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32화 〉서량의 비단. (32/96)



〈 32화 〉서량의 비단.

화창한 어느 날이었다.


“아헷♥ 으힛♥으헷♥”

뷰르르릇, 뷰릇,
여포의 음부에서 끈적한 정액이 꿀럭꿀럭 흘러나오는 평소와도 같은 날. 어떠한 소식이 들려왔다.

“마등이 찾아왔다고?”

동탁은 마등이라는 인물을 잠시 떠올렸다. 특유의 마씨 가문 특유의 마상창술과 기병이 날뛰기 좋은 초원 같은 곳에선 최강의 힘을 자랑하는 서량기병을 만드는 가문. 하지만 변방에 있고 나라 꼴이 말이 아니었기에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지만 충분히 한 주(州)를 차지할만한 실력자였다.

“분명, 유물을 발견하고 그걸로 재미 좀 보고 있다고 하지 않았나?”
“성과가 나왔으니 오지 않았겠습니까?”
“쯧, 하필 황제가 없는 지금 오다니, 이제 변명도 통하지 않겠어.”
“곧 있으면 성과가 나올 듯합니다.”


황제를 찾아야 걱정거리 없이 무엇을   있을 터인데 없으니 높은 직위에 인물을 만날 때마다 항상 변명거리를 찾아야 했다.


“그럴 땐 저에게 맡기세요!”

그때 등장한 잘생기고, 이쁘고, 멋지고, 아름답고, (밤일이)강한 사람은 누굴까요?
그래요, 바로 저랍니다!

“초선?”
“제가 하겠습니다. 폐하는 생각도 하지 못하게 만들어주죠!”

당당히 문 앞에 서서 외쳤다. 그러자 동탁과 가후가 나를 잠시 바라보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초선 님이라면 가능하실  같습니다.”
“가능하겠느냐?”
“물론입니다.”

아주 쌉가능이죠!
나는 바로 행동에 나섰다.

*
*
*

수도인 장안으로 향하는 길은 깨끗하게 닦여 있었다. 그래야 마차가 오가는 것이 편하고 길이 만들어지고 안전이 확보돼야 상인들이 자주 오가 경제가 활성화될  있었다.

하지만, 도로의 존재는 그렇게 좋기만 한 순기능만이 있는 것이 아니었다.
당연하게도 도로는 장안에 우호적인 사람들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닌, 다른 사람도사용할 수 있었으니까.


부-우우웅…….


“뭔 소리지?”
“이상한 소리가 들리는  같습니다!”
“막내야, 망원경으로 확인 좀 해봐라.”
“알겠습니다!”


성벽 위, 보초를 서고 있던 병사가망원경을 들여다보았다. 잠시 주위를 살펴보던 신병은 깜짝 놀라며 뒤로 엉덩방아를 찍었다.

“헉!”
“뭐, 뭐냐!? 적이냐?”
“무, 무슨 철 덩어리를 탄 사람들이……?”
“봐봐!”

고참 병사다 망원경을 들여다보았다. 하지만 아무리 찾아봐도 신병이 말한 철 덩어리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잘 못 본  아니냐?”
“아, 아닙니다!저기 오고 있습니다!”


오고 있다고?
고참 병사는 신병이 가리킨 방향으로 시선을 돌렸다. 거기엔, 철 덩어리를 탄  무서운 속도로 달려오는 다섯 명의 인영이 있었다. 무서운 굉음을 울리며 다가오는 철 덩어리는 그 수가 적어도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미친… 저게 뭐냐?”
“마물, 마물 아닙니까!? 위에 인간은…… 하반신이 잡아 먹힌… 히익!?”
“기다려 봐!”

패닉에 빠진 신병과는 다르게 고참은 침착하게 소리를 크게 해주는 마도구인 확성기를 들고 말했다.

[정지! 철 덩어리에 탄 다섯 명! 당장 멈추지 않으면 공격 의사라고 판단하겠다!]


다행히도 그들은 사람이었다. 고참 병사의 목소리를 듣고 천천히 속도를 줄이는 다섯 명, 그 모습에 사람임을 확인한 고참 병사는 다시 말했다.


[신원 확인이 필요하니 천천히 성문 쪽으로 와주십시오.]


다시 무서운 굉음을 울리며 달려오는 모습에 고참 병사는 한숨을 내쉬었다.


“사, 사람이군요.”
“사람 놀라게 하고 있어……. 얌마, 아무리 놀란다고 해도 마물로 단정 짓고 그러지 말어, 잘 못 했으면  사람들 마력포 맞고  죽었어.”
“시, 시정 하겠습니다!”


빵빵--!
어느새 빠르게 다가온 다섯 명이 크락션을 울렸다. 그 소리에 깜짝 놀란 고참 병사가 확성기와 망원경을 들고 성벽에 몸을 내밀었다. 이상한 철 덩어리를 탄 5명이 성벽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신원 확인을 위한 명패나 물건이 있으십니까?]


그러자 가장 앞에 있던 여인이  안에서 명패를 꺼냈다.

마등(馬騰) 수성(壽成)

그 명패를 본 고참 병사는 깜짝 놀라며 다급하게 말했다.


[신원 확인되셨습니다. 성문 쪽으로 와주십시오.]

“높으신 분들 입니까?”
“……서량태수다.”
“서, 서량태수!”

무려 서량을 다스리는 인물, 고참은 한숨을 내뱉으며 말했다.


“저런 사람이 오는데 왜 언급이 없어…….”


무려 서량태수에게 반말도 하며 신원을 확인했다. 사실, 매뉴얼 대로라면 이것이 맞지만 그렇게 하진 않는다. 누가 온다고 하면 이렇게 신원 확인이 아닌 환영으로 응대해야 하니까. 난 이제 망했다……, 그렇게 절망하던 고참 병사.

하지만 고참 병사와는 다르게 마등은 덤덤히 말했다.


“노련한 병사구나.”


오히려 칭찬까지 하며 성문으로 향하는 마등.

“환영도 없는데 어째서 그런 말을 하십니까. 이건 저희를 무시하는 처사입니다!”
“옳소 옳소!”


하지만 마등의 말에 반박하는 차녀와 삼녀, 마휴와 마철은 불쾌하다는 듯이 말했다.

“철, 휴. 우리가 너무 빨리 왔다고 생각해야 한다. 게다가 마차도 아닌 이것을 타고 왔으니 경계를 받는 건 당연하지.”
“……솔직히 마력포가 쏘아질까 봐 겁먹긴 했어요.”
“서량의 여자라면  정도는 피할 줄 알아야 한다. 마대.”

겁먹은 마대를 꾸짖는 마등, 마대는 입술을 내밀며 옆에 있는 여인을 바라보았다.


은색과 금색이 섞인 신비로운 머리 색, 목덜미가 드러나는 포니테일, 아름다운 이목구비.

그리고 철 덩어리를 조이고 있는 탱탱한, 가히 말벅지라고 불릴 정도의 허벅지.

“……마력포가 날아오길 기대했는데.”
“누님!”
“하하하! 역시 내 장녀다!”

서량의 비단. 마상창술의 명실상부 일인자.


마초(馬超) 맹기(孟起)


서량의 금마초가 장안으로 들어왔다.

*
*
*

“어서 오시게.”
“상국을 뵙습니다.”


마등은 딸들과 함께 고개를 숙였다. 그 ‘연합’ 이후에 처음 만나는 사이, 원래는 만날 수 없는 사이였지만 마등은 이름만 올렸을 뿐 딱히 뭘 한 것이 없었고 동탁도 바로 왼편에 있는 마등과 사이를 망칠이유는 없었으니. 서로 그 일을 불문율로 삼고 처음 보는 것처럼 말을 이었다.

“생각보다 엄청 일찍 왔군, 전부터 오고 있었나?”
“아닙니다. 하지만 새로 개발한 탈것을 타고 오니 좀 빠르게 왔나 봅니다.”
“호오, 마상창술로 유명한 가문이 탈것이라니?”
“일단 보여드리겠습니다.”

마등은 동탁을 데리고 훈련장으로 향했다. 원래 고순이 항상 훈련을 시키던 장소, 하지만 그곳엔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았다.

“아, 오늘이 그날인가?”
“그날? 오늘 무슨 날입니까?”
“아닐세,”


오늘도  구슬을 먹을 생각에 기분이 좋아진 동탁,마등은 무슨 일인진 몰랐지만 기분이 좋아서 나쁠 건 없으니 좋은 시작이라 생각하며 훈련장에 들어갔다.


“보여드리겠습니다.”

마등은 품 안에서 손가락만 한 무언가를 꺼냈다. 작은 손잡이에 넣기 위해 만들어진 듯한 기둥.

“이것은…… 열쇠 아닌가?”
“그렇습니다. 그리고 이걸 돌리면…….”


철컥-!
마등이 허공에 대고 열쇠를 돌리자. 무언가 걸리는 듯한 소리가 나더니,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서 무언가가 나오기 시작했다.

“허어, 공간 마법인가?”

천(天) 속성 마법사만이 사용할 수 있다는 공간 마법, 좌표의 계산부터 이동 물체의 상태까지 모든 것을 파악해야 해서 최고 난이도의 속하는 마법. 그것이 지금 눈 앞에 펼쳐지고 있었다. 하지만 마등은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비슷하긴 한데 이 마법은 아공간이라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고정된 좌표에서 눈앞에 소환하는 것. 질적으로 다르죠.”
“그것이 이 유물의 효과인가?”
“그렇습니다.”
“대단하군.”


어떠한 물건을 바로 소환할 수 있는 유물이라, 좋구나. 동탁은 오랜만에 탐욕이 생겼다. 하지만 마등은  기색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쉽다는 듯이 말했다.


“하지만 단점은 소환할 수 있는 게 이 탈것뿐이라는 것이지요.”
“어째서인가?”
“설계도에 그리 적혀있었습니다. 비용을 줄이는 대신, 이 탈것만 수납과 소환이 가능하더군요.”
“흠, 그래서 그런 열쇠 같은 모양인가.”


생각보다 하자가 많은 물품이었다. 동탁은 탐욕이 팍 식은 채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럼 볼 것은 이…… 뭐라 불러야 할지 난감하군. 따로 이름이라도 있나?”
“이 유물이 외래에서 온 모양이라 이름도 외래어인데 괜찮으십니까?”
“상관없네.”
“그럼, 이 탈것의 이름은자동이라는 뜻의 AUTO. 그리고 바퀴가  개가 달린 탈것을 뜻하는 BIKE 그 둘을 합쳐…….”

자동으로 달리는 이륜자동차.



“오토바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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