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9화 (9/13)

상체를 일으키더니 아내를 거칠게 넘어뜨려 엎드리게 하고 후배위로 다시 삽입에 돌입하자 이번엔 동준의 뒷모습에 가려 다리벌려 엎드린 지연의 모습은 잘 보이지 않는다. 다만 쯔적쯔적. 찌걱찌걱. 습기 머금은 속살들의 마찰음만은 들려와 나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저 뒤룩뒤룩한 동준의 등판과 엉덩이 앞쪽에 늘씬한 지연이가 질구멍을 열고 엎드려 있을것이다.

그 아찔한 몸매에 뻥 뚫려있는 습하고 따뜻하고 포근한 구멍을 내려다보며 동준이 자신의 가장 민감한 부위를 넣고 그 구멍조임의 느낌에 집중하는 중일 것이다.

서서히 들락거리는 뒷모습을 보며 다시 동준의 현 심정에 감정이입을 하기 위해 애써본다.

항상 멀찍이 치마폭에 예쁘게 싸여있어 보이지않아 상상으로만 그려보던 발레리나이자 금단의 친구 마누라의 다리사이를 지금 내 앞에 마구 풀어헤쳐 벌려놓고 그 달디 단 과실을 따먹는 상상을.

사실 내 입장에서야 불륜이고 퇴폐이며 세상말세지 순수히 남녀로써의 둘의 모습을 지켜보면 성스런 암수의 결합이며 사람으로써 온전히 누려야할 쾌락을 고농도로 맛보고 있는 아름답고 인간다운 모습이었다.

사회가 정해놓은 틀. 그 프레임을 걷어낸다면 동준과 내 아내의 섹스는 정말 이상적임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두남녀가 상대방의 생식기에 자연스레 이끌려 호기심을 갖고 서로 만져보고 맛보고 냄새맡아보고 끼워맞춰보며 서로의 다름과 조화로움에 감탄하며 경이로워 했고 상대방의 사상과 성적 성향에 서로 공감한다.

자신이 가진 것으로 상대의 호기심과 욕구를 해소시켜주고 성 호르몬을 배설시켜줬다. 상대의 몸에의해 배설당함으로써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내것으로 상대를 만족시켰다는 쾌감에 기뻐하는. 그런 순수한 원초적 기쁨을 함께 나누는 모습이 태고로 부터의 꾸미지 않은 아름다움이라 생각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둘은 진정한 섹스를 즐기고 있었다. 그에 반해 같은 여자와 섹스를 하는 나는 그 여자와의 섹스에 너무 정중했다.

동준과 지연의 성관계가 진정한 쾌락의 '섹스'라면 그에 비해 나와 지연과의 성관계는 예의차린 '악수'에 지나지 않아보였다.

같은 여자를 데리고 이렇게 차이가 나는 섹스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동준과 나의 실력차이에 다시 주눅이 든다.

번식욕을 발산하며 느끼는 쾌감을 부여받은 인간이 그 타고난 본능을 온전히 잘 누리고 써먹을 수 있다면 잘 쓰는 사람이 누려야 함이 온당하다고 느낀다.

두사람이 부부는 아니지만 섹스하는 사이로 발전한게 어쩌면 당연한 일인듯 했다.

아내는 동준을 발기시켰고, 동준은 아내가 젖으며 벌어지게 만들었을 뿐이었고, 수컷은 발기했기에 암컷의 벌어진 곳을 쑤신것 뿐이었다.

둘은 우주의 섭리에 끼워 맞춰 돌아갈뿐 거기에 끼어들려는 방해꾼 들러리는 오히려 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어쨌든 둘은 우주의 섭리대로 계속 후배위에 열중하고 있다. 수컷은 암컷의 다리사이에 난 갈라진 좁은 구멍을 자신의 자지크기에 맞는 구멍으로 넓히는 작업에 열중 한다.

폭발적인 번식욕구로 자신이 유혹해 경쟁자로부터 빼앗아온 암컷이 임신하기에 적합한지 보지를 벌려 냄새를 맡아 확인하고 그곳에 자기 씨앗을 뽑아 심기 위해 서로의 생식기를 맞대어 비빈다.

약하고 무능력했던 원래의 자기짝을 버린 암컷의 보지는 다른 건강한 수컷의 자지모양에 맞춰져 길들여지기 시작한다. 예전 수컷보다 더 만족스럽다. 더 우월한 유전자를 자신의 보지에 품기위해 허리를 더 쳐들어 항문을 내보여 벌렁거리며 이 새로운 수컷의 번식본능을 더욱 자극한다.

나도 자지를 꺼내 빼앗긴 내 짝과 다른 수컷의 교미를 지켜보며 나름대로의 자신을 달래는 작업에 열중하기 시작했다. 내 암컷의 새로운 교미상대가 된 이 수컷을 연구하고 배운다.

우월한 누군가의 유전자는 건강한 암컷과의 육체적 교감을 통해 암컷의 자궁에 뿌려져 건설적으로 쓰이지만 나같은 약자의 유전자는 스스로에 의해 허공에 뿌려져 썩는다.

내 암컷은 다른 수컷의 새끼를 밴 후 나에게 돌아올 것이다. 나는 내 유전자를 번식시킬 권리는 없었지만 대신 내 암컷과 다른 수컷과의 사이에서 낳은 새끼를 양육할 책임은 떠안게 된다.

내 암컷을 임신시킨 수컷은 권리를 원하지만 책임은 원하지 않기에 내 암컷으로 자신의 욕구를 채운 후 떠날것이다. 극단적인 자연계의 원리라 생각하지만 콧대높은 인간들 이라고 해서 감춰놓은 이기적 욕구는 크게 다르지 않다.

「찌걱 찌걱 찌걱..하아..흡..쯔걱쯔걱...」

동준의 진지하고 섹스에 몰입하는 자세는 진정 내 아내를 임신시킬 기세로 느껴진다.

둘 사이가 여기까지 다다르자 어쩌면 동준은 친구 아내인 지연의 보지에 자신의 자식을 농사지어 키워보고도 싶다는 생각을 했을지도 모르겠다.

헉. 소리를 내며 아내의 등위로 쓰러져 꽉 끌어안고 좀 더 쑤시기 시작하더니 드디어 동준이 자기의 2세들을 배설하며 내 아내의 보지에 영역표시를 하기 시작한다.

「푸슉푸슉 쯔직..쯔즉.....」

진득한 마찰음을 내며 아내의 자궁으로 동준의 정액이 쏟아짐에도 불구하고 동준의 멈추지 않는 펌프질에 의해 새하얗게 농후한 정액이 보지로부터 자지에의해 딸려나온다.

「쯔걱 쯔걱 쯔걱.. 헉헉헉...지연아..헉....쯔걱. 쯔걱..」

아내의 애액과 섞여 빠른 마찰질때문에 거품화된 동준의 정액이 아내의 보지주변을 하얗게 장식했다.

아래를 내려다봐 그모습을 확인하고서도 동준은 계속 엉덩이를 들썩이며 내 와이프 몸에다가 영역표시를 멈추지 않는다.

지연도 다리를 더 쫙 벌리고 엉덩이를 쳐들어 동준의 유전자를 임신하기 위해 애쓴다. 동준에 의해 아내는 자신의 자궁에 기꺼이 영역표시를 당해준다.

한참을 그렇게 지연의 보지를 조져뭉갠다. 내 아내에다가 배설을 마치고 임무를 끝낸 그 긴 자지를 쭈-욱 하고 뽑아낸다. 뽑아낸 자지와 함께 질속에서 함께 딸려나온 이물질들이 침대에 잔뜩 떨어진다.

동준은 자신의 유전자를 보지에 뭍힌채 쾌감에 젖어있는 지연의 모습이 사랑스러웠는지 끌어안아 눕더니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정수리 냄새를 맡아준다. 아내가 거친 숨소리을 내며 어깨를 들썩인다.

지연의 흩트러진 음모를 잘 쓸어내려준다. 자신의 정자를 깊숙히 품은채 벌어져있는. 자신의 깃발이 꽂힌 그 지연의 생식기를 손으로 잘 오므리고 잘 다독여 쓱쓱 만져주기도 하고 갈라진 모양대로 세로로 쭉쭉 그어 만져준다.

그 장면에 마치 날 만지는 것 같은 착각이 또 들어 내 불알이 순간 위로 들썩인다. 동준 손길의 간지러움이 보고있는 내 피부에 전달된다. 저번에도 한번 느껴본 상황이었다.

자기 유전자를 친구 와이프 보지에 뿌려 품게한 정복감에 가득한 동준의 자신감넘치는 표정에 주눅이 들때쯤. 아내의 표정은 보지 말았어야 했다.

흰자위만 드러난 눈에 활짝 뒤로 젖힌 고개. 크게 벌린 입 옆으로 아내의 침인지 동준의 침인지 모를 액체를 뭍힌채 오르가즘에 흠뻑 빠져 떠는 모습은 마치 고운 전통 한복차림 정갈한 여인의 치맛속 망사스타킹을 보는듯한, 아주 이질적이고도 자극적인 모습이었다. 늘 은은하고 온화한 지적인 표정의 가면은 잠시 벗어두고 없었다.

그렇게 지연은 나의 여왕이기를 거부하고 동준의 창녀이기를 자처하는 듯 했다.

다음날 노트북을 찾아와 모텔방에서 하루종일 집안을 생중계 해놓는다.

거실에서 무슨 일인가 벌어지는 것 같아 방 안에만 비추는 카메라로는 뭔 일이 있는지 알 수도 없었고 거실에서 두사람이 바삐 움직이는 그림자만 안방에 이따금 비칠 뿐이다.

아예 거실에서 일을 치뤘는지 방에 들어와 벌거벗어 껴안고 잠만 잔다.

다음날은 안방 서랍장을 제 집마냥 뒤지더니 아내의 속옷이며 스타킹을 잔뜩 꺼내 지 취향에 맞게 입혀놓고 즐기더니 또 벗기고 다시 골라 인형마냥 내 아내를 갈아입혀놓고 유린한다.

어느날은 외박한다고 집에 보고라도 했는지 아예 우리집에서 하룻밤 머무르며 하루종일 섹스를 해대는가 하면 아내의 잠옷 원피스 치마안에 머리를 쳐박고 그대로 잠들기도 한다.

주말 저녁엔 내가 아껴둔 모엣 샹동 임페리얼 샴페인을 꺼내 방에 들고와 와인잔 두개에 따라놓고 지연이와 분위기를 잡는 등 둘만의 시간을 한껏 즐기며 아주 향연을 벌인다.

벌거벗은채 침대에 나란히 앉아 아랫쪽은 이불을 덮고 샴페인잔을 부딪히며 동준의 말에 아내는 뭐가 그리 웃긴지 히히덕 거리며 동준을 토닥토닥 때린다.

대학시절 동준의 같잖은 농담에 깔깔거리던 멍청한 여자들을 질투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던 때가 생각나며 동준이가 그 여자들과 내 똑똑한 아내를 같은수준으로 만들어 놓은거 같아 약이 바짝오른다.

모엣 샹동을 한모금 머금더니 그대로 입을 지연의 유두로 가져가 샴페인과 함께 머금는다.

톡쏘는 샴페인과 동준의 혀놀림을 유두로 느낀 아내는 몽롱한 표정으로 동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나즈막한 신음을 내뱉는다. 아내의 젖빨리는 신음소리를 자장가 삼아 피곤에 지친 나도 잠을 청해본다.

이 생활이 이골이 나고 지칠때쯤 동준의 발길도 뜸해진다.

굳이 집안에서 만나야 할 필요성을 못느껴 밖에서 만나는 지도 모를 일이다.

최면에서 깨어나듯 내 정신이 순간 번뜩 깨며 지난 십여일간의 내 생활이 소름끼치듯 싫어진다. 한창 피가 들끓던 10대때에도 요즘과 같이 성욕과 호기심이 왕성하진 않았던것 같다.

아내의 성생활에 대한 논문이라도 써야 할 판이다.

아무튼 얼른 이 이골이 난 곳을 벗어나 집엘 가고싶다. 바람을 피웠던 어쨌건 내 마누라가 만들어 준 집밥이 그리웠다.

'요양'을 마치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에블린 매장이 눈에 들어온다. 아내에게 딱 어울릴법한 섹시한 란제리 몇세트가 욕심이 난다.

가터벨트를 포함한 검붉은색의 란제리 한세트를 골라 사서 포장한다. 나는 자주 아내에게 속옷을 선물하며 뿌듯함을 느낀다. 사실상 아내의 선물을 빙자한 나를 위한 선물이지만.

이번에 동준이가 그 내가 수집한 장난감들을 마구 헤집어 꺼내서 내 아내에게 입히며 가지고 노는 모습을 보고 그녀석이 나와 성향이 비슷함을 느꼈다. 아니. 남자라면 다 똑같을까?

이번에 내가 새로 산 장난감도 어쩌면 동준이가 먼저 가로채 가지고 놀지도 모를 일이었다. 우리집에 나몰래 들락 거리며 새 란제리가 생긴것을 눈치 챌 수도 있다.

섹스하려고 내 아내를 불러낼때 집에서 입고 나오라 시켜 먼저 즐길지도 모를 일이었다. 어쩌면 나는 오늘 내 선물이 아니라 동준이의 선물을 산 것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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