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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2화 〉초선 [email protected] ! (95/96)



〈 82화 〉초선 [email protected]!

“서주는 처음이시지요?”
“네, 처음이에요.”


마부가 이끄는 고급스러운 마차. 안에 구비되어 있는 다과와 음료, 그리고 팜플렛까지,아주 그냥 관광버스가 따로 없었다. 게다가 대문짝만하게 적혀있는 마차의 로고.


[MI-CHUEK 관광.]

이게 대기업이란 말인가. 게다가 오면서 수십 번은 더 본 간판에 적힌 MI-CHUEK이라는 간판들.

“저희 서주의 장점은 다양함입니다. 북방에서 많이 쓰는 장신구, 남부에서 자주 입는 옷, 서량에 특산품인 오토바이도 수입하려고 계획 중이죠.”
“오토바이를요?”
“함진영이 타던 오토바이, 그건 혁명입니다. 그것만 있다면 먼 곳을 오가야하는 전서도 아니면 빠르게 배달해야 하는 음식점이든, 아니면 실생활이든, 정말로 매력 있는 탈것이지요.”


당연히 이 시대에서 현대의 오토바이는 대박 상품 반열에 올라야 할 물건이지. 나도 한  가지고 있고.

“예전부터 그걸 개발한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너무 멀기도 했고 전쟁에서 말보다 좋을 것 같진 않아 투자를 망설였지만, 너무 후회되는군요. 이 난세가 끝난 뒤에 효용이 있을 거라 여겨 보류해두었던 물품이건만, 생각보다 훨씬 더 빠르고 효율적인 모습에 후회를 안 할 수가 없었습니다. 한 번 시행하는  보기만 했어도 이러진 않았을 텐데.”
“그, 그렇군요.”
“아, 이거 죄송합니다. 저도 모르게 재미없는 사업 얘기를 계속해서 했군요.”

너무 자기 할 말만 했다는 걸 깨달은 미축은 헛기침을 했다. 그와 동시에 출렁거리는 그녀의 거대한 가슴.
도로가 비포장이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끊임없이 흔들리는 거대한 가슴을 볼 수 있었을 텐데, 젠장! 무슨 1세기 후반대에 포장 도로가 웬말이냐!

“다양함이 장점인 서주에 단점은 오래된 역사를 가진 관광지가 없다는 거죠, 혹시 역사에 관심이 많으십니까?”
“아뇨, 역사의 중요성은 알고 있지만 관광지엔 관심 없어요.”
“좋네요! 서주엔 그런 역사적인 관광지가 없지만, 합리적인 것은 많이 있죠.”

히이잉-.
미축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마차가 멈췄다.
문을 열고 마차에서 내리자 보인 곳은 서량의 건축물을 따라한 듯한 높은 건물, 그것도 서량의 아파트보다 높았다.


아파트 15층 높이는 될 거 같았다. 하지만 내가 알기론 서량의 아파트는 지반이 불안정해 7층보다 높게 하면 무너질 위험이 있다고 했는데, 여긴 괜찮나?

“괜찮은가요? 서량의 건축도면은 7층 높이까지밖에 안  텐데요.”
“초선 님, 도면을 너무 신뢰하지 마십시오.”

미축은 커다란 건물 안으로 들어가며 말했다. 그 뒤를 따라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보호, 유지, 청결, 정화, 유연, 불괴. 이 건물을 지은 자제에 건 술식들입니다.”
“미치…… 아니, 그 정도면 가격이 어마무시하게 나왔을 텐데요.”
“예,  많이 들긴 했지요. 하지만 제 회사를 짓는데 이 정도는 써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그런 것이었다. 건축도면보다  높게 지을 수 있던 이유.
그냥 돈을 때려 박아서 만들면 되는 것이었다!

“돈으로  되는 것이 있다고 생각하기 전에, 돈이 부족하지 않은가 생각해보세요.”
“새, 새겨듣겠습니다!”
“푸흡, 농담을 잘 받아주시니 기쁘네요!”


그렇게 시답잖은 농담을 주고받으며 우린 엘리베이터를 타고 최상층으로 올라갔다.
이젠 엘리베이터가 있다는 거에 놀랍지도 않다. 오토바이도 있는데엘리베이터가 없을까. 물론, 현대의 엘리베이터보다 훨씬 느린 속도이긴 했지만.

느린 엘리베이터를 타던 도중, 나는 문뜩 생각이나 물었다.

“근데 회사에는 왜 저를 데리고 오신 거예요?”
“그걸 지금 말씀하시다니, 이거 납치당하기 쉬운 유형이시네요!”
“그, 그건 미축 님을 믿으니까…….”
“저를요? 저희 어제 처음 보지 않았나요?”

그, 그러네!? 우리 처음  사이지?
하지만 내가 그녀를 따라간 이유가 있었다.


“제 경험상, 이런 곳에 사시는 분들은 전부 믿을 만하더라고요!”

나는 모르는 사람을 따라간 게 아니다. 대기업 회장을 따라간 것이지!
모르는 아저씨가 사탕을 주면서 따라오라고 하면 납치범이지만.
가슴 큰  회장님이 회사를 보여주겠다고 따라오라고 하면 그건 격조 높은 초대다!

“이야! 저와 가치관이 비슷하시네요! 하지만 주의하세요, 이런 곳에있는 사람들은 이익만 되면 얼마든지 변모할  있다는 걸요!”
“저는 돈이 없으니 괜찮겠네요!”
“예? 아뇨, 저는 초선 님으로 사업 하나를 만들 수도 있는데요?”
“사업을요……?”
“이 정도 외모라면……, 연극?아니 공연을 하면 항상 인산인해를 이룰 것이고 여기다가 화장, 그리고 아름다운 옷을 입히고 격렬한 춤사위와 노래를 부르게 하면 더욱 열광하겠죠, 그리고 그 인기로 초선 님과 관련된 상품을 내면 불티나게팔릴 것이고 그것을 본 다른 기업은 저희를 따라 하거나, 아니면 막대한 금액을 주며 초선 님이 자신들의 상품을 광고하기를 바랄 겁니다…… 어? 진짜 좋은 사업인데?”
“그건, 아이돌 아닌가요?”
“아이돌이요……? 아이돌, 아이돌…….”

미축은 불안하게 표정을 굳히고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지금 말한  아이돌 사업 아닌가? 에이, 내가 무슨 아이돌이야, 아무리 내가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고 가장 중요한 외모가 완벽하다고 해도……. 어?


나, 아이돌에 특화된 사람일지도?

“초선 님!”


그리고 그것을 깨달은 미축이 내 손을 부여잡으며 말했다.

“아이돌, 하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손에 쥐어진 명함 하나.


[MI-CHUEK Corporation]
회장:미축 자중.
아이돌 사업부.


이건 언제만들었데.
하지만 재미있을 거 같으니…….


“네! 프로듀서님!”

당연히 수락이지!


*
*
*

미축 코퍼레이션 최상층은 전면이 강화유리로 이루어져 서주 전경이 보이는 공간이었다.
위에서 서주의 풍경을 바라보면 없던 우월감도 생겨날 거 같은 그런 공간.

“처음엔 이것을 보여준 뒤, 각각 장점을 설명해준 뒤에 가고 싶은 곳을 고르라고 하려고 했습니다만…… 상황이 변했군요.”

미축이 무언가를 내밀었다. 계약서였다. 나는 꼼꼼히 읽고  뒤에 계약서에 사인했다.


“수익은 7:3으로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물론 제가 3이고 초선 님이 7입니다.”
“너무 좋은 조건 아닌가요? 무대, 광고, 옷, 작곡, 모두 미축 님이 하시는 건데…….”
“아뇨, 처음은 이 정도가 좋습니다. 저는 이 아이돌이란 것을 사업으로 확장시킬 마음이 있습니다만, 지금 그것보다 더욱 중요한 게 있습니다.”
“중요한 것이요……?”
“저기를 봐주세요.”

유리창을 넘어 미축이 가리킨 곳에는 잿더미밖에 남지 않은  주거지가 있었다. 설마 저곳은…….


“서주 대학살의 참극이죠, 복수심에 미친 조조가 서주의 백성들을 학살하고 불을 지르고…… 그로 인해 입은 피해는 아무리 저라고 해도 복구할 수 없었습니다.”


미축의 자금이라면 불탄 곳을 전부 치우고 완전히 새로운주거지를 지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이유.

“……마음의 상처는 고칠 수가 없지요.”
“가족을 잃은 서주의 사람들, 집을 잃고 자산을 잃은 사람들, 집을 잃은 사람들에겐 집을 제공할  있었지만 가족을 잃은 사람들에게 가족을 제공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서주를 떠난 분들도 많죠, 죽은 가족이 떠오른다고, 아예 조조가 보이지 않는 곳으로 떠난 분도 있습니다.”


이제 알겠다. 미축이 왜 7:3이라는 손해를 보는 계약을 한 것인지.


“저는 서주 사람들이 마음이 치유되기를 원합니다. 종교는 황건적의 영향 때문에 불가능하고 좋은 음식, 좋은 옷, 더 나은 것을 제공해도 가족을 잃은 사람들의 허전함을 달래주진 못했죠.”

아이돌.
우상.
나는 활기차 보이면서도 슬픔에 찬 서주의 사람들을 생각했다.


“그렇기에 초선 님이 필요합니다. 모두를 열광시키고, 마음을 치유해줄 수 있는 사람.”

미축은 진심으로 서주를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촉의 사람 답게 인정이 많은 사람.
나는 그런 사람이 싫지 않았다.

“그런 사람이 되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나는 당연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은 취지, 좋은 회사, 그리고 바로 저, 초선이 있습니다.”

실패할 이유가 없었다.
나는 손을 뻗은 미축의 손을 잡고서로를 마주 보면서 웃었다.

“모두를 행복하게 해주자고요! 프로듀서 님!”
“네! 근데…… 프로듀서가 뭐지요?”
“그냥 넘어가요 그런 건!”


노려라. 세계!
세상을 놀라게  대형 신인 초선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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