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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역전 세계의 야짤작가-80화 (80/125)

〈 80화 〉 80, 고양이 자세

* * *

사건의 전말은 간단하다.

때는 며칠 전, 저번 주 토요일에 있었던 일이었다.

그날 성아린은 오랜만에 만난 클리(부랄) 친구들이랑 하하호호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이세원이 그랬듯이, 성아린도 종강을 했었고 마침 알바도 없는 주말이었기에 친구들과 만날 시간이 생긴 것이다.

그래서 성아린은 가볍게 친구들과 룰 5인큐를 마치고, 근처 친구 집에 놀러 가 제 친구들이 떠드는 걸 구경하고 있었다.

“아~ 나도 남자 만나고 싶다 시발~”

“세상에 남자가 반인데 왜 우리는 없는 걸까?”

그리고 혈기왕성한 성인 ‘여자’들이 모이면 으레 그렇듯, 대화는 하다 보면 대부분 ‘남자’이야기로 넘어가기 마련이었다.

이미 할만한 이야기는 대부분 다 했고, 이만큼 자극적이고 재미있는 주제는 없었으니까. 평범하게 음담패설로 대화를 나누다 보면, 어느새 시간이 훌쩍 지나가 있기도 했다.

그때 아린의 옆에 앉은 허유빈이 입을 열었다.

자신과 같은 여중, 여고, 여초과를 나온 모쏠친구였다.

“나도 섹스하고 싶다!!”

성아린은 그 모습을 보고 어색하게 웃었다.

“하하···.”

평소와 다름없는 병신 같고, 또 병신 같은 친구의 모습이었다.

원래라면 자신도 똑같이 병신이 되어 옆에서 섹스를 외쳤겠으나, 아쉽게도 그녀는 마음 편히 그럴 수가 없었다.

아다인 자신의 친구 허유빈과는 달리, 그녀는 이제 후다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같이 사이좋게 섹스를 외쳤다가는, 왜인지 친구를 기만하는 기분이 들 것 같았다.

성아린은 아직까지 제 친구들에게 이세원과의 관계를 자랑한 적이 없었다.

그녀가 그런 걸 섣불리 말할 성격이 아니기도 했고, 애초에 이세원과의 관계가 그리 정상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터넷상으로 시작한 랜선 만남이었고, 만난 첫날 바로 섹스를 하기도 했다.

그리고 만날 때마다 야스를 해댔으니··· 어떻게 보면 대화보다 섹스를 많이 한 게 아닐까 생각되는 수준이었다.

그런 비정상적인 관계였기에 그녀는 입이 근질 거려도 꾹 참고 있는 것이다.

“아.”

아무튼, 그렇게 잠시 야스를 외쳐대던 자신의 친구들을 구경하고 있자, 문득 정신을 차린 허유빈이 다른 친구에게 물었다.

“그러고 보니 수진아 요즘 남친이랑은 잘 돼가냐?"

“응?”

그녀의 물음에 수진이라 불린 친구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강수진, 제 클리 친구들 중에서 유일하게 남자친구를 보유하고 있는 녀석이었다.

그 사실을 이용하여 자신에게 꾸준히 기만질을 하는 망할 년이기도 했고.

허유빈의 말에 수진이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아, 잘 지내지. 그저께에도 만나고 왔었어.”

“만나서··· 했냐?”

“당연하지.”

“존나 부럽네 시발···.”

수진이 의기양양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종으로서의 우월함을 인정받아 기쁜, ‘여자’의 모습이었다.

그 모습에 유빈이 부럽다는 얼굴로 쳐다본 건 덤이었다.

“아니, 그제 남친이 무려 두 발이나 사정하는데······.”

그 뒤로는 잠시 강수진의 기만질이 있었으나, 이건 넘어가기로 하자.

굳이 친구의 기만질을 들어줄 만큼 거기에 알찬 내용이 있는 것은 아니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이미 후다가 되었기에 친구의 기만질에도 그다지 타격이 없는 성아린이었다.

아무튼 상황은 그런 식으로 흘러갔었다. 친구들이 야한 대화를 나누고, 성아린은 잠자코 구경만 하다가 가끔씩 끼어드는 그런 상황.

여기까지만 했으면 이세원이라는 존재는 들킬 가능성 없었을 것이다.

그때였다.

“야.”

그녀의 친구들 중에 한 명이 입을 연 것은. 그녀는 친구의 컴퓨터에 앉아 무슨 게시물을 보고 큭큭 웃고 있었다.

그녀가 게시물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거 한 번 봐봐.”

“뭔데?”

성아린과 친구들은 침대에서 일어나 컴퓨터에 떠있는 게시물을 쳐다보았다.

거기에는 ‘고양이 자세에 따른 섹스 경험치 판별 방법’이라는 자극적인 제목의 게시물이 띄워져 있었다.

병신 같지만 무척이나 흥미로운 내용이었기에 눈이 안 갈 수가 없었다.

고양이 자세가 무어냐.

고양이 자세란, 고양이가 기지개를 피우는 모습을 보고 따라 만든 요가 자세 중 하나였다.

상체, 허리를 최대한 아래쪽으로 내리고 골반 부분에 해당하는 엉덩이는 최대한 위쪽으로 들어 올린다.

이게 평균적인 고양이 자세의 방법이었다.

효능으로는 척추의 유연성을 길러주며, 요통과 소화장애에 도움을 준다고 하는데··· 지금 중요한 건 저딴 게 아니고.

재미난 점은 이 자세가 후배위 하는 자세와 무척이나 비슷하다는 것이다.

엎드린 채 엉덩이를 들어 올린다는 게 그야말로 후배위나 다름없었다.

심지어 후배위의 많고 많은 파생 자세들 중에서도 상당한 유연성을 요구하는 자세였기에, 이걸로 야스의 숙련도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게 게시물의 이야기였다.

물론 단순한 우스겟소리일 뿐이다.

과학적인 근거도 없을뿐더러, 간단한 통계자료조차 없는 인터넷의 유머글일 뿐이었다.

그러나 혈기왕성한 20대 청년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는 충분하고도 넘쳤다.

“큭큭, 뭐냐 이거?”

“와, 허리 봐라. 저게 저기까지 휘어질 수 있는 거였냐?”

그녀들은 게시물에 포함된 사진을 보고 신기하다는 듯 구경했다.

초보, 중수, 고수, 전문가로 나누어진 사진은 확실히 흥미로웠으며, 호기심이 들게 해주었다.

그렇기에 제안은 물 흐르듯이 이어졌다.

“야, 이거 한 번 해볼래?”

한참 게시물을 구경하던 친구들 중 한 명이 그녀들에게 물어본 것이다.

성아린은 당황하며 물었다.

“아니 이걸 해 보자고?”

그녀로서는 살짝 꺼려지는 일이었다. 굳이 친구들 앞에서 이런 창피한 자세를 하고 싶지도 않았고, 굳이 자신의 허리를 혹사시키고 싶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선천적으로 소심한 그녀였기에 이런 경쟁에는 자연스레 거부감이 들 수밖에 없었다.

물론, 이미 해볼 생각 가득인 친구들에게는 무시당할 뿐이었다.

“왜 재밌을 거 같은데.”

“설마 아린아 벌써부터 쫄은거냐?”

“하긴, 아다인 너한테는 버거울 수도 있겠다. 나약한 새끼.”

“야, 씨···.”

심지어 도발까지 들려왔다.

무려 ‘아다’라는 말과 ‘쫄’이라는 말을 동시에 들어버린 것이다. 하나만 해도 충분히 사람의 신경을 자극할 수 있는 단어인데, 무려 두 개가 동시에 들려왔다.

다행히 이걸 듣고 빠질 만큼 성아린은 겁쟁이가 아니었다.

“해, 하면 될거 아니야!”

“확인.”

“그렇게 나와야지.”

그렇게 갑작스럽지만 고양이 자세 대회가 개최되었다.

승리자는 알파 피메일적 우월감을 얻을 것이요, 패배자에게는 아다 새끼라는 멸칭이 붙을지니.

첫 도전자는 아까전까지 섹스를 외쳐대던 허유빈이었다.

“후, 해본다.”

그녀는 침대에 네발로 엎드리더니, 그대로 고양이 자세를 따라 하기 시작했다.

엉덩이를 최대한 위로 올리고, 허리를 아래쪽으로 내린다.

···물론 내리려 했다는 것이지, 허리가 진짜로 내려갔다는 것은 아니다.

“야, 뭐하냐?”

“아니, 허리를 내리라고 병신아. 올리지 말고. 얼씨구, 이번엔 엉덩일 내리고 있네.”

“믿겠다. 너는 아다가 맞군.”

결국 그녀는 몇 번 하더니 안 되겠다는 듯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허리란 보통 몸에서 잘 사용하지 않는 근육이었다. 평소에 의식적으로 쓰는 거라고 해봤자, 의자에 앉아 자세 교정하겠다고 허리를 쭉 펴는 게 다였으니.

그런 만큼 허리를 내리고 싶어도 몸이 쉽게 따라주지 않는 것이다.

허유빈이 어색하게 머리를 긁적였다.

“아, 이게 생각보다 어렵네···.”

“큭큭, 병신.”

그리고 그 뒤로 의기양양하게 나섰던 친구 두 명도 허유빈 꼴을 따라갔다.

그래도 앞에 허유빈을 보며 배운 게 좀 있었는지, 허리가 좀 더 내려가기는 했지만.

결국 그녀들도 초보에서 중수 사이를 빠져나가지 못한 것이다.

“봐라 병신들아.”

그래도 현재 남자친구를 사귀고 있는 중이었던 강수진은 좀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끄으으응!”

초보, 중수 단계를 넘어 무려 고수 단계까지 고양이 자세를 따라 한 것이다.

물론 무리하게 꺾느라 얼굴이 빨개지고, 이마에서 땀이 조금 흘러나왔으나.

어쨌든 그녀의 허리가 활처럼 휘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하악, 하··· 봤냐. 새끼들아.”

“오.”

그녀가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그 게시물의 신빙성을 더해주는 순간이었다.

현재 유일하게 남친이 있으며, 평소에 인싸 기만질을 하는 그녀가 가장 허리를 잘 꺾었으니.

“아니, 진짜인가?”

“솔직히 말이 되긴 하는데···.”

그녀들에게 신뢰감을 주기에는 충분한 것이다.

“······.”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 성아린이 나섰다.

침대에 네 발로 엎드린 채, 고양이 자세를 준비한다. 물론 그러는 동안에도 그녀의 친구들은 별 기대를 하지 않았다.

“야야, 그냥 대충 하고 끝내. 어차피 결과 보이잖아.”

“명예로운 죽음하자.”

“씨···.”

그걸 들은 성아린은 괜한 오기가 발동하는 것을 느꼈다.

실패했으면서 저렇게 놀릴 준비를 하는 것도, 강수진이 오만한 얼굴로 내려다보는 것도 꽤나 신경에 거슬렸다.

그래서 그녀는 이왕 해보는 김에 한 번 제대로 시도해보기로 했다.

천천히 허리를 내리며 머리로 생각을 이어나간다. 현재 그녀의 머릿속에서 떠오른 것은 이세원과 했던 야스경험이었다.

그러자 그녀는 이 자세에서 묘한 익숙함을 느꼈다.

‘그러고보니···.’

이런 자세는 꽤나 많이 해봤었지.

이세원 그가 후배위는 허리가 내려간 게 꼴린다며 성아린의 허리를 아래쪽으로 짓눌렀던 일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뭐라 했지, 뒤로하는 교배 프레스라고 했나··· 교배 프레스는 도대체 뭔지 이상한 말들을 자주 가져오는 그였다.

그녀는 피식 웃으면서 자세를 만들어갔다.

엉덩이를 최대한 위쪽으로 들어 올리며 허리를 아래쪽으로 내린다. 다행히 그 훈련(?)이 의미는 있었는지 허리는 별다른 고통 없이 아래로 쭉 내려갔다. 상체가 내려감에 따라 가슴과 복부가 침대에까지 닿는 것은 금방이었다.

끙끙거리던 강수진과는 달리, 물 흐르듯 자연스럽고 편안한 고양이 자세.

전문가. 전문가였다.

초보, 중수, 고수 같은 줫밥들과는 다른 전문가인 것이다.

“후우···.”

그렇게 한차례 요가를 끝낸 성아린은 후련하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났다.

척추가 좀 더 유연해지고, 소화장애가 좀 더 개선된 느낌. 그와 동시에 제 친구들에 콧대를 눌러주었다는 뿌듯함까지 들었다.

“헤··· 봤냐 멍청이들아.”

그 덕분에 늦게 깨달을 수밖에 없었다. 제 친구들의 얼굴이 놀라움을 넘어서, 싸늘하게 식어있었다는 것을 말이다.

충격, 경악, 배신감들이 한데 섞여서 주변에서 넘실거리고 있었다.

친구들 중 누군가가 말했다.

“야.”

“어.”

“저새끼 잡아.”

“오케이.”

“어, 어?”

화악!

그 친구의 말의 4명이 순식간에 달려든다!

아직까지 상황 파악 중인 성아린이었기에 그녀는 그대로 잡힐 수밖에 없었다.

“야, 야! 갑자기 왜이래?!”

“이 씨팔 기만자련! 언제부터 누구랑 굴러먹은 거야!”

허유빈이 성아린의 옆구리를 간지럽히면서 외쳤다.

옆구리에서 손가락이 움직일 때마다 오묘한 감각이 척추를 때렸다.

“꺄하악! 뭔 개소리야!”

“야··· 수진아 방금 그 자세가 평범한 아다 새끼가 할 수 있는 거였냐?”

“···아니? 수십 번 후배위로 떡방아 해 본 년도 힘들 것 같은데.”

좆됐다.

성아린은 깨달아 버렸다. 아무래도 자신은 좆돼버렸다는 걸 말이다.

애들이 너무 자신을 무시하는 것 같기에 그만 ‘진심’을 내버린 것이다.

그 덕분에 그녀들이 심문할 껀덕지를 줘버리게 되었다.

‘어, 어떻게든 벗어나야 해!’

아린은 간지럼을 받으면서도 벗어날 방법을 찾기 위해 머리를 굴렸다.

다행히 변명은 빠르게 떠올랐다.

“그, 그래! 내가 최근에 요가를 해서 몸이 유연해졌나 봐!”

“지랄, 내가 너랑 붙어있는 시간이 얼만데 그딴 변명이 통할 거 같냐?”

물론 하나도 통하지 않았지만.

그때 강수진이 깨달았다는 듯 외쳤다.

“아! 그러고 보니 이 새끼 요즘 일주일마다 어디 찾아가지 않냐?”

“오, 그러게? 알고 보니 우리 몰래 남자친구 만나는 거 아니야?”

의심의 시선들이 성아린에게 꽂힌다. 과거에 있었던 행적들이 서서히 그녀의 목을 죄여오고 있었다.

“생각해보니까 얘 요즘 묘하게 행복해보여. 개빡치게.”

“백퍼네. 빼박이야.”

“아, 아니야!”

그녀가 발버둥 치며 외쳤지만, 이미 합리적 의심에 의해 반쯤 확신을 얻은 친구들에게는 들리지 않는 일이었다.

친구들이 성아린의 몸을 압박해보여 물었다.

“누구야?”

“잘생겼냐?”

대체 언제부터 만났냐, 세엑스는 대체 언제 해보았냐 등등.

그때부터 그녀들은 참 많은 것들을 물었다.

그때마다 성아린은 어떻게든 빠져나가려고 애썼으나, 계속되는 간지럼 고문과 추궁은 쉽사리 피할 수 없는 일이었다.

결국 어쩌다보니 이세원이라는 존재가 발칵되었고, 친구들이 얼굴좀 보여달라고 해서 자리를 마련하게 되었다······.

이런 이야기였다.

*

“오······.”

그걸 다 들은 나는 짧게 감탄을 내뱉었다.

“그것 참······.”

잠시 하늘을 쳐다보았다. 여름에 맞게 맑고 건강한 하늘이 보인다.

청량한 창천(??)에 순백의 구름들이 군데군데 끼어들어가 있어 마치 한 폭의 명화를 보는 것만 같았다.

어쨌든 나는 말을 이었다.

“병신같은 이야기로군····.”

아아, 그야말로 병신 같은 이야기가 아닐 수 없었다.

친구들끼리 그딴 자세로 놀다가 어쩌다보니 나를 소개하게 되었다니.

꽤나 유쾌하게 노는구나 아린아. 아주 자랑스러운 친구들을 뒀어.

“하, 하하······.”

내 말에 아린이가 어색하게 웃었다. 얼굴이 약간 붉게 물든 것을 보면 자기도 창피함을 느끼는 것 같았다.

나는 지금 그녀와 함께 어느 고깃집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그녀의 이야기를 들은 나는 망설이지 않고 그녀의 부탁을 수락했고, 현재는 그녀의 친구들을 만나러 가는 중이었다.

‘난 또 단체 난교라도 하는 줄 알았는데.’

아무래도 그건 내 썩어빠진 뇌 덩어리가 한 망상인 모양. 뭐 그래도 이것 또한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녀의 친구들이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어쨌든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거니까.

방구석에서 별로 나올 일이 없는 나에게는 이런 사소한 만남조차 소중한 법이었다.

나는 잠시 옆을 쳐다보았다.

뭐가 그리 긴장되는 건지 자꾸 옆에서 안절부절못하는 성아린이 보였다. 혹시 자신의 친구들이 실수는 하지 않을까, 아니면 내가 이상한 모습을 보여주는 건 아닐까.

뭐 이런 걸 걱정하는 거겠지.

나는 피식 웃었다.

이왕 나온 김에 그녀의 기를 좀 살려주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그래서 나는 굳어있는 그녀의 어깨를 꽈악 붙잡았다.

“꺄악?”

그녀의 입에서 작은 비명이 흘러나온다. 어느새 눈앞에는 약속 장소인 고깃집이 보이고 있었다.

나는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들어가자.”

“으, 으응.”

따르릉­

문을 열며 종소리가 울렸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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