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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9화 〉서량은 종로? (39/96)



〈 39화 〉서량은 종로?

“아흣♥”

허벅지를 타고 물이 흐르고 있었다. 보지에서 나온 물이 허벅지를 타고, 이윽고 땅바닥으로 떨어진다.

“젠… 자앙♥”


가야 하는데…… 가야 하는데, 허벅지를 타고 떨어지는 물의 움직임마저 쾌락으로 느껴지는 마당에 아직도 보지에서 계속 자극을 가하는 마력 로-터에 정신을 차릴  없었다. 하지만 여포는 초인적인 정신력으로 적토마의 허리를 찼다.


“움, 직여… 빨리 달리라고오……!”


-움직입니다! 적토마가 움직이기 시작했어요! 아앗!

적토마는 여포의 말에 따라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마대가 놀란 이유는 따로 있었다.


-걷고 있습니다! 마치 산보를 하듯이 걷고 있어요!

경기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은 걸음으로 천천히 산을 오르는 적토마, 그 모습에 여포는 화를 내고 싶었지만, 적토마의 움직임으로 안장이 흔들렸고 그로 인해 당연하게도 음부에도 자극이 오기 시작했다.

“으극♥”

고작 이 정도의 움직임으로 이런 느낌이라니……. 대체 이러고 어떻게 이기라는 겁니까, 초선……. 여포는 잠시나마 초선에게 의문을 품었다.


“여포 파이팅! 자랑스러운 우리 여보!”
“초, 선…….”


하지만 열심히 응원하는 초선의 모습에 여포는 죄책감을 느꼈다.

감히 초선을 의심하다니,  모든 것은 내 나약함에서 비롯된 거 아닌가, 그런데 다른 것을 탓하다니…….

죄책감 다음엔 분노를 품었다. 언제부터 자신이 이렇게 나약하게 변한 것일까, 그 비겁한  자매에게 도망칠 때도 다음엔 세 명이든열 명이 덤벼도이기겠다는 일념으로 수련한 자신이었다.

쾌락이 너무나도 강해서? 그런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아무리 자신이 쾌락에 내성이 없더라도, 초선이 나를 훈련 시켜주었고 나 자신도 마음을 먹었다.

“적, 토!”

적토마는 분명 자신의 상태를 알고 뛰지 않은 것이겠지, 여포는 주인의 상태까지 완벽히 파악하는 적토마에게고마움을 느꼈고.


“감히, 나를 무시하는 것이냐!”


건방짐까지 느꼈다.

푸르르-.
여포의 외침에 적토마가 발을 굴렀다. 영물인 탓에 자존심도 강하고 자신이 인정한 자가 아니라면 등에 태우지 않는 고고한 영물. 그렇기에 여포를 등에 태웠고 주인으로 인정했다.


그렇기에배려를 한 것이었다. 상태가 좋지 않아 보여서, 웬 이상한  덩어리가 자신을 앞질러 나가도 무시로 일관했다. 하지만 철 덩어리에 진다는 것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았던 적토마는, 여포의 외침에 발을 굴렀다.


“마, 력은 씌어 주겠다. 앞으로만 달려라!”

붉은 적토마에 몸에 붉은 마력이 덮였다. 모든 준비는 완료되었다.
적토마가 땅을 박차고 달렸다. 대지를 부시며 무서운 속도로 달려나가는 적토마.

적토마는 이제 참지 않았다.


*
*
*

결론만 말하자면 승리는 여포에게로 돌아갔다.
압도적인속도와 파괴력으로 가파른 도로를 안전하게 가기 위해 지그재그로 만든 도로를 사용하지 않고 일직선으로 달려 정상까지 올라간 후, 일직선으로 정상까지 내려온 적토마를 정직하게 도로를 타고 올라간 호버바이크가 이길 수 없었다.


특이한 점이라면, 적토마가 간 길이 누가 물을 뿌려놓은 것 같이 축축했다는 점. 그리고먼저 도착한 여포가 거의 탈진 직전까지 갔다는 점이 있었다.

“잘했어요.”
“헤으윽…….”


물론 모든 진상을 알고 있는 나는 여포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마력 로-터를 빼내 주었다. 이로 인해 마등 일가와 사이가 나빠지지 않을까 걱정한 나였지만 의외로 좋은 효과가 나타났다.

“상태가 좋지않은 사람에게 지다니, 아무리 방심했다지만…… 나에게 방심이 최고의 적이라고 말하고 싶은 거였는가?”

아뇨, 그냥 애송이가 덤비는  아니꼬와서 덤빈 거라고 하던데요.

“나의 패배입니다. 적토마를 무시한 것도 사과하겠습니다. 가르침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고개를 숙여 사과와 감사를 전하는 마초, 뭐, 좋은  좋은 거라고 하니까, 나는 거의 탈진한 여포를 적토마에 태우고 오토바이를  채 서량으로 달렸다.


“서량이다!”


저 멀리 보이는 성문, 다행히 해가 지기 전에 성에 도착할 수 있었다. 오랫동안 말을 탔더니 허리도 아프고 피곤하던 찰나에 반가운 이야기였다. 이제 일 얘기를 할 수 있겠다.
나는 마등에게 도움을 청했다.

“마등 님. 부탁 하나 해도 되겠습니까?”
“무슨 부탁을요?”
“별건 아닙니다.  막내딸분에게 제가 온 것을 알리지 말아 주었으면 합니다.”
“온 것을 알리지 말아 달라니…… 어째서지요?”
“비밀입니다. 적을 속이려면 아군부터 속이라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병법까지아시다니! 대단하시군요. 그렇다면 알겠습니다. 시종들의 입을 꽉, 막아버리겠습니다.”


이로써 첫 번째 단추는 끼워졌다.  일을 맡긴 당사자이니 당연히 도와주겠지, 하지만 난관이 하나 남아 있었다. 나는 마초에게 몰래 다가가서 말했다.


“마초 님.”
“아, 무슨 일이십니까?”

아까 경주의 영향일까, 호의적인 모습을 보이는 마초. 시작이 좋았다.

“부탁할 것이 있습니다.”
“말씀하십시오. 웬만한 것은 전부 들어드리겠습니다.”
“듣고 놀라시면 안 돼요. 그리고 이 이야길 남들에게 하시면 절대로 안 됩니다.”

최대한 진지한 목소리로 마초에게 속삭였다. 그러자 마초도 같이진지해지며 결연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마초 님.”
“예.”
“혹시 남자를 유혹하실 줄 아십니까?”


쿨럭-!
예상외의 질문일까, 마초는 사레가 들린듯 크게 기침을 한 번 했다. 그러곤 당황한 표정으로 나에게 물었다.


“나, 남자를 유혹하는 방법이요?”
“예.”
“어, 그, 그러니까…….”

마초는 비단 같은 얼굴을 붉히며 시선을 피했다.
모르는구나, 그래도 딱히 상관은 없었다. 가르쳐 주면 되니까. 물론 내가 이 세상에 남성을 유혹하는 방법 따위  방법이 없지만, 나에겐 교과서가 있지 않은가?

나는 품 안에 [변방에 후계자도 아닌 막내였던 내가 중앙으로 가니 웬 초절정 미소년들이 나를 원해 안달이 난 모양인데 어떻게 해야 모두를 행복하게 할 수 있을까!?!?!?!?]를 만졌다.


“모르셔도 괜찮습니다. 남자를 유혹하라는 부탁은 아니니까요.”
“예? 그럼 대체…….”
“음… 연극이랑 비슷하겠네요. 제가 부를 때 연극을 해주시면 됩니다.”
“가, 갑자기 연극을 하라고 해도…….”
“괜찮아요, 제가 가르쳐 드릴게요.”


단둘이, 그 말에 마초는 잠시 고민하다가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또 다른 즐거움에 웃음을 지으며 오토바이를 옆으로 돌렸다.

사전 준비는 끝났다.
나는 개운한 마음으로 마등의 안내를 따라 서량으로 들어섰다.


*
*
*

변방에 있는 서량, 솔직히 말해 장안에서 살아서 그런지 살짝 촌 동네일 거라 예상한 나는 서량의 모습을 본 뒤에 생각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

“겉보기엔 수도인 장안보다 서량이 훨씬 진보되어 있지요. 수도란 황제가 주거하는 곳이고 그렇기에 전통을 중시하여 고전적인 문양과 주거 시설이 많지만저희는 그런 것보다 실용을 중시합니다.”

고대 중국 양식에 따라 지어진 궁전, 그리고 그 영향을 받아 전통 가옥이 즐비한 장안이었다. 하지만 영향을 받지 않은 서량의 가옥들의 모양은 완전 신세대 그 자체였다.

“공장들이 많아 주거 공간을 많이  수 없었습니다. 그렇기에 집을 높였죠. 일정 높이 이상이 되면 지반이 불안정해지니 그리 높게는 짓지 못했지만요.”

그렇다. 거의 7층 높이의 다수의 인원이  수 있는 주거 공간.
아파트가 그 위용을 자랑하고 있었다.

“물론 내부는 수도가 훨씬 뛰어납니다. 방호 각인이나 온수 유지 장치라던가요. 온수가 나오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아, 그건 장안이 좋네요. 그러니까 서량은 실용적으로 건축을 했지만 내부 시설의 질이 좋지 않다. 물론 이건 돈만 있다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지만 변방에 돈이 어디 있겠나. 하지만 나는 오랜만에 보는 아파트, 그리고 현대적인 건설에 향수를느끼면서도 어떻게 이런 것을 만들었는지가 매우 궁금했다.

아파트도 그렇고 오토바이, 그리고 수도꼭지도 있는 삼국지라니, 아무리 마법이 있어도, 아니 오히려 마법이 있다면 과학은 천대받아야 하지 않은가?

“이 모든 것들이 던전에서 얻은부산물들이지요. 그대로 놔두면 마물들을 쏟아내는 마귀 소굴 같은 것들이지만 던전에 우두머리를 처치하면 자오열화창 같은무구가 나오거나 오토바이의 설계도 같은 것들이 나오긴 합니다.”

던전, 말로만 들어봤지만 한 번도  적이 없는 곳, 위험한 던전인만큼 보상도 크다고만 들었는데 보상이 이런 설계도라니, 게다가 그 보상이 현대 시대에서나  법한 물건의 설계도.

많이 이상했지만, 어차피 전생에 나는 죽었고 지금 내 이름은 초선이다. 나는 향수병의 향기를 지우고 아파트에서 시선을 돌렸다.

“아, 참고로 그 [번방의…… 어쩌구]도 던전에서 구한 것입니다.”
“그건 웃기네요.”


나는 작게 웃으며 석양이 지는 하늘을 바라보며 마등에 안내에 따라 그 유명한 마씨 일가의 주거지로 들어갔다.

“…….”
“어떠십니까? [나라를 위해 일을 하는 자를 위한 건축물]의 설계도를 이용해 만든 건물의 외형은?”

나는 익숙하면서도 멀게 느껴지는 건축물을 바라보았다.
푸른 기왓장을 마치 중절모처럼 올려놓은 건축물,


청와대잖아 이거…….


여기서지내야 하는 건가?
여포… 나 기분이이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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