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사 앞 술집 (11/19)

회사 앞 술집 - 승아

결국 두번째 양주를 모두 비운 후 나와 승아는 일어나서 나왔다. 실장은 늘 길게 놀던 내가 빨리 일어났다며 혹시 승아가 마음에 안들었냐 물었지만..후..솔직히 말할 수 있나 집에 가야한다 해야지..그렇게 노래방에서 나와 택시를 타고 술집으로 이동하며 승아에게 술집 위치를 메시지로 보냈다.

- 승아야 지금 보낸 주소 여기니까 얼른 와. 오빠는 들어가 있을께.

하..제발 와야할텐데 지금까지의 반응으로 봐서는 올 것 같았지만 지난 삽질의 경험들이 내게 계속 불안감을 안겨주고 있었다.

어느새 택시가 목적지에 도착하여 술집에 들어가자 사장님이 오랜만이라며 반겨주신다.

회사 입사한 후 얼마 안되서 생긴 술집인데 힘들때나 즐거울때나 조금씩 찾다보니 이제 10년 가까이 다닌거나 다름없었고 사장님께 과장 승진건을 말씀드렸더니 마치 자기일인양 기뻐하고 축하해주시는게 왠지 마음이 푸근해졌다. 그래 이 기분이면 승아가 안 오더라도..사장님과 같이 얘기하며 한잔하는것도 좋겠다. 

아니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거지? 승아는 꼭 와야하는데? 잠시 단골 술집 사장님의 환대에 취해 마음이 풀어졌구나..아니..혹시 바람 맞을까봐 나 스스로 미리 핑계거리 만드는건가? 마치 수능 시험때 찹쌀떡을 못 먹어서 못 봤다 이런 느낌으로..뭐..이전엔 항시 바람맞는 일이 많다보니 다른 핑계를 찾는 경우가 많았다. 오겠다던 아가씨에게 바람 맞아서 쓸쓸하게 집에 돌아가놓고 안와서 돈이 굳었다라던가 덕분에 집에가서 잠을 더 잘 수 있다 이런 말도 안되는 생각을 하며 스스로를 위로했던게 생각난다..크흑..나 정말..한심했구나..처음 내게 노래방 홈런을 알려준 수정이...그리고 소미..거기에 승아..그래 승아는 아직 현재 진행중이지..그러니 좀 더 욕심을 내자. 나 최근엔 온 우주가 도와주고 있는 것 같은 상황이자나? 이럴 때 자신감있게 나가야지.

술집 사장님에게 일행이 더 올거라 말한 후 조용한 좌석으로 간다하자 슬쩍 여자인지 물으셨다.  아는 여동생이라하자 음흉한 미소를 짓더니 최근 안쪽 테이블 석 몇 개를 프라이빗 룸처럼 만들어놨다고 마치 자식 자랑하듯 뽐내며 나를 안내해줬다. 아니 아는 여동생이라는데 저 음흉한 표정은 뭐야..하긴 나이차이를 생각하면 조카라해도.크흐흠흠흠

이동해보니 못 보던 커튼도 생기고..한때 유행했던 카페처럼 좌석 간 파티션도 높아져 예전보다는 더 조용해보이긴 했으나..뭐..문이 있거나 그런건 아니니까..그래도 이렇게 뜯어고쳤는데도 인테리어가 고급지게 보이는걸 보면 신경을 많이 쓴것 같긴하다. 앉아보니 쇼파도 좋은 것 같고. 거기에 사장님이 나가면서 하는말이 더 가관이다. 

"이 룸이 이렇게 문도 없어서 개방되있는 것 처럼 보이지만 이 안쪽 흡음커튼까지 치면 소리가 완전 차단됩니다. 요새 조용한 대화를 원하시는 손님들이 많으셔서 이렇게 만들었는데 돈 많이 썼어요. 강과장님 나중에 영업상 비밀이나 조용한 대화 원하시면 언제든 찾아오세요. 원래 다른 손님은 술값에 이용료 포함해서 추가금 받는데 과장님은 공짜로 해드릴께요. 하하핫"

하..이 사장님도 은근 주도면밀하네. 은근 자랑을하던 중에도 끝에 영업이 빠지질 않는다. 확실히 회사 앞 술집들이 다 망해서 바뀌어도 오래 살아남는데는 이유가 있겠지. 그렇게 자리에 앉아 조금 기다리자 승아에게 메시지가 도착했다.

- 오빠 오래 기달렸죠? 나 이제 택시탔어요

하..다행이다. 바람맞은건 아니구나.

- 아냐 나도 얼마 안됐어. 천천히 와. 바로 들어와서 나 찾아왔다 그러면 사장님이 자리 안내해주실거야.

- 네 오빠 금방 갈게요.

실상 그리 길지 않았지만 내겐 아주 오래라 느낄만큼 시간이 흐르자 승아가 커튼을 열고 들어왔다.

"와아아 오빠 여기 좋은데요? 이런 곳이 있었구나.."

"어 내가 아는 단골 술집인데..나도 여기 테이블은 처음 앉아봐."

그렇게 내가 승아에게 이 룸에대해 사장이 말해준 내용을 말하던 중 양반은 못되는 사장이 들어왔다. 소주와 맥주 그리고 아까 주문해두었던 안주를 차례로 들고 몇 번 들어왔고 바로 나가면 좋을텐데.. 잠시 승아 앞에서 이 룸에 대해 다시 길게 자랑을하더니 내게만 보이게 찡긋 윙크하며 안 쪽 커튼을 내리고 나갔다.

"히히 오빠 저 사장님 좀 팔불출같아요"

"어..나도 몰랐는데 오늘 보니까 좀 그렇네..자식 자랑도 아니고 뭔 인테리어 자랑을.."

"그래도 재밌는데요. 오빠 나 여기 오느라 술 다 깼어요~ 술 주세요 술~"

으음..원래 애교가 많긴 했지만..좀 섹시한 모습으로 이렇게 애교를 부리면..내 아래쪽이 불끈거린다. 특히 이런 약간 붉은 빛 조명에 방음까지 되는 프라이빗한 룸 안에 단 둘이 있다면..으으음..맞은편 좌석만 아니였다면 벌써..승아의 저 입술을..후루룩 쩝쩝하고 그 아래 전에 만지지 못했던 그 하얀 색 살결 부드러운 가슴 사이으로 손을 넣어..

"오빠 왜 그렇게 날 뚫어지게 봐요? 나 예뻐요?"

"어...어? 승아 이쁘지..어..예뻐서 보고있었어"

"야한 생각한거 같은데?"

눈을 게슴츠레 뜨며 승아가 날 보며 말했고..하 정말 눈치는 진짜 빠르네..나는 뜨끔한 속마음을 감춘채 되려 큰 소리로 말했다. 

"아니 승아가 예쁘니까 자꾸 눈이 간거지..아..참..이거 조명 때문인가 아까보다 더 이뻐졌네"

"뭐에요 원래 안이쁜거에요? 쳇! 속상하니까 한잔줘요..여기 오빠 여기 한잔해요. 짠~"

그렇게 얼레벌레 어색한 분위기를 무마하려 나는 승아와 연거푸 술을 나눠 마셨고 안주와 술집 사장님 뒷담화와 함께 빈 술병은 점점 늘어나고 있었다. 아 너무 마셨나? 이 분위기로는 대화는 즐겁지만 내가 원하는 바는 아닌 아침까지 승아랑 술만 마시다 가야할 분위기 인 것 같고 .. 하아..오늘 아침에 출근해야하는데..대충 거래처 들렸다 출근한다고 문자 남기고 사우나나 가야겠구만..가만보자 김대리 연락처가..

"오..빠아~~ 핸드폰 보지말고 승아 봐줘요..나~~ 할~~말~~있어요오"

헐..나도 취했지만 승아는 더 취한 것 같았다.

"아니 너 괜찮아? 자꾸 이러면 오빠가 너 잡아먹어~어흥"

"오..빠~~ 소미언니도 그렇게 잡아먹었어요?"

아 얘는 또 왜 갑자기 잘 나가다 소미 얘기야..

"아니 소미랑은 그냥 손님, 아가씨 비지니스 사이라니까?"

"에~~~이~~ 거짓말~~ 아까 잤다그랬자나요~~"

내가 언제? 나는 분명 아니라 했는데??? 이건 나도 그리고 그 나를 보고 있는 그 누군가 으음.. 승아랑 나만 있었구나..뭐가 어떻든 나는 확실히 아니라 말했는데 이렇게 말하니 갑자기 짜증이 났다. 아니 뭐 주는것도 없이 몰아붙이는데 아무리 예쁜 여자에게 약한 나라도 말이지. 취한 상태에 계속 이런 말을 들으니 짜증이 갑자기 확 올라오지. 키스라도 해주고 물어보던가!! 으음..이게 내 속마음인가? 

"하아..아니라니까..됐다. 그냥 너 생각하고 싶은대로해라."

"오..빠~~~삐졌어요? 승아한테 삐지지마요..히잉"

갑자기 승아가 울먹거리며 내 옆으로와 안겼다. 내 코에 승아의 향수와 화장품, 술 냄새가 확 풍겨왔고 거기에 섞인 그 여성 특유의 향기에 술과 짜증에 취해 잠시 잊고있었던 본능이 다시 살아나면서 아래쪽에 중요한 부분이 발기하며 답답하고 빳빳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그래 얘 나 좋아하는것 같은데.. 이 기회를 그냥 지나가면 남자도 아니다. 그렇게 나는 안겨있는 승아를 살짝 밀어 승아이 부드러운 입술에 내 입술을 가져다 대었고 처음에 수동적이던 승아도 조금씩 혀로 입술을 사이를 자극하자 입술이 벌어져 어느새 적극적으로 나와 키스를 하기 시작했다.

"우우음..으음...우으으음.."

"으으으음...흐으응..흐으으음.."

이제 슬슬 진도를 나가볼까? 나는 키스를 하며 승아의 가슴 주변을 옷위로 더듬었고 부드러운 가슴이 옷 위로 느껴지자 참을 수 없이 커지고 있는 불기둥이 내 바지를 뚫고 나올듯 커지고 있었다.

"으으음...하으응...오..빠 잠깐만요..나..할 말 있어요.."

승아가 입술을떼며 말했다. 아니 잠깐 이 중요한 순간에 할 말이라니? 그래 아까 할말 있었다 그랬지 소미랑 잤냐는 말 말고..아..분위기 좋을때 마다 이게 장난치는것도 아니고 또 그 얘기 나오면 그냥..확..

"응..그래..말해봐.."

최대한 내 기분을 실어 다운된 목소리로 말했다. 실제로 키스 중 방해받은 느낌이라 불쾌하기도했고. 아니 싫었던거면 안겨오질말던가. 사람을 기대하고 흥분되게 만들어놓고 이렇게 끊는건 사람으로서의 기본 매너가 아니지 않은가? 이건 마치 어린아이에게 사탕을 맛보게만 해주고 뺐는다거나 야설 작가가 19금 씬도없이 중요한 부분에서 끝내놓고 다음 업데이트가 늦는 다거나.. 아 이건 아닌가? 서글프고 화난 마음에 이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며 대답을 기다리는데 갑자기 승아가 폭탄 발언을 했다.

"오빠..나..소미 언니 좋아해요오.."

"아니 소미랑 안잤다니..어? 뭐라고?"

"..오빠.. 나..소미 언니..좋아해요..."

아니 잠깐 여기서 내가 생각하는 그게..아니..소미..아니..그게..으음..언니로써겠지?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소미 언니랑 잤는데..자기랑도 그런 관계가 되는게 부담스럽다..그렇다는건가?

"그래 나도 소미 좋아해..너도 친한 언니라면서? 그래도 오빠랑 소미에게 비밀로 보자고 한건 승아자나."

"아니..에요..오빠.. 그런게 아니라..나도 오빠처럼..언니를 여자로 좋아해요..나..소미언니랑 사귀고 싶어요.."

어..? 뭐..어?? 어???

승아는 레즈..레즈 비언이였나? 난 날 좋아해서 만나주고 오늘도 나온줄 알았더니..언니랑 친해서 부적절한 관계가 될 수 없다가 아니라 언니를 좋아한다고..그것도 애인으로..그래서 나를 떠보고 확인하려 나온 거였구나..허허 진짜 잘못 생각해도..완전 헛물 켜고 있었네. 아니 근데 내가 여기서 뭐라 말해야하나..아우 쪽팔린 것도 쪽팔린건데..아니 얘는 근데 왜 키스도 하고 그 때 내 것도 빨아주고..다 해놓고 갑자기 커밍아웃? 하아...어쩐지 운수가 좋더라니..뭔가 이상하다 싶더라니..하아..

"어...하아아아..."

그렇게 내가 한동안 아무말도 못하고 한숨만 쉬고있자 승아는 울먹거리며 그동안의 일에대해 말했다.

"오..빠..나 소미언니 좋아해서..보자마자.. 흑..반해서 옆에.. 있었는데..소미언니가 어느날..지쳐있는데 너무..기분 좋아보이는 거에요..흑..여자만의..직감이랄까..뭔가 좋은..일이 있었구나..근데..나도 소미언니 너무 가지고싶은데...막 질투나고..."

으음..그래..일단 들어봐야겠다..소미도 그 때 승아한테 질투 어쩌구 하지 않았나? 물론 그 땐 대상이 나였고 승아는 소미라는게 다르지만...게다가 난 여자의 눈물에 약하단 말이다..

"으음..그랬구나..하아.. 너도 힘들었겠다.."

"흐흑..오빠 언니가 원래.. 손님하고 절대 안 자는데.. 뭔가..이상해서.. .그래서 ..언니 몰래 막..알아보고..흑...했는데..스마일 노래방..실장님이 오빠 알려줘서..언니 보니까..흑..나와서...흑흑..."

"그래..울지말고 말해..괜찮으니까..다 이해해"

그렇게 나는 승아에게 손수건을 건내주며 말했다. 사실 이해는 1도 못하고 있었지만..우는 여자에게는 손수건과 이해가 필요하다 배웠다. 이건 후천적 학습이지만 남자가 알고 있어야할 필수 덕목이기도 하지. 뭐 어떤 사람은 우는 여자에겐 명품백과 백화점 상품권이 최고라했지만..우리 같은 서민들이야 돈안드는 손수건과 이해하는 마음으로 때워야지 어쩌겠는가? 이것도 못 하는 남자는..정XX 배우처럼 매우 매우 잘 생기면 된다. 그냥 소주잔 들고 이거 마시면 오늘부터 사귀는 거다? 이게 통할 정도면 가능하다..아 물론 난 그래서 이해하는 마음을 가지기로 했다.

"흑...흑..고마워요 오빠..흑..그래서..언니랑..같은 방에 있는데..언니..행동이나..눈빛을 보니까..오빠가..그 손님이더라구요..노래방 실장도 최근에 생긴 소미..언니 흑...지명이라하고..그래서..언니 잘 때..오빠거 보고 싶었던 것도..나는 언니 못가졌는데..오빠는 가졌다니까...원래는 언니랑 그렇게 한..오빠가..궁금해서 보기만 하려했는데..나도 간접적으로..대리만족하고싶어서..."

아..어쩐지 승아가 갑자기 내 성기를 보고싶다 할 때부터 이상하더라니...그 땐 얼마 취하지도 않았고 게임이였지만 강제성도 크게 없었는데...갑자기 빨아주길래 뭔가 이상하다 싶더라.. 결과적으로 나에겐 좋은 일이였지만..하..사정을 알고보니 좀 마음이 식기도 하고 싱숭생숭했다.

"그래..그랬구나..맘 고생많이했네."

하아..어느새 나는 여자를 꼬시려던 늑대남에서 연인을 잃은 여성을 위로하는 남사친 역할을 하고 있었다. 내가 이걸 꿈꾸며 여기 온 게 아닌데..뭔가 사라진 것처럼 허무하고 허탈했지만 그 마음보다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다는게 더 황당하게 느껴졌다.

생각했던 스토리 라인을 따라가려다보니 글이 길어져 찝찝함이 계속 이어지네요..

제 실력이 부족한 탓입니다. 그래서 오늘 내로 한 화 더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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