 하니 마구 꼴려서.

표면적으로는 나의 여주인되는 자. 실질적으로는 나의 아내가 다가온다.

험지에서 고생한 집사이자 남편에게, 자신이 실시할 수 있는 최상의 보상을 선사하기 위해.

그녀가 방을 쭉 돌파해 다가온다.

진한 눈매의 그녀가 나의 침대 곁에 섰다.

나는 주저없이 왼손을 뻗어 그녀의 허벅지를 붙잡았다.

“읏……!”

즉각 터져 나오는 얕은 신음. 손에 힘을 주어 주물댄다.

새하얀 마시멜로처럼 뽀얀 허벅살이 손아귀에서 이지러진다.

손가락들을 각기 주물대면, 세기에 맞춰 함께 형태를 변환하며 퍼진다.

얼마나 그리웠던 감각인가?

마경에서 마물들과 마수들을 돌파하고, 맛없는 비상식을 씹으면서 그토록이나 그리워했던 촉감.

나는 오른손도 마저 뻗었다.

그녀의 환상의 비경과도 같이 갈라진, 가파르게 비부를 좁히는 도낏자국을 향해.

“흣……! 하.”

리나 씨가 입술을 살긋이 깨물었다.

에나멜처럼 검은 빛깔의 T팬티가 누르는 형태에 따라 꾹꾹 짓눌리며 들어간다.

여체의 아랫배 중앙의 어여쁜 호보다 조금 아래에 위치한, 계곡처럼이나 요염한 형상의 삼각지를 매만져 준다.

“으, 으응…….”

달콤한 애성을 살긋이 벌린 입에서 흘리는 리나 씨.

몽마들은 성감대가 예민하기에, 이런 사소한 애무만으로도 느끼는 정도가 크다.

통상적인 종족들보다, 쉽게 흥분하고 가버리는 게 가능하다는 말.

왼손으로는 그녀의 탄실한 허벅살을 등반하고, 오른손으로는 비부의 세로로 갈라진 틈새만을 집요히 짓누른다.

“지, 크……!”

그녀가 꿀처럼 진한 애소를 머금고 나를 내려보고 있었다.

정말 나의 혼을 불가마처럼 달궈 버리는 음탕한 여자다.

그런데 금일의 그녀는 조금 이상하다.

평시의 그녀라면 즉각 손을 써서 호응했을 텐데, 나의 터치에 일절도 반응이 없는 모습.

이거야말로 나 혼자 즐기며 놀고 있는 형색이다.

나는 그녀의 엉덩살들을 잔뜩 움켜잡아 주물대기 위해 양손을 벌렸다.

의아함을 삼키며 기대감을 담아 물었다.

“어떤 체위인가요? 혹은 여지껏 시도하지도 않은, 아주 신박한 플레이인가요?”

“…….”

즉각 답변이 돌아오지 않은 머뭇거림.

마치 무언가 깊이 주저하고 있는 듯한 모습.

한참을 기다리자 그녀의 입술이 가파르게 달싹였다.

그녀로부터 나온 대답은, 완벽한 예상 밖이었다.

“꿈으로 들어갈게.”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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