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76화 〉재능의 발견 (76/96)



〈 76화 〉재능의 발견

유비-!
관우-!
자아아아앙비-!
아~~ 아~~~~~~!

복숭아나무 아래서 형제가 되기로 맹세를 했네~!

유비-!
관우-!
자아아아앙비-!

천하무적일세에에에!


연회의 준비가 한창일 무렵.  일이 없는 나는 노래나 부르면서 쉬고 있었다.
왠지 모를 중독성을 가지고 있던 이 노래. 내가 유관장의 편을 들어준 지분 중,  노래가 반을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사실,  노래가 없었어도 상대가 워낙 비호감이라 유관장을 골랐을 테지만. 그렇게 계속해서 노래를 부르고 있던 와중 누군가의 발소리가 들려왔다.


“그 천한 마궁수가 주최하는 연회라니, 빌어먹을 돼지년! 건업에서도 맨날 술이나 처먹더니 여기서도 처먹네! 돼지 같은 년!”

동탁에게 무언가를 당하면 항상 나에게 그 화를 풀러 오는 인물.
우리의 호구 원술이었다.

오늘도 여전히 대놓고 옥새를 보여주며 최면을 거는 원술. 원래나는 저항할 수는 있어도 거역할 수는 없는 수준이었지만, 타락한 도력을 얻고 난 뒤에는 오히려 밀려오는 도력을 타락시키며 도력을 완벽히 막아낼 수 있었다.

하하!  나에게 두 번이나 똑같은 수법을 사용하면, 그건이미 평범한 수법이라고!

받아라! 역 최면-!

“으갸아아앗!”


꼴사나운 비명을 지르는 원술에 머리에 검은 도력이 파고든다. 조금이나마 저항하던 원술이었지만 나의 검은 도력을 막을  없었다. 검은 도력에 의해 최면에 걸린 원술은 초점이 없는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흠…… 역시 가만히 있으면 이쁜데.”


 세상에서 이름 있는 삼국지 인물 중에 안 이쁜 인물이어디 있겠느냐만, 아마 방통도 이쁘지 않을까 이 정도면…… 유비가 대놓고 못생겼다고 하며 능력에 비해 천한 관직을 준 일화도 있는데.

찌걱.
나는 원술의 음부를 만지며 생각에 잠겼다.

내 계획은 하나, 무능한 원술 대신에 나라에 충성하는 유비에게 이 지역을 맡기고 항우를 무찌르는 데에 일조하게하는 것이다.
그냥 하면 되잖아? 라고 하기엔  이후의 일이 문제다.


유비는 원술보다 뛰어나다, 무려 촉이라는 나라를 건국한 인물. 그런 자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거다.
원술은 이 땅을 줘도 조조에게  빼앗기거나 자기 혼자 나라를 만들었다가 바로 죽임을 당하거나 둘 중의 하나겠지, 하지만 유비는 이 땅을 기반으로 인재들을 흡수하고 언젠가 노른자 땅을 전부  처먹을 것이다.


그러면 장안만 차지하고 있던동탁 군은 무슨 처지가 되겠는가, 결국 마지막에 촉의 인재들과 싸워야 하는 상황이 오는 것이다.

근데 그렇다고 원술에게 서주를 주기엔 너무 무능했다. 아니 무능함을 넘어서 악독하기까지 했다. 어느 사령관이 마음에 안 든다고 전쟁 중에 보급을 안 보내냐? 그리고 그 성격이 어디 가겠는가.

항우와 싸울 때도 변명만 늘어트리다가 중요한 때 배신하겠지, 왜? 동탁이 마음에 안 드니까!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것.
나는 아직도 그때 사정한 것에 대한 굴욕을 잊지 않고 있다!


아, 유비가 아무리 커도 이유와 가후가 무슨 수를 주겠지!


“원술,옥새를 연회장에 들고 갈 것입니까?”
“……그렇다.”
“왜죠? 들키면 큰일이 일어날 텐데.”
“……아무도 믿을  없으니까, 동탁도, 손책도, 원소도…….  편은 아무도 없어. 오로지 나만, 내가최고가 되어야 해.”


……좀 불쌍하네.
자업자득일 테지, 본인의 무능함, 열등감, 그것으로 인한 패배를 인정할  없는 자존심. 그런 것들이 쌓여 주위 사람을 믿지 못하는 사람으로 자랐을 거다.


자신에게 좋은 말만 해주는 사람만 믿고 충언을 하는 사람은 배척하고, 자신의 말이 무조건 옳다고 믿는 사람.


“……나는 황제가 될 거야, 그 누구도 나를 무시할 수 없게! 원소도 내 발밑에 두어서 계속 부려먹을 거야.”

마음속에 쌓고 있던 말이기 때문일까, 그녀는 둑이 부서진 것처럼 계속해서 진심을 말하기 시작했다. 그것을 가만히 듣고 있던 나는 그녀의 몸에서 무언가가 뿜어져 나오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 외쳤다.

“검은 연기……?”

마운록에게서 나오던 것과 비슷한 검은 연기가 원술에게서 나오고 있었다. 나는 바로 도력을 꺼내 검은 연기에 도력을 갔다 대었다. 그러자 도력은 검은 연기를 빨아들이기 시작했고,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분해하고 있잖아?”

도력이 검은 연기를 무참히 분해하고 있었다. 거기서 멈추지 않고 검은 연기를 뿜어내는 원술에게 들어갔다.


뭐지? 속에 있는 것도 분해하고 있는 건가?
얼마 지나지 않아 도력은 만족했다는 듯이 내 안으로 돌아왔고,나는 시즌 2호 놀라운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이건…….”

마력과는 다른 기운, 자연 그 자체의 기운이 몸속에서 돌아다니고 있는 느낌.
도력이 내 말을 듣기 시작했다.


*
*
*


“가, 가후 선생님! 도와줘요!”

나는 고양이 로봇에게 모든 것을 떠맡기는 안경 쓴 남자애처럼 가후에게로 달려갔다. 방에는 가후가 없었다. 나는 빨래 같은 허드렛일을 하는 시종에게묻고 물어 가후가 있는 곳으로 달려갔고.

“이, 이 사기꾼 년! 광땡이  번 연속으로 나오는 게 말이 돼!?”
“천운이지요. 하늘이저를 도왔나 봅니다.”
“개소리하지마! 어떤 미친 하늘이 나에겐 장땡을 주고 네년에게만 광땡을 주냐!? 그것도 두 번 연속으로!”

도박판을 벌이고 있는 가후의 모습을  수 있었다.
이, 이게 무슨……?

“이봐, 진정해.”
“지금 누굴 말리는 거야!? 눈깔 삐었어? 지금 저년이 딜러랑 짜고 나를 엿 먹이고 있잖…….”
“하 씨, 말 존나 많네, 호구 새끼는 꺼지라고,   들려?”
“무, 뭐?  내가 누군지 알아? 내가  원술의 사촌의 팔촌의 아들의 친구와 함께 수학한 인물…….”
“지랄하고 자빠졌네, 얘들아! 이년 쫓아 보내!”

주군하고 있던 병사들이 난리를 부리던 병사를 내쫓았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가후가  안에서 돈을 꺼내 거기 있던 원술  병사들에게돈을 쥐여주었다.


이게 머선 일이고?
언뜻 보이기에도 적지 않은 돈을 나눠 주던 가후가 나를 발견했다.


“초선 님, 어쩐 일이십니까.”
“제가 묻고 싶은데요. 갑자기 웬 도박입니까? 저들에게 돈은 왜 주고요.”
“선한 갑질을 하라고 하시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해봤습니다.”

분명 그렇게 말하기는 했는데……, 근데 그게 왜 도박이랑 이어진단 말인가?
도박은 악이라고 말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것이었다. 도사들이 보면 기겁을 하며 땅을 뒤집어도 뭐라 하지 못할 것.

하지만 가후는 당당히 말했다.


“지금 끌려나간 사람은 직위를 이용해서 한 병사를 죽음으로 몰아간 악인입니다.”
“그, 그건 나쁜 사람이네요.”
“그리고, 제가 끌어들인  병사들은 모두 불우하고 가난한 인물입니다. 부모님이 아프시다던가 애가 굶고 있다던가.”
“서, 설마?”
“지금쯤이면 쫓겨난 그 병사는 고발로 인해 잡혀갔을 겁니다.”

그러니까, 가후는 불우한 병사들을 돈으로 꼬드겨 범죄를 저지른 악인을 한껏 놀린 뒤에, 그 병사를 고발했다는 말인가……?


그야말로 완벽한 선한 갑질!
지금 봐라, 저기 병사들도 눈물을 흘리며 가후에게 고마움을 표현하고 있지 않은가!


“다 계획이 있었군요!”
“그렇습니다. 근데 도력이 변하질 않는군요.  더 커다란 규모로 해야…….”
“아, 아니요! 저기 검은 연기가 보여요! 안 보이시나요?”
“안 보입니다만…….”

저게 보이지 않는단 말인가. 고마움을 표하는 불우한 병사들에게서 나오는 미약하지만 분명히 검은 연기였다.
아무리 범죄라고 해도 같은 군 병사를 돈에  것에 대한 죄책감, 하지만 그렇게 해야할만한 악인이었다고 자기합리화. 큰돈으로 인한 탐욕, 그 돈으로 가족을 먹여 살릴 수 있다는 가족애.

그 모든 것이 합쳐진 검은 연기가 나오고 있었다.
이건, 이건 된다! 나는 가후에게서 도력이 담긴 병을 빼앗고 검은 연기가 나오는 곳에서 뚜껑을 열었다. 역시나 탐욕스럽게 검은 연기를 흡수하는 도력.


도력도 긴가민가할 거다. 이게 나쁘기만 한 걸까? 지나가다 나쁜 악인이 보여서 갑질로 혼내준 것뿐인데 이걸 나쁘다고 해야 할까…… 아니면 사이다라고 해야 할까…….


-도력:아 사이다는  참지 ㅋㅋ

바로 어두운 빛을 뿜어내며 타락한 도력에 나는 황급히 뚜껑을 닫았다. 어두운 빛으로 변한 도력을 본 가후는 보기 드물게 눈을 크게 뜨며 놀랐다.


“정말이었군요. 나쁜 기운은 바로 분해하던 도력이 이렇게 검게 변할 줄이야…….”
“후후, 제가 도력으론 소질이 있어서요. 그리고 저는 진짜 도력도 다를 수 있게 되었답니다!”

저를 도력 권위자라고 불러주시길 바랍니다!


“그걸 어떻게?”
“진짜 나쁜 검은 연기를 먹였더니 제 말에 따르던데요?”
“그럴 리가, 그것은 이미 제가 해본 방안입니다.”

에엣?
그, 그럼 지금  몸속을 돌아다니고 있는 것은 대체……?

“……제 가설 중에 하나입니다만.”
“그게 뭐죠?”
“그냥 초선 님이 특별하신 겁니다.”
“넷?”

그렇게 논리가 없는 답이 어떻게 이과에게서 나옵니까!?


“그거 아십니까?”
“뭘요?”
“애초에 저는 도력을 흡수할 수도 없습니다. 마도구를 이용해서 가지고 다니는 것뿐이지요.”
“……정말요?”
“그렇습니다. 애초에 몸에 도력을 흡수할 수 있다는 것부터…….”

초선 님은 특별하신 겁니다.
저, 정말로?


무예도 마법도 재능 없던 나는 도력에게 사랑받는…….
그런 속성이었던 것인가!

그렇다면 나중에…….

[초선 님은 내꺼야! 오늘은 내가 찜했다고!]
[아니 오늘은 나야! 너는 어제도 맛보았잖아!]
[모두 싸우지 마! 내가 해결하지!분신술!]
[아닛, 초선 님이 세 명으로…….]
[모두를 기쁘게 해줄 터이니 걱정하지 말아라!]
[꺄아앗! 초선 님!♡]


으히히.
나는 상상만 해도 즐거운 미래를 꼭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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