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8화 〉결전. (18/96)



〈 18화 〉결전.

촤악--!


초록색의 악귀, 고블린의 몸이 반으로 갈라지며 더러운 피를 쏟아내었다. 여포는 얼굴에 튄 피를 신경질적으로 닦아버리곤 장안이 있는 방향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런 모습에 장료가 다가와 시선을 돌렸다.

“또 형부님 생각해?”
“장료.”
“내일이면  끝나요. 그러니 장안  그만 보고 이 마물들 좀 처리하시죠.”
“흥.”

숲에서 쏟아져 나오는 수십 마리의 마물들, 하지만 장료나 여포나 긴장하는 기색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여포는 코웃음을 치더니 방천화극에 마력을 모았다.


“피래미들이.”

훅!
 한 번에 휘두름,  한 번에 수십 마리 고블린들의 몸을 반으로 갈랐다. 그 모습에 뒤에 있던 병사들은 선망에 시선으로 여포를 바라보았다.

“처리부대, 정리하도록.”
“예!”


처리부대.
죽은 마물을 정화한 뒤 마석을 채취하는 일을 하는 부대. 갑옷이 아닌 마스크를  몇 명이 마물의 시체로 달려갔다.

“저 마물들이 마지막인가?”
“대장. 그 대사만 지금  번 넘게 하는 거 알아?”
“아직 마지막 지역이 남았습니다.”
“가자.”
“괜찮으시겠습니까? 조금 쉬시는 게…….”
“두 번 말하지 않는다.”

스산한 목소리에 바로 고개를 숙이는 병사. 마치 짐승과도 같은 목소리는 오랫동안 전장에서 살아왔던 병사에게까지 공포감을 심어주었다. 바로 빠릿빠릿한 자세로 이동 준비를 하는 병사를 보고 장료는 불쌍하다는 듯 말했다.


“걱정해서 한 말인데  그리 화를 내.”
“누굴 걱정한다는 말이냐.”
“걱정할 대상을 잘못 고른 긴 했네.”

사실 걱정할 만했던 것이 14일, 이  동안 단 한 번도 쉬지 않고 마물 처치에 힘쓰던 여포였다. 일반 병사들이 보기엔 당연히 무리하면서 마물을 처치하는 거로 보였겠지만…….

“지루하지? 재밌지도 힘들지도 않은 일 하느라.”
“…….”
“나도 그런데 대련이나  판 할까?”
“그러지.”

천하제일이라는 칭호는 아무에게나주어지는 게 아니었다. 하급 마물에 속하는 고블린 수백 마리를 죽여도 여포에게는 준비운동도 되지 않았고 장료와의 대련이 이 지루한 토벌에서 유일한 즐거움이었다.


‘초선 보고 싶다.’

하지만 대련을 하는 중에도 초선의 생각을 막지 못했다. 아름다운 미소, 부드러운 피부, 대담한 손길……. 현란한 혀놀림까지.

“뭔가 힘이 약해졌는데?”

하지만 그 모든 것이 지금은 동탁의 손아귀에 있었다. 자신의 천사에게 손을 뻗는 악마의 손, 가히 옛날 나라를 불태웠던 사흉수와도 비견될 사악한 손아귀. 여포는 그것만 생각하면 불타오르는 속에잠을 편히 자지 못했다.


“억! 갑자기 힘이…….”
“색욕에 미친년…….”
“대련! 대련이라니까 대장!? 진심으로 하면 안…… 크억!”

지금까지 그년 때문에 얼마나 많은 고통을 받았을지 생각만 하면……. 하지만 이대로 돌아간다면 명령 불복종을 빌미 삼아 또 나와 초선을 떨어트리게 하겠지.

‘차라리 초선을 데리고 다른 곳으로…….’

이내 반역까지 생각하는 여포, 하지만 이내 고개를 저었다. 그년을 배신하는 것은 딱히 아무렇지도 않지만 초선의 성향상 내가 배신을 하는 것 자체를 싫어하고 게다가 초선이 과연 동탁에게 쫓기는 도망자 생활을  수 있겠는가. 아직 동탁에게 충성하는 년들이 많았다.


“젠장, 모르겠다.”
“모르겠으면 힘이나… 엄매 나 죽어!”


일단 초선을 만나자. 그렇게 결론을 짓은 여포는 방천화극을 내려찍었다.

*
*
*

여포가 돌아오기 하루 전.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오늘도 지옥 같은 수련을 견뎠다. 아침엔 가후의 섹스와 사정 빼고 다하는 성생활, 밤에는 커다란 흉부를 보면서 자야 하는 고통스러운 나날.

“에헿, 섹스하고 시푸다.”

정신이 오락가락한다. 미쳐버릴 거 같았다. 하지만 참아야 한다. 내일이면 여포가 오는 날.  마력을 일깨워준 여포를 마중 나가야 한다.


“빨리 와 여포야…….”


하지만, 그때까지 참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하루밖에 남지 않았지만이미정신은 한계였고 가후가 나가도 내 양물은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도저히 참을 수 없어 몰래 자위를 하려고 시도해 봤지만 그때마다 가후가 귀신같이 나타나 방해해 할 수가 없었다. 방에 있을 때도, 화장실에 있을 때도, 인기척이 드문 정원 뒤편에 있을 때도. 마치 GPS라도 달린 것처럼…….


“수련이야, 버티려면 수련밖에 없어!”

그래, 너무 성욕이 강하면 운동이나 다른 것에 몰두하라고 그러지 않던가. 창을휘두르기엔 툭 튀어나온 양물을 가지고하기엔 좀 그랬다. 그렇기에 마력훈련을 하기로 했다.


[이제 세부적으로 넘어가겠습니다. 속성 특화라고 아십니까?]
[속성 특화. 화 속성 마술사라고 다 똑같은 기술만 쓰지는 않습니다. 온도를 높인 마법사, 크기를늘린 마법사, 또는 다른 속성이랑 합쳐 조화를 이루는 마법사, 그만큼 다양하죠.]
[화 속성은 바람 속성이랑, 수 속성은 목 속성, 또는 전 속성이랑 합치면 강력하죠. 금 속성인 저는  속성이랑 합쳐 유연한 조화, 혹은 전 속성이랑 합쳐 더욱 강력한 파괴력을  수도 있겠죠.]
[정(精) 속성은 처음이라 좋은 의견은 내기 어렵습니다. 제 예상입니다만 만약 질을 향상하는 방향으로간다면 정액의 효율이 높아갈 것이고 크기, 질량을 늘린다면 나오는 정액의 양이 많아지겠죠. 만약 수준이 높아지신다면 둘 다 선택해도 되고요.]
[하지만 듣기로는 천장에 닿을 수준으로 강력하고 세 번 먹으면 배부를 정도로 양이 많으시다고 하니 질을 향상 시키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질을 향상, 질을 향상……. ‘질’을 향상?”


어떻게 질을 향상 시킨다는 거지? 조임이 강해지나? 아니면 육벽들의 모양이 좀  기분 좋게 바뀌는 건가? 으헤헿, 뭐가 됐든  좋은 거 아니겠는가.

…….


“점점 미쳐가네.”


미쳐가는 정신을 붙잡았다. 야한 생각을 멈추고 마력을 모았다. 전에는 여포가 일일이 확인을 시켜줘야 했는데 지금은 스스로 찾아내고 움직일 수 있었다. 욕나오는 수련이지만 효과는 확실했다.


“느낌이 이상해.”

다른 사람들이 수련할 때 마력을 모으는 장소는 제각각이지만 대부분 심장, 또는 단전 같은 부위에다가 마력을 모으며 수련을 한다. 하지만  마력은 모으기만 했다 하면 저절로 내 고환 쪽으로 모이는 것이 참으로 느낌이 묘했다.


아프지는 않지만 뭔가, 뭔가이상한 느낌. 나는 그 느낌을 애써 무시하며 수련을 시작했다.

[마력을 다루는 것은 간단합니다. 근력 강화를 원하면 마력으로 근육을 보강하면 강해집니다. 치료를 원한다면 마력으로 상처 난 곳을 붙이면 됩니다. 세심한 마력 조절이 필요하지만 남편은 해낼 수 있을 겁니다. 조절은 장료보다 잘하는 것 같으니까요.]
[대장,  들려.]


고환에 있는 마력을 천천히 움직였다. 솔직히 좀 쫄린다. 근력 강화를 너무 심하게 하면 근육이 찢어진다고도 하는데 나는 잘 못  경우…… 생각도 하기 싫었다. 하지만 동탁에게 복수하려면 위험은 감수해야 한다.

나를 조교 하려고 해? 역으로 내가 조교 해주마.
내가 없으면 못사는 몸으로!미치도록 완벽히 조교 해주마!

*
*
*

“드디어 왔구나.”

드디어그날이 다가왔다. 여포가 오는 날.
예상대로 요즘 아침에 부른 적이 없던 동탁이 나를 불렀다.

“오랜만이구나.”
“어젯밤에 봤지 않습니까?”
“말이 그렇다는 거다. 그리고 동침만 했을 뿐 실질적으로 본 시간은 거의 없다시피 하지 않았느냐.”

일부러 피한 주제에 말은 청산유수다. 동탁은 전매특허인 탐욕에 가득찬 눈으로 나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요즘 너무 그대에게 소홀히 한  같아서 말이야. 아무리 국정이 중요해도 부부 사이가 소홀해서 되겠느냐?”
“나라를 위한 일이니 어쩔 수 없지요. 저는 다 이해합니다.”
“내가 그래서 오늘 일까지 어제 다 처리했다. 그 말인즉슨…….”


그러곤 자리에서 일어나계단을 내려와 순식간에  곁으로 다가온 동탁. 그러곤 내 귓가에 속삭였다.

“여태까지 못  것, 찐득하게 즐겨보자꾸나.”




결전의 시간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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