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35화 〉백 번. (35/96)



〈 35화 〉백 번.

모든 일이 정리된 후  뒤 나는 동탁이 있는 테이블로 갔다. 그곳엔 익숙한 동탁과 처음 보는 마등, 그리고 금빛과 은빛이 섞인 머리 색을 가진 아름다운 사람이 있었다.


동탁은 나를 보더니 팔로 내 허리를 껴안으며 나를 자리에 앉혔다. 흠흠, 방금 능력있는 남자의 모습을 보여줬는데 갑자기 이러면 내 권위가…….

물컹.


하지만 그런 생각은 가슴에 의해  날아가 버렸답니다. 동탁 마망 너무 좋아.


“드디어 오는구나, 찬밥신세인 줄 알았더니.”
“흠, 제가 좀 능력이 있어서요.”
“알고 있다. *오늘 나도 저렇게 눈을 뒤집히며 가고 싶구나.*”
“그, 그건 안 돼요, 열 번 수칙을 지켜야 하잖아요.”


나와 동탁이 투닥거리고 있자 마등이 궁금한 물어왔다.


“상국과 아는 사인가 봅니다.”
“아는 사이 정도가 아니지.”

그러고 보니 자기소개를 안 했구나. 나는 선글라스를 벗고 자리에서 일어나 마등을 바라보며 말했다.

“초선이라고 합니다. 이곳에 지배인 겸…….”
“내 남편이지.”
“허어, 천하제일의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 허언이 아니었군요.”
“감사합니다. 마등 님.”
“하하, 소개를 받았으니 우리도 해야겠군요.”

마등은 옆에 있던 아름다운 머리를 가진 여자와 그 뒤에 숨어있는 노란 머리 색 때문인지 병아리처럼 보이는 나보다 키가 작은 여자를 소개해주었다.


“마등입니다. 부족하나마 서량의 태수직을 역임하고 있지요. 그리고 이년은  장녀이자 후계자인 마초, 옆은 조카인 마대입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마초, 자는 맹기입니다.”
“와아…….”


마초! 촉의 오호대장군(五虎大將軍) 중  명이자 그 강하다는 장비와도 하루 종일 겨룬 강자! 서량의 금마초, 서량의 비단이라고 불리는 이명답게 외모 또한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특히 금빛과 은빛이 섞인 듯한 머리 색은 사람의 시선을 사로잡는 마성도 있었다.

그리고 마대, 이 또한 촉에서 중요한 요직을 맡고 그 유명한 위연을 사로잡은 일화로 유명한 인물, 하지만 지금은 뭔가, 어려서 그런가? 머리도 노랗고 키도 작고 얼굴도 귀여운 것이 뭔가 병아리 같았다. 그런 마대가 입을 벌리고 멍하니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후훗, 반했나? 하아, 미남의 숙명이란…… 그러지 말라고 아기 병아리, 나는 임자가 있는…….


“시발 존나 이쁘다…….”
“푸흡-!”

사람…… 뭐? 내가 뭘 들은 거지? 나는  귀를 의심했다. 외모와전혀 맞지 않은 천박한 말이 그 입에서 튀어 나왔기 때문, 다행히 나만 당황한 것이 아닌 모양인지 마등이 먹고 있던 술을 뿜었다.

딱-!


“아얏!”
“……죄송합니다. 아직 어려서 단어 선택을 잘 못 한  같습니다.”


그리고 마초는 마대의 머리에 꿀밤을 먹이고 뒤통수를 잡고 머리를 숙이게 한 뒤 자신도 머리를 숙였다.


실수할 수도 있지…, 나는 마대를 용서했다.
하지만 동탁은 그럴 수 있을까?


“괘, 괜찮답니다. 아직 어리니 그럴 수도…….”
“어쩐지 아직 어린데도 남자들을 곁눈질로 쳐다보던 이유가 있었구나, 그냥 발랑 까진 애였어.”
“……뭐라 할 말이 없습니다.”
“유부남에게, 그것도 부인이 옆에 있는데 그런 말을 하다니, 크게 될 애구나.”

나왔다! 동탁의 야리돌림!
동탁의 극딜이 쉴 새 없이 마대의 귀를 파고들었다. 하지만 마대는 무엇이  못  줄 모르고 있다는 듯이 말했다.


“욕해서 죄송합니다…….”
“욕도 문제지만 다른  문제인데요.”
“예? 이쁜  사실 아닌가요?”


하하, 이 녀석 아부가 뭔지 아는 녀석이구나?
하지만 어쩌냐,나는 이쁘다는 말보단 멋지다는 말이  좋은데.


“마초, 마대 좀 데리고 마휴와 마철이 있는 곳으로 가 있거라.”


결국, 축객령을 받은 마대와 억울하게 쫓겨난 마초, 저 아름다운 머리를 좀  보고 싶었는데 아쉽게 되었다. 어쩔  없지, 이 탐스럽고 커다란 동탁의 과실로 참을 수밖에. 동탁의 가슴에 기댄 채 나는 마등을 바라보았다.

그건 그렇고 삼국지 인물들은 나이도 있고 성인인 딸도 세 명이나 있는데 어찌 나이를 먹은 티가 나지 않는다. 무장이나 마법사들이 원래 나이를 먹지 않는다지만, 세 딸의 어머니가 겉보기에 자매로 보이는 것은 좀 거시기하긴 했다.


물론 나쁘다는  절대로 아니다. 솔직히 말하면 좋다, 마력 만세!

“놀랐습니다. 설마 이곳에 지배인이 초선 님이셨다니.”
“상국에게도 숨겨온 것이니까요. 지금도 제 정체를 아는 사람은 많이 없답니다.”
“그렇다면 상국의 지원 없이  모든 것을제작하신 것입니까?”
“그렇습니다. 외형, 기능, 인원, 지금 흘러나오는 곡의 작곡도 전부 제가  것입니다.”
“대단하시군요! 여자도 쉽게 하지 못할 일을 이리 손쉽게 하시다니, 아까의 대응도 정말 감명 깊었습니다.”

진심으로 대단하다는 듯이 나를 바라보는 마등, 남자인 나를 깔보는 듯한 것은 없었다. 순순히 남자라는 성별을 가지고 이런 일을 했다는 것이 대단하다는 듯 나를 칭찬하는 마등. 아무리 내가 대단하다고해도 이렇게까지 칭찬을 하는 모습은……부자연스러웠다.

“과분한 칭찬이군요. 제가  일이 있긴 하지만 공사 비용이나 인원들은 전부 상국의 사람입니다. 저를 믿고 맡겨준 상국의 덕이 크지요.”
“그렇다고 해도 대단한 일이지요. 하물며 아무리 약해 빠졌다지만 여자를 단숨에 쓰러트리는 실력까지,어찌 감탄이 나오지 않을 수 있겠습니…….”
“서량태수.”


심하게 아부를 하는 모습에 이상함을 느낀 것은 나만이 아니었는지, 동탁이 눈을 게슴츠레 뜨며 마등을 노려보았다. 마등은 정치적 감각은 별로 없구나, 이렇게 티 나게 원하는 것이 있소, 라고 말하면 누가 원하는 대로 해주겠는가, 반발을 느끼면 느꼈지.


“무슨 수작이지?”
“상국, 그게 아니라…….”
“내가 아닌 초선에게 뭐라 하는 이유가 뭐지? 금전이나 명예, 권력을 원하는 것은 아니겠고, 초선에게 원하는 것이 있는가?”


나에게 아부를 해봤자 얻을 수 있는 것은 없었다. 겉보기엔 나는 동탁의 애첩일 뿐이고 나로 인해 권력이나 금전적 이득을 얻을  없을 테니까. 그것을 애초부터 파악한 동탁이 마등에게 물었다.


“……초선 님에게 부탁할 것이 있습니다.”
“저한테요?”
“부디! 부디 방구석에 틀어박힌 막내딸을 꺼내주십시오!”

……이건 또  소리야.

*
*
*

“넷째가 있으셨나요?”
“그렇습니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제가 낳은 막내딸이죠. 마운록이라고 합니다.”

마운록(馬雲騄)
이름은 들어본 적이 있었다. 연의에서도 나온 적이 없는 아예 다른 소설에서 나온 이름이지만 아는 사람은 아는 애매한 인지도를 가진 인물.
실제로 있었는지 몰라도 아들만 셋인 집안에 딸을 하나 넣고 싶었는지 등장한 인물로 무예가 뛰어나고  유명한 상산의 조자룡과 이어지는 인물이다.

마등은 그녀만 생각하면 안타깝다는 듯이 한숨을 내쉬었다.


“귀여운 아이였습니다. 언니들을 잘 따르고 부모인  말도  따르고 그중에서도 첫째인 마초를 잘 따르는 아이였습니다. 줄곧 마초처럼 되고 싶어 했고 그렇기에 창을 들었죠. 하지만 불행하게도, 그녀는 마력을 쌓을 수 없는 체질이었습니다.”

마력불능, 나 또한 겪었던 아주개같은 체질. 그런 저주가 마운록에게도 있다니, 뭔가 동정심이 들기 시작했다.


“갖가지 영약을 먹이고 용하다는 의원을 불렀지만 막내딸의 체질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막내는 절망하며 방구석에 틀어박히고 말았습니다.”
“방… 구석에요?”
“그렇습니다. 아무리 몸을 단련해도 마력이 없으니 수련에 재미를 붙이지 못했고 마법은 당연히 쓰지못했으며 그렇기에정치라도 시키려 서책을 보내줬지만……. 읽으라는 책은 읽지 않고 이상한 책만 읽더군요.”

대체 무엇을 읽었기에 지식을 보존하는책을 이상하다고 평가하는 걸까?

“무슨 책을 읽었기에 그러신 건가요?”
“그러니까… 이름도 잘 기억나지 않는군요. 워낙 긴 이름이라.”
“얼마나 기길레…….”
“[변방에 후계자도 아닌 막내였던 내가 중앙으로 가니  초절정 미소년들이 나를 원해 안달이 난 모양……] 으, 더는 기억이 나질 않는군요.”

데에-에엠.
 시대에도 히키코모리가 있었단 말인가, 그것도 오타쿠 히키코모리가……. 이제야 근심에 가득  마등의 표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저도 읽어봤지만 전혀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이더군요, 하지만 제 막내딸이 원하는 것은 알 수 있었습니다.”
“그게 뭐죠?”
“초절정 미소년. 게다가 책의 제목처럼 수도 출신이라면 완벽하죠.”


초절정 미소년. 마등은 나를 가리키며 말했다.
물론 내가 멋지고 잘생기고 능력 있는 완벽한 남자긴 하지. 그래서, 나에게 무엇을 해달라 하는 것일까? 동탁이 슬슬 짜증 난다는 말투로 물었다.


“그래서, 무엇을 원하는 것이냐.”
“……이런 말 하기 정말로 뭐하지만, 초선 님이 제 막내딸을 방구석에서 꺼내주었으면 합니다.”
“네에……?”
“제 막내딸은 정말로 초절정 미소년을 동경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초선 님이 한번 말이라도 꺼내준다면…….”
“거절하지.”


동탁은 마등의말을 끊으며 거절 의사를 밝혔다. 그녀의 얼굴은 당연하게도 불쾌함이 가득한 얼굴이었다. 그렇겠지, 어떤 사람이 자신의 부인, 남편이 어린이성을 꼬시러 가는 것을 좋아할까, 물론 나는 재밌을 거 같으니 하고 싶긴 하지만 그것이 동탁보다 중요하진 않았다.


“실례를 무릅쓰고 부탁드립니다. 만일 제 막내딸이 밖으로 나온다면 절대로 은혜는 잊지 않을 것입니다!”
“실례란 것을 알면 자제하지 그러나, 가족의 일은 가족이 끝내야지 외부의 도움을 받으면 어쩌나?”
“정말로 소중한 가족이기에 그렇습니다. 제발! 이렇게 부탁드립니다!”


쿵! 쿵!
머리를 책상에 박으면서 부탁하는 마등, 정말로 정석적으로 부탁하는 방법이지만 받는 사람이 잘 못 되었다. 그동안 수없이 무릎을 꿇고 머리를 박는 사람을 봐온 동탁에겐 씨알도 먹히지 않는 방법이었다. 그녀는 목소리 하나 변하지 않은  다시 한번 말했다.

“어허, 정말로 이럴 건가? 이 좋은 날 좋은 자리를 그리 파토 내야 직성이 풀리나?”
“제발, 부탁드립니다. 저에겐 딸을 그렇게 낳은 책임을 져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크흑!
서량 태수가아닌 어머니의 말이 내 가슴을 울렸다. 그렇게 낳은 책임을 져야 한다니…… 잔인하면서도 슬픈 말이었다. 제엔장! 이러면, 이러면 해줄 수밖에 없잖아! 빌어먹을!
나는 동탁의 손목을 잡으며 말했다.


“……상국.”
“안 된다 초선. 정에 휩쓸리지 말아라.”
“한  도와주는 것도 나쁘지 않지 않나요? 서량 태수에게 은혜도 입힐 수 있고…….”
“그대는 나의 남편이다. 그런데도 저 말을 용납하라고?”

그건 아니지만……. 동탁의 화난 표정에 나는 한 발 뒤로 뺄 수밖에 없었다. 그래, 아무래도 거절을 해야…….


“지랄하고 있네.”


그때, 반갑고도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곳으로 시선을 돌리니, 내 사랑 중 한 명이 그곳에 서 있었다. 그것도 이유를 데리고.


“네년들…….”
“흠흠,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유? 저 모습에 대해서.”
“서량 태수에게 은혜도 입히고 딱히 위험한 일도 없는 것이 당연한데 거절을 하는 이유라면 이 이유가 잘 알고 있습니다! 저의 주군답게 이미 모든 일을 계산해 놓으셨을 것이 뻔한데 거절하는 이유는…….”
“다,닥쳐라 이유!”
“에이, 상국께서 말씀하셨지 않습니까! 자기가 탐욕 때문에 일을 그르칠  같으면 바로 말하라고!”
“시끄럽다! 한 마디만 더하면 사형이다!”
“아닛, 그럼 어쩔 수 없네요. 이제는 말하지 않겠습니다!”


이제는?


“이미 여포 장군께 말해뒀지만요.”
“이유! 네놈은……!”
“초선, 이 인간이 거절하는 이유가 뭔지 아십니까?”
“어……. 저를 아껴서 그런 거 아닌가요?”
“그것도 맞지요. 하지만 고작 애 하나 봐주는 것으로 이렇게 화날 인물은 아닙니다.”

그렇긴 하지, 거대한 가슴만큼 마음이 넓은 우리 동탁이니까……. 그럼 왜 거절한 거지?


“간단합니다. 그 이유는…… 바로 호위로 저를 써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게 무슨…….”
“장료와 고순은 바쁩니다. 그렇다고 자신이 같이 서량으로 갈 수도 없고. 그러면 호위는 누가 되겠습니까?”
“어, 여포 님이겠죠?”
“시끄럽다! 누가 초선의 호위로 너를 맡긴다고 했느냐? 용납할 수 없다!”


아, 그러니까 이득을 볼 수 있는데도 나를 안 보내는 이유가…….

“저랑 여포 님을 같이 붙이고 싶지 않아서……?”
“……뭐가  못 됐느냐?”
“이 미친년은 지가 한 일은 생각도 앉고 이 지랄이네, 들켰으면 수락이나 해.”
“싫다, 서량까지 거리가 얼만데 그걸 보내겠느냐 내가?”


동탁이 거리로 변명을 하자 마등이 황급히 말했다.


“괜찮습니다! 저희 오토바이를 타시면 금방입니다!”
“젠장…….”

동탁은 머리를 붙잡았다.
방도가 없다, 젠장, 내가 왜 이유에게 그런 개짓거리를 시켜서……. 동탁은 후회했지만 시간을 되돌릴  없었다. 하지만, 마지막 방법이 남아있었다.

“초선, 만약 네가 없으면 나는 어떻게 버티라는 것이냐? 게다가…… 아이에게도 아빠가 필요하지 않겠느냐?”

윽, 아이는 반칙인데…… 내심 가는 것에 좋아하고 있던 초선은 아이 치트로 인해 잠시 주춤할 수밖에 없었다. 그때 이유가 나섰다.

“열흘! 딱 열흘만 보내면 되지 않겠습니까? 이야 싸다 싸! 열흘만 기다리면 서량의 은혜가 공짜로?”
“한  동안 가려다가 참는 거니 양보해라.”
“으윽…….”


지금,  공간에 동탁의 편은 없었고 결국 동탁은 수많은 포위에 버티지 못하고 결국 백기를들었다.

“열흘, 그 안에 오지 않으면 내가 가겠다.”
“감사합니다! 상국!”

쿵쿵!
동탁의 수락에 마등이 다시 한번 상에 머리를 박았다. 여포는 이유와 보기 힘든 사이 좋음으로 서로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었고 동탁은 짜증 난다는 듯이 머리를 헝클이다,  귓가에 속삭였다.

“많이 참았노라.”
“……네?”
“그 같잖은 사정 엄금 규칙, 오늘은 지키지 않겠다.”
“히익-!”

큰일났다.
진짜로 큰일났다.


나는 동탁의 눈을 바라보았다. 짜증과 복수심으로 가득한  두 눈. 나는 그녀의 의중을 읽을  있었다.

열흘 동안 하지 못하는 만큼 전부……. 그녀는 할 생각이었다.
잠깐, 그러면 하루에 열 번이니까 거기다 열을 곱하면…….


백.
100.
Hundred.

좆 됐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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