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3화 〉 43, 눌러욧
* * *
“프흐웁!”
놀랍게도 바로 뱉더라.
성아린은 자지가 빠져나가자마자 거세게 기침을 해댔다.
“케헥···! 콜록콜록···.”
고통 섞인 얼굴에서 기침이 쏟아질 때마다, 진득한 정액이 아래쪽으로 떨어져 내린다.
투욱, 툭.
허공에 잠시 매달려 있던 정액은 그대로 그녀의 검은색 치마를 물들였다. 검정과 흰색이 치마 위에서 어지럽게 섞인다.
2주 동안 쌓였던 만큼, 정액은 꽤나 농후하고 양이 많았다.
음, 이럴 때면 각 색깔에 상징성을 부여하는 게 과연 맞는 건가 싶다.
보통 하얀색이 순수함, 검은색이 타락을 의미하잖아. 그런데 지금 이 상황은 단정한 검은색 치마를 새하얀 정액이 더럽히고 있는 그림이 아닌가. 두 색의 상징이 완전히 뒤바뀐 것이다.
역위치였다.
아르카나가 뒤집히고 0번 광대가 자살한다!
싸늘하게 죽은 광대의 시체에 나는 아쉬움을 표했다.
“힝.”
다 삼킬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아니, 다 삼키진 못하더라도 몇 초라도 버틸 줄 알았는데······.
역시 첫 펠라치오에 너무 큰 기대를 걸은 듯했다. 하긴, 목 안쪽까지 쑤셔댔으니 힘들만하지. 목젖도 여러번 건드렸을 테니.
내색은 못해도 구토감이 올라왔었을 것이다.
그렇게 아쉬워하는 것도 잠시.
“콜록콜록······.”
아직도 기침을 하는 그녀에게 나는 미안함을 느꼈다. 꽤나 고통스러워하는 표정이었다.
미쳐 다 빠져나가지 못한 정액이 아직까지도 흘러나오고 있었다.
타액과 섞인 백탁액이 입가를 따라 흘러내린다. 찡그린 인상에서는 작게 눈물방울이 맺히고 있었다.
그 모습은 솔직히 꼴리긴 했으나, 지금은 그것보다 미안함이 더 강했다.
‘어··· 좀 심했나?’
상황에 취해서 너무 거세게 했던 것 같기도 하고.
나는 허리를 숙여서 아린이에게 사과했다.
“괜찮아? 미안해 내가 좀 심했지?”
아마 내 기준으로 생각하면, 강제로 보빨을 당하고 입안에 애액까지 가득 들어차게 된 건가.
확실히 취향에 따라선 싫어할 만한 일이었다. 혹시 화난 건 아닐까··· 하고 가슴속에서 걱정이 차올랐다.
그렇게 그녀를 지켜보기를 잠시.
턱.
아린이가 내 손을 붙잡고 말했다.
“흐으··· 아냐. 더 해줘.”
홍조가 짖게 올라온 얼굴이 나를 올려다본다. 표정이 흥분으로 녹아내리고 있었다. 거칠어진 숨이 공기 중을 타고 퍼져나간다.
마치 눈에 하트가 보이는 것만 같았다.
나는 속으로 내심 감탄했다.
와, 설마 방금 그걸로 흥분한거야? 대체 얼마나 변태인건지.
덕분에 걱정을 놓을 수 있었다. 이 정도는 오히려 그녀 취향인 것이다. 그렇다면 여전히 어울려줄 용의가 있었다.
나는 재빨리 태도를 바꾸고 그녀를 추궁했다.
살짝 마음에 안 든다는 듯 성아린을 째려본다.
“그래, 그나저나 다 뱉었네? 내가 분명 삼키라고 했잖아.”
“우으······ 미안.”
“쯧, 나 씻고 나올테니까 그동안 옷벗고 정리하고 있어.”
나는 그렇게 말하고는 차갑게 등을 돌려 화장실로 들어갔다.
와, 이렇게 말하니까 내가 정말 개새끼 같았다. 마치 드라마에서나 보면 3류 악역을 내가 맡은 기분이다.
그러나 그게 그리 나쁜 기분은 아니었다. 나는 샤워실로 들어가면서 힐끗 뒤를 쳐보았다.
치마 위에 떨어진 정액을 휴지로 닦고 있는 그녀가 보였다.
이제 한 발 째다. 여전히 밤을 길었다.
*
가볍게 샤워를 마친 후, 우리는 침대 위에 누웠다. 눈앞에 뽀송뽀송한 성아린의 나체가 보였다.
풍만한 가슴과 함께 굴곡진 선이 보인다. 벌써 액을 한 번 뿜어냈는데도 사타구니가 벌써 이런데, 아직 액을 뿜어내지못한 그녀는 어떨까. 나는 손을 내려 그녀의 비부 쪽을 만져보았다.
“하으”
작은 신음과 함께 손가락에 질척한 무언가가 느껴진다. 나는 피식 웃었다.
“벌써 젖어있네.”
이 정도면 애무 따윈 필요 없을 것 같았다. 바로 박아도 아주 스무스하게 들어갈 것이다.
그렇다면 지체할 필요는 없었다.
“그대로 다리 벌리고 누워있어. 콘돔 꺼내게.”
나는 그녀에게 가볍게 명령하고는 서랍장에서 콘돔을 찾기 시작했다. 놀랍게도 그녀는 이런 명령을 아주 잘 들어줬다.
수치심 섞인 얼굴로 명령을 따르는 성아린을 볼 때면 정복감이 마음에 차오르고는 한다.
어디 보자 분명 이쯤에 콘돔을 배치해놨을 텐데··· 그렇게 잠시 서랍장을 뒤지고 있을 때였다.
“저···.”
뒤쪽에서 성아린이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녀가 부끄러운 듯 말했다.
“그냥 생으로 해도 돼···.”
“응?”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생으로. 생으로 좋지. 나도 하고 싶긴 했다. 근데 위험하잖아. 위험한 건 되도록 피하는 게 좋았다.
그래서 나는 가볍게 거절하려고 했다. 제안은 고맙지만 나는 억제할 줄 아는 남자였으니.
그러나 그녀의 말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사실을 꺼내기 부끄럽다는 듯,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피, 피임약 먹고 왔거든···.”
“···오.”
거기까지 들은 순간 나는 쥬지가 터질 것 같았다.
나는 콘돔찾기를 포기하고 그대로 그녀를 덮쳤다. 두 손으로 허벅지를 각각 붙잡고, 비부 근처에 소중이를 문지른다.
“아니 아린아 대체 얼마나 변태인거야.”
“흐으···.”
“말해봐. 언제부터 먹었어?”
내가 알기로 피임약은 즉효성이 있는 약품이 아니다. 아니, 있긴 하지만 그건 부작용이 심한 사후 피임약뿐.
그러나 지금 말하는 맥락으로 봐선 후자는 아닐 것이다. 즉, 전부터 먹었다는 뜻.
대체 언제일까.
내가 추궁하듯이 비부를 문지르고 있자 그녀가 시선을 피했다. 이제는 얼굴이 아예 홍당무처럼 빨겠다.
아린은 마치 세상을 가리고 싶다는 듯 두 손으로 제 얼굴을 가렸다.
그러고는 나지막이 울리는 목소리.
“저번에 만났을 때··· 혹시나 하고 먹고 있었어······.”
“저번에?”
“응··· 나중에 또··· 같이 잘 수도 있으니까······!”
“하.”
감탄이 목구녕에서 튀어나온더.
여기 서큐버스가 하나 있었다. 철저한 준비성으로 남자의 쥬지를 화나게 할 수 있는 천재가 있었다!
“좋아. 잘했어.”
나는 그렇게 그녀를 칭찬하며 한 번에 자지를 박았다.
푹!
“하으응!”
그와 동시에 울리는 신음소리. 뿌리까지 삼켜진 제 하반부에서 압박감이 전해져온다.
질이 꽉 조이며 소중이를 자극하고 있었다.
“손 치워 얼굴 봐야지.”
나는 자지를 푹푹 박으며 그녀의 두 손을 낚아챘다. 세상을 가리고 있었던 그녀의 두 손이 치워진다.
쾌락에 잔뜩 젖어있는 두 눈이 보였다.
“흐읏···! 하앗···!”
퍽! 퍽!
각자의 사타구니가 부딪힐 때마다 그녀의 신음이 퍼져나간다. 출렁이는 가슴이 내 시선을 빼앗았다.
“끄흥! 잠깐만 손 나줘!”
그렇게 한참을 박고 있자 그녀가 애원하듯이 외쳤다. 잔뜩 녹아내린 얼굴을 보이기 부끄러운지 눈물을 글썽이고 있었다.
물론 그걸 들어줄 내가 아니었다. 왜, 너 원래 이런 거 좋아하잖아.
이런 강압적인 거.
퍽! 퍽!
그렇게 한참을 박았을 때였다.
다시금 사정감이 차오르고 있었다. 쾌락이 몸을 훑으며 백탁액이 쏟아져 나오려고 한다.
“아린아 쌀게!”
나는 그녀의 말대로 안에 그대로 싸재꼈다.
“흐으읏!”
저번과는 달리 이번엔 동시에 가게 되었다. 성아린이 부르르 떨면서 자궁안에 정액을 받아들인다.
나는 그대로 몇 초 있다가 자지를 빼내었다.
뽕.
하는 소리와 함께 소중이가 밖으로 빠져나왔다. 활짝 열린 그녀의 보지가 보였다.
구멍 사이에서 하얀 정액이 흐르고 있었다.
이게 콘돔없이 하는 맛이구나.
뭔가 거슬리는 이물감도 없으니 질 안의 감촉이 그대로 느껴졌다.
나는 잠시 사정의 여운을 느끼다가 다시 그녀에게 명령했다.
“엎드려.”
방금 막 쌌지만 제 자지는 여전히 올곧게 서있었다.
내가 명령하자 성아린이 망설이는 눈으로 나를 쳐다본다.
그리고 소심하게 중얼거렸다.
“방금 막 가서 지금 너무 민감한데···.”
“그래서 싫다고?”
“아, 아니···.”
저 작은 반항은 플레이의 일환일까. 이제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었다.
어차피 몇 초도 안 돼서 포기할 저항이라면, 굳이 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 제 나름의 상황극이겠거니··· 하면서 나는 납득했다.
아무튼 성아린은 내 말대로 몸을 뒤로 뒤집기 시작했다. 저번에도 한 번 해보았던 자세다.
배움이 빠른 그녀는 내가 원했던 자세를 열심히 실천하고 있었다. 엉덩이를 한껏 위로 올리고, 허리를 최대한 아래쪽으로 내린다.
세간에서 부르길, 고양이 자세라고 하는 형태였다. 다른 말로는 후배위 자세라고 한다.
내 눈앞에 나타난 풍만한 엉덩이에, 자지가 잔뜩 반응하는 게 느껴졌다.
여기까지만 보면 참 좋다.
그러나 나는 작은 불만이 있었다.
“야 허리 좀 더 내려봐.”
원래 이런 자세는 허리가 최대한 내려가야 꼴림도가 증가하는 건데···.
저번에도 그러더니 이번에도 허리가 애매하게 공중에 떠있었다. 슬픈 일이었다.
그러나 이건 그녀로서도 어쩔 수 없는 일인 모양이었다.
“이게 최대야···.”
본디 이 자세는 유연성을 많이 요구하는 자세다. 허리에 가해지는 압력이 막심해서 유지하기 불편한 자세기도 했다.
힘들긴 하겠지. 이해한다.
그러나 그런건 내게 그다지 상관있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왜? 어차피 내가 하는 건 아니잖아.
나는 피식 웃었다.
“도와줄게.”
이참에 그녀를 훈련시키기로 했다.
허리가 안 내려간다고? 그럼 내려가게 하면 된다.
사람은 하다보면 되게 설계되어 있었다.
한 쪽 손을 그녀의 허리에 댄 후, 그대로 누른다.
팔뚝에 힘이 들어갈 때마다, 그녀의 허리가 조금씩 내려간다.
직후 신음이 울려 퍼졌다.
“꺄악!”
이번엔 쾌감에서 오는 목소리가 아니었다. 불편함과 고통에서 오는 신음이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손으로 허리를 누르며 다시 자지를 보지에 박았다.
푸욱!
따듯한 체온이 막대기에서 느껴진다. 나는 그대로 천천히 허리를 움직였다.
그러나 그러길 잠시, 성아린이 반항하는 게 느껴졌다.
“잠깐! 아파! 진짜 아파!”
“참아.”
그녀가 외치는 걸 한마디로 일축한다.
이게 다 유연성을 늘려주는 일이다. 건강과 직결된 일이란 말이다.
본래 사람이 앞으로 나아가는 데에는 고통이 따르는 법. 참아야 할 필요가 있었다.
“아니, 이게 근데”
그런데 우리 성아린 양은 참을 성이 없는 듯했다.
침대 위에 나풀나풀 떨어져 있던 팔들이 저항을 한다.
두 팔로 침대를 집고 허리를 일으키려 하고 있었다!
안 되는 일이었다.
그래서 나는 나머지 두 팔의 자유도 앗아가기로 했다.
“으흑!”
저항 중이던 두 팔을 툭 쳐서 떨어뜨리고, 그 틈을 타 두 팔을 한 손으로 묶는다. 가녀린 그녀의 두 팔은 참 쉽게도 손아귀 안으로 들어왔다.
망가에서도 몇 번 본적 있는 자세였다. 아마 그녀도 알고 있을 자세였다.
그녀가 좋아하는 장르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장면 중 하나였으니.
사람을 손쉽게 제압하기 가장 쉬운 상태.
상대방의 움직임을 제압하고 강제로 섹스를 하기 참 좋은 자세.
손을 등 뒤로하고, 그대로 그녀의 허리를 짓누른다. 몸까지 뒤집힌 데다가 두 팔까지 구속되어 있으니.
저항하기란 쉬운일이 아니었다. 즉, 그녀가 좋아하는 강압적인 상황이었다.
무심코 입 밖으로 이런 말이 튀어나왔다.
“너 이런거 좋아하잖아. 응? 존나 변태라서.”
“······흐읏?!”
“변태 마조라 이런 상황에 느끼잖아 안 그래?”
아, 자꾸 이러면 안 되는데.
입이 점점 험해지고 있는 기분이었다.
자꾸 이런 리액션을 보여주면 자동으로 괴롭히고 싶어지는 것이다.
“흐으윽! 아파···!”
응, 그러니까 이건 성아린의 잘못이었다.
전부 그녀의 반응이 좋은 탓이었다.
나는 그대로 피스톤질을 반복했다.
퍼억! 퍼억!
살소리가 울려 퍼질 때마다, 고통 섞인 그녀의 얼굴이 반응한다.
막상 아파하면서도 보지는 내 소중이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훌륭한 쪼임이었으며, 질벽을 긁을 때마다 쾌락이 온몸을 스쳤다.
“하앙···! 하아···!”
그럴 때마다 성아린의 신음 소리도 바뀌었다. 신음에서 고통이 빠지고, 대신 그 빈곳만큼 쾌락이 대신했다.
“흐윽···! 하아악!”
결국 고통도 적응되기 마련이다. 사람은 생각보다 유연해서 몇 분 정도 자세를 유지하다 보면 힘든 자세라도 가능한 것이다.
강압적인 상황이 그녀를 흥분시켰으며, 고통이 사라진 몸앤 쾌락이 덮치고 있다.
중간엔 그녀가 애원하듯 이렇게 외쳤다.
“좀 더···흐읏, 좀 더 눌러줘···!”
놀랍게도 이미 배는 침대와 맞닿아 있는 상태였다.
그럼에도 성아린은 좀 더 압력을 가할 것을 요구했다.
대체 얼마나 변태인 걸까.
“그래.”
나는 그녀의 뜻대로 그 작은 몸을 좀 더 짓눌렀다. 이번엔 팔이 아니라 하반부 쪽에 힘을 집중시켰다.
마치 몸 전체를 이용해 그녀를 제압하듯, 그때마다 달뜬 신음 소리가 공기 중으로 퍼져나갔다.
퍽! 퍽!
나는 마지막으로 피스톤질을 가속시켰다. 한계까지 자극을 받은 자지는 다시 한번 정액을 내뿜으려고 하고 있었다.
“하앙··· 그대로 안에다 싸줘···!”
와, 이제는 그냥 즐기기만 하는 모양이다.
나는 성아린의 뜻대로 안쪽에다 한 번 더 백탁액을 싸질렀다.
퓨슛!
이미 충분히 정액을 받아들인 자궁구에 다시 한 번 정액이 들어찬다. 정자가 빠져나감에 따라 영혼까지 같이 빠져나가는 기분이었다.
연속으로 하는 3번째 사정이었다.
나는 그대로 몸을 성아린의 옆으로 눕혔다.
조금 지친 느낌이었다.
“하아···하아···.”
옆에서 지친 숨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그걸 본 나는 작게 미소 지었다.
음, 만족스러운 섹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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