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화 〉마신교
“……마음에 들지 않는구나.”
동탁이 내 양물에 쓰여있던 고무, 콘돔을 벗기며 말했다. 그러곤 콘돔안에 담겨있던 정액을 입으로 옮기는 동탁. 하지만 이내 인상을 찌푸리는 그녀.
“고무의 맛…… 어째서 극상의 식재료에 쓸데없는 향을 입혀야 하는 거지?”
“안건이 통과되었으니까요?”
“게다가 하루 10번 이하? 그걸로 만족할 거라 생각하는가? 게다가 너무 많은 거 같으니 줄여야 할 거 같으니 뭐니…… 이 몸은 여포가 아닌데 말이야.”
“……그래도 임신하셨으니, 저도 그건 찬성이에요.”
“뭐라?”
어느 멍청이가 임신한 상태에서 콘돔 없이 섹스를 하겠는가? 게다가 섹스 자체가 배에 영향이 가는 행위이고 나도 그녀의 배를 확인하면서 허리를 움직이다 보니 행동이 조심스러워 질 수밖에 없었다. 배의 아기도 걱정되고…….
“그대가 전력으로 내 배를 때려도 자궁엔 진동 하나 오지 않는다. 누가 누굴 걱정하는 것이냐?”
“그래도…….”
“나와 그대의 아기는 내가 지킨다. 걱정하지 말아라, 그대를 제외한 그 누구도 배에 손을 대지 못할 것이니.”
진지한 표정으로 말하는 동탁이 그리멋있어 보일 수가 없었다.
“그러니……, 한 번 만 더 하지 않으련?”
“안 돼요.”
그 뒤에 말만 뺐으면 분명 그랬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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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임 의무화가 통과된 이후, 나와 여포는 마차를 타고 어디론가 향하고 있었다.
“장모님은 오랜만에 뵈러 가는군요.”
“어머니도 기뻐하실 거에요.”
바로 내 친가. 오랜만에 어머니를 만나러 가는 길이었다. 거의 석 달 동안 보지 못했으니, 그래서 이른 아침 여포와 함께 마차를 타고 집으로 가던 도중, 여포가 말을 걸었다.
“수련은 진척되셨습니까?”
“네, 여포 님이 알려주신 심법과 가후 님이 알려주신 마력을 늘리는 방법으로 자랑할만한 성과를 이루었습니다.”
“마력을 보니 적성 속성을 통해 마력을 늘리셨나 보군요.”
어떻게 알았지. 정말로 귀신이 따로 없었다. 역시 무력에 관해서라면 누구보다 자세하고 정확한 여포. 지금은 잘 그러지 않지만 옛날에 내가 말만 걸어도 말을 더듬었던 그녀였지만 무력에 관해 이야기할 때는 말을 더듬은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괜찮은 방법입니다. 요즘 유행이 적성의 맞는 마력으로 마력통을 늘리고 그에 맞춰 몸을 수련하는 사람들이 많죠. 효율도 좋고요. 하지만.”
하지만.
“대응 능력이 떨어지죠. 그 속성에 맞춰진 마력은 몸을 변화시킬 것이고 상반되는 속성에 무척이나 취약하게 됩니다. 그래서 마법사들이 속성에 민감하게반응하죠. 그래서 무인들은 속성의 구태이지 않고 순수한 마력을 쌓은 뒤 취향에 따라 속성을 따로 연습하죠.”
“여포님도 그러셨나요?”
“그렇죠. 순수한 마력, 불도 물도 아니니 우세하거나 그러진 않지만 밀리지도 않는, 말하자면 무 속성이죠.”
“그렇군요. 여포 님이 천하제일이라고 불리시는 이유야 그럼 약점이 없어서인가요?”
“그건 그냥 제가 강해서 그렇지 속성의 차이가 아니에요.”
여포는 무언가 보여주려는 듯이 손을 들었다. 열 개의 손가락, 그곳을 유심히 보고 있자 손가락에서 라이터만 한 불길이 타오르기 시작했고 이어서 물, 바람, 전기, 흙, 나무, 금, 심지어 밝게 빛나는 명 속성과 어두운 암 속성. 그리고 그 모든 마력이 다채롭게 합쳐진 마력과 마지막에는 순수하게 파랗게 돌고 있는 마력. 순수한 마력까지 전부 여포의 손가락 끝에서 놀고 있었다.
미쳤다. 두 개만 사용할 수 있어도 귀빈 대접을 받는데 열 개를 조종할 수 있다니. 아름답게 펼쳐진 마력들의 향연에 나는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보다시피 저는 알려진 대부분의 속성을 다룰 수 있습니다. 그 수준도 나쁘진 않지요, 물론 몇 개를 중점으로 수련한 사람보다야 못하지만 장료 수준 정도 돼야 저보다 잘한다는 말을 할 수 있을 겁니다.”
게다가 그 수준은 S+급 장료보다 조금 못하는 정도. 정말 이게 나와 같은 사람인가 의심이 되는 수준이었다. 이런 사람이 어떻게 그 삼 형제에게 밀린 거지? 맏형 정도는 단칼에 베고 이길 거 같은데.
“그럴 수 있는 이유는 제가 무속성이 주력 속성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런 속성도 없으니 무엇이든지 변환시킬 수 있고 이렇게 합칠 수도 있죠.”
“합치다니…… 고위 마법사도 못 하는 일을 그리 쉽게…….”
“마법사든 무인이든 결국 최후의 경지는 일맥상통합니다. 저도 아직은 부족해 마법사들처럼 식을 짜서 새로운 자신만의 특수함을 만들지는 못합니다. 가후처럼 금을 조종할 수 있지만 마력을 쫓는 금속이라던가 생각만 해도 자동으로 방어해주는 자율 방어 금속같은 것은 만들지 못하고 그저 커다란 쇳덩이를 마력으로 움직이는 정도만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어딘가. 지금 적성인 정(精) 속성으로 고작 정액을 참는 용도로 쓰지 못하는 사람이 바로 나다. 그녀의 말을 들으니 지금이라도 순수한 마력을 쌓고 싶은 욕구가 쏟아졌다.
“흠! 이제부터 저도 속성에 맞춰 수련하지 않고 여포 님처럼 순수한 마력을…….”
“아니요, 초선 님은 속성에 맞춰 마력을 쌓는 것이 굉장한 효율을 보입니다. 굳이 저처럼 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예? 분명 순수한 마력이 좋다고…….”
“아, 그건 저처럼 재능이 있어야 합니다.”
뭐야, 괜히 기대감만높여놓고 결국엔 자신만 가능하니 너는 평소처럼 하라는 뜻? 분노한 나는 손을 뻗어 그녀의 탄력 있는 가슴을 거칠게 잡았다.
나의 순결한 마음을 이렇게 짓밟다니! 이 녀석 각오해라!
“흐잇!?”
“훈련 좋죠. 저도 굉장히 좋아한답니다.”
“초, 초선 님?”
“이제 님은 붙이지 않으셔도 돼요. 저도 이제 붙이지 않을 테니까요. 여포.”
기대감을 무너트린 대가다! 나는 그녀의 유륜 주위를 부드럽게 쓸며 반응을 즐기려는 그때.
“마, 마신교! 마신교 년들이 나타났다!”
공포에 떠는 외침이 들려왔다. 그러자 바로 분위기가 변한 여포는 창문을 열고 말을 탄 호위에게 물었다.
“무슨 일이냐?”
“……끄어,”
“정신 조종? 귀찮은 암 마법사가 있구나.”
초점 없는 눈에 침을 흘리며 여포의 말대로 정신을 조종받고 있는 호위는 허리춤에 있는 칼에 손을 뻗었다. 하지만 여포는 감흥도 없다는 듯 손을 뻗었다.
[정화(淨化)]
손가락에서 뻗어 나간 자그마한 빛이 호위에 머리에 닿았다. 그러자 검은 연기가 머리에서 빠져나가며 초점 없는 눈에 생기가 돌아왔다. 정신을 차린 호위에게 여포가 말했다.
“네년.”
“에엑? 이게 대체 무슨…… 여포님?”
“시끄럽고 뒤로 물러나 있어라.”
여포는 한심스럽다는 듯이 한숨을 내쉬었다. 호위에 실력이 마음에 들지 않는 걸까? 하지만 그래도 호위를 뒤로 물러나게 하는 것은…….
“어째서 호위를?”
“방해이지 않습니까?”
“한 명이라도 더 있는 게 좋지 않나요?”
“아, 초선 님… 아니 초선은 제가 싸우는 모습을 본 적이 없죠?”
여포는 머리를 긁적이며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고민하다 마차의 문을 열었다. 병장기가 부딪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마도 조종을 당한 사람과당하지 않은 사람이 싸우고 있을 터.
“괜찮으시겠어요?”
“걱정하는건가요? 그것참……장료가 봤다면 눈으로 욕할 상황이네요.”
“그게 무슨…….”
“10초.”
여포는 방천화극을 허공섭물로 가져와 잡은 뒤, 문을 닫으며 말했다.
“10초 안에 조종당한 호위를 깨우고 흑마법사를 처리하고 오겠습니다.”
아, 너무 멋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