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스승 도수공공 진남영
단우비는 진남영을 찾지는 못했지만 항주에 그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대단히 기뻤다. 어자피 있는 곳을 안 이상 새로운 힘이 솟앗다. 지금까지의 고생이 모두 털어졌다. 의욕이 생기자 배가 고파왔다. 그래서 단우비는 식당으로 가서 빵을 한 개 사서 먹었다. 현재 그가 가진 돈이라고는 그것밖에는 살수 없었다. 빵을 사서 입에 물고는 계산을 할려고 했다. 그 순간 단우비의 얼굴은 흙빛이 되었다. 품속을 뒤져봤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동전 한닢은 커녕 이유란이 그에게 준 물건들 조차 없었다. 그러한 단우비의 모습에 주인은 무언가 이상한 낌새를 느꼈다. 그리고 속았다고느끼자 매우 화가 낫다. 한닢의 돈 밖에는 안되지만 거지에 가까운 놈이 자신을 속인 것이 화가낫다.
" 이봐, 꼬마야, 돈 빨리내고 사라져. 너때문에 손님들이 그냥 가잖아. "
주위에는 손님이 전혀 없었으나 주인은 무언가 화난 듯 퉁명스럽게 얘기했다. 단우비는 이유란이 준 물건을 잊어 버렸기에 몹시 당황되었다. 자기가 힘들고 배고플때에도 소중히 간직하던 물건이었다.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단우비는 주인에게 말했다.
" 아저씨. 죄송한 데 오다가 물건을 잊어 버렸어요, 찾고와서 계산해드릴게요,"
하곤 자신이 온 길을 되돌아 가려 했다. 그러자 이모습에 주인은 자신의 예상이 맞았다는 듯 가려는 단우비를 붙잡고 바닥에 내동댕이 쳤다.
" 아니, 이 빌어먹을 거지 새끼. 동냥질을 할거면 처음부터 솔직이 할 것이지. 재수없게 사기를 쳐. 어린 놈이 벌써부터 못된 것만 배웠구나. 이새끼야. 너 사람 잘못 봣다."
하며 어린 단우비를 옆에 있던 몽둥이를 들고 두들겨 패기 시작했다.
" 아악.. 아저씨 오해에..."
" 오해는 무슨 오해. 너같은 놈 오늘단단히 버릇을 고쳐 놔야지 다음부터는 그런짓을 안할거야.. 이빌어벅을 거지새끼야."
하며 더욱 세게 내리쳤다. 이모습에 주위에 사람들이 몰려왔다. 주인이 모두 너무한다고는 생각했지만 단우비가 주인을 속이 것은 모두 괘씸하다고 생각되었길래 아무도 말리는 이가 없었다. 이 때 행인들 틈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던 진남영은 괜히 미안해 졌다. 그래서 나서며 말했다.
" 주인장, 그러다 애 잡겠소. 그만하시오."
무시무시하게 생긴 애꾸에 외팔이의 장한이 이렇게 말하자 주인은 움찔하며 조금은 누그러진 채 말했다.
" 아니오, 이런 녀석은 아주 따끔하게 혼나봐야 다음부터는 안 그러오."
그러자 진남영은 단우비에게 더욱 미안하여 말했다.
" 주인장, 내가 대신 계산할테니 그만합시다."
이렇게 나오자 주인도 어쩔 수없이 그만두며 침을 뱉으며 말했다
" 에 퉤. 재수없을 려니까, 정말... 내가 뭐 푼 돈 때문에 이러는 줄 아시오. 그만 둡시다."
하며 그냥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그러자 주위 사람들 모두 들어가 버렸다. 진남영도 품에서 돈 주머니를 꺼내 통채로 단우비에게 주며 말했다.
" 보아하니 어린아이 같은 데, 이돈으로 이제 그만 집으로 돌아가거라."
이렇게 말하며 단우비를 부축해 주었다. 많은 매를 맞은 단우비는 고통이 뼈 속까지 울렸으나 목소리를 듣는 순간 기쁨이 샘솟았다. 그러나 몸이 약한 단우비로서는 그 고통을 참는 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그래서 진남영의 얼굴을 본 순간 앞으로 쓰러져 버렸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눈을 뜬 단우비는 자신이 침상에 누워있는 것을 알았다. 순간 자신이 도수공공을 만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우비는 도수공공을 만나야 한다는 생각에 몸을 일으켜 세워 침상에서 내려갈려고 했다. 그러자 온 몸이 부서질 듯한 통증에 침상에서 구러 떨어지고 말았다. 이소리에 밖에 있던 진남영이 안으로 들어왔다.
" 꼬마야, 몸이 아직 났지 않았으니 일어나면 안된다."
하며 단우비를 부축햇다. 그러면서도 자신으로 인해 단우비가 그렇게 되자 일말의 가책을 느꼈다. 단우비는 자신을 부축하는 사람이 진남영인 것을 알자 대단히 기뻐했다. 그리고는 진남영의 팔을 뿌리치고는 침상에서 내려와 급히 절을 올리며 말했다.
" 아저씨께서 저를 도와 주셨군요."
하며 절을 하자 진남영은 그런 단우비를 일으켜 세우며 속으로 생각했다.
'이렇게 착하고 어린 소년에게 몹쓸 짓을 했군'
하며 그에게 훔친 것을 돌려 주려 했다.그런데 한번 절한 단우비는 다시 한번 절을햇다. 진남영은 단우비의 그런 모습에 몹시 의아해 했다. 절을 한 단우비는 급히 세번째 절을 했다. 세번의 절, 그것은 곧 배사지례였다. 스승을 모실때하는 삼배에 진남영은 몹시놀라 단우비를 제지했다.
" 뭐하는 거냐. 왜 나에게..."
단우비는 끝까지 삼배를 마친 후 말했다.
" 도와주신 은혜 감사합니다. 사실 저는 아저씨를 스승으로 모시기 위해 여산에 이곳까지 왔습니다. 저를 제자로 받아 주십시오."
이 말에 놀란 진남영은 단우비에게 다시 절을 세번하며 말했다.
" 아이고, 나는 늙고 볼품없는 사람인데, 제자라니 당치않네. 자 내가 다시 자네에게 절을 세번했으니 우리는 서로 주고 받은것이 없네."
이렇게 말하며 세번의 절을 마쳤다. 그러자 이번에는 단우비가 다시 세번의 절을 하며 진남영에게 말했다.
" 저를 제자로 받아주십시오. 제자로 받아주실 때까지 저는 이렇게 계속 절을 하겠습니다."
그러자 진남영도 단우비에게 다시 절을 하며 말했다.
" 아이고 당치않네. 내가 할 줄아는 게 아무것도 없는 데 스승이라니... 말도 안되네."
모옥에는 이상한 지풍경이 이어지고 잇었다. 서로 제자를 삼아달라고 하고 안된다며 번갈아가며 절을 하고있었다. 단우비가 세번 절하면 진남영도 세번 절했다. 단우비는 비록 아팠지만 아직 어린아이였기에 진남영의 행위가 재미있었다. 자신의 스승될 사람이 대단히 재밌는 사람이라 여기고 절을 하는 것을 즐기고 있었다. 단우비의 얼토당토않은 행위에 진남영은 단우비에게 자신의 행위를 말하기로 했다.
" 아이고, 꼬마야 나는 절대 네 스승이 될 수 없다. 너에게 가르칠 것도 없고 더군다나 난 네 물건도 훔쳐서 너를 곤경에 빠뜨렸으니 난 네 스승이 될 수 없어. 그러니 내가 잘못했으니 내가 사과의 절을 올리마."
하며 단우비에게 받은 세번의 절이외에 한번 더 절하며 말했다. 그러자 단우비는 대단히 기뻐하였다.
" 스승님께서 제 물건을 가져 가신 거군요, 하하하. 역시 대단해요. 어르신 역시 저는 꼭 스승으로 삼아야겠어요."
하며 저을 계속했다. 그러자 진남영은 짜증이 난다는 듯 단우비에게 말했다.
" 녀석아, 난 네게 가르칠게 없어, 뭐 때문에 나를 이렇게 괴롭히는 거냐."
하며 절을 멈추고는 바닥에 주저앉아 버렸다. 그리고 될때로 되라는 식으로 퍼지며단우비의 행동을 지켜 보았다. 단우비는 절을 마친 후 진남영에게 말했다.
" 스승님, 저에게 도둑질을 가르쳐 주십시오."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이말에 진남영은 황당해져 자기 귀를 의심했다.
'도둑질을 가르쳐 달라고'
세상에 가르쳐 달랄 것이 없어 도둑질을 가르쳐 달라는 것은 처음봤다. 멀쩡한 놈의 생각으로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었다.
" 너 혹시 미치지 않았냐. 내가 잘못들은 것은 아니지. 도둑질을 가르쳐 달라는 거 장난이지."
단우비는 단호하게 말했다.
" 아닙니다. 저는 도둑질을 배우기 위해 왔습니다. "
화가난 진남영은 단우비를 호되게 꾸짖엇다.
" 이노무시끼. 뭘 배워, 배울게 없어 도둑질을 배워. 내가 지금까지 살아왔지만 도둑질을 배우겠다는 사람은 처음 봤다. 할 짓이 없어 도둑질을 배워. 이대가리 피도 안마른 놈이 하는 짓거리가 아주 가관이구나. 너같은 놈은 꼴도 보기 싫으니 썩 꺼져라. 그리고 난 도둑질을 할 줄모르니 잘 못찾아 왔고..."
그러자 단우비가 말했다.
" 스승님, 도수공공에게 실력이 없다는 것은 말이 안되요. 저에겐 사연이 있어 이렇게 찾아왔습니다. 그러니 받아주세요. "
이말에 진남영은 살기를 띄우며 말했다.
" 흥 누가 도수공공이냐. 헛소리 그만하고 병이 다 나으면 가거라."
하며 나가려 했다. 그러자
" 제 물건을 아무도 모르게 가져가는 솜씨에 애꾸눈과 외팔이에 네 손가락을 지닌 사람이 도수를 제외하고 누가 있겠습니까."
이말에 진남영은 살기가 일어낫다. 그리고는 손을 써서 단우비의 목을 움켜쥐엇다.
" 네놈은 누구냐. 그 사실을 아는 자는 세상에 없다. 아니 오직 음산의 악적들만이 알고 있을 뿐이다."
목을 움켜 쥔 손의 힘을 더욱 쥐며 물었다. 그러자 단우비는 숨이 막히는 듯 억지로 말했다.
" 저는... 몰라요... 단지...커억..."
" 흥, 음산삼괴가 보냈느냐. 흥.. "
" 허억.. 이 손을.. 큭.. 제 말좀..."
진남영은 단우비가 무예를 못 한다는 것을 알기에 손에 힘을 풀며 말했다.
" 말해라 음산삼괴가 보냈느냐."
단우비는 진남영에게 떨어지며 목을 두 손으로 감싸고 기침을 하며 말했다.
" 아니에요. 콜록...콜록.."
하며 자신의 얘기를 진남영에게 했다. 여산마을에서 음산삼괴를 만난 일과 자신의 집안이야기, 그리고 여기까지 오게된 이야기를 했다. 그러자 진남영은 의심스러운 듯 말했다.
" 넌 나에게 그말을 믿으라고 하는 거냐. 황금 오천냥을 벌기 위해 나에게 왔단 말이냐."
"그래요."
" 닥쳐라 어디서 거짓을 말하느냐. 더군다나 넌 이미 황금 오천냥이 훨씬 넘는 가치를 지닌 물건을 지니고있는 데 어디서 거짓말을..."
이말에 단우비는 깜작 놀랐다.
" 그럴리가요. 저는 그런 물건이라고는..."
이러자 진남영은 품속에서 물건을 내던지며 말했다.
" 여기 이 물건들의 값어치는 오천냥이 아니라 오만냥도 넘는다. 그런데 나더러 그것을 믿으라는 거냐. "
하자 단우비는 바닥에 떨어진 물건을 보며 상념에 젖었다. 이유란이 자신에게 주고 간것이 이렇게까지 값진 것인 줄은 몰랏다. 그런 물건을 선뜻 내 준 이유란에 대하 정이 물씬 풍겨 나왔다. 그러면서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나며 이유란에 대한 그리움이 더해갓다.
"흥"
그런 단우비의 모습을 보며 코웃음을 쳤다. 그러자 상념에서 벗어난 단우비는 이유란과의 일을 이야기했다. 물론 이유란과의 피치 못할 정사에 대한것은 빼고서... 이야기를 들은 진남영은 그물건들을 다시 살폈다. 다른 것은 모르겠지만 단약은 분명히 남해 보타산 청조각의 자소단이 분명한것 같았다. 그러자 단우비에 대한 의심도 어느 정도 수그러들었다.
" 좋다. 이것은 자소단이 분명한 것 같으니 믿기로 하지. 넌 이미 황금오천냥이 생겼으니 이제 그만 가거라."
이러자 단우비는 진남영에게 무릎 꿇고 말했다.
" 저는 이물건을 사용할 수없어요, 이렇게 귀중한 것을 어찌.. 저를 제발 제자로 삼아 주십시오.."
그러자 진남영도 곰곰히 생각했다. 의심은 풀렸으나 아직도 어딘가 찜찜햇다. 그래서 단우비를 제자로 두고 옆에서 지켜 보기로 했다.
" 좋다. 그럼 너를 제자로 받아주마. 대신 너도 언젠가 나를 위해 한가지 일을해 주어야한다. 약속할 수 있겠느냐."
그러자 감사의 절을 올리며 말했다.
" 약속하겠습니다. 스승님"
주위는 석양이 지며 천천히 어둠이 몰려오고 있었다.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