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화 〉외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몸을 바친다!-
만약, 원래의 이야기대로 흘러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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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포군은 패배했다. 대부분 병사들과 무장이 붙잡히거나 투항했고 여포는 사형 위기까지 몰렸다.
원래의 역사대로 흘러가는 이야기, 하지만 나는 그렇게 진행되는 것을 어떻게든 막아보려 노력했다.
"선처를 부탁드립니다."
찬란하게 빛나는 금색 머릿결, 작은 키, 건방져 보이는 섹시한 눈매를 가진 조조에게 나는 무릎을 꿇었다. 조조는 그 모습을 보고 여포의 사형을 미루어줬고 감옥에 가두었다.
포로로 붙잡힌 적의 군주의 남편, 이 남녀역전 세상에서 어떤 수모를 당할지 나는 상상만해도······.
'발기'해버리고 마는 것이다!
하물며 그 유부녀 킬러······ 아니 여기선 유부남 킬러인 조조다. 과연 그녀가 나에게 아무 짓도 하지 않을 수 있을까?
답은 그런 일은 일어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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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회장.
조조군의 승리를 기념하여 열린 연회, 조조는 물론 개국공신이라 할 수 있는 인물들이 전부 모인 이 자리, 그곳 중앙에 나는 서 있었다.
"왜 그리 서 있습니까?"
조조가 술을 마시며 물어왔다. 특이하게도 연회장 중앙에 자리한 곳이지만 상은 물론 술과 고기가 수북하게 쌓여 있었다. 포로로 잡힌 내가 받을 만한 대접이 아니었다.
하지만 조조는 달랐다. 포로로 잡힌 나를 극진히 대접해 주며 나를 포섭하는 거처럼 행동하고 있었다.
"먹으십시오, 마시십시오. 여기 그 누구도 그대에게 뭐라 하지 않습니다."
"······그럴 순 없습니다."
술과 고기, 참기 힘든 유혹이지만 나는 이것이 시험이란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왜냐하면········.
"어째서죠?"
자신의 취향에 맞지 않으면 흥미도 가지지 않는다는 듯한 저 눈! 유부남이고 미색이 너무 완벽해도 취향에 맞지 않으면 시선도 주지 않을 듯한 분위기!
다행스럽게도 나는 그녀의 취향을 알고 있었다.
그녀는 유부남이고 미색이 뛰어난 것보다 더욱 중요시 여기는 것.
"정인이 잡혀있는데 어찌 남편이 된 자로써 귀한 음식을 입에 담는단 말입니까. 저를 굶기시고 제 정인에게 이 음식들을 가져다주십시오."
그것은 바로 절조.
조조는 절조 있고 흔히 말하는 현모양처··· 아니 현부양부가 취향이었다.
"호오······ 짐승 같은 여포에게 이런 남편이 있을 줄이야, 모두를 홀릴 만한 외모와는 정 반대인 사상이로군요."
하지만.
"포로가 내뱉을 말은 아니지 않습니까? 그렇게 생각 안 하나? 원양."
"······그렇게 생각 안 하는데."
"흥, 고상한 척은 다하는구나, 어쨌든 불쾌한 것은 사실이고 그대의 절조가 존중받아야 하는 것도 사실이니······."
그녀의 입술이 비틀어졌다. 흥분한 것 같으면서도 살짝 고조된 얼굴. 내가 어떻게 행동할지 기대된다는 눈으로.
"성의를 보여줘야겠습니다."
그녀는 말했다.
"알몸으로 저에게 무릎을 꿇고 비십시오."
귀축과도 같은 요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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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몸 도게자라니 알몸 도게자라니 알몸 도게자라니.
중요하니까 세 번 말했다. 조조가 내뱉은 파장, 그 말에 연회에 와있던 무장과 책사들이 환호했다.
평소에 고상함은 잊은 듯한 외침, 술도 들어갔겠다, 전쟁에서 승리도 했겠다, 눈앞에 따먹고 싶은 남자도 있겠다. 도취감과 흥분, 그리고 성욕으로 연회장의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벗어라! 벗어라!
여포의 막대기야! 어디 그 자랑스러운 막대기좀 보여줘봐라! 푸하하하!
나도 한번 맛 좀 보고 싶다!
상스러운 말들이 연회장에 울려퍼졌다. 이 세상 남자라면 얼굴을 붉히고 눈물을 흘리며 수치를 느껴야 하는 것이 정상이었지만 내가 평범한 남자는 아니었다.
헤으응······ 좀 더 심하게 해줘도 되는데.
여기 사람들 다 젊고 무장들이라 그런 말을 들어도 전혀 기분이 나쁘지 않았고 오히려 흥분이 되었다.
"표정 하나 변하지 않는군, 원양. 저런 남자가 취향이라고 그러지 않았나? 지조있고 항상 자기만을 바라보는 남자."
"유부남이잖아 미친년아."
"그게 더 꼴리는 것이다."
"아, 예······."
조조와 원양, 하후돈이 뭐라 말했지만 여기까진 들리지 않았다. 뭐, 어쨌든 나는 내 할 일만 하면 되니까. 결사의 각오를 다진 척, 굳은 얼굴로 천천히 앞섬을 풀어 헤쳤다.
오오오--!!
주위에서 환호성이 들려왔다. 그 목소리는 약자가 자신들의 성적 욕구를 채워주기 위한 한심하기 그지없는 외침이었지만 나에겐 기폭제와 같았다.
툭.
상의를 벗고 땅에다 내려 놓았다. 남은 것은 상체를 가리는 얇은 천 쪼가리, 나는 멈추지 않고 바지를 벗었다.
"죽이지 않나? 그 짐승 같은 여포의 남편이 내앞에서 옷을 벗어 던지고 있다고."
"······."
"왜 말이 없냐? 꼴리냐?"
"핫! 아니, 잠시 생각을 했을······."
조조는 하후돈의 말을 끊으며 손을 하후돈의 사타구니, 음부 쪽으로 갔다 대었다.
"무, 무슨 짓이야, 미친년아!"
"젖었네 젔었어, 나보고 미친년이라더니 처음 본 남자, 그것도 유부남에게 젖은 네가 더 미친년 아닌가?"
"이······."
하후돈은 조조의 말에 반박할 수 없었다. 그녀는 정말로 아래가 젖었고 조조는 젖지 않았기 때문에. 그녀들은 다시 초선의 스트립쇼에 집중했다.
'음, 내가 벗는데 떠드는 건 자존심 상하는데······.'
초선은 바지를 벗으며 땅에다 내려놓으며 생각했다. 이제 남은 것은 얇은 시스루 같은 상의와 팬티. 그 모습에 이미 조조군 대부분이 팬티가 젖었을 것이었다.
자, 여기서 쉬는 타임, 아무리 지조와 절개를 중요시 여기는 남자라고 해도 여기서 부끄러워하는 모습을 살짝 보여주면······.
"왜 그러는 것입니까, 정인을 버리시겠다는 겁니까?"
"큿······."
"후후, 좀 더 노력하시오."
분위기가 사는 법이었다. 나는 부끄러움을 애써 참는 모습을 보여주며 상의를 들어 올렸다. 그로 인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가슴과 맨살.
와아아아아!
환호성이 밖에도 들릴 정도로 커졌다. 이러다가 내 성검을 보여주면 고막이 터져버릴지도?
"흐음······."
조조는 아직도 나를 시험하는 듯이 쳐다 보았다. 나는 그 눈빛을 정면으로 직시하며 속옷을 잡고, 천천히 내렸다.
꿀꺽-.
허어······.
수많은 시선이 순식간에 양물에 꼿혔다. 여태껏 보지 못 한 극태의 양물의 모두 정신을 차리지 몬 하고 있었다.
발기하지 마라, 아직은 빛날 때가 아니다 엑스칼리버여!나는 수많은 시선에 커지려 하는 내 성검을 애써 잠재우며 무릎을 꿇고.
"부디."
고개를 숙이며 빌었다.
조조는 비틀린 욕망을 내뿜고 있었다.
나는 그런 그를 향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