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0화 (10/15)

제 3 장 단우비의 과거

(1) 대리 단가 (大理 段家)의 후예

매화 꽃이 아름답게 피어 있고 북쪽으로 그리높지않으나 푸르고 울창하며 수려한 모습의 산이 위치하고 있었다.  절강성  여산. 당대(唐代)에 시선이라 불리웠던 이백이 천하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이라 칭송했던 여산, 그이름에 어울리게 매화가 만발한 가운데 장원이 아름답게 서있었다. 이 장원은 절강성에서는 이름이 자자한 유학자인 단유성의 장원이었다. 그렇게 풍요롭지는 못했지만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고 무식한 일반 백성들을 가르치기도 해 주위에서는 평판이 좋았다.  그러한 단유성에게는  현숙한 아내, 벽소혜와  아름다운 딸,단소소 그리고 몸이 약하긴 해도 지혜로운 아들,단우비 두남매와 더불어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살고있었다. 그러나 하늘의 시기심이 있었는 지 평화로운 단가장에도 먹구름이 일기 시작했다. 많지는 않았으나 여산일대에서는 가장 부유했던 단가장도 몇년간의 가뭄과 뜻하지 않은 화재로 모아두었던 곡식 창고가 불에타 당장 끼니를 걱정할 신세가 되었다. 그러자 평소에  단소소의 미모에 반해 시시탐탐 기회를 노리던 천강보의 소가주 유화성이 곡식등을 보내오며 청혼을 해왔다. 천강보는 절강성의 패자로 보주 유건은 절가무림의 맹주였다. 비록 좋은 가문의 후계자였으나 단유성은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그 이유는 유화성이 이미 기혼인데다 행실이 음탕하기로 소문이 자자했기에 자신의 금지옥엽을 정실도 아닌 첩실로 줄 수 없어 일언지하에 거절한 것이었다. 그러자 유화성은 단소소를 얻기위해 계교를 부리기 시작했다.  그것은 과거에 단유성에게 은혜를 입었던 사람에게 돈을 주어 은혜를 갚는 형식으로 단유성에게 접근하게하였다. 이 자의 이름은 강욱으로 일대에서 상당히 명성을 얻은 무인으로 표국을 운영하고 있었다. 처음 그는 단유성에게 돈을 대주어 생활을 돌보게했고 단유성은  꼭 갚겠다는 언약을 하고 그에게 돈을 빌려썼다.  그외에 주변의 마을 사람들에게도 같은 방식으로 돈을 빌려 주었다. 마을 사람들 또한 처지가 어려운 때에 단유성의 소개로 큰도움을 받자 너도나도 돈을 빌려 물 쓰듯하였다. 일년간 상당히 많은 돈을 빌려쓰게 된 단유성과 마을 사람들에게 강욱은 갑자기 행동이 돌변하여 돈을 당장 갚으라고 하였다.  하지만 단유성과 마을 사람들에게 빚을 갚을 능력이 있을 리 만무였다. 일이 이렇게 되자 강욱은 단유성에게 마을 사람들의 빚까지도 연대 보증의 책임을 물어 모두 덮어씌웠다. 이때 유화성이 나타나 단소소를 첩으로 준다는 조건으로 빚을 대신 갚아주겠다고 나타났다. 이에 모든 상황을 한 눈에 이해한 단유성은 절대 그러한 조건을 이행할 수 없어 집안에 가보로 내려온 불상을 조건으로 빚을 갚았다. 한눈에 보기에도 진귀해 보이는 불상, 온통 황금으로 된 금불상이었다.  아쉽지만 도와 주기로 한 이상 거절할 수 없어 유화성은 불상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어 빚을 갚게 하였다. 그뒤에 유화성의 음모로 집안의 가보를 맡긴 단유성은 금불상을 찾기위한조건이 너무 엄청나 찾아 올 수 없다는 실망감에 몸져 눕고 말았다. 이에 보다 못한 벽소혜가 돈을 구하기 위해 멀리 잊었던 자신의 친정으로 떠났다. 사실 벽소혜는 대명황실의 대장군부의 여식으로 부모의 반대를 무릎쓰고 보잘 것- 집안에서 보기에-없는 단유성에게 시집을 온 것이었다. 그러나 자존심이 상한 대장군 벽잠은 딸이 단유성을 따라가자 가차없이 부녀간의 인연을 끊어 버렸다. 오랫동안 찾지 않은 친정을 남편을 위해 찾아 간 것이었다. 그러나 떠난 지 상당한 기간이 흘렀건만 벽소혜는 돌아 오지 않았다. 2년의 세월이 흐른 뒤 단유성의 병은 더욱 깊어만 갔다. 이에 단소소는 보다 못해 자신이 유화성에게 시집가겠다고 하자 단유성은 목숨을 걸고 반대 하였다. 이러한모습을 지켜 본 단우비는 불상에 집착하는 아버지가 도저히 이해되지 않아 반항하기 시작했다. 이에 단유성은 두남매를 불러 자신이 불상에 집착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 소소의 나이도 이에 스물이 되었고 우비도 열 셋이 되었으니 마땅히 알고 있어야겠지. 너희들은 이애비의 마음을 이해 못 할거야.  평생 재물에 초연했던 애비가 한낱 금불상에 연연해 하는 모습이 싫겠지.쿨러쿨럭"

병색이 완연한 모습으로 갑자기 터져나온 기침으로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기침이 그치자 말을 계속이었다.

" 원래 우리 가문은 삼백년전까지만 해도 왕족의 일문이었다."

이말에 깜작 놀란 단소소가 물었다. 

" 저희 가문이 왕족이었다고요, 삼백년 전이라면 남송조였는 데 그럼 저희가 원래는 조씨였나요."

" 후후, 당시에 황족이 어찌 조씨만 있었겠느냐. 금나라 완안씨도 있었고 서하의 이씨도 있었다. 그리고 남쪽에는 비록작지만 풍요로왔던 대리국의 단씨도 있었다. "

이에 단우비는

" 그럼 저희가 대리국의 후손이란 말씀입니까. "

" 그래, 우리 가문이 위대했던 대리단가였다.비록 몽고의 침공으로 나라가 멸망하였지만 엄연히 우린 대리국의 황족이었다. 내가 금불상에 연연하던 이유도 바로 그 물건이 오랫동안 대리 단가의 보물이자 가보였기 때문이지. 만약 나의 대에 이르러 불상을 유실한다면 나는 죽어서도 조상님들을 뵐 면목이 없어지게된다. 그러니 그 불상만큼은 꼭 되찾아야한다. 꼭...쿨럭쿨럭/......."

이렇게 말한 단유성은 다시 심한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 아버지 그렇다해도 포기하세요. 저희가 어찌 황금오천냥을 마련할 수 있겠어요. "

이렇게 말한 단우비는 아버지에게 불만을 토로 했다. 그러자

" 우비야, 너는 모른다. 몽고에게 나라를 빼앗기는 순간에도 선조들께서는 불상만은 지키시며 무슨일이 있어도 불상만은 지켜야 한다고 유언했단다., 그러니 어찌 후손인 내가 그것을 어길 수있겠느냐.   단지 우리가 아는 것은 불상에 비밀이 숨겨져 있으며 비밀을풀면 언제든지 나라를 다시 회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그러니..쿨럭쿨럭....."

기침이 점점 더 심해지자 단소소는 말했다. 

" 아버지, 알았으니 쉬세요. 저희가 어떡해서든지 꼭 되찾으게요."

"쿨럭쿨럭.. 어찌됐던 네가 유화성 놈에 시집가는 것만큼은 절대안..쿨럭쿨럭...."

이 말을 듣고 있던 단우비는 그런 아버지가 안스러웠다. 그러다가 사람들이 애기하던 생각이 났다.

"아버지 걱정마세요, 제가 꼭 찾아드릴께요, 제게 방법이 있으니 걱정마세요,"

다소의 불만은 있었으나 마음씨가 착하고 심지가 굳은 단우비의 말에 단유성은 대견하다는 듯 말했다.

" 너의 그러한 마음만으로도 이 아비는 만족한다. 그러나 몸이 약한 네가 무얼 할 수 있겠니. 후우"

꼭 되찾아야한다는 마음은 가졌으나 도저히 찾을 길이 없어 절망에 빠진 단유성은 말을 마친 후 그대로 혼절했다.

"아버지"

"아버지"

두남매는 이러한 아버지의 모습에 놀랐다. 이때 단소소가 단우비를 보며 말했다.    

" 우비야, 넌 언제나 아버지 말씀대로 단가의 후예란것을 자랑으로 생각해야해. 꼭 불상은 내가 다시 찾을 테니 넌 그 비밀을 풀어 가문을 중흥시켜, 알았지. 넌 우리 가문의 희망이니까."

항상 몸이 약해 걱정만 끼치던 단우비를 보며 울면서 이렇게 말했다.이에 단우비는 누나가 무슨 생각을 하는 지 알았다.

" 누나, 절대 안돼. 유화성에게 시집간다거나 그런 생각을 해서는 절대 안돼. 무슨 말인 지알지. 누나가 그에게 시집가면 그순간 불상을 찾는다해도 우리 가문의 자존심은 그순간 무너져. 누나 난 얼마전에 객잔에서 들은 얘기가 있어"

그러면서 그는 자신이 객잔에서 우연히 들었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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