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1화 〉검은 마음
그날 밤.
나는 마운록의 방을 향해 걸었다.
누구랑?
“여포, 또 도움이 필요해요.”
마운록 담당 일찐 여포와 함께.
“초선……? 너무 그러면 조금 미안하지 않을까요……?”
“어허! 왜 갑자기 운록 양을 옹호해요? 걔 좋아해요?”
“그건 아니지만…… 불쌍하지 않습니까. 딱 봐도 초선을 좋아하지만 저의 남편이니 포기한 것처럼 보이는데, 또 저번처럼 그런 걸 보여주면…….”
어허!
나는 침착하게 상황을 분석하는 여포를 향해 말했다.
“여포, 너는 마운록 양에게 보여주려고 한 게 아니에요.”
“그럼……?”
“저희는조금 특별하게 밖에서 관계를 즐기는 거고요! 마운록 양이 몰래 보는 건 어쩔 수 없는 거지요. 그쵸?”
나도 그렇게까지 악마는 아니다. 이제우리 동탁군의 호감인 마운록을 움직이지 못하게 막은 뒤 눈앞에서 그렇고 그런 행위를 할 리가 없지 않은가?
그저, 우리는 밖에서 서로 사랑을 확인하다가 ‘우연히’ 마운록이 그 광경을 보는 것이다.
물론 마운록의 방에 나의 ‘실수’ 때문에 정(精) 마법 : 최음가스가 살짝 찰 수도 있다. 근데 어쩌겠는가.
실수로 해버린 것을.
“초선, 역시 이건…….”
“조용히 하세욧!”
찔걱-!
“앗흥♡”
“어디서 하늘 같은 남편님에게 대듭니까! 아니면 뭐요, 저 오늘 외롭게 놔둘 거에요?”
“그, 그게 아니라…….”
“그럼 빨리 따라와요!”
나는 여포를 데리고 마운록의 방으로 달려가면서 생각했다.
마운록에게 너무 심한 짓을 하는 거 아닌가? 고작 도력을 사용하겠다고 한 사람의 순정을 짓밟아도 되는 것일까? 만약 마운록이 진정으로 아름다운 마음을 가졌다면나는 절대로 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만약 마운록이 내 생각대로의 성적 취향을 가지고 있다면.
오히려 좋아하지 않을까?
*
*
*
집을 떠난 지 어느덧 일주일이 지났다.
“나는 여기서 뭘 하는 걸까……?”
분명, 시작은 별거 아니었다.어머니의 권유와 수도에 대한 기대, 그리고…… 아름다운 초선 님의 권유.
하지만 수도에서 기다리고 있던 것은 꿈과 희망이 넘쳐나는 것이 아닌 항우라는 절망이 존재했었고, 나는 수도도 구경하지 못한 채 그대로 여기까지 끌려왔다.
그것이 미안했는지 영약도 주고 장료 님이랑 수련도 시켜주며 성실한수련 생활을 하게 해주었지만……. 그건 집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다.
“인생…….”
집 나가면 개고생이라더니 그 말이 사실이었다. 어머니는 이럴 걸 알고 날 보낸 걸까? 아니, 아무리 어머니라도 항우의 등장은 예상하지 못하셨겠지…….
“하아…….”
한숨이 절로 나왔다.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책상을 바라보았지만 텅 빈 책상은 너무나도 아련하기만 했다.
“보고 싶다…….”
중앙 귀족이 되고 싶어 했던 첫 번째.
오만함으로 가득 찼지만 주인공에 의해 결국 개과천선해서 주인공 바라기가 된 두 번째.
그리고…….
“우희…….”
초선 님과 똑 닮았던 나의 기억 속의 존재. 내가 가장 좋아하는 책 속의 인물.
어머니의 말대로 그것은 전부 내가 간절히 원해서 생성된 환상이었을까? 하지만 지금도 가끔 나는 그의 감촉을 기억하고 있고 목소리는 잊고 싶어도 잊을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초선 님의 목소리니까.”
초선 님이 나에게 말을 걸 때마다 심장이 철렁거리는이유는 너무나도 아름다운 모습도 있었지만 우희의목소리랑 비슷한…… 아니, 거의 똑같은 목소리 때문이었다.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대회… 좋아하세요?]
천상의 목소리 같은 그의 목소리.
[높은 산을 오르는 것은 힘들고 고통스럽지만, 별을 쫓아가려면 산을 올라야 하거든요.]
나랑 다정하게 얘기를 나눴던 그때, 그리고…….
[저는, 여포 님의 것이랍니다♡]
“……젠장!”
항상 마지막은 이따위다.
좋은 추억에 마지막은 언제나 더러운 악몽으로 뒤덮이고 마치 내상을 입은 듯한 가슴 통증이 온다.
잊어야지, 잊어야지 하고 싶었지만, 여포랑 붙어있는 초선 님을 볼 때마다 그 악몽이 계속 떠올랐다. 그 여포란 년이 우희를 거침없이 범하는 모습이.
“시발…….”
그 모습이 너무나도 생생히 기억나는 자신이 너무 역겨웠다.
반쯤 벗겨진 옷.
이성을 갈구하는 눈빛.
쾌락으로 인해 벌려진 입에서 나오는 투명한 침.
유려한 허리 곡선.
그리고 혈관이 두드러진 압도적인 크기의 물건까지.
고고한 신선 같아 보이던 그 외모는 음탕한 탕아와도 같았고 조신해 보이던 몸은 여자를 타락시키는 음마처럼 보였다.
“크흣, 제기랄……!”
나로선꿈도꾸지 못할힘을가진 천하제일의 무력 여포.
게다가 몸매도 엄청난 그런사람이 압도적인 힘으로 우희를 깔아뭉개고 그 위에서 거침없이 범한다.
“하아, 하아…….”
나도, 나도 그렇게 만들어 줄 수 있는데…….
하지만, 힘도 미약하고 몸도 빈약한 내가…… 그를?
만들어…… 줄 수 있을까?
여포에게서 그를 빼앗으며……?
[미안해요, 하지만…… 운록 양의 보지는 너무 나약한걸요.]
[그녀가…… 새끼손가락만 가지고 가버리게 하라고 해서…….]
[죄송해요. 하지만 저는 이제 그런 보지로는 만족할 수 없어요.]
“크흡!”
푸슉-!
이제는 익숙해진 등줄기를 타고 뇌까지 올라오는 쾌감에 나는 애액……. 아니, 사랑도 없는 걸 애액이라고 할 순 없다.
철퍽.
나는 내가 뿌린 씹물에 주저앉으며 침대에 몸을 기댔다. 아직도 가시지 않는 여운에 뜨거운 숨을 내쉬며 침대보를 부여잡으며 허리가 빠질 거 같은 쾌락을 건뎌내었다.
“……아직, 아직 부족해.”
어째서일까.
본래라면 한 번으로 만족했을 이 더러운 쾌락이 계속해서 나를 괴롭히고 있었다.
더 심해지는 건가…….
그래, 오늘 갈 때까지 가보자.
그렇게생각하며 보지에 손을 대려고 하던 그때.
-츄릅, 여기가 좋나요……?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단 한 번도 잊은 적이 없던 그 목소리.
“우, 희?”
아니, 우희는 환상이었다, 이제는 다시 보지 못할 환상.
그렇다면 이 목소리는 무엇일까.
“큿…….”
두근.
심장이 뛰었다.
그렇게 고대하던 우희의 목소리. 하지만 나는 이 목소리의 주인이 누군지 안다. 그 사람이 갑자기 밤중에야외에서 뭘 하는 걸까.
-그래, 거기를 좀 더.
…….
사실은 알고 있다.
그 짓은 안에서만 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 이렇게 창문에 가까이 온 지금 미세하게 들리는 서로의 온기를 교환하는 소리에 나는 머릿속에서 수많은 생각이 오갔다.
열자.
안 돼.
왜?
그 모습을 보고 싶은 거야? 이번엔 좆같은 상상이 아니라 현실이라고.
그 악몽이 현실이 된다고?
그래, 여기서 더욱 떨어지면 어떻게 될 거 같아?
……더 떨어지면 안 되지.
그치?
그래.
나는 창문을 열었다.
어째서?
어째서 연거야?
내가 물었고, 나는 답했다.
“나락에서 떨어질 곳이 어딨어.”
히힛.
*
*
*
“좀 더 거칠게 못 해요? 전에 발로는 잘만 밟더만……!”
“그건 그 분위기에…….”
“기껏 음부도 핥지 않고 그 주변만 핥고 있는데…….”
“그, 그곳도 민감해서…….”
한숨만이 나왔다.
마운록의 방 창문 맞은편에 있는 나무 뒤. 그곳에서 나는 여포의 음부…… 아니 골반을 핥고 있었다.
“좀 더 거칠게, 제 뒤통수를 잡고 음부에 제 얼굴을 쑤셔 박는다는 느낌으로.”
“이, 이렇게요?”
여포의 손이 내 뒤통수에 닿았다. 그리고 배려심이 넘치는 손길로천천히 나를 끌어당기는 여포의 손. 그녀의 핑크빛 음부는 너무나도 아름다웠지만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철컥-.
“쉿, 마운록 양이 지금 창문 열었어요……!”
“히약…! 숨결이 너무 강해요…….”
“아닛……, 빨리 당기기나 해요! 소리는 제가 낼 테니까!”
나는 여포의골반과 대퇴골을 핥았다. 추잡한 소리가 마운록에 방으로 흘러 들어갔음을 느끼고 나는 살짝 각도를 바꿨다.
“이렇게 하면 잘 보이지 않을 텐데요.”
“……그녀에겐 이게 더 효과가 있을 거에요.”
창문을 통해 본다면 내가 무릎을 꿇고 무언가를 핥고 있는 것처럼 보이겠지.
자 이제 두 번째 계획이다.
“여포, 제가 알려준 대로 말하세요.”
“아, 알겠습니다.”
여포는내가 알려준 대사를 읊었다.
“어때?”
“마싯써요……, 여포 님의 단물, 마치 천상의 진미……♡”
“그년보다 내 것이 훨씬 더 좋지?”
“…….”
“말 안해? 그만두지 그럼.”
“아, 아니에요! 말할 테니 그것만은…….”
나는 간절히 매달리며,그녀가 없으면 못사는 남자처럼 말했다.
“여, 여포 님의 보지가 좋아요! 그분보다 훨씬 더!”
씨익.
여포는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핥아.”
“네엣♡”
음란한 소리가 들려왔다.
찹찹찹찹찹찹찹찹찹♡
우리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이 소리는 우리가 낸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나는 창문을 살짝 흘겨봤다. 그곳에는 여기를 지켜보는 한 쌍의 눈이 있었다.
찔걱찔걱찔걱찔걱♡
아주 음란한 소리를 울리면서.
그와 동시에 내 시야에 무언가가 보이기 시작했다.
“저, 저거다!”
마치 굴뚝에 연기가 나는 것처럼 마운록의 창문에서 검은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평소에는 보지 못했던 것, 도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가? 뭐가 됐든 저게 가후가 말한 부정적인 감정.
내 예상이 맞았다.
마운록은 무언가 뺏길 때 강렬한 성욕을 느끼는 변태였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