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9화 〉소년 만화 주인공에게 시련은 수련과 다를 게 없어.
햇빛이 내리 찌는 연무장.
언제나 그렇듯 마초는 창을 들고 연무장으로 향했다. 재능과 노력, 둘을 모두 가진 마초는 얇은 훈련용 복장을 한 채 연무장에 들어섰다.
“뭐지?”
가장 빠르게 오고 가장 늦게 나가는 것이 마초였다. 하지만 그녀의 귀에 소란스러운 연무장의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그 소리에 의아함을 느낀 마초는 살짝 속도를 내어 소리가 나는 쪽으로 향했다.
“왔느냐.”
“어머니.”
그리고 그곳엔 어머니인 마등이 무언가를 보고 있었다. 눈가가 살짝 붉어진 채로 무언가를 보고 있는 어머니에 마초도 그곳으로 시선을 옮겼다.
“……운록?”
하압-!
그곳에는 기합을 내뱉으며, 방덕과 대련을 하는 마운록이 있었다. 언제나 방구석에 박혀 가끔가다 아무도 오지 않는 새벽에 창을 들던그 마운록이 지금 방덕이랑 무기를 맞대며 땀을 흘리며 싸우고 있었다.
게다가.
“허영창?”
몇 년을 수련해야 배울 수 있는 허영창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모습에 마초는 또 한 번 놀랐다.
허영창이라니, 마력도 없던 막내가 어떻게?
“마력을 사용하는구나.”
“그것도 능숙하게…… 굉장한성장이군요.”
“마력만 있다면저리 잘할 아이거늘…….”
마등은 마력이 없었다는 것이 한탄스럽다는 듯이 말했다. 마초도 고개를 끄덕이며 어머니의 심정에 공감했다. 실제로 마운록의 실력은 마휴나 마철과비교해도 살짝 부족할 뿐, 일 년? 아니 한 달만 있어도 그들의 실력을 뛰어넘을 재능이 있었다.
물론 매일 이렇게 수련하며 노력을 해야겠지만, 다시 방구석으로 돌아가면 모든 것이 수포가 된다. 하지만 마등과 마초는 의심하지 않았다.
“좋습니다! 좀 더 강하게!”
“나도, 나도 안다고요!”
독기가 찬 눈으로 방덕과 싸우는 모습은 무언가 한이 맺힌 듯, 그만큼 강렬하고 자극적이었다. 마치마력이 없던 지난날에 한을 풀겠다는 듯 싸우는 모습에 그 누가 방구석으로 돌아가겠다는 생각을 하겠는가.
“초선 님과 여포 장군에게 어찌 감사해야 할지, 고작 사흘 만에 이런 모습을 보여주다니…… 대회가 자극이 되었나보다.”
“대회……요?”
“뭐 다른 것이 있느냐?”
마초는 마운록이 변한 이유가 대회에서 보이던 그 무위와 마력을 쓸 수 있는 몸, 그것뿐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어머니는 그 ‘연극’을 아직 모르는구나.
마초는 굳이 말해봤자 좋은 반응은 얻지 못할 것을 깨닫고 입을 다물었다. 마운록을 위해 일부러 그녀의 재롱을 받아주는 것을 알면 더욱 죄송해할 것을 알기에.
연극을 생각하니 문뜩 궁금해졌다. 분명 나는 초선 님에게 들은 대로 말 한 뒤에 뭔가 슬픈 눈으로 쳐다보는 마운록을 뒤로한 채 숲을 빠져나갔고 그 뒤에일은 모른다. 대체 무슨 말을 했기에 저렇게 독기에 찬 눈으로 훈련을 열심히 하는 것일까?
“어디 가는 것이냐?”
“오랜만에 운록이도 나왔는데, 한 번 대련은 해봐야죠. 지도도 해줄 겸.”
“너무 강하게 하지는 말아라, 저러다가 또…….”
마등은 상상도 하기 싫다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 마초는 걱정하지 말라는 듯 웃음을 지으며 숨을 고르고 있는 마운록을 향해 다가갔다.
“운록.”
“……언니.”
“많이 힘드니?”
“전혀, 하루 종일이라도 할 수 있어요.”
“……좋은 눈이구나.방덕? 제가 자리를 뺏어도 괜찮을까요?”
“나중에 저와도 대련해주시는 겁니다?”
“물론이죠.”
마초는 방덕이 비켜준 자리에 섰다. 마운록은 그 모습을 보고 침을 삼키며 천천히 자신의 언니를 관찰했다.
고고한 용과도 같은 그 모습에마운록은 살짝 기가 죽었지만, 이를 악물고 시작도 하기 전에 마초에게 달려들어 창을 내찔렀다. 하지만 아무리 마운록이 재능이 좋아도, 허영창을 사용하더라도 눈앞에 있는 상대는 차원이 달랐다.
방덕을 뛰어넘는, 여포를 제외하면 최강을 다툴만한 인물, 그런 상대에게 어설픈 기습은 통하지 않았다.
“느려.”
허영창의 속임수를 간파한 마초는 고개를 살짝 젖히는 정도로 마운록의 일격을 피해냈다. 눈도 깜빡이지 않은 채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창을 피한 그녀를 본 마운록은 평소와 같은 재능에 대한 격차가 아닌, 다음 해야 할 수를 생각했다.
‘봐주고 있어, 그렇다면 그 방심을 이용해서…….’
“아고고…… 역시 언니한텐 안되나…… 봐요!”
일부러 약한 척을 하며 창을 거두고 방심한 마초의 배를 찌르는 마운록, 무서운 속도로 앞서 나가는 창은 아무리 연습용이라도 제대로 맞으면 커다란 상처를 입힐 만큼 위험해 보였다.
하지만 마초는 그런 것은 전혀 신경쓰지 않은 채 말했다.
“그러니까 말했잖니.”
느리다고.
귓가에서 들리는 마초의 속삭임에 마운록은 기겁을 하며 뒤로 창을 휘둘렀다. 그럼에도 마운록의 창은 마초의 머리카락조차 건드릴 수 없었다.
“칫.”
기습에 실패한 마운록은 어떻게든 다음 수를 생각해냈다. 무언가에 쫓기는 듯한 그 모습에 마초는 의아함을 느끼며 물었다.
“너무 급한 거 아니니?”
“하나, 도! 안 급하거든, 요!”
재빠르게 공격해오는 마운록의 창을 피하며 질문을 했지만 대답은 오직 맹렬한 공격밖에 없었다. 마초는 그런 그녀의 창을 간단히 흘려 땅바닥에 닿게 한 뒤에 발로 창을 밟았다.
마운록은 창을 빼보려 애를 썼지만 전혀 움직이지 않는 창에 혀를 찼다.
“급하면 넘어지는 법이란다. 어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일단 마음을 비우고…….”
“언니는 이해 못해!”
후웅-!
마운록은 창을 놓고 창을 밟고 있는 마초에게 달려가 그대로 옆차기를 날렸다.
이건 예상못 했겠지. 마운록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맞고 넘어질 언니를 생각했다.
하지만 마초는 부드럽게 날아오는 발목을 잡고 위로 들어 올려 그 생각을 완전히 부숴버렸다.
“큭…….”
“말하기 싫은가보구나.”
마초는 발을 잡힌 채대롱대롱 매달린 마운록을 이해한다면서 슬며시 말했다.
“사춘기인가…….”
“나 성인이거든!?”
“늦게 올 수도 있지. 운록이는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지 않았으니까.”
“아, 그러셔? 그렇겠지…… 나는 언니처럼 말을 타고 도심지에서 미친 듯이 달리지 않았으니까!”
“그얘기는 하지 말랬잖니!”
마초는 어렸을 때의 실수를 말하는 마운록에 얼굴을 붉히며 당황했다.
한 때, 바람을 가르는 속도와 장애물을 뛰어넘는 전율에 빠져 도심지를 마구잡이로 날뛴 적이 있던 그녀, 유일한 흑역사를 말하는 마운록에 마초는 순간 방심하고 말았다.
“앗!”
순식간에 잡힌 발목을 풀고빠져나가는 마운록, 그러곤 창을 잡고 거리를 벌린다. 그 모습에 마초는칭찬을 해야 할지 화를 내야 할지 갈팡질팡하다 다시 공격을 해오는 마운록에 자세를 잡았다.
‘온다!’
마운록은 마초의 자세를 순식간에 파악했다. 가문의 창법이라면 마초 못지 않게 잘 아는 자신이었다. 분명 저 자세는 힘을 한곳으로 모아 찌르는 [일점돌파]의 자세, 그러니 찌를 때 옆으로 피하기만 하면 이길 수 있다!
마초는 그 모습을 보고 속으로 생각했다.
행동을 예측했으니 피한 뒤에 반격한다. 매우 단순한 생각이지만 효과적인 방법. 하지만 마력이 없어 실전을 겪은 적이 없는 막내였다.
그렇기에, 마운록은 마초의 공격을 예측하고 동작까지 전부 알고 있음에도, 마초의 일점돌파를 피할 수 없었다.
훅─.
보고 피한다. 예측해서 피한다.
마운록은 그런 생각들이 전혀 쓸모없다는 것을깨달았다.
눈 깜박할 새? 아니, 자신은 눈을 감은 적이 없었다. 그럼 대체 눈앞에있는 언니의 창은 대체 뭔가? 마치 마법처럼 눈앞에 나타난 창에 마운록은 멍하니 창 끝을바라봤다.
찔린다.
후───웅.
“후아아앗!?”
눈앞에 있는 뭉툭한 창날에 찔리겠다고 생각한 순간, 엄청난 풍압에 뒤로 날아간 마운록.그렇게 한참을 날아가다 땅바닥을 구른 마운록의 시야엔 점점 밝아오는 푸른 하늘이 보였다.
“조금 진정이 됐니?”
마초는 날아간 마운록을 향해 천천히 다가갔다. 연습용 창은 마초의 일점돌파에 나뭇조각이 되어 날아가 맨손이 된 마초는 쓰러진 마운록을 바라보았다.
아직도 독기가 찬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마운록에 마초는 초선의 충격요법이 너무 강하지 않나, 그렇게 생각하며 물었다.
“강해지고 싶은 이유가 있니?”
“……응.”
“좋은 눈이야. 대신 조건이 있어.”
“뭔데?”
“다신 방구석에 들어가지 않기, 어머니에게 가서사과하기, 그리고…….”
마초는 잠시머뭇거리며 말했다.
“나를 뛰어넘는 사람이 되기.”
“푸하핫!”
마운록은 마초의 말에 참을 수 없다는 듯이 폭소를 하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마초는 얼굴을 붉히며 물었다.
“뭐, 뭐가 웃기니? 기껏 언니는 널 생각해서 말해줬는데……!”
“언니 너무 씹덕 같은 거 알아?”
“씨, 씹덕? 무슨 뜻인지 모르겠지만 나쁜 말인 건 알겠다!”
한참을 웃은 마운록은 드디어 마음이 풀렸다는 듯이 말했다.
“고마워 언니.”
“으음?”
“조금, 답답했던 마음이 풀린 거 같아.”
“그렇니? 너도 질풍노도의 시기로…….”
“아니라니까!”
마운록은 여전히 밝게 빛나는마초를 바라보며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꼈다.
[세계 최강의 안은 어떠냐? 좋으냐? 그 천박한 자지가 커지는 게 느껴지는구나!]
하지만 역시, 그것만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해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방금까지 숨도 못 쉴 정도는 아니었다.
“……어차피 꿈이니까.”
“꿈이라니?”
“아니야, 그저 악몽이야.”
마운록은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며 결심했다.
우희의 말대로 강해져서 자신을 의심하지 않게 된다면 이딴 개 같은 악몽에도 굴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그렇게 다시 창을 들었다.
*
*
*
“아흥♥ 아흣♥ 좋아앗! 위에서 무자비하게 자궁을 큥큥 내려찍는 거 좋아앗♥”
“임신해라! 내 극태자지에 절정하며 꼴사납게 가버려랏!”
“할게요옷! 초선의 아기씨 전부 줘어어엇♥”
“싼다! 한 방울도 남김없이 다 받아내라!”
뷰릇-! 뷰르르릇!
“우오오오옷─♥”
꼴사납게 비명을 지르며 가고 있는 여포를 향해 나는 양물을 빼낸 뒤 숨을 내쉬며 일어났다.
그리고 발을 들어, 그녀의 배를 밟았다.
“꺄흣♥”
“설마 진짜로 정액을 자궁으로 받은 건 아니겠지? 동탁처럼 그러면 아주 국물도 없을 줄 알아!”
꿀럭꿀럭꿀럭꿀럭.
약간 거칠게 배를 밟자 하얀 정액이 보지에서 꿀럭꿀럭 나오고 있었다. 나는 혀를 내밀고 다리를 M자로 벌린 여포의 모습에 아름다움을 느끼며 침대에서 내려왔다.
오늘 밤도 보람찬 하루였다! 이제 몇 분 동안 환기를 한 뒤에 씻고 자면 되겠다!
어디 그럼 창문을 열어 볼까!
“눈부셔!”
강렬한 빛이 내 눈을 강타했다! 악! 내 눈!
나는 눈을 비비며 고통을 잠재웠다. 누가 전등을 창문에 갔다 댔나? 대체 왜 빛이…….
“아.”
나는 창문을 타고 내려오는 뜨거운 빛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반나절 동안 섹스만 한 거야?”
큰일 났다.
마운록 만나러 가야 하는데……? 잠깐, 여포도 대회에 참가하지 않았나?
“여포! 일어나요! 대회 나가야죠?!”
“헤흐, 후으…….”
“자지 말아요! 벌써 아침이란 말이에요!”
일어나지 않는 여포를 바라보며 나는 절망에 빠졌다.
이건 악몽이야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