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4화 〉 84, 체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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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달라지면, 그에 따라 문화에도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다.
설령 그곳이 자신이 원래 살던 나라랑 같다고 쳐도. 겉으로 보기에는 원래 세상과 별 차이가 없어 보이더라도.
사람들의 머릿속에 미묘한 인식의 차이가 생기면 사람들의 문화는 그대로 변질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문화란 곧 사회사상과 가치관, 행동 양식들을 모두 포함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으니.
사람들의 생각이 바뀌면 조금씩 문화적 차이가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마치 팩시브가 있는 것은 똑같으나, 그곳이 게이짤로 뒤덮였듯.
속옷 광고에서 여자 모델 대신 시팔 꼴 보기 싫은 남자 모델이 나오듯.
아무튼 그런 식으로 내가 보는 문화에는 사소한 차이가 있었다.
그리고 그와 같은 이치로 역전 세상에서는 기승위가 가장 기본이 되는 체위였다.
남자들이 상대적으로 성욕이 적어지게 되었으니, 이제는 여자들이 적극적이게 변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보통은 남성이 침대에 가만히 누워있고, 여자가 기승위를 하는 게 일반적이다······라는 글을 과거 인터넷에서 본 적이 있다.
그런데 나는 지금까지 기승위를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었다.
나도 여태까지 기승위가 기본체위인줄 몰랐고, 그녀 또한 기승위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꺼려 한다고 해서 계속해서 하지 않을 수는 없는 법.
사람은 언제나 새로운 자극을 원하며, 그것을 추구하는 게 본능이었다.
그리고 이 세상 게이 놈들도 하는 게 기승위인데, 상남자인 내가 해 본 적이 없다?
이쪽의 가장 기본이 되는 체위이면서도?
그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 그럼··· 한다?”
그렇게 잠시 누워서 딴생각을 하고 있자 그녀가 말했다. 얼굴에 미약하게 홍조가 올라와 있었다.
아무래도 자신이 주도적으로 무언가를 한다는 것에서 부끄러움을 느끼는 모양이었다.
쯧쯧, 이런 기본적인 것도 부끄러워서 하지 못한다니. 그래서야 이 험난한 세상을 어찌 살아가려는 건지 모르겠다.
그렇게 그녀는 무작정 내 위에 올라타려고 했다. 부끄러우니까 그냥 빠르게 한 발 빼고 끝내려는 생각인 게 뻔히 보였다.
“잠깐.”
물론 그걸 가만히 지켜볼 내가 아니었다. 나는 지금 이 순간을 느긋하게 감상하고 싶었다.
곧바로 기승위를 해서 감상 타임을 끝내기에는 뭔가 아쉬웠다.
나는 잠시 머릿속으로 생각했다.
‘음···.’
그러고 보니 이쪽 세상에는 ‘남성’을 위한 애무도 있다고 하였다. 이렇게 말하니 뭔가 게이 같기는 한데··· 그리 특별한 것은 아니다.
그저 야스를 하기 전, 가볍게 분위기를 달구는 것이다.
내가 그녀의 보지를 문질러 애액이 흐르게 하듯이, 상대방 또한 넣기 쉽게 소중이를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간단한 일이었다.
내가 멈춰!를 외치자 성아린이 불안하게 물었다.
“왜, 왜.”
“부끄러워도 순서는 지켜야지. 일단 내가 시키는 것부터 해줘.”
나는 실실 웃으면서 말했다.
내가 시킬 것은 파이즈리였다.
대저 파이즈리란 무엇인가. 여성 특유의 커다란 가슴을 이용하여 남성의 성기를 자극하는 기술이었다.
오직 커다란 가슴을 가진 여자들만이 허락되는 특권 같은 기술.
생각해 보니 나는 그녀에게 파이즈리 같은 것을 시킨 적이 없었다. 별 이유는 없다.
그냥 지금까지 생각을 못 했었기 때문이다.
세상에, 저런 커다란 가슴을 놔두고 여태껏 파이즈리를 시키지 않았다니.
‘이런 멍청한 새끼!’
순간 자기 혐오감이 물씬 차올랐다. 나의 멍청한 뇟조가리에게 실망스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
저 큰것을 그대로 놔두고 있었다니.
그것은 곧 그녀의 가슴에 대한 모욕이요, 커다란 가슴을 낭비하는 지극히 비효율적인 일이었다.
하루빨리 이 비효율의 연쇄를 끊어야 한다. 그래서 나는 그녀에게 기승위 전에 파이즈리를 해달라고 졸랐다.
“아니··· 후으··· 알았어.”
“히히.”
다행히 그녀는 금방 수락해 주었다. 얼굴에는 꽤나 부끄러운 기색이 있었으나, 그래도 이 정도는 수락 가능한 모양이었다.
그렇게 성아린은 뭐라 중얼거리면서 자신의 가슴을 내 자지 쪽으로 갖다 대었다.
“차라리 애널 쪽이 나았을지도······.”
뭉클, 하며 나의 소중이의 그녀의 커다란 가슴이 닿는다.
하늘 위로 치솟은 육봉이 그녀의 가슴 사이로 파묻혔다.
귀두의 끝부분이 그녀의 가슴 사이로 빼꼼 튀어 올랐다. 마치 커다란 쿠션 두 개에 내 소중이가 빨려 들어가는 기분이었다.
‘오···.’
나는 그 감각을 잠시 감상했다. 이건 또 보지, 입과는 다른 느낌이다.
그 두개처럼 세게 조이지도, 질척하지도 않지만, 그 대신 느껴지는 부드러움과 포근함이 존재했다.
이래서 파이즈리는 경험해 보아야 하는 것인가··· 기뻐서 눈물이 흐를 것만 같았다.
그 뒤로 그녀는 조심스럽게 가슴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철퍽철퍽
육중하고, 부드러운 무언가가 내 앞에서 진자운동을 반복한다.
탁탁 같이 딱딱한 소리가 아니었다. 포근하고 부드러운 무언가가 살결과 부딪치는 소리였다.
부딪치는 충돌음에도 갖가지 소리가 존재한다. 나는 그것을 여실히 깨닫고 있었다.
“하아··· 흐읏··· 하아···.”
파이즈리를 하면서 그녀는 옅은 신음을 흘렸다.
분명 자극은 받는 것은 나인데 어째서인지 그녀가 좀 더 흥분해있는 기분이었다.
순간 머릿속에서 스쳐지나가는 지식이 하나 있었다.
‘그러고보니···.’
여성의 대다수는 가슴또한 성감대에 포함된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오직 쥬지로만 느낄 수 있는 우리들과는 달리, 여성들은 몸 곳곳에 성감대가 분포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즉, 그녀 또한 내 소중이를 애무하면서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가슴에 전해져오는 미약한 자극에 흥분하고 있는 것이다.
‘오···.’
그것참 꼴릿한 상황이 아닐 수 없었다.
그렇게 한참 동안 애무를 해주는 그녀를 바라보고 있자, 그녀가 물었다.
“흐윽···! 하아··· 아니, 대체 언제 싸?”
살짝 애원하는듯한 얼굴이었다. 분명 몇 분이나 흔들었는데 나오질 않으니, 슬슬 팔이 아파지는 모양이었다.
‘음······.’
나는 속으로 잠시 고민했다. 솔직히 이 포근한 기분을 더 느끼고 싶긴 한데, 오늘은 이게 메인이 아니니.
아쉽지만 일단 이쯤에서 물러날 수밖에 없을 것 같았다.
나는 아래쪽에서 정성스레 봉사를 해준 그녀를 보며 말했다.
“수고했어. 이제 올라와서 타도 돼.”
“······.”
내 말에 그녀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자세를 바꿔 내 위에 올라타기 시작했다.
“오···.”
그녀의 굴곡진 몸매가 내 시야 앞에 놓인다. 커다란 가슴과 보지에서 나온 애액이 공중에서 덜렁거렸다.
새로운 시야에서 보는 그녀의 몸은 가히 절경(??)이나 다름 없었다.
나는 그녀의 젖은 보지쪽을 잠시 보고는 조소를 흘렸다.
“벌써 젖었네···? 그렇게 넣고 싶었어?”
“조, 조용히 해···.”
그녀가 자그맣게 내게 불평했다. 얼굴이 아까 전보다 좀 더 빨개져 있었다. 아무래도 자신이 위쪽을 차지하는 이 상황이, 아직까지도 부끄러운 모양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이걸 포기할 생각은 없었다. 이런 흔치 않은 기회를 그냥 놓칠 수는 없었으니.
그녀도 그걸 아는지, 이내 심호흡을 하며 생체 딜도를 자신의 질 안으로 넣었다.
“하윽···!”
그녀의 입에서 신음이 흘러나왔다. 이미 파이즈리를 통해서 적지 않게 흥분해 있던 그녀다.
만지지만 않았을 뿐이지, 이미 질 쪽의 민감도는 최대로 올라와 있는 상태일 게 틀림없었다.
그녀는 적응할 시간이 필요했던 건지, 한동안 내 위에서 가만히 있었다.
나는 그녀를 보며 말했다.
“뭐해? 빨리 움직여야지.”
“흐으··· 하아··· 잠시만···.”
달뜬 숨결이 공기 중에 섞여 아래쪽에 가라앉았다. 뜨거운 온기가 아래쪽부터 전해져왔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며 조용히 미소지었다.
재밌었다. 나는 이토록 편안하게 섹스를 하는데, 그녀는 저렇게 부끄러워 참을 수 없다는 것이.
내 안의 가학성을 자극하고 있었다. 마치 세계 최고의 영화관에 들어가 4D로 야동 하나를 직관하는 느낌이었다.
나는 손을 내려서 그녀의 엉덩이를 쌔게 움켜쥐었다. 그녀의 둥그런 엉덩이가 변형되자, 그와 똑같이 그녀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살짝 아프라고 일부러 힘을 주었다.
그녀가 계속 쉬도록 내버려 둘 수는 없었으니까.
“움직여. 얼른.”
“윽! 아, 알았어···.”
그렇게, 그녀는 어색하기 짝이없는 기승위를 하기 시작했다.
퍽 퍼억!
살결이 부딪칠 때마다, 강렬한 자극이 척추를 타고 올라왔다. 누워있음에도 쾌락만큼은 확실하게 전해져서 나의 소중히를 기쁘게 했다. 그녀의 허리가 움직일 때마다 흔들리는 가슴은 그 자체로 딸감이 되기에 충분했다.
나는 속으로 감탄을 흘렸다.
‘캬.’
이게 바로 도원향이지.
굳이 복숭아 꽃이 흐르는 시냇물을 따라 물결을 거슬러 올라갈 필요가 없다.
탱글 한 가슴이 흔들리는 이곳이야말로 곧 이상향이자, 꿈의 낙원일지니. 나는 지금 무척이나 행복감을 느끼고 있었다.
“흐읏···! 하아···!”
퍼억! 퍼억!
끈적거리는 애액이 나의 소중이를 타고 흘렀다. 그렇게 몇 분 정도 반복하자 슬슬 아래쪽에서 사정감이 올라오고 있었다.
그녀도 이미 쾌락에 몸을 맡긴 건지, 처음 보여줬던 부끄러움 따위는 없는 모습.
‘못 참겠다.’
그때쯤에 슬슬 나는 직접 나서서 행동하기로 했다. 그녀가 주도해서 기승위를 하는게 좋긴 했으나··· 아무래도 몸 전체를 움직이는 거다 보니까 피스톤질이 너무 느렸다.
결국 막판 스퍼트는 내가 하는 게 맞았다.
그래서 나는 그녀의 둔부를 양손으로 움켜잡고, 스스로 허리를 놀리기 시작했다.
“꺄윽···?! 자, 잠깐만···!”
“그렇게 해서 언제가겠냐. 이제 내가 해줄게.”
“아니, 잠깐만?! 흐읏···! 좀만 천천히···!”
퍼억! 퍽! 퍽!
마지막 피스톤질이 가속되었다. 이제는 그녀가 공중에서 멈추고, 내가 누운 채 그녀의 보지에 박는 형식이었다.
그녀의 자궁구 쪽에 소중이가 닿을 때마다, 그녀의 표정이 쾌락으로 일그러졌다.
나 또한 이미 한계에 다다라 있었기에 정액은 빠르게 나왔다.
“크윽···!”
뷰릇! 뷰르릇!
하얀 백탁액이 그녀의 보지 안쪽으로 흘러들어간다. 사정의 여운을 느끼듯, 성아린이 위쪽에서 부들부들 떨었다.
그러다가 이내 몸에서 힘이 풀렸는지 내 쪽을 향해 포개듯 쓰러졌다.
나는 그걸 말없이 받아주었다.
하아, 하아···.
한동안 방 안에서 거친 숨결들이 울렸다.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기승위도 나쁘지 않네.’
후배위 조교는 끝냈으니, 가끔은 이런 걸 부탁해도 나쁘지 않을 거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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