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9화 〉 49, 책상
* * *
세상은 본래 내 마음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이건 내가 지금까지 살면서 깨달은, 어찌 보면 당연한 사실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취향과 작품들은 대중에게 온전히 마음에 들기 어려우며.
내가 머리 싸매가며 정립해놓은 신념과 신조는 대중에게 무시당하기 십상이다.
사람은 가끔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을 해야 할 때가 있으며, 내가 좆같고 보기도 싫은 걸 다른 사람들은 좋아할 때가 많았다.
바로 지금처럼.
“씨발.”
나는 쌓인 댓글창을 보고 짧게 욕지거리를 날렸다.
오후 3시에 있었던 일이다. 잠에서 깨서 일어나, 가볍게 밥을 먹고, 가벼운 할 일을 마친 후.
컴퓨터를 보았더니 개판이 난 댓글 창을 볼 수 있었다.
증오로가득해: ㅋㅋㅋㅋ 금태양쉑 드디어 참교육 당하네
쇼고타츄: 그래! 그릴 수 있었잖아!! 이런 것 좀 그려달라고!!!
bandark: 금태양 쥬지 발로 밟아주고 싶다... 저 관찰자 시점이 내가 되고 싶다...
하나같이 좋은 반응들.
그래, 그 좋은 반응들이 문제였다.
대체 왜 민심이 좋은가. 나는 분명 조져지길 원했는데, 왜 내가 좆같아 하는 걸 너희는 기뻐하고 있는가.
마치 주객전도가 된 기분이었다.
나는 분명 국밥 맛집을 원했고 국밥에 전심전력을 쏟았는데.
어쩔 수 없이 준비한 사이드메뉴, 함박스테이크가 더욱 잘 팔리는 듯한 느낌. 잘 만들지도 못하는 함박스테이크에 사람들이 더 열광하는 느낌.
그 미묘한 느낌을 뭐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꽤나 심란한 기분이 들었다.
‘정작 금태양 3화는 욕을 먹고 있는데.’
물론, 무작정 욕만 먹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꼴린다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었고, 금태양에게 따먹히고 싶다는 반응들이 많았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금태양이 띠껍다’, ‘너무 나댄다’ 하는 반응들이 많았다.
어느 정도 호불호가 갈리는 것이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결국 사람의 취향은 다양한 법이니까.
그런데 이번에 커미션한 그림은?
놀랍게도 호불호가 별로 없었다! 심지어 진성 마조들한테도 어느 정도 호평을 듣고 있는 상황이었다.
암갈비쥐: 오.. 이번건 좀 꼴리네..ㅋㅋ
글러먹은나: ㄹㅇ ㅋㅋ
바로 지금처럼. 격렬하진 않으나, 충분한 호감을 표하고 있다. 잠시 억울한 마음이 들었다.
‘야··· 너희가 그러면 안 되지.’
너네는 씨발 마조 투탑이잖아.
항상 금태양 최신화가 올라올 때마다 개꼴린다고 극찬을 해줬던 놈들이잖아.
특히 ‘글러먹은나’ 이은별 저년은 나한테 자기 성벽 공개까지 한 놈인데.
어째서 저 녀석들한테까지 이런 칭찬이 오가는 건지, 나로서는 이해가 안 되었다.
그래서 나는 아래에다 대고 물었다. 마침 이 궁금증을 물어볼 사람이 내 책상 아래에 있었다.
“아니, 아린아 이게 말이 된다 생각해?”
츄릅츱
귓가로 추잡스러운 소리가 들려온다.
흘러내리는 침을 다시 삼키고, 삼킨 침을 다시 묻히는 그런 야릇한 소리였다.
한 번 두 번, 그런 소리가 울려 퍼질 때마다 아찔한 쾌감이 제 소중이를 사로잡았다.
책상 아래로 시선을 내리면, 정성스레 내 자지를 빨고 있는 성아린을 볼 수 있었다.
내 질문에 성아린이 빠는 걸 멈추고 잠시 고개를 갸웃거렸다.
“···뭐가?”
날도 꽤나 더운데 장시간 좁은 곳에 박혀 있어서 그런지, 나체의 몸엔 땀이 방울방울 맺혀져 있었다.
뺨 근처에 머리카락이 실처럼 붙어 있는게 보인다. 땀이 맺힌 가슴이 빛을 받아 미약하게 윤기가 나고 있었다.
보는 모습 그대로, 그녀는 지금 책상 아래에서 내 소중이에게 봉사를 하고 있었다.
‘오···.’
그걸 보고 있자 옅은 가학심과 꼴림이 동시 몰아쳐왔다.
책상 아래 여자를 넣는 건 남자 로망 중 하나라던데, 그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배덕감이 있잖아. 이렇게 꼴리는데 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그래서 어째서 상황이 이렇게 됐냐?
여기에는 꽤나 많은 설명이 필요하다.
우선은 내가 그녀를 집으로 불러들였다.
미쳐버린 지구온난화는 날이 갈수록 대지를 열기로 달구었으니. 굳이 이런 날씨에 뙤약볕에서 밖을 거닐고 싶지는 않았다.
그리고 어느덧 섹스한 뒤로 일주일이란 시간이 흘렀으니. 쌓인 성욕도 풀겸, 집에서 놀기도 할 겸 집으로 불러들인 것이다.
밖에 나가서 노는 것도 다 돈이 필요하다. 비록 30만 원을 벌었다고 해도, 여전히 거지 신세인 나에게 바깥 외출은 버거운 일이었다.
다행히 그녀도 별다른 거절을 하지 않더라.
‘집에 놀러 올래?’라는 한 마디에 잠시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냉큼 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꽤나 마음에 드는 태도였다.
나는 그 태도를 갸륵하게 삼아, 집에 온 그녀를 책상 아래에 처박았다.
오해마라. 이번 일엔 강압적인 방법을 도입하지 않았으니까.
솔직히 바로 매트리스 위에서 섹스를 할까 생각을 했었는데··· 생각해 보니 아직 그림의 반응을 확인 못했었다.
민심 확인은 중요한 일이었기에 찐득한 정사를 뒤로 미룰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잔뜩 융기한 제 소중이를 방치할 수는 없었으니··· 장난삼아 그녀에게 부탁을 한 것이다.
‘좆이라도 빨고 있을래?’라고.
솔직히, 거절하면 그냥 넘어가려고 했다.
아무리 그녀가 이런 플레이를 좋아한다해도, 이런 더운 날에 책상 아래에 박아두는 건 너무한 처사인 것 같으니. 거절한다면 평범하게 넘어가려고 했다.
그 정도 기다리는 것 정도야 아쉽지만 해줄 수 있는 일이니.
하지만!
그녀는 수락했다!
이 더운 날에 스스로 책상 아래에 들어가는 일을 택한 것이다!
오직 내 소중이와 놀아주기 위해서.
기쁘지 않을 수 없었다. 충만함이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하여, 나는 일부러 댓글들을 천천히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며 그녀를 최대한 책상에 오래 박아두고 있는 상태였다.
암, 우리 성아린이 이런 선택을 해주었는데 존중해 줘야지. 책상 밑에서 최대한 악깡버 하기를 바란다.
아무튼 나는 그녀에게 물었다.
다시 본론이다.
“아니, 금태양이 묶여있는 그림이 인기가 많잖아. 정작 이번에 올린 3화는 별 관심도 없어보이는데.”
“음··· 나는 조금 이해되는데.”
그녀가 볼에 붙은 머리카락을 떼며 말했다.
나는 궁금해서 물었다.
“진짜? 아니 왜?”
“그··· 만화 주인공이 실제로 좀 많이 깝죽거리긴 해서, 다른 사람이 보기엔 짜증이 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거든···.”
“···아하.”
그냥 저번 세계의 금태양 성격을 그대로 빼다 박은 건데. 그 악질적인 면모가 확실히 짜증이 났긴 했었나보다.
말하자면 고구마를 먹인 것이다.
“그게 이번 그림으로 참교육을 당해서 감정이 해소가 된 거고?”
“아마?”
내가 묻자 그녀가 소심히 고개를 끄덕거렸다.
나는 대충 이해할 수 있었다.
이른바 소비자들에게 사이다를 준 것이다.
필요악이었던 금태양이, 정의로운 누군가에 의해 역으로 범해진다. 여기에서 느낄 수 있는 카타르시스를 내가 제공해버린 것이다.
덕분에 나는 이마를 탁 쳤다.
‘안 좋은데···.’
그딴 카타르시스, 나는 제공해줄 생각이 절대 없었는데.
그래, 일단 인기가 있는 건 좋은 일이다.
이걸로 누군가가 또 유입될수도 있는 일이었으니.
기본상태 금태양과 참교육 상태 금태양이 합쳐져 새로운 소비층을 저격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럴 경우엔 ‘책임’이 생길 확률이 높았다.
주기적으로 이런 그림을 그릴 ‘책임’이.
자신은 분명 참교육 당하는 금태양을 기대했는데.
그딴 건 없이 지좆대로 행동하는 금태양만 주구장창 나온다.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게 불만이 쌓인 고객은 그대로 나에게 클레임을 걸 테고, 그의 의견에 동조한 수많은 소비자들이 댓글 창에 불을 지핀다.
결국 떨어지는 민심에 못이긴 나는 다시 참교육 당하는 그림을 그리고··· 그야말로 악순환의 반복이었다.
“저··· 그런데 언제 싸? 슬슬 힘든데···.”
그렇게 잠시 불길한 미래를 생각하고 있자 성아린이 물었다.
평소 자기 의견을 잘 표출 안 하는 그녀였는데, 아무래도 책상 아래가 상당히 더운 듯했다.
덕분에 나는 안 좋은 생각을 잠시 멈췄다.
‘하긴 꽤 오래 넣어두긴 했지···.’
괜히 가학심이 샘솟아 일부러 사정을 참기도 했다. 머릿속으로 애국가를 부르면 사정을 지연시키는 것도 꽤나 쉬운 일이었다.
나는 잠시 시간을 확인해 보았다. 성아린에게 펠라를 부탁한지 벌써 30분 가까이 지나가고 있었다.
‘오···.’
이 더운 날에, 저 좁은 곳에서 30분이라니···.
팔 다리도 제대로 못 펴고 전깃줄도 꽤나 많아서 움직이기 불편했을 텐데.
이건 아무리 나라도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미안, 이제 슬슬 나올 것 같아.”
나는 슬슬 백탁액을 분출하기로 했다.
아직 내 계정일로 마음이 심란하기는 한데··· 일단은 이 상황이 우선이었다.
난 잠시 미래에 있을 불만 가득한 댓글들을 생각했다가, 다시 머리 한구석으로 욱여넣었다.
‘좆까라 하지 뭐.’
불만도 계속 무시하다 보면 잦아들기 마련이다.
소리 없는 아우성을 계속 외칠 멍청이는 없을 테니.
앞으로 내 계정은 공산주의식 통치를 지향하는 것이다.
마더 로씨아의 모습을 본받아, 모든 이에게 평등을 제공한다.
다만 어떤 이들은 다른 놈들보다 조금 더 평등할 뿐.
아아, 가끔 사람은 자본주의 대신 공산주의를 택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응··· 츄릅”
그렇게 잠시 가만히 있자 성아린이 다시 제 소중이를 빨아주기 시작했다.
끈적한 타액이 아랫도리를 적시며, 질척한 목 안의 감각이 자지 전체에서 느껴졌다.
부드럽고 따듯한 혀가 입안에서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었다.
츄웁츄릅
야릇한 소리가 도처에 울려 퍼진다. 저번보다 좋은 감각이었다. 그녀는 무언가를 배우는 데 재능이 있었다.
‘어째 기술이 점점···.’
실력이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었다. 분명 펠라를 시킨 건 저번 주에 한 번 밖에 없었는데.
그새 방법의 가짓수가 늘어나 있는 것이다. 놀랄 노자였다.
“야, 슬슬 싼다!”
나는 찾아오는 사정감에, 냉큼 그녀의 머리채를 붙잡고 자지를 깊숙이 찔러 넣었다.
미끈거리는 목구멍의 감촉이 자지 전체를 감쌌다. 소중이의 끝부분이 그녀의 육벽을 건드리고 있었다.
“응큽···!”
갑작스레 찔러 넣어서 그런지 성아린의 입에서 바람 빠지는 소리가 흘러나온다.
입안에서 퍼지는 이물감에 잠시 그녀의 얼굴이 찌푸려졌으나, 이내 적응이라도 한 듯 조용히 내 손길을 받아들였다.
나는 그녀의 머리를 거칠게 위아래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 번, 두 번.
움직일 때마다 육벽과 혀가 제 자지를 긁어댔다.
나는 몰아치는 사정감을 막지 않고 그대로 그녀의 입안에 사정했다.
퓻! 퓨웃!
따뜻한 정액이 요도 끝에서 분출된다.
양 많고 농후한 정액이 그녀의 목구멍 안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흥급! 흐읍!”
아래에서 작게 신음 소리가 울려 퍼진다.
나는 그 자세를 몇 초 정도 유지하다가 자지를 밖으로 빼냈다.
“프흐! 하아···하아···!”
그와 동시에, 그녀의 입에서 숨소리가 흘러나왔다. 여태껏 막혔던 공기를 되찾으려는 건지 숨소리는 꽤나 거칠었다.
그러나 정액까지 밖으로 흘러나오는 일은 없었다.
그녀는 요령이라도 익힌 듯 떨어져 내리려는 정액을 고개를 들어 막아냈다.
“하아··· 하아···.”
자연스럽게 눈이 마주친다.
얼굴에 짖게 깔린 홍조가 보였다. 반쯤 풀린 동공이 눈에 들어왔다.
벌려진 입안에서는 내가 흩뿌린 정액이 유영하듯 흘러다니고 있었다. 그녀는 그 정액을 혀로 이리저리 휘젓다가, 이내 큰 결심을 한 듯 목구멍을 크게 움직였다.
꿀꺽.
짙은 목넘김 소리와 함께 입이 잠시 닫힌다.
비록 입은 닫혔으나, 그 안에서 일어나는 일은 쉽게 상상할 수 있었다. 백탁액이 미끄러지듯 목구멍 아래로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그렇게 잠시 후.
“헤헤··· 다 먹었다.”
성아린은 마치 자랑이라도 하듯 그렇게 말하더니 다시 입안을 내게 보여주었다.
그 많던 정액은 전부 어디로 사라졌는지 깨끗해진 입안이 보였다.
‘엄멈머··· 씨발.’
그걸 보자 다시 자지가 불끈 서고 있었다.
꼴릿하기 그지없는 광경이었다. 마치 한 편의 단편 av 영화가 방금 내 앞에서 상영된 느낌이었다.
여기 앞에 한 명의 서큐버스가, 쥬지를 화나게 하는 천재가 있었다!
“이제 나와.”
나는 그녀의 손을 붙잡아 책상 밖으로 끄집어 냈다. 오랫동안 무릎을 꿇고 앉아있어서 그런지 무릎이 약간 새빨갰다.
봉사의 흔적이었다. 그 모습조차도 뭔가 꼴리게 느껴졌다.
“흐아··· 시원해.”
나는 시원한 공기를 맛보고 있는 그녀를 매트리스 위로 넘어뜨렸다.
“꺄악”
작은 비명이 들리며 풍만한 육체가 아래로 허물어진다. 별다른 저항은 없었다. 오랫동안 책상 아래에서 팔다릴 접고 있어서 그런지, 힘이 잘 안 들어가는 모양이다. 그녀가 애처롭게 내 쪽을 쳐다보았다.
“잠깐만! 나 지금 땀 흘려서 그런데 씻고 오면 안 돼?”
“오고 나서 바로 한 번 씻었는데 뭘 더 씻어.”
“아니 그래도··· 찝찝하잖아.”
“뭘, 별로 흘리지도 않았구만.”
실제로 그랬다. 온몸이 땀 때문에 광택이 나고 있긴 해도, 정작 흘러나온 땀은 별로 없었다.
지금 날씨가 덥긴해도 아직은 봄.
아직 여름 특유의 고온다습한 바람이 불어오기엔 멀었고, 그 대신 건조함 만이 대기를 떠돌아다니는 중이었다.
더운 날씨긴 해도 공기 자체는 건조하니, 저 정도는 금방 뽀송뽀송하게 마를 것이다.
“아까 열심히 봉사해 줬으니까. 이제 상을 줄게.”
무엇보다 난 이 분위기를 풀어버리고 싶지 않았다.
제 소중이가 당장 질 안에 박을 것을 요구하고 있었다. 세상이 바뀌고 자주 놀아주지 못하는 소중이인데, 이럴 땐 확실히 놀아줘야지.
“흐읏”
나는 그녀의 몸에 포개듯 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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