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화 〉 서큐버스와 호문쿨루스
* * *
시간이 얼어붙었다.
구체적으로는, 나의 의식이 정지에 도달하고 있었다.
나와 그녀의 사이에 존재하던 공간은 지금을 기점으로 완전히 허물어져 버렸다.
그녀가 나를 그녀에게 끌어당기고 있기 때문에.
“허…….”
혀를 찼다. 그녀가 하려는 행위가 하도 어이가 없어서.
두툼한 손목에서 팔꿈치까지를 상회하게, 거대화된 나의 육봉에 생생한 감각이 느껴진다.
꼼지락대며 예민한 해면체의 표면을 간지럽히는 손장난.
표면에 우툴두툴하게 팽창한 혈관들을 사랑스럽다는 듯이 억누르는 손짓.
하나하나를 농밀히 애무하며, 진심으로 사랑스럽다는 듯이 어루만지고 있었다.
조막만한 뽀얀 얼굴에, 표현할 수 없는 인형처럼 가지런한 이목구비의 그녀.
존재 자체가 치명적인 매력만의 합산인 그녀가, 요염하게 고개를 기울였다.
“좋아……?”
달달한 화향이 가득한 속의 애성. 가장 진한 벚꽃을 투영했을 핑크빛 눈동자가 잘게 떨리고 있었다.
그와 함께 나의 육봉에 야릇한 손질이 가해졌다.
“윽……!”
그녀가 나의 육봉 중단을 꼭 움켜쥐는 것과 함께, 끊임없이 실금 상태이던 끄트머리에서 물줄기가 분사되었다.
전방이 훤한 그녀의 백옥 같은 아랫배를 투명하고 추접하게도 더럽혔다.
반짝이면서도 새하얗게 빛났다.
“웃…….”
이를 악물었다. 고정대가 되어 버린 나는 꼼짝없이 그녀의 행동을 관음할 수밖에 없었다.
약 10센티미터도 안 남은 거리.
저속의 영상처럼 너무도 서서히 좁혀지는 간격.
해면체가 금방이라도 폭발할 듯이 불뚝댄다.
천천히 쥐락펴락하는 치명적인 미녀의 야릇한 손길이 나를 어루만졌다.
전생이었으면 이미 싸버리고도 남았을 아찔한 자극.
하지만 나의 참을성마저 의지와는 무관하게 비약적으로 상승되어 있었다.
그에 대한 반향으로 끄트머리에서만 투명한 물줄기들이 비 오듯이 흩뿌려졌다.
성대한 발사 전의 준비 같은 화려한 축포처럼.
지릴 정도로 야한 미녀의 충분하고도 넘치는 용적이 적재된 흉부, 백옥 같은 뽀얀 여자의 아랫배를 집요히도 더럽힌다.
“내게서 도망치고 싶어……?”
그녀가 나의 심장을 초콜릿처럼 녹일 듯한 애성으로 물었다.
찬란한 금실 같은 양 갈래의 허벅지까지 닿는 머리가, 고갯짓에 맞춰 함께 기울여진다.
상반신의 어떤 원리인지도 모르게 최소한의 면적으로 착 달라붙은 옷가지.
D컵은 되고도 넘치는 우윳빛 새뽀얀 살결이, 좌시할 수 없는 율동으로 느릿하게 출렁댄다.
에나멜처럼 검은 빛깔의 가리개가 달라붙은 과실이, 보고 있는 남자의 시선을 현혹할 듯이 요망하게 흔들린다.
투명한 눈물을 추적추적 뱉어대는 나의 끄트머리가, 너무도 어여쁜 여체 아랫배의 자그마한 호로 접근하고 있었다.
저런 앙증맞은 골의 존재 이유는 무엇인가 의구심이 드는 부위.
커다란 귤만큼이나. 혹은 작은 오렌지만큼이나.
머리부터가 너무나 커다란 몽둥이가, 너무도 자그마한 곳에 접근한다.
그녀가 살긋이 입술을 벌려 환히 웃었다. 동시에 나의 호흡도 멈출 수밖에 없었다.
행위의 순간부터 그녀를 뚫어지게 보고 있었기에.
서큐버스 그녀가 어떤 것으로도 거부할 수 없을 듯한 선언을 속삭였다.
“너가 도망쳐도, 쫓아가서 붙잡고 싶어…….”
그와 동시에 그녀가 나의 중심을 아랫배로 푹 잡아당겼다.
“아…….”
츄욱, 부드러운 수음이 울렸다.
시간이 정지한 듯한 착각.
허나, 예민한 남성의 끄트머리에서 생생하게 전달되어 오는 감각.
나의 침을 줄줄 흘려내는 귀두가 그녀의 배꼽에 비벼지기 시작했다.
“허……헉!”
끝에 무언가 닿고 있다.
나의 흉악한 끄트머리에 비하면, 한없이 작고도 어여쁜 살결의 홈.
남성의 가장 섬세한 촉각이 집중된 귀두가, 그녀의 아랫배 중심의 앙증맞은 골에 비벼지고 있었다.
순식간에 만충된 분지에서, 끈적한 물이 흘러내렸다.
“윽……!”
그와 함께 나의 귀두에서 쿠퍼액이 잔뜩 짜여 분출되었다.
벚꽃 같은 분홍안을 요염히 치켜뜬 그녀가 부드럽게 고개를 기울였다.
자신의 배꼽을 향해 들이박고 있는 나의 물건을 가늠하듯 주물댄다.
마치 이것의 지속성은 어느 정도인지, 강도는 어떤 수준인지, 방출 시의 세기는 어떨지 짐작하며 섬세하게 측정하듯이.
그녀가 고운 초승달 형태의 아미를 가늘게 휘었다.
중단만을 움켜잡고 젖을 쥐어짜듯 주물대던 손길이 돌연 상승한다.
매끄러운 질감의 스판 같은 장갑을 낀 손아귀가 상승했다.
길게도 내뻗은 나의 뿌리까지 상승한다.
그대로 움켜잡고는, 귀두까지 쥐어짜 내렸다.
“끄으흐으읏!”
의지와 무관한 신음이 격발해 나왔다.
피가 몰려 달아오른 귀두가 그녀의 배꼽에 쿠퍼액을 분수처럼 흩뿌렸다.
살결에 막힌 곳에서 전방위로 투명한 물줄기가 스프링클러처럼 분사되었다.
“후, 우……!”
감내할 수 없는 촉감이 일직선으로 엄습한다.
들어갈 리가 없는 여체의 저 아름다운 골에, 꼭 집어넣고 싶다는 듯이 귀두를 문댄다.
좌우와 상하. 이따금은 오직 직선으로.
거대화된 나의 물건은 끄트머리부터가 너무 커놓으니, 가느다랗고 어여쁜 호에 요도를 중심으로 간지럽히고 자극했다.
자극받는 귀두에서 끊임없이 물이 샌다.
백자처럼 새하얗고 어여쁜 여자의 아랫배가, 끊임없이 실금되는 나의 투명수에 너무도 더럽혀졌다.
풍만한 용적의 가슴들까지 덕지덕지 튀겼다.
우윳빛 젖살의 윗가슴조차 물빛으로 번들댄다.
이따금은 엄지로 귀두를 슬슬 쓰다듬으며, 다시 하강해 뿌리부터 끝까지를 곧게 쥐어짜 올린다.
자신의 배꼽에 박힌 나의 물건을 향해, 색정적인 손장난을 선사하는 그녀가 장난스럽게 웃었다.
여체의 어여쁜 호에서 츅츅대며 울리는 수음이 음탕할 정도로 축축하고도, 아찔할 정도로 드높아져 갔다.
“하……!”
놀랍다. 여자의 배꼽조차 이렇게 남자에 쾌락을 선사할 수 있는 부위였단 말인가?
그저 생명의 탄생의 흔적인 줄로만 알았던 오목한 골이, 이런 아찔한 촉감을 선사할 수 있다니.
아니면 그녀가 보는 남자를 몽정시킬 정도로 치명적인 색기를 함유했기에 그런가?
이미 진땀에 흠뻑 절은 육체의 등골에 전류가 내달리며, 귀두로부터 느껴지는 배꼽의 촉감이 전신의 다방면으로 엄습한다.
청초한 표정의 그녀가 너무도 순수하게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눈을 감았다.
하지만 나의 귀두에 어여쁜 호의 테두리가 비벼지는 촉감은 여전하다.
고정과 동시에 만충되어, 그녀의 비부로 줄줄 흘러내리고 있는 뜨거운 쿠퍼액의 느낌이 생생하다.
눈을 감아 외면하려 해도 결코 부인할 수 없다는 듯이.
아무리 피하려 시도해도, 감내할 수 없는 감각은 나의 귀두에 지속적으로 전달되었다.
너무나 작고 예민한 감각이, 예민한 끄트머리만을 집요하게 자극하고 있었기에.
본능적으로 눈을 뜨고, 무슨 광경이 벌어지는지 바라볼 수밖에 없게 하는 행위였다.
“흐응…….”
달콤한 비음을 흘리는 그녀가 지긋이 미소 지으며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이제는 손이 슬슬 돌아간다.
중단이 움켜쥐인 나의 육봉이 그에 맞춰 서서히 회전한다.
터질 듯이 부풀어 오른 끄트머리가, 어여쁜 호의 주변에 시계 방향으로 느릿하게 돌아간다.
그녀의 배꼽 주변에 투명하게 덧칠된 원이 그려졌다.
그렇게 원을 덧그리고는, 다시 나의 몽둥이를 그녀의 잘록한 아랫배로 내지른다.
물을 줄줄 흘리는 머리를, 좁디좁고 가파른 호에 집요하게 밀어붙인다.
이대로 나의 몽둥이에 그녀의 복부가 관통당해도 상관없다는 듯이.
자신의 아랫배를 나의 흔적으로 덧칠하기에 여념이 없는 그녀가, 순금처럼 찬란한 트윈테일들을 슬쩍 흔들어 보였다.
“좋아……?”
끊임없이 붙었다 떨어지는 귀두와 배꼽 사이에 투명선이 이어졌다.
부드러운 소시지를 주무르듯, 혹은 딱딱한 바게트를 자극하듯.
그녀의 능수능란하게 변화하는 손길에 맞춰, 나의 거대화된 중심은 완벽히 조롱당하고 있었다.
견디지 못한 끄트머리에서 투명수가 끊임없이 분수처럼 분출되었다.
그녀의 배꼽 아래와 적셔진 검은 T팬티 위로 투명한 물줄이 생성되어 있었다.
질척대며 투명한 실선이 나의 육봉과 그녀의 아랫배에 잔뜩 달라붙어 치덕대며 이어졌다.
“으……!”
머리가 매달린 종이 되어 강하게 후려쳐지는 것처럼 끊임없이 멍하게 울렸다.
그녀의 우윳빛 미체가 분열하며 조금씩 일렁이는 것처럼 신기루마저 느껴졌다.
전생한지 10여 분만에, 치명적으로 야하게 생긴 미녀 몽마에게 봉사받는 지경에 이르렀다.
투명수를 줄줄 흘려내는 나의 분신을 끊임없이 집요하게 희롱했다.
자신의 식량을 짜내게 하고 말겠다는 일념으로.
그녀는 나의 귀두를 자신의 배꼽에 넣으려 하는가?
아니다. 이미 신지식이 상당히 적립된 나의 두뇌는, 서큐버스는 그런 재주는 불가능하다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녀가 이 행위를 하고 있는 의미는 무엇인가?
애초 그녀의 목적은, 나의 예민한 끄트머리를 자신의 자그마한 호에 비벼 자극시키는 것이었다.
배꼽만으로 가버리게 하려고.
그것만으로 자신의 양식인, 나의 정액을 줄줄 쏟아내게 하려고.
“그런가…….”
현재 내가 이리 오래도록 버티는 것은 알 수 없는 효과들로 나의 상징이 강장된 원리도 있겠지만, 순전한 나의 정신력이다.
호문쿨루스라는 존재가 됨과 동시에 비약적으로 상승한 듯한 두뇌 능력과 더불어.
그녀는, 나를 얕보고 있는 건가?
그렇다면, 내가 혹시 끝까지 참아낸다면.
나는 마침내 자유의 몸이 되는 건가?
그걸 생각하니 자존심에 오기가 붙었다.
남자로서 이 치명적 미녀에게 결코 질 수 없다는 일념.
참으면. 내가 참아낸다면.
“이긴……다!”
그렇게 생각하며 의지를 굳히는데, 돌연 나의 해면체에 한없이 매끈하면서도 무언가 이질감이 들었다.
그녀의 배꼽에 끊임없이 박히며 물을 흩뿌리고 있는 물건에 시선을 내렸다.
그것을 본 나는 입을 벌릴 수밖에 없었다.
“뭐……!?”
“자꾸 이렇게 참으면 안 되는데…….”
달콤한 꿈결처럼 옅은 애성을 촉촉하게 흘리는 그녀.
나의 우직한 해면체를 감은, 채찍처럼 매끈한 표면을 가진 보드라운 감각의 물체.
서큐버스 그녀가 너무도 달게 속삭였다.
“무조건, 싸버리게 할 거거든.”
나의 육봉에, 그녀의 꼬리가 휘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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