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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역전 세계의 야짤작가-29화 (29/125)

〈 29화 〉 29, 본 게임

* * *

야짤을 그리는 입장에서, 여체란 참으로 신기한 힘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의 몸이란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이다. 자연스레 시선을 홀리고, 감정에 무언가 파문을 일으켰다면 그게 예술이 아니고 뭘까.

그중에서도 특히 이성의 몸이란, 사람의 마음에 파문을 일으키기 훨씬 쉬운 장치였다.

그저 몸의 형태가 다를 뿐인데.

남자의 몸에 비해 곡선이 많이 섞이고, 가슴과 골반이 입체적으로 툭 튀어나왔을 뿐인데.

그걸 본 순간 자동으로 몸이 반응하는 것이다.

유전자 단위에서부터 각인된 형상은 뇌가 작동하기도 전에 신체에 자극을 주었다.

그리고 나는 지금, 내 눈앞에 놓인 여체를 두고 있었다.

“···으으.”

나는 침대에 던져진 성아린을 잠시 유심히 살펴보았다.

오프숄더의 상위 위로, 매끈하게 이어지는 살색 피부가 보였다.

떨어지는 빛에 의해 생긴 광택과, 핏기가 돌아 생긴 분홍이 시선을 가로챈다.

멜빵 치마 위에 걸쳐진 가슴은 여전히 풍만했으며, 다리까지 시선을 내리면 매끄러운 곡선이 유려하게 뻗어있는 게 보였다.

그녀는 검은색 스타킹을 신고 있었는데, 그 위로 희미하게 비치는 살색이 낭심을 자극했다.

마치 다람쥐가 웅크린 듯한 모습이다. 그러면서도 시선은 우뚝 솟은 내 바짓섬을 향하고 있었다.

나는 망설임 없이 그녀의 신체에 손을 올렸다.

“흐읏···.”

허벅지를 만짐과 동시에 들려오는 옅은 신음.

아까 전, 길거리에서 지속된 애무로 촉각이 한계까지 활성화 되어 있는 것이다. 살결이 스칠 때마다 반응을 하는 것이 꽤나 즐거웠다.

나는 그대로 성아린의 옷을 벗기려─

‘엇.’

─하다 잠시 멈췄다.

생각보다 옷이 복잡한 것이다.

나처럼 단순히 상의 하의로 나누어진 게 아닌, 옷이 마치 정교한 층처럼 쌓여있었다.

하의에 입은 멜빵 치마는 골반이 아니라 허리에 걸쳐져 있었고, 치마를 벗기려 해도 지퍼가 어디 있는지 찾을 수가 없었다.

베이지색 니트부터 벗기려고 하면, 또다시 치마가 방해했고 옷이 끝나는 부분도 보이지 않는 것이다.

그래, 생각해 보면 나도 이런 경험이 처음이었다. 주도권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스무스하게 상황을 전개시킬 순 없었다.

순간, 나는 당황했다.

‘이런 시발···.’

어떡하지.

능숙하게 벗기려고 했는데. 그렇다고 어색하게 지퍼가 어디 있냐 물어볼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여기서 내가 헤매면 흐름이 끊기는 건 당연한 일. 길거리에서 천천히 만들어낸 분위기를 놓칠 수는 없었다.

침대 위에서 기다리고 있는 성아린을 두고, 나는 잠시 고민했다.

어떻게 하면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옷을 벗길 수 있는가··· 다행히 상황을 타개할 방법은 금방 나왔다.

지금 이 강압적인 분위기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면 되는 것이다.

“야.”

그래서 나는 그녀를 불렀다. 낮게 깔린 저음이 그녀의 정신을 뒤흔든다.

갑작스러운 반말에 그녀가 잠시 당황하는 게 보였다. 동그랗게 떠진 눈이, 살짝 떨리며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말을 이었다.

차갑게 식은 얼굴로, 그녀를 쳐다본다.

“벗어.”

내가 벗기기 어렵다면 상대방이 알아서 벗게 놔두면 될 일이다.

마침 지금은 다소 강압적인 상황을 연출하고 있는 분위기다. 상대방의 니즈에 맞춰주기 위해, 나는 연기를 계속했다.

“···그.”

성아린이 잠시 굳는 게 보였다.

갑작스레 내려온 명령에 뇌가 잠시 작동을 멈추는 모습이었다.

본래 이성의 앞에서 옷을 벗는 행위란, 작은 수치심을 동반하기 마련이다. 잠시 망설임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나는 그녀를 위해 망설임을 좀 줄여주기로 했다.

성녀가 버프를 주듯 갑자기 용기를 샘솟게 할 수는 없다. 다만, 분위기를 이용해 선택을 강요할 수는 있었다.

나는 그녀를 노려보며 다소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벗으라고. 말귀 못 알아들어요? 아님 거지꼴로 집 가게 전부 찢어줄까?”

그러면서 한 손을 스타킹 쪽으로 움직였다.

얇은 나일론 재질의 옷감이 손가락에 잡힌다. 신축성 높은 스타킹은 내가 당기자 원하는 만큼 늘어났다.

그러나 스타킹도 한계가 있는 법이다.

아마 이대로 계속 당기다 보면 올이 나갈 것이다. 올이 나간 스타킹은 곧 찢긴다는 것을 의미했다. 나는 내가 한 말을, 그저 말로 내버려 두지 않고 행동으로서 위협하는 중이었다.

세상에, 처음보는 여자를 협박하며 벗으라 하는 모습이라. 배덕감이 뒤통수를 때리는 기분이다.

상대방에게 이런 취향이 없다면 하지 않을 일이었다.

“자, 잠깐! 멈춰봐요! 벗을게요···.”

협박이 통한 건지 그녀가 다급히 옷을 벗기 시작했다.

잠시 다리를 올려 스타킹을 내리고, 옆구리에 있던 지퍼를 풀어 치마를 벗는다.

사타구니 전체를 감싸는 얇은 삼각형의 팬티가 보였다.

나도 이때쯤부터 옷을 벗기 시작했다. 상대방이 나체를 보여주려 하고 있는데, 혼자 입고만 있을 순 없는 노릇이었다.

사락­사라락­

모텔방에 잠시 침묵이 자리 앉는다.

고요한 방안에선 옷자락이 살결을 스치는 소리만 가득히 울려 퍼졌다.

그렇게 잠시 시간이 지나, 새하얀 나신이 내 눈앞에 드러났다.

잡티하나 없는 깨끗한 피부가 보인다. 풍만한 가슴이 중력에 의해 아래로 흐트러졌다.

굴곡진 허리가 시선을 유혹하며, 그에 이어진 풍만한 골반이 보인다.

나체 상태가 부끄러운 건지, 성아린은 붉게 홍조를 띠며 보지 쪽을 가리고 있었다.

정작 가슴은 다 보여주면서 아래쪽은 부끄러운 걸까.

꼴깍­

잠시 침 넘어가는 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

성아린의 시선을 쫓다보니 내 하반신쪽에 머물고 있는게 보였다.

커다랗게 뜨인 동공에서 위로 솓은 내 자지가 비춰온다.

그 모습을 보며 나는 피식웃었다. 먹음직스럽게 농익은 과일이다.

나는 망설이지 않고 그녀를 덮쳤다.

“하읏­!”

좌수로는 풍만한 가슴을 움켜잡고, 우수로는 보지를 가리고 있던 손목을 가로챈다.

그리고 저항을 하지 못하도록 그녀 위로 내 몸을 포겠다. 굳게 솟아오른 자지가 그녀의 배 부근에서 움찔거린다.

나는 그 상태에서 가슴을 내 맘대로 유린했다.

“흐윽! 하앗···!”

한 손 가득히 들어오는 가슴은 만질 때마다 좋은 반응을 보여준다. 한껏 올라간 감도 때문인지, 한 번 주무를 때마다 그녀가 작은 신음을 흘렸다. 얼굴을 살짝 찡그리면서도 쾌감에 몸을 비트는 게 보였다.

나는 그 반응을 즐기며 시선을 살짝 아래쪽으로 내렸다.

사타구니 쪽을 보자, 피식 웃음이 나온다.

“하.”

어쩐지 아래쪽을 가리더라니.

이미 젖을대로 젖은 보지가 부끄러워서 가린건가.

핑크색 살점 위에 물기가 차올라 묘한 광택을 내고 있었다.

양이 꽤나 상당했는데, 이미 차오른 물이 흘러 침대 시트를 적시고 있었다.

“이거 봐라.”

나는 가슴을 잡고 있던 손을 아래로 내려 사타구니 쪽으로 향했다.

“하읍?!”

그와 동시에 울려퍼지는 신음. 검지와 중지가 질의 입구 쪽을 만져대고 있었다. 미끌미끌한 감촉이 꽤나 기분 좋게 다가왔다.

나는 입구 쪽에서 빙글빙글 두 손을 돌렸다.

“이거 언제부터 그랬어요?”

“흐으···!”

그것만으로도 자극이 쌘 건지.

녹아흐르는 표정이 보였다.

성아린이 달뜬 신음을 흘리며 말했다.

“모, 모텔 안에서부터­”

“거짓말.”

“흐윽?!”

이번엔 아예 두 손가락을 질 내부로 쑤셔 넣었다. 갑작스레 들어온 이물질에 그녀가 당황한 게 보인다.

“그 짧은 시간 안에 흘릴만한 양이 아닌데? 솔직히 말해요 언제부터 젖었어요.”

“말 못해요···.”

“말해.”

“끄으······!”

찌걱­찌걱­

손가락을 움직인다. 검지와 중지로 갈고리를 만들어서 차분히 질 내벽을 긁었다.

자극이 꽤나 쌘지 녹아내리는 표정이 보였다. 열기가 몸 전체를 달아오르게 한다.

사람의 열기란 좋은 것이다. 그저 체온을 느끼는 것만으로도 깊은 만족감을 주니까.

나는 그녀가 입을 열 때까지 질 내벽을 긁을 생각이었다.

찔걱­찔걱­

그렇게 몇 번쯤 반복했을까.

결국 자극을 참지못한 성아린이 애원하듯 외쳤다.

“카페에서부터···! 카페에서부터 조금씩 나왔어요오···!!”

카페에서부터.

대화를 나누던 그 순간부터 팬티를 적시고 있던 것이다.

커피를 마시면서 봐왔던 홍조는, 부끄러움에 성욕 또한 가미된 홍조였다.

나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진짜 변태네.”

그렇게 나지막이 지껄인 다음, 자지를 아래쪽으로 향했다.

이제는 진짜로 넣을 차례였다.

올곧게 선 자지를 그녀의 보지 앞에 갖다 대고, 유혹하듯 탁탁 내리쳤다.

한껏 기대에 찬 눈빛이 내 하반부에 향해 있다. 꼴­깍, 하고 침 넘어가는 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았다.

아, 자꾸 이러면 안 되는데. 이런 모습을 보면 자꾸만 놀려주고 싶은 마음이 샘솟는 것이다.

품고 있는 기대를 잠시 배반하고픈, 그런 욕망.

그래서 나는 말했다.

“자, 그럼 이제 말해봐요. 넣어주세요­ 하고.”

“······.”

“얼른.”

잠시, 다람쥐 같은 표정이 서글프게 바뀐다. 움찔 거리는 입이 망설임을 알려주고 있었다.

“얼른.”

그러나 그러길 잠시 그녀는 결국 입을 열었다.

“너, 넣어주세요······.”

얼굴을 새빨같게 물들이며, 물기섞인 눈을 가리며.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이때 나는 작은 전능감을 느꼈다.

내 말에 따라, 내 행동에 따라 상대방을 조종한다.

이것은 또 다른 종류의 쾌락이었다. 마치 마약과도 같은 감정이 제 안을 가득 채웠다.

나는 상대방의 말에 따라, 자지를 보지 깊숙히 처넣었다.

푸욱­!

“끄윽?!”

성아린의 신음이 크게 울려 퍼졌으나, 지금 신음은 내 알빠가 아니다.

아찔한 쾌감이 등골을 쓰다듬으며 온 신경을 자극하고 있었다.

미끌미끌한 질벽이 자지를 감싼다. 녹아내릴 듯한 열기가 피부에 전달되었다.

나는 만족감을 느끼면서 격렬히 피스톤질을 반복했다.

퍼억! 퍼억!

살과 살이 부딪칠 때마다­

“하아···! 하앙···!!”

그녀의 신음이 울려퍼진다.

귀두 끝이 자궁을 쑤실 때마다, 쾌감에 젖은 성아린이 몸을 들썩였다.

달뜬 신음이 모텔방 천장으로 떠오르고 있었다.

찾아오는 쾌락이 꽤나 강렬한지 그녀의 눈가 근처에 작은 물기가 맺혀 있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피스톤질을 반복했다.

“크흐응···! 그마안! 저 갔어요···!!”

중간부터는 자극이 너무 부담스러운지 성아린이 몸을 뒤로 빼려 하는 게 보였다.

아무래도 중간에 한 번 가버린 모양.

나는 그녀가 도망가지 못하게, 두 허리를 붙잡고 내 쪽으로 끌어당겼다.

“하읏···! 햐앗···!!!”

퍽! 퍽! 퍽!

당황하는 그녀를 무시한 채, 거칠게 좆을 박아 넣는다.

왕복 운동을 한 번 반복할 때마다, 움찔거리는 그녀의 몸을 보는 건 또 다른 재미였다.

퍼억! 퍽! 퍽!

그렇게 몇 분이나 지났을까.

직후, 막지 못할 사정감이 제 전신을 휘감았다.

나는 곧장 자지를 빼 정액을 그녀의 몸에 뿌렸다.

푸슛­! 푸슛­!

하얀 백탁액이 잠시 공중을 유영하다, 그녀의 몸체에 떨어진다.

끈적한 정액이 가슴, 배, 허벅지 할 것 없이 온몸에 튀었다.

2주나 쌓은 만큼 정액은 미친 듯이 많이 나왔다.

나는 만족감을 느끼면서 그녀의 허벅지에서 손을 땠다. 그러자, 그녀가 마치 실 끊어진 인형처럼 축 늘어졌다.

하아­하아­

잠시 소강상태가 벌어진다.

한 차례 성관계를 마친 우리는 아무 말 없이 숨만들이켰다.

거친 숨소리가 방안을 가득 매웠다. 만족스러운 섹스였다.

성아린도 만족스러운지, 힘겹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하아··· 하아··· 쾌감 미쳤네··· 이제 씻고 좀 쉬어요.”

거의 강간에 가까운 섹스였건만, 아무래도 취향이 그쪽이다 보니 꽤나 만족스러운 듯했다.

······근데 이건 뭔 소리야.

“쉬자니요.”

이 주 만에 한 발 뺀 건데.

벌써 쉴 수는 없잖냐.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다시 각을 잡았다. 음, 이번엔 콘돔을 끼고 해야지.

귀두 끝에 정액이 묻어서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어엇? 잠시만요, 지금 뭐 하는 거예요?”

“어차피 대실시간 많이 남았으니까 괜찮아요. 시간은 충분해요.”

“아니! 대실 시간이 문제가 아니라! 제 체력이 문제인데!”

“쉿, 조용해요. 진짜 그만하고 싶어?”

“아니······.”

그럼 가만히 있어야지.

나는 그렇게 그녀를 다시 덮쳤다.

최소한, 3발은 더 뺄 수 있을 거 같았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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