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남녀역전 세계의 야짤작가-121화 (121/125)

〈 121화 〉 121, 콜먼

* * *

한편, 이세원이 방송을 하는 와중, 한 커뮤니티에서는 그에 대한 얘기가 조금씩 돌아다니고 있었다.

‘남자’ 성인 웹툰 작가라는 칭호는 충분히 흥미로운 소재였고, 마침 캠에 비치는 모습 또한 충분히 ‘여자’들의 꼴릿함을 충족 시킬 정도였으니.

어느 정도의 떡밥이 굴러가기에는 충분했다.

그리고 그 떡밥은, 방금 전 이세원의 그 미친 발언 덕분에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상태였다.

+

[오랜만에 예한결 게스트 방송한 데서 보고 있었는데]

(대충 이세원 몸 나오는 캠 사진)

얘 진짜 미친놈이냐?? ㅋㅋㅋㅋ

그냥 남자 성인 웹툰 작가라고 해서 신기해하면서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급발진 박아버리네 ㅋㅋㅋ

와 진짜, 오늘 채팅창 곱창 난 거 보고 작가님 힘들겠다.. 이런 생각 하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최종 보스는 저 새끼였고 ㅋㅋㅋ

+

[왤케 ‘는데’어미를 자주 사용하시나요 존나 거슬리게]

[ㄴ 이런거까지 거슬리면 세상 어찌 사냐?]

[ㄹㅇ ㅋㅋ 생각보다 조용해서 아 남자 야짤작가라도 평범하구나 생각하고 있었더니, 갑자기 정신 나간 소리를 쳐 하누;]

[소비자랑 기싸움을 하는 작가라... 이거 논란이 좀 생길 수 있겠는데...?]

[ㄴ 어 논란없어ㅋㅋ 털털하고 유쾌해서 나는 존나 호감이야 ㅋㅋㅋ]

진행중인 방송을 보면서 적당한 반응을 보이거나.

+

[hala라는 놈 그림 찾아보고 왔다]

확실히 좀 어지럽긴 하네;;

그림체는 확실히 좋은데 어째 그리는 것들마다 하나같이 나사 하나씩 빠져있냐

그래도 최근으로 가서는 꽤나 무난해진 거 같은데, 초창기 그림들은 씨발 와, 혼파망 그 자체다..

솔직히 내 취향은 아니긴 한데 그래도 링크는 남겨드림

https://paxiv.net/users/2048....

궁금한 애들은 들어가서 봐라

+

[ ㅜㅑ ㅜㅑ ㅜㅑ]

[나는 완전 내 취향인데? ㅋㅋㅋ 방금 막 팬티 내렸다]

[금태양인가 뭔가 하는 놈 왤케 꼴리게 생겼냐 ㅋㅋㅋ]

[ㄴ헤으응 오빵.. 나도 밟아줬으면...]

[ㄴ 미친 마조련이]

그를 조사하면서 그림을 보고 감상평을 내리는 등.

그 덕분에 오후 5시의 한 커뮤니티 갤러리는 열렬하게 불타고 있었다.

아무튼, 그래서 현재 커뮤니티를 불태운 장본인은 현재 뭐 하고 있느냐?

“저··· 이제 충분히 본 거 같은데. 이제 슬슬 그만 보는 게 어떨까요?”

“조금만 더 보죠. 다음 화가 하이라이트니까.”

제 스스로 정성 들여, 자신의 웹툰을 감상하고 있는 중이었다.

옆에서 예한결이 울상을 짓고 있는 건 덤이었다.

*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스트리머, 예한결은 골똘히 생각해 보았다.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되었기에 방송이 이 지경까지 왔을까.

정신 나간 발언으로 잠시 싸해진 분위기를 돌리기 위해, “아하하··· 재미있는 견해네요. 그럼 슬슬 다음으로 넘어갈까요?” 하며 억지로 주제를 바꾼 것?

아니면 이 인간이 미친 발언을 할 수 있도록 마지막 질문을 던진 것?

한참 동안 생각을 이어나가던 그녀는 이내, 도리도리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냥 애초부터 오늘 방송은 터질 예정이었던 것이다.

이 인간을 여기 불렀을 때부터, 그럼으로써 S바이러스 감상회라는 일정을 정했을 때부터.

자신의 방송은 이미 파방 터진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

그녀는 여러 감정이 담긴 얼굴로 자신의 옆쪽을 쳐다보았다.

그곳에는 아까보다 편안한 얼굴로, 천천히 스크롤을 내리고 있는 그가 있었다.

방금 그 정신 나간 발언으로, 그는 어느 정도 자기 페이스를 찾은 모양이었다.

사실 좋게 말해서 자기 페이스를 찾았다는 거지, 있는 그대로 말하자면 그냥 고삐가 풀렸다는 것이다.

“아, 여기. 여기는 좀 그리기 빡셌어요. 대규모 난교 장면을 그려야 하는데··· 생각보다 사람 수가 너무 많더라고요. 그렇다고 중요 컷신인데 대충 살덩이로 그릴 수도 없고··· 덕분에 고생 좀 했습니다. 다행히 제가 피나 정액 같은 끈적한 유체들을 잘 그려서 망정이지.”

딸깍딸깍.

그가 좀비들이 단체 난교하는 장면을 보여주며 차분히 설명을 이어나간다.

곳곳에서 하얀 액체가 쏟아지고, 이성을 상실한 좀비 새끼들이 섹스하는 장면은 그 자체로 장관이었다.

물론, 그의 입장에서는 단순히 작품의 비하인드를 얘기하는 거겠지만······.

스트리머인 그녀의 입장에서는 하나하나가 위험한 발언들뿐이었다.

비록 작품 속 내용이긴 해도, 남성 작가가 입에서 난교니 정액이니 하는 단어를 거리낌 없이 꺼내고 있었으니.

혹시라도 방송이 짤리진 않을까, 걱정이 되는 것이다.

물론, 방송의 위험과는 반비례하듯 시청자들을 좋아라 할 뿐이었다.

[ ㅜㅑ ㅜㅑ;;]

[아니 씹ㅋㅋㅋㅋ 아무리 19 걸었다고 해도 저걸 그대로 다 보여주네ㅋㅋㅋ]

[나 너무 꼴려... 아랫배가 뜨거워지는 거 같아...]

[아니 그 선생님... 목소리도 좋고 몸매도 좋으신 거 같은데... 제발 아가리 좀 조심히 놀려주십쇼 ㅠㅠ]

[진짜 인지부조화 오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순히 꼴려 하는 사람, 예상외에 모습에 머릿속에 충격을 받은 사람, 단순히 이 상황 자체가 즐거운 사람까지.

그 모든 사람이 모여서 채팅창은 말 그대로 혼란의 도가니였다.

채팅 올라오는 속도가 무시무시하다.

분명 19딱지를 걸었는데··· 오히려 시청자수가 6,000명대로 늘어있었다.

대체 뭐지. 19딱지를 걸면 대부분 시청자가 감소하기 마련인데.

이런 경우는 방송경력이 은근 긴 그녀에게도 처음 보는 광경이었다. 역시 세상사란 알다가도 모르는 일이었다..

확실히 시청자가 많다는 건 좋은 소식이기는 하다.

문제는 그와 반대급부로 방송 또한 터지기 직전이라는 거지.

그녀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하다못해 웹툰이라도 미리 봐 놀걸.’

그러면 사전에 예방할 수 있었을지도 몰랐는데 말이다.

사실 그녀는 방송이 시작되기 전에도 일부러 S바이러스라는 웹툰을 보지 않았었다.

생방송에서 생생하게 반응하고 리뷰하는 게 좀 더 재밌을 거 같았기 때문이다.

그따위 핑계를 대면서 보지 않고 있었는데···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억지로라도 확인했어야 했다.

지금 확인한 S바이러스라는 작품은 상상 이상이었으니 말이다.

그때.

“아, 여기쯤이 하이라이트에요.”

이세원이 마치 기대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그 말을 들은 예한결은 다시 모니터로 시선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이러나저러나, 그의 작품이 재밌기는 했으니.

현재 감상하고 있는 화수는 7화.

S바이러스의 주인공 일행들은 가까스로 편의점을 벗어나, 방금 전 단체 난교를 하던 좀비들을 피해 도망치고 있는 중이었다.

사방팔방에서 쥬지를 발딱 세운 채 달려드는 좀비들을 피해 있는 힘껏 달린다.

이미 편의점을 탈출하면서 지친 주인공 일행이었기 때문에, 한두 명쯤 탈락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다만 이번에 탈락하는 인물이 좀 특별할 뿐이지.

『이런 젠장, 콜먼!!』

『크으윽!』

주인공 남성이 외치고, 한 명의 남성이 감염된 듯 바닥에 몸을 웅크린다.

마치 보디빌딩이 직업이라도 되는 듯, 거대한 거체에 우락부락한 근육을 가진 흑인 남성이었다.

과연 미국에서 유학 온 체대생 흑인이라는 칭호에 걸맞은, 남다른 피지컬.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충격을 금할 수 없었지.

아무튼, 그런 게 지금 감염되어서 날뛰려고 하는 중이었다.

저만한 피지컬이 마구잡이로 날뛰기 시작한다면, 절대 막을 수 없을 것이다.

『우, 우오오오오!!!』

『꺄, 꺄아악?!』

이윽고 이지를 상실한 그가 일행 중 한 명이었던 어느 여대생에게 달려들었다.

그녀가 입고 있던 옷을 갈기갈기 찢은 후, 그대로 붙잡고 위쪽으로 들어 올린다.

흡사 한 명의 오크가 가녀린 인간을 따먹으려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렇게 완성된 것은 완벽한 들박자세.

양 허벅지가 m자로 활짝 벌려지며, 여대생의 음부가 만천하에 드러난다.

순식간에여대생의 얼굴이 창백하게 물들었다.

『오, 오빠! 정신 차려요!! 』

그리고 이윽고 점점 위로 솓구치는 콜먼의 검은색의 거포.

총 길이 27cm, 둘레 18cm에 달하는 흉물스러운 물건이 곧장 여대생의 뷰지를 향한다!

푸우욱!!

『끄흐윽?!』

마치 창이 살점을 꿰뚫는 듯한 소리가 나며.

고통과 쾌락이 반반쯤 섞인 신음이, 좀비들 사이에 울려 퍼진다.

흉물스러운 거포는 거칠게 그녀의 자궁벽을 찔렀다.

볼록!

배 위쪽으로 살짝 솓아오르는 콜먼의 분신체가 가관이라면 가관이었다.

그 후에 이어지는 것은 무자비한 섹­스.

퍼억! 퍼억!

마치 바벨 봉을 조지듯, 콜먼이 여대생을 들었다 놨다를 반복한다.

그럴 때마다 여대생의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며 배가 울룩불룩 해지는 건 덤이었다.

저거 배 안 터지려나. 참으로 어지러운 광경이다.

『흐윽! 하으윽! 하으, 하아···!』

『이런 씨발! 콜먼! 다혜야!』

『이미 늦었어. 뛰어! 』

그렇게 주인공 일행은 다시 도망치기 시작했다.

두 명의 희생자를 뒤로 한 채···.

한동안 그들의 뒤에서는 여대생의 신음 같은 비명소리가 울려 퍼졌다.

“······미친.”

그 내용을 전부 다 본 한결은 욕지거리를 날릴 수밖에 없었다.

평소 욕을 자주 하지 않는 그녀였지만, 이거는 할 수밖에 없었다.

뭐지.

대체 뭐지 이 미친 스토리는.

마치 뇌가 강간당하는 기분이다. 상상도 못한 스토리에 뒤통수에 커다란 충격이 가해지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선생님?”

“넹?”

예한결은 잠시 미간을 짚다가, 이내 물었다.

“초면에 실례인 거 아는데, 진짜 미치셨어요?”

물을 수밖에 없었다.

이 인간의 정신 상태가 대체 어떻게 되먹은 건지. 좀처럼 감이 잡히지 않았으니 말이다.

충격을 받은 건 시청자들도 똑같은 건지, 채팅창 또한 혼란의 도가니였다.

[예한결 드디어 미친놈 입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작 꺼냈어야 했던 말이었다...]

[오 좀 꼴리는...꼴린 건가..? 꼴린 게 맞는 건가...?]

[나 진짜 어질어질해 뇌를 씻고 싶어]

[꼴알못 쉨들ㅋㅋㅋㅋ 이런 게 진짜 꼴리는 거다ㅋㅋㅋㅋ]

[나도 저기까지 뚫려보고 싶다...]

[저기까지 뚫리면 큰일 나요;;]

그러나 정작, 미친놈 소리를 듣고 있는 그는 이해가 안 된다는 반응이었다.

“어? 왜 그래요. 별로예요?"

“아니, 그··· 대체 어떤 걸 생각해서 이런 걸 그린 거죠?”

“아니 보통 좋아하잖아요.”

커다란 거근이나 뭐 그런 거···.

그렇게 중얼거리는 이세원을 보며, 예한결은 잠시 넋을 놓을 수밖에 없었다.

잘생긴 얼굴에 비해 파멸적인 주둥아리는 차치하고서라도, 그림 쪽에서도 상당히 어지러웠기 때문이다.

그래, 커다란 거근 좋긴 하지.

‘근데 27cm는 너무한 거 아니냐고.’

하다못해 남자 캐릭터라도 잘생겼으면 몰라.

저건 대머리에 근육만 뒤룩뒤룩 찐 검은색 오크나 다름없지 않은가.

그 와중에 근육 디테일은 쓸데없이 좋아서 징그럽게까지 느껴지는 중이었다.

···물론, 심연 저 어딘가에서는 저런 캐릭터도 수요가 있다고는 듣긴 했다.

실제로 태그도 따로 black_strongman등으로 나누어져 있는 모양이고.

거기서는 27cm는 물론, 그것보다 더 큰 물건들도 ‘가능’을 외쳐 되는 성욕이 왜곡된 변태들도 있다고 듣긴 했지만······.

‘보통은 아니잖아.’

보통의 일반인이 보기엔, 단순한 문화충격일 뿐이었다.

그런 식으로 오목조목 설명해 주자, 그가 곧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게··· 제가 알던 곳에서는 나름 메이저한 캐릭터였어가지고······.”

“······.”

그 ‘알던 곳’이 과연 어디였는지 까지는, 그녀는 굳이 묻지 않았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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