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6화 〉마법. 그것은 용기의 증표! (16/96)



〈 16화 〉마법. 그것은 용기의 증표!

어느덧 봄이 가고 더운 여름이 찾아왔구나. 소식은 들었다.
동탁이 세금을 줄이고 황제의 권한을 조금씩 풀어주고 있다는 소식을, 그 탐욕스러운 자가 개과천선을 해서 그런 것을 아닐 테고 필시 너의 손이 들어간 것이겠지. 물론 그것으로 그자의 잘못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 어미는 만족한다.
만약 그자를 상대하는 것이 힘들다면 언제든지 돌아오거라. 얼굴 한번 보고 싶구나.

어머니의 편지를 품에 넣었다. 시끌벅적한 주점에서 읽을 것은 아니었기에 평범하게 술잔을 손에 들었다.


“세금이 줄어드니 살 맛이 나네! 오늘은 남편에게 옷 하나 사줘야겠어.”
“오락 전문 다방에 가봤나? 비싸지만 끝내주게 재밌다네, 황금 볶음밥이란 것을 파는데 싸고 엄청 맛있다고.”
“아버지! 마력 마사지는 받으셨어요? 엄청나게 기분 좋죠?”

주위에서 들리는 소리는 전부 기쁨으로 가득  있었다. 동탁이 세금을 내리고 오락 시설들을 설치해서 그런지 침울했던 사람들에게 다시 희망이 찾아왔다.


그런데 나는 왜 행복하지 않은 걸까?

‘아- 섹스하고 싶다!’

사흘 동안 동탁은 아무 짓도 하지 않았다. 아침에 내가 해준 밥을 먹고 바로 자신의 사무실로 출근을 하며 어린 황제를 대신에 일을 처리하고 있었다. 물론 그녀 혼자서 전부 하는 것이 아닌 능력 있는 사람들에게 시키는 거의 황제 같은 역할을 하고 있긴 하지만 그럼에도 큰 심력 소모를 느끼는지 저녁에 들어오는 그녀는 평소와 같은 광란의 밤이 아닌 평온한 잠을 선택했다.

그래서 나는 어제부터 욕구불만에 시달리고 있었다. 매일 몇십 번씩 사정하는 생활에서 금욕적인 생활로 돌아가려니 정신적으로 매우 힘들었다.

내가 이렇게 참을성이 없었나. 지금까지 잘 참았지만 계속 이런 시간이 계속된다면 참기 힘들어질 수도…….


“이 밤에 쓸쓸하게 혼자 술을 마시는 그대여.”

앞에 의자가 당겨지며 느끼한 대사가 들려왔다. 나와 똑같이 후드를 써서 얼굴을 가렸지만 압도적인 흉부는 가리지 못해 바로 정체를 들킨 여자.


“그대가 나의 외로움을 달래줄 건가요?”
“얼굴을 드러내지 못하는 나라도 괜찮다면 얼마든지.”
“같은 상황이네요. 정체를 숨긴 기사님.”


나와 동탁은 자리에서 일어나 주점 밖으로 나섰다. 어째서 상국인 그녀와 첩인 내가 얼굴을 가리고 거리에 나와있는가, 이유는 동탁이 시찰을 목적으로 나를 데리고 나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오늘은 축제가 열리는 날, 근 몇  동안 황건적의 난과 동탁의 폭정 때문에 축제가 진행되지 않았지만 황건적도 없고 세금까지 낮춰 이렇게 성대하기 축제가 열린 것이었다.

“온 도시에 웃음이 가득하네요, 보기 좋지 않나요?”
“이들이 아무리 웃어봤자 그대의 미소만 할까.”
“시찰을 나오신 분이  얼굴만 바라보고 있으면 안 되죠.”

보세요, 이 수많은 사람의 웃음이 가지는 힘을. 하지만 동탁은 무관심하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군중의 힘은 인정하지만, 아무런 힘도 없는 백성에게까지 그럴 필요는 없다.”
“숲은 좋아하지만 나무는 싫어한다는 것이 참으로 역설적이네요.”
“하지만 그대가 그것을 원한다면, 나 역시 노력해 보지.”

……정말로 변했구나. 나는 변한 그녀가 낯설었지만 싫지는 않았다. 그녀는 여전히 위압적이고 강인했으며 신념이 있었다. 그런 변화를 싫어할 사람은 없겠지.

근데 나랑 섹스를  해주는 것은 죄다.
오늘은 무조건 섹스를 하겠다는 다짐으로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나의 기사님. 축제는 즐거우신가요?”
“그대와 함께 있다면 무엇이든지 즐겁지 않겠소?”
“그렇다면, 가고 싶은 곳이 있어요.”
“무엇을 원하오? 저 불을 뿜어내는 곡예? 악룡을 무찌르러 가는 용사의 여정을 베낀 연극?”

아니! 섹스하고 싶은데! 고개를 젓고 손가락으로 한 곳을 가리켰다.

“오, 내가 그대의 마음을 파악하지 못했군.”

수도답게 화려한 분수를 둘러싼 춤을 추고 있는 무리, 싸구려 현악기와 관악기로 간단한 리듬에 맞춰 춤을 추는 장소.


“나와 한 곡 추시겠소? 그대여.”
“물론이죠, 기사님.”


오늘 그녀를 유혹해서 반드시 나를 따먹게 해주겠다.


*
*
*

범하고 싶다.
그대를 범하고 싶다. 내 아래에 깔려 교성을 뱉는 그대를 보고 싶다. 그대의 자지를 내 품에 넣은 채 마음껏 범한   자궁을 뚫고 올라오는 정액을 느끼고 싶다.

일 따위 하기 싫다. 서류에 글을 적지 않고 그대의 몸에 붓을 대고 나의 이름을 적고 나의 것이라고 공연히 말하게 하고 싶다.

어째서 나는 그년과의 쌍방결혼을 허락했을까. 어리석은 탐욕이 내 눈을 가린 것인가.
그저 그년의 몸에 실망한 그를 그년의 눈앞에서 범하고 싶었을 뿐이었는데…….


눈앞에 매혹적으로 허리를 흔드는 그대를 보고 어찌 참아야 하는가? 당장 그대의 혀를 탐하고 그대의 자지를 내 손으로…….

[진정.]


동탁의 몸에서 초록빛이 살짝 빛났다가 사라졌다. 흥분하거나 정신에 문제가 생겼을  평온하게 만들어주는 마법, 기본적인 마법이지만 상대가 강할수록 통하지 않는 마법 관통이 약한 진정 마법.

마법 저항력이 높은 동탁에게 기본 마법인 진정을 사용할 수 있는 마법사는 얼마 없었고, 꽤 강력한 마법사인 이유조차 불가능한 일이었다.   명을 제외하곤.


동탁은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자신을 지켜보고 있는 후드를 쓴 여성에게 눈짓을 보내고 다시 춤에 집중했다.


“동탁 님… 방금 몸에서 무언가가?”
“별거 아니다. 몸에 마법이 세공된 장신구가 많아서 가끔 몸에서 빛이 난다.”


조용히 있는 둥 없는 둥 지내며 능력만 펼치던 인물, 그런 인재를 발견한 것은 행운이었다. 마침 그녀가 건넨 서류가 있었고 관심이 가던 찰나 그녀가 높은 수준의 마법사란 것도 알아챌 수 있었으니까.


가후(賈詡).
자신과 연관되기 싫다는 듯한 기색을 보이며 한사코 직위가 올라가는 것을 거부하는 인물. 동탁은 오랜만에 탐욕이 들끓기 시작했다.


“동탁 님?”
“…….”

물론 초선의 후드가 벗겨지며 살짝 드러난 앞가슴에 탐욕을 넘어서는 성욕이 들끓었고 결국 동탁은 가후에게 손가락을 내밀었다.

‘한 번 더.’

참아야 한다. 완전히 내 것이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선 나를 원하게, 미치도록 원하도록 만들어야 했다. 그렇기에 그와 사흘째 교접을 안 하고 있지만…….

‘미치겠군.’

너무나도, 참기가 힘들었다.


*
*
*

일주일이 지났다.

아직도 동탁과 섹스를 하지 못했다. 이쯤 되면 그녀의 의도를 싫어도  수밖에 없었다. 그녀의 사악한 계획을.


“여포야…….”

동탁은 여포가 오기 전까지 나와 섹스를 하지 않을 생각이다.
어째서? 여포가 없으면 방해 없이 더 많이 할 수 있지 않은가. 하지만 그러지 않는 이유,


여포가 오는 날에, 나를 범 할 생각이다. 그녀의 마중을 가지 못하게.

여포의 마음을 완전히 파괴하고 자신에게 온전히 귀속되게 하겠다는 의도가 뻔히 보였다.


“내가 섹스를 좋아하는 것을 알고…….”


결혼한 지 벌써 2달이 넘었다. 내가 섹스를 싫어하지 않고 오히려 좋아한다는 것을 안 동탁, 그래서 이런 일을 벌이는 거겠지.

하지만 그 의도에 순순히 끌려갈 내가 아니다!


섹스가 안 된다면 자위로! 그녀의 가슴! 그녀의 음부! 그녀의 둔부! 모든 부위를 만졌던  손으로 성욕 조절을 하면…….

“초선 님.”
“……또 무슨 일이신가요. 가후 님.”

하지만 동탁은 철저했다. 내가 허튼짓을 하지 못하게 감시를 붙여두었으니까. 처음에는 웬 감시냐며 반박했지만 그녀의 처세술에 나는 허락할 수밖에 없었다.

“제가 알려드린 책은 다 보셨나요?”
“물론입니다. 그걸 물어보시려고 오셨나요? 아직 교습시간이 되려면 멀었는데요.”
“이렇게 이해력이 뛰어난 제자는 처음이니까요. 저도 모르게 달려왔지 뭡니까.”

가후는 내 감시역이자 마법 교사니까.
내가 무예나마법같은 것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붙여준 거겠지. 감시가 주목적이지만 겸사겸사 마법도 가르치고, 알고도 당해주는 내가 미웠다.


어쩔 수 없었다. 마법이 너무 재밌는걸….


“제가 전에 말씀드린 속성은 전부 외우셨나요?”
“화, 수, 금, 목, 전, 토, 풍 기본적인 속성은  외웠습니다.”
“그리고요?”
“명, 암, 천, 지, 같은 희귀한 속성도 있다고…….”
“그렇지요. 기본 속성 이외에 수많은 속성이 있죠. 그렇기에 자기 자신이 가진 최적의 속성을  필요가 있습니다.”

화 속성이 최적인 사람에게  속성 기술을 알려주면 효과가 떨어지지 않겠습니까?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전에 그렇게 말씀하셨지요.”
“초선 님은 분명 수 속성이 최적이라고 하셨죠?”

옛날, 마법 조수를 하며 확인한 속성이었다. 분명 나보고  속성이 최적이라고 그리 말했는데…….

“결과만 말씀드리면 그 마법사는 틀렸습니다. 무리도 아니지요. 저와 이유 님이 협업해서 겨우 알아낸 수 속성과 비슷한 새로운 속성이니까요.”

새로운 속성? 뭔지 몰라도 가슴이 두근거렸다. 만화에서 많이 나오는 설정 아닌가, 기존에서 벗어난 새로운 속성으로 최강이 되는…….


“정, 입니다.”
“……정(正)이요?”
“아뇨, 정(精)입니다.”
“정신할 때 그 정이요?”
“정액할 때 정입니다.”

그 말을 듣고 나는 고개를 숙였다.
최강은 글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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