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7화 〉기주로 가...
초선 오빠 가지 말아요!
서주에 있으면 안 돼요?
사랑해요!
초선 오빠 찌찌 파티!
“이 난세가 끝나는 날! 저는 다시 돌아올 거에요! 자, 마지막 곡! 모두 외쳐봐요! 모두 큥큥!”
큥큥----!!!!!!
“가관이구만.”
후우…….
화려한 공연을 보며 연기를 뿜어내는 인물.
한때 조조의 모사였고, 지금은 사표를 내고 백수가 된 여성.
진궁.
그녀는 흩어지는 연기 사이로 초선을 바라봤다.
“……미칠 만하네.”
비현실적인 아름다움, 그런 사람이 자극적인 춤과 자극적인 가사로 노래를 부르면 누가 빠지지않을까, 선민사상에 빠진 고위층은 천박하다며 할 수도 있겠지만, 진궁은 그런 게 없었다.
“에잉, 그래도 너무 짧은 거 아니야?”
살짝 꼰대 끼가 있을 뿐.
“아무튼, 한 번 시험 좀 해볼까.”
진궁은 손에 마력을 일으켰다. 그러나땅에 있던 흙들이 모여 가시의 형태를 만들었고 뾰족한 부분은 초선이 있는 무대를 향했다.
“이 정도도 막지 못하면 조조를 막을수…….”
“뭐하냐?”
“없드아아악!?”
갑작스레 들린목소리에 진궁은 곰방대를 떨어트렸다. 소리가 들린 쪽을 바라보자 거기엔 붉은 머리카락을 가진 인물.
“여, 여포!”
여포가 서 있었다.
진궁은 그 모습에 전율이일어났다. 나름 은신에 자신 있다고 생각했건만, 이렇게 쉽게 들키다니.
“뭐 하냐고.”
눈앞에 서자 단번에 느낄 수 있었다. 지금 눈앞에 있는 사람은 손가락 하나로 자신을 죽일 수 있다고, 마치 거대한 괴물의 앞에 서 있는 느낌이었다. 진궁은 그 순간 바로 고개를 숙였다.
“실례가 많았습니다. 저는 진궁, 자는 공대라고 합니다.”
“말 잘해라, 적합한 이유가 없으면 넌 뒤져.”
“동탁군에 들어가고 싶습니다!”
“왜?”
“사실 제가 조조의 밑에 있던 사람인데…….”
“그럼 일단 처맞고 얘기하자.”
“예……?”
그날, 초선의 노래 말고 진궁의 곡소리가 조용히 울려 퍼졌다.
*
*
*
“초선 쨩 가지마!”
“익덕, 예의 없게 뭐 하는 짓이니.”
“나초선의 덕질 용품도 샀어!여기 초선의 사진이 그려진 죽부인, 초선 쨩 담요, 초선 쨩…….”
“에이, 그거 밖에 안 사셨어요?”
“운록 양, 도발은 하지 마세요.”
어제 작별의 무대 이후, 우리는 원소에게 가기 위해 성문 앞으로 모였다. 그러자 유비군이 마중 나왔고 초선에게 푹 빠진 장비가 가지 말라고 난동을 부리고 있었다.
나를 좋아해 주는 건 기쁘지만, 그로 인해 우리 동탁군이 흔들리면 안 된다. 나는 자세를 낮춰 장비의 눈높이에 맞춘 뒤 그녀를 달랬다.
“장비 님, 이별은 영원한 안녕이 아니에요.”
“……그래도.”
“곧 만날 수 있을 거예요, 저희도 장비님의 도움이 필요하니까요.”
탈취당한 장안, 초패왕을 물리치려면장비처럼 강한 장수는 필수적이다. 나는 눈물을 흘리는 장비의 얼굴을 닦아주며 동탁에게 말했다.
“가요, 더 늦으면 안 되잖아요.”
“그래.”
장안의 상황은 전에 설명했다. 손책도 몸이라도 오겠다고 말했으니, 여기서 얻을 건 다 얻은 셈.
“내 건업을 내놔!”
물론일 못 하는 시종도 얻었지만……. 귀여우니까 됐다.
“원술, 꿀물 압수!”
“아, 안 돼애애앳! 그것만은 제발!”
얼마나 귀여운가.
그렇게 우리는 오토바이를 소환해 하비를 나섰다. 기주까지는 거리가 얼마 되지 않으니 금방 도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 그때까지 해야 할 것은…….
“안녕하세요, 진궁 님?”
“안능하세여…….”
얼굴이 퉁퉁 부은 진궁을 심문하는 일.
*
*
*
사건 번호 19812.
범인은 무대를 망치려다 우리 팀 최고의 에이스, 여포 경사에게 잡혀 구금중.
“동탁군에 임관하고 싶습니다.”
범인은 범죄를 저질러서 경찰서에 잡혀 왔으면서 경찰이 되고 싶다는 말을 하고 있다. 이게 말이 되는 거라 생각하는 건가? 똑똑하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군!
“그러니까, 살짝 시험하려고 하다가 그렇게 된 거라고요?”
“그렇습니다.”
“뭐, 이 정도도 못 하면 나를 가질 수 없다, 이런 소린가요?”
“조금 이상하지만, 그렇습니다.”
“……꼰대세요?”
“살짝 그렇다는 소리를 듣습니다.”
거짓말이다!
초선은 온몸이 묶인 채 사이드카에 앉아있는 진궁에게 검은 도력을 쐈다. 최면에 걸리면 당연히 사실을 말할…….
“머리에 이상한 느낌이…….”
젠장, 그래도 네임드라는 것인가! 전혀 통하지 않는 진궁. 검은 도력! 일 좀 하라고! 고작 이것도 못 하면 어떡하냐, 진짜 도력은 사용법도 모르고.
나는 계속해서 동탁군에 들어오고 싶다는 진궁의 말을 믿을지 말지 고민했다.
본래 역사에서 진궁은 조조의 서주 대학살에 혐오를 느껴 조조군을 나와 여포군에 들어간다. 그렇다면 지금 진궁이 동탁군에 입사하고 싶어 하는 것도 이상한 건 아니다. 동탁군은 조조를 견제할 정도로 강력하니까!
물론 장안이 있을 때 말이다.
“지금 초패왕이 나와서 장안이 함락됐다고요……? 게다가 천하 통일을 노린다고요?”
“예, 그래서 지금 조조를 치니 뭐니 할 때가 아니에요. 지금 당장 연합해 초패왕의 야망을 저지해야 합니다.”
“……그럼 허창으로 갑시다.”
“지금 말 못 들었나요? 지금 기주로 향해야 한다고요!”
“만약 제게 조조를 엿먹이고 항우에게 대항할 무기를 얻으러 가는 계책이 있어도요?”
“책사진 집합--!!”
일단 한 번 들어나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