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6화 〉 76, 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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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나는 한 번 야스를 시작하면 꽤나 오래 즐기는 버릇이 있는 모양이었다. 한 번 싸는 데에서 멈추지 않고, 최소 2발 이상은 나가야지 야스를 멈춘다.
어쩌다가 그런 버릇을 들였는지는 잘 모르겠다.
여기 와서 처음 해본 섹스가 2주 가까이 금딸하다 했던 섹스라 그런 걸지도 모르고, 아무래도 욕구 해소할 기회가 줄어들었다 보니 기회가 왔을 때 마음껏 해보자는 무의식적인 생각 때문일 수도 있겠지.
아무튼, 나는 한 번 본게임에 들어서면 꽤나 오랫동안 박아대는 종류의 인간이란 것이다. 심지어 침대에서의 나는 은근히 체력을 소유하고 있는 모양인지 상대방이 먼저 나가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바로 지금처럼 말이다.
“흐읏··· 하아···.”
내 아래쪽에서는 반쯤 녹초가 되어있는 이은별이 있었다. 한 번씩 쥬지를 박을 때마다 미약한 신음을 흘러나오는 게 들렸다.
위치는 어느새 벽에서 침대로 바뀌어 있는 상황. 그녀가 바닥에서 가만히 누워 있으면, 내가 그녀를 오나홀처럼 박는 형태였다.
솔직히 두발째 까지는 그녀를 붙잡고 그 벽 자세를 유지시키고 싶었는데, 그녀가 상상이상으로 지쳐있었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렇다 보니 아쉬움을 참고 침대로 옮길 수밖에 없었다.
하긴, 자위쇼에 이어서 후배위까지 그런 불편한 자세로 했는데. 아무리 체력이 좋은 그녀라도 지칠 수밖에 없겠지.
하물며, 그녀는 이미 초반부부터 여러가지로 심력을 소모했었던 상태였으니까.
본래 신체적 능력 또한 정신력에 따라 달라진다고 했던가. 정신력과 체력은 꽤나 깊이 연관되어 있는 것이다.
저기 미국에 있는 네이비 씰 특수부대도 멘탈 훈련이라는 일정이 따로 있을 정도니 말 다 했지.
그러니 이미 시작부터 정신력이 반쯤 털려있었던 그녀가 먼저 나가떨어지는 건, 어찌 보면 필연적인 운명이었다.
물론, 그것조차 별로 내 알바는 아니었다.
나의 자랑스러운 아들은 아직 마지막 한 발을 빼내고 싶어 하는 중이었으니까.
“흐읏···! 그마안···.”
그렇게 혼자 천천히 피스톤질을 하고 있자 이은별이 앓는 소리를 내었다. 잠시 부들부들 떠는 것을 보니 아무래도 방금 또 한 번 간 것 같았다. 오늘 하루 조수를 하도 뿜어서 그런지 이제는 애액조차 잘 나오지 않고 있었다.
나는 잠시 고개를 돌려 그녀의 단칸방 원룸을 둘러보았다.
‘홍수가 나있네···.’
방바닥에는 그녀가 흘려놓은 땀과 애액들로 가득했다. 애액들이 다시 기화되면서 방안에서는 야릇한 향기가 넘실거렸다.
아마 치우려면은 고생 좀 해야 할 것이다.
환기도 좀 하고······.
“걱정 마. 거의 끝나가니까.”
“으흑···?!”
나는 그렇게 말하며 그녀의 탱탱한 가슴을 쌔게 움켜쥐었다. 부드러운 가슴이 여러 방향으로 일그러지며 손가락 사이사이로 튀어나온다.
생각보다 고통이 있었는지 미간을 찌푸리는 그녀가 보였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이내 달뜬 신음을 흘리며 다시금 힘이 풀렸던 보지가 조여온다.
꽈아악!
뷰지의 압력은 무척이나 대단했다. 제 소중이를 잡고 인질극이라도 벌이려는지 꽉 잡고 놔주지를 않고 있었다.
나는 마치 악당에게 사로잡힌 여자 영웅처럼 속으로 외쳤다.
‘크윽···! 이 무슨 압력!’
정말이지 개쩌는 쪼임이 아닐 수 없었다. 인터넷으로는 별의별 소리를 올려놓더니, 정작 평소에는 손가락으로만 자위를 한 걸까?
아직 제대로 벌어지지 않은 뷰지에는 나의 우람한 소중이가 느끼기에는 약간 비좁은 모양이었다.
물론 그 비좁음조차 지금 나에게는 꽤나 기쁨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아직 한 번도 침입하지 못했던 여체의 구멍을 내 것에 맞게 조정한다. 거기에는 단순한 야스로는 얻지 못하는 쾌락이 있었다.
“하아··· 하아···.”
그렇게 다시 한참을 박고 있자 다시금 아래쪽에서 사정감이 치솟아 오르는 게 느껴졌다.
나는 그대로 소중이를 빼내서 그녀에 배에 정액을 휘갈겼다.
뷰릇! 뷰르릇!
정액이 높게 튀어 오르며 그녀의 몸을 더럽혔다. 그와 동시에 거센 탈력감이 몸에서 느껴졌다.
나는 아직도 숨을 몰아쉬고 있는 그녀의 옆으로 몸을 뉘었다.
음, 역시 언제나처럼 섹스는 기분이 좋았다.
*
“후···.”
격렬한 야스가 끝나고 몇 십분 후, 은별은 겨우 일어나 자기 몸 위에 떨어진 정액을 닦았다.
자신의 침대가 방수매트이긴 하지만, 그래도 정액 범벅으로 계속 누워있기에는 꽤나 찝찝했으니.
정액 범벅이라··· 솔직히 한 번쯤 망상했던 일이라 나쁘지는 않았으나, 그 기분을 느끼는 것도 몇 십분이면 족했다.
그 이상으로는 그냥 몸에 액체 괴물을 바른 듯한 기분이었다.
스윽, 스윽.
휴지가 자신의 몸 위를 움직일 때마다 몸 위에 백탁액들이 떨어져 나간다.
고작 몸을 닦는 일인데도 지금의 그녀에게는 꽤나 많은 체력을 요구하는 일이었다.
체력이 다한 팔이 나풀나풀 흔들린다. 오랫동안 혹사당한 허리가 욱신거렸다.
꽤나 굵직한 것이 들어갔던 보지는 여전히 제대로 닫히고 있지 않는 중이었다.
아마 오늘 저녁에는 굳이 자위를 안 해도 잘 수 있지 않을까.
여러 번 손 따귀를 맞았던 엉덩이가 화끈거리는 건 말할 필요도 없었다.
‘어지러워···.’
머리도 여러 번 수모를 겪어서 그런지, 별로 제정신이 아닌 상태.
뇌의 반 정도가 정지했는지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 듯했다.
그녀는 지금도 이 상황이 꿈인지 현실인지 헷갈렸다.
일단 고통이 느껴지는 걸 보니까 현실은 맞는 거 같긴 한데···.
그래도 차분히 생각하니까 이건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
은별은 자신의 옆에서 조용히 핸드폰을 감상하고 있는 이세원을 쳐다보며 물었다.
“오빠.”
“응?”
“솔직히 말해봐요. 처음부터 신고할 생각 없었죠?”
생각해 보면 그렇다.
그때는 너무 당황스러워서 머리가 제대로 안 굴러갔지만, 서로 성관계까지 맺은 지금은 쉽게 정답을 유추할 수 있었다.
애초에, 대체 누가 자기가 직접 그린 그림을 가지고 신고를 하겠다고 난리를 피우겠는가.
물론 자신이 그를 가지고 야한 짤을 신청했던 것은 맞다.
그러나, 애초에 그 그림을 그린 것도 결국 이세원 자신일 게 뻔했다.
그렇다면 자신이 신청한 야짤을 그렸다는 것 부터가, 이미 반찬삼아도 된다고 암묵적으로 수락한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과연 자신이 유추한 답이 맞는지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오 맞아. 맞췄네?”
정답을 맞힌 자신이 기특하다는 듯, 피식 웃는 그가 보인다.
“······.”
그 모습이 묘하게 아니꼬워서 순간 은별은 분노가 확 치밀어 오르는 것을 느꼈다.
그의 어깨를 주먹으로 있는 힘껏 때린다.
빠악!!
둔탁한 소리가 울려퍼진다.
“아야! 갑자기 왜 때려!!”
“오빠는 맞아도 싸요! 와 씨, 제가 얼마나 무서웠는지 아세요?!”
그 그림이 그의 핸드폰 안에서 나왔을 때 얼마나 놀랐는지··· 그 당시 쿵쿵 뛰던 심장과, 화끈거리는 기분은 아직도 기억에 선명했다.
그 짧은 순간 동안 머릿속으로 얼마나 많은 생각을 했는지 모른다.
진짜 경찰서까지 생각했는데, 설마 그게 다 농락이었을 줄이야··· 뒤통수가 얼얼해지는 기분이었다.
그렇게 은별이 입을 삐죽 내밀고 쳐다보자, 이세원이 쓴웃음 지으며 말했다.
“야, 야. 미안해. 그래도 나중엔 기분 좋았었잖아.”
“······그건.”
그 말에 그녀는 말꼬리를 흐렸다.
그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협박은 그가 했으나, 결국 그의 앞에서 자위 분수쇼를 했던 것도 그녀요, 달뜬 교성을 질렀던 것도 그녀였다. 이것은 이견의 여지가 없는 것이다.
‘기분이 좋긴 했지···.’
애초에 그녀에겐 첫 섹스였으며, 그것도 자신이 좋아하는 이성과, 좋아하는 플레이로 한 상황이다.
망상 속에서만 생각했었던 일이 현실에서 벌어진 것이다. 당연히 좋을 수밖에 없었다.
당장 오늘 너무 가버려서 지칠 대로 지치기도 했다.
하지만 그 사실을 그대로 인정하기 싫었던 그녀는 얼른 주제를 돌렸다.
“그것보다 진짜 오빠가 그 작가였던 거예요?”
솔직히 아직도 잘 믿기지 않았다. 그런 야시시하고 하드한 그림을 그렸던 사람이 이런 ‘남자’라니. 심지어 같은 대학을 다니던 동기였다니. 쉽사리 받아들일 수가 없는 정보인 것이다.
“응. 왜? 계정이라도 보여줄까?”
“아, 아뇨 됐어요···.”
은별은 고개를 저었다. 저렇게까지 자신만만하게 말하는데 못 믿을 수도 없었다. 그리고 여태껏 쌓인 정보도 나름 명확했으니.
다만 이것만큼은 도저히 궁금해서 참을 수가 없었다.
“근데 저인건 어떻게 아셨어요?”
자신이 그를 모티브 삼아 그림을 신청했던 것은 맞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다짜고짜 사람을 특정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세상에는 우연이라는 게 있었다. 우연에 우연이 겹쳐 생기는 신기하고 놀라운 일들 또한 많았다.
자신이 아닌 다른 이가 우연히 이세원을 보고, 우연히 그에게 그림을 신청하는 상황도 희박하지만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도 그는 자신을 바로 찾아올 수 있었다.
의문이 드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 궁금증을 갖고 세원을 바라보니, 그가 혀를 쯧쯧차며 말했다.
“야, 네가 준 힌트가 얼마나 많은데.”
“···힌트요?”
“네가 채팅에서 떠든 이야기들을 생각해 봐.”
“아···.”
하긴, 자기가 힌트를 흘렸을 수도 있겠지.
인터넷에서의 그녀는 꽤나 자유분방한 편이었으니.
은별은 납득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아?”
자신이 여태껏 떠들어댄 내용들이 머릿속에서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주로 커뮤니티에서 했던 내용들이다.
‘그, 그러고 보니···.’
비씨 갤러리에 올린 뻘소리들, 1 대 1 채팅을 하면서 했었던 천박한 말, 타르탈로스와 핀박스에서 달았었던 댓글 등등.
자신이 모든 커뮤니티를 이용하며 쓰던 닉네임은 다름아닌 ‘글러먹은나’였다.
익명성이 지켜졌고, 익명성이 있었기에 정말 거리낌 없이 개소리를 지껄여댔던 곳.
그렇게 차곡차곡 쌓인 업보가 부메랑이 되어 다시금 돌아오려고 하고 있었다.
‘서, 설마···.’
그녀가 몸을 덜덜 떨었다. 점점 식은땀이 나고 얼굴에 다시 홍조가 차올랐다.
머릿속에서 최악의 가능성이 떠오른다.
은별은 그를 보면서 물었다.
“자, 잠깐만··· 그, 그럼 다 보고 있었던 거예요? 제가 인터넷에서 했었던 이상 말들 전부···?”
자신의 딸감들이 그대로 공유되고 있었다고···?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음습하고 마이너한 성판타지가 전부 까발려지고 있었다고···?
아닐거다. 아니어야 했다.
설마 그딴 잔혹한 일이 현실에서 벌어질리가 없다!
공개 수치플레이는 자위쇼만으로 차고 넘쳤다!!
하지만, 돌아오는 말은 그저 참혹할 뿐이었다.
그가 장난기 섞인 얼굴로 말했다.
“은별아 네가 내 발을 그렇게 핥고 싶어하는지는 몰랐어.”
“아으아아···!!”
은별은 당장 일어나서 그의 어깨를 마구잡이로 흔들었다.
흔들흔들.
그의 신형에 잔상이 남는다.
그의 창백한 나체가 앞뒤로 거세게 흔들렸으나, 지금 그딴 건 그녀가 신경 쓸 게 아니었다.
이런 식으로 흔들고 있다 보면 그의 뇌도 세척되지 않을까? 그녀는 제발 그러길 바랐다.
“잊어줘요! 전부 잊으라고요!!!”
그녀가 갤러리에 쓴 욕망 글 무려 수십 개!
타르탈로스와, 팩시브, 핀박스에 남겨두었던 댓글이 무려 수백 개!!
정신이 아득해지는 양이다. 너무 아득해서 자신이 뭘 저질렀는지 제대로 기억조차 나지 않았다.
다만 하나하나가 치명상과 다를 바 없다는 건 너무나도 잘 알 거 같았다.
그렇게 한참동안 세원의 어깨를 흔들고 있을 때였다.
그가 부드러운 얼굴로 그녀를 바라본다.
마치 딸친 휴지를 발견한 아버지처럼, 다정한 표정으로.
입을 연다.
“아무리 그래도 은별아··· 골든샤워는 현실에서 좀 힘들지 않을까 생각해······.”
“꺄아아아악!!!”
그녀는 한동안 방 안에서 창피함에 몸서리쳐야 했다.
세원이 그녀를 놀린 건 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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