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8화 〉절대복종의 옥새!
옥새(玉璽).
나라를 다스리는 자의 인장. 황제의 손에 있어야 할 옥새는 지금 황제에겐 없었다. 낙양이 불탈 때 잃어버렸기 때문에, 하지만 손견이 우물에서 옥새를 찾았고 지금은 손책이 옥새를 바치며원술에게 병사를 빌렸기에 옥새는 원술의 손에 있었다.
하지만 옥새는 고작 황제의 도장이 아니었다. 한고조 유방이 만든 한나라를 만들 때 심혈을 기울여서 만든 이 옥새는 특별한 기능이 하나 있었다.
“거기 너!”
“넷? 저, 저 말인가요?”
빨래를 나르던 여 시종.
원술은 품 안에 있던 옥새를 꺼냈다. 원술의 마력이 담긴옥새는 오광의 빛이 뿜어져 나왔고, 원술은 그것을 그대로 여 시종의 앞으로 내밀며 말했다.
“복종해라!”
오광의 빛이 여 시종에게 흘러 들어갔다. 그러자 여 시종은 무언가에 홀린 것처럼, 초점이 없는 눈으로 원술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마치 명령만을 기다리는 인형처럼, 그 모습에 원술은 소름 끼치는 미소를 지으며 그녀에게 명령했다.
“만세 해라.”
스윽.
원술의 명에 따라 팔을 위로 드는 여 시종, 손에 있던 빨래들이 땅으로 떨어져도 신경도 쓰지 않은 채 만세를 하는 모습, 하지만 원술은 만족하지 않았다.
“내가 ‘꿀물 좋아’라고 하면 너는 만세를 한다.”
꿀물 좋아
꿀물 좋아
꿀물 좋아
같은 단어를 연속해서 계속 말하는 원술, 시종은 그 목소리마다 만세를 했다. 이윽고 시간이 지나자 초점 없던 여 시종의 눈에 생기가 돌아오기 시작했다.
“어라? 지금 내가 여기서…… 뭐지? 빨래는 왜 땅에 떨어진 거야. 이러면 다시 해야 하는데…….”
“거기 너.”
“네? 저, 저 말인가요?”
“꿀물 좋아.”
훅.
“에, 에?”
갑자기 만세를 해버리고 만 여 시종. 빨래를 주운 채로 만세를 해버렸기에 다시 빨래는 땅으로 떨어졌고 갑자기 손이 들린 시종은 깜짝 놀라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원술은 그런 그녀를 뒤로한 채 옥새를 품에 넣었다.
이것만 있으면 동탁 년에게 복수할 수 있어!
원래라면 동탁에게 사용해서 알몸으로 우스꽝스럽게 춤이라도 추게 하고 싶었지만옥새는 정신력이 뛰어나거나 마력이 많은, 즉 강한사람들에게는 통하지 않는다. 철저히 백성에게 사용할 수 있는 용도로 만들어진 물건. 그래서 처음은 그저 상징용으로만 쓰려고 했다. 기본적으로 백성을 매료시키는 힘도 있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초선, 만약 그가 동탁의 눈앞에서 자신에게 막 애교를 부리면 어떻게 될까, 아마 여태껏 보인 적 없던 표정을 보여주지 않을까.
“크후후, 조금만 기다려라!”
너의 남편!
이제 나의 장난감이 될 테니까!
*
*
*
아침에는 건업 구경 밤에는 연회. 그것만이 계속되는 생활.
정원을 걸으며 하늘을 쳐다보던 나는 무심코 말했다.
“심심해.”
밤은 동탁과 여포가 있어서 참을 만하지만, 아침에는 너무나도 심심했다. 집에 있던 날처럼 교육을 받는 것도 아니고, 장안에서 정(精) 마법 수련을 하는 것도 아니다. 서량 때처럼 무언가 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니다.
아, 심심한데 마운록이나 놀리러 가볼까.
뭔가 항상 내가 괴롭히면 실실 웃는 모습이 기분 나쁘긴 했지만, 그래도 놀릴 때는 재밌으니까.
그렇게 마운록이 있는 방으로 가려던 도중 눈앞에 나타나는 인물.
“이, 이야! 이거 참으로 우연히! 우연히 만났군요!”
“원술 님?”
금발 트윈테일, 하얀피부. 그리고 나보다 작은 키와 속만큼 작은 가슴.
얼굴은 신경질적으로 보이지만 어찌 보면 맹한, 그런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니까 솔직히 평가하자면…….
“음부는 삼류…….”
“네? 뭐라 하셨습니까?”
“아뇨, 여긴 어쩐 일이세요?”
“아! 마침 정원을 둘러보고 싶어서 와봤는데 마침 계시더군요!”
거짓말.
듣자마자 알아챌 수 있었다.
목소리의 떨림, 부자연스러운 얼굴 살의 떨림. 이 모든 것이 그녀가 거짓말을 한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었다. 동탁이나 가후, 이유 같은 사람들은 그런 것까지 전부 숨기면서 거짓말을 하기에 알아차릴 수 없지만 원술 정도는 손쉽게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렇다면 나에게 온 이유가 뭘까?
동탁에게 받은 굴욕을 나에게 풀기 위해? 막 궂은일을 시키거나 그러려고 그러나? 그럼 바로 깽판이 일어날 텐데…….
뭐가 됐든 재밌는 거면 좋겠다. 아무리 전쟁이 하루아침에 되는 게 아니라고 해도 너무 기다리는 게 지루하다. 그럼 어디 원술, 그녀는 나를 재미있게 해줄 수 있을까?
결과로만 말하자면, 그랬다.
“이것을 봐주십시오.”
“그것은…… 옥새!? 그걸 어째서 원술 님이?”
갑자기 눈앞에 옥새를 보여주는 원술, 나는 그녀가 옥새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대놓고 보여줄 주는 몰랐다.
왜 이러지? 내가 이걸 동탁에게 말하거나 그러면 옥새를 숨긴 죄를 물 텐데?
하지만 그녀의 의도는 금방 드러났다.
“초선! 나에게 복종해라!”
“그게 무슨…… 크읏!?”
옥새에서 오색의 빛이 뿜어져 나오더니 그 빛들이 내 몸으로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러자몸이 굳으며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는 처지가 되었다.
이게 뭐지? 머리가 멍해…….
마치 인형이 된 듯한 느낌, 누군가에게 조종당한다면 이런 느낌일까 싶을 정도로 이색적인 느낌에 나도 모르게 거부반응이 올라왔다.
“돼, 됐어! 동탁의 남편을 복종하게 만들었다고!”
나도 모르게 마력을 끌어올렸다. 따뜻한 정(精) 마력이 몸 안쪽을 돌며 오색의 빛에 저항하며 조금씩 빛을 밀어내고 있었다.
까닥.
손가락은 움직인다. 하지만 그것이 한계였다. 최대한 저항하고 있었지만 오색의 빛도 격렬히 저항하며 내 몸을 지배하고 있었다. 마력이 좀 더 있었다면 막을 수 있을 거 같은데……. 아니, 이 정도 마력이라도 있어서 정신을 유지하고 있는 건가?
그때, 원술이 말했다.
“나를 따라해라, ‘꿀물은 맛있다!’”
“꿀물은 맛있다…….”
나도 모르게 입이 움직이며 원술의 말을 따라 했다. 내 몸이 내 것이 아니라는 느낌은 굉장히 불쾌했다.
원술은 내가 자기의 말을 따라 하자 짜릿하다는 듯이 몸을 부르부르 떨며 다시 한 번 나에게 명령했다.
“‘바보 동탁, 고기만 먹으니 그렇게 가슴에살이 찌지!’”
“바, 바보…….”
“바보 동탁!”
“바보…… 도, 동…….”
저항해라 내 몸아! 나는 온 힘을 다해 내 입을 막았다.
근데 한 번만 더 시키면 말할 거 같은데……. 다행히 원술은 자기 턱을 쓰다듬으며 나에게 명령하는 것을 그만두었다.
“무의식으로 저항하는 건가? 흥! 남편 하나는 잘 뒀군.”
나도 알아! 그러니 이제 이 포박을 풀어주면 안 될까요?
“너무 자극적인 거는 안 되겠군, 그렇다면…….”
원술은 말했다.
“바지와 속옷을 내리고 음경을 나에게 보여라!”
무, 무슨!
자극적인 건 안 된다고 하지 않았나?
……하지만 나쁘지 않은 명령이야!
“동탁이 들어가 있지 않으니 잘 따르는군.”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나는 바지와 속옷을 벗었다. 그리고 등장하는 커다란 나의 양물.
“히익?! 뭐가 이리 커다란 것이냐?”
내가 좀 큽니다.
원술은 내 물건에 관심이 많은 듯, 손가락으로 툭툭 건드려 보기 시작했다.
그렇게 자극하면 커질 수도 있다고!
“이런 게몸 안에 들어가면…….”
꿀걱.
입맛을 다시며 내 물건을 쳐다보던 원술은 이번엔 손가락을 펴서 내 양물을 꽉 잡았다. 아직 말랑말랑한 내 물건과 곱게 자란 원술의 부드러운 손이 만나자 순식간에 발기하기 시작한 내 물건.
“으, 으히히! 아주 물건이로구나!”
원술은 그 물건을 탐난다는 듯이 바라보더니 그 물건을 천천히 쓰다듬기 시작했다.
움직이지 못할 때의 수음이라, 이건 귀한 경험이다.
“어떠냐 나의 손은! 기분 좋겠지?”
원술이 자신감 넘치는 말투로 나에게 말했다.
음, 이런 말 하기엔 뭐하지만, 하나도 기분 좋지 않았다.
아니 기분은 좋은데, 사정감이랄까 그런 게 1도 느껴지지 않았다. 아무렴, 내가 동탁이랑 피지컬 괴물 여포랑 함께한 날이 있는데 고작해야 원술의 수음으로 내가 사정할 리가 없었다.
“에, 에잇! 왜 싸지 않는 것이냐!”
그녀는 화가 나는 듯 내 양물을 세게 쥐었다.
후훗, 아가씨, 겨우 그런 자그마한손으로 내 티타늄 기둥을 흠집 낼 수 없다고?
그렇게 무의미한 시간이 지나자 오색의 빛이 천천히 내 몸을 빠져나가는 것을 느꼈다.
이제 말은 할 수 있을 거 같은데 어떻게 할까, 지금 뭐하냐며 대놓고 물어볼까?아니야, 그러면 새로운 즐거움도 사라질 수가 있으니, 나는 정신을 차릴 듯 말 듯한 느낌으로 입을 열었다.
“아, 아…… 이게 지금…….”
“버, 벌써 시간이 되었나! 초선! 너는 지금 있었던 일을 모두 잊는다! 알겠냐!?”
“아, 예, 예…….”
그렇게 말한 원술은 내 바지도 올리지 않고 떠나갔다. 그렇게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몸의 제어를 완전히 되찾고 자유로이 몸을 움직일 수 있었다. 손도 발도 멀쩡히 움직인다는 걸 파악한 나는 불만스러운 말투로 말했다.
“세우기만 하고 가면 어쩌자는 거야!”
하지만, 생각보다 재미있긴 했다.
절대복종에 기억까지 잃는다라고 생각하는 그녀를 바라보는 것은 왠지 모를 즐거움이 있었다.
“좀만 더 마력을 늘리면 대부분 저항할 수도 있을 거 같긴 한데…….”
내 자유자재로 할 수 있다면 더욱 재밌어지지 않을까?
좋아, 오늘부터 수련이다!
그렇게 생각한 나는 바로 명상을 하며 몸안의 마력을 움직였다.
“어?”
그때 느낀 내 몸안에 있는 이질적인 기운.
오색 빛이 몸 안에 살짝 남아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