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화 (1/13)

오늘 아침에도 내 아내 지연에겐 그 냄새가 났었다.

아내가 가장 아끼던 에르메스 쥬르 데르메스 향수. 한달전쯤 부부동반 백화점 쇼핑때 대학동창 동준이 본인 와이프 것 사는 겸하여 내 아내에게도 선물로 사준 향수였다.

「지연씨가 아니면 이런 향은 감히 누가 소화한댑니까? 안그래요?」

못생기고 뚱뚱한 외모의 동준은 모든 여자에게 세심하고 능수능란한 재간꾼이다. 대학 미팅때 그 외모에 멈칫 하던 여자들도 대화 끝엔 멀끔한 나보단 늘 동준에게 마음이 돌아가 있곤 했다.

동준의 평소 능글한 태도와 약간 무례함을 넘나드는 언사에 늘상 나에게 불만을 토로하고 못마땅해하던 아내였다. 거기에 아내가 딱 질색하는 자기관리 안 된 그의 외모까지.

내 아내에겐 동준은 비호감 그 자체였으리라.

그러나 그때만큼은 예상치 못한 동준의 작은 선물에 아내도 조금은 감동한듯했다.

내 자부심이기도 한 아내 지연. 지적이고 차분한 성격의 지연에게 어울리는 몽환적 향기의 향수.

이런 사소한 센스가 난 젬병인지라,.. 어쨌든 순간 재치와 번뜩이는 말솜씨의 얄미운 그놈 이미지와 어우러져 있는 그 향수의 향이 난 마음에 안들었다.

무엇보다 내 아내의 냄새를 내가 아닌 다른 남자가 정했다라는 기분에 그 향을 맡을때마다 자존심이 상한다. 그리고 지금.....

「찌걱 찌걱.. 탁탁탁..쯔걱 쯔걱.. 」

「좀 더 벌리고.. 더..더 벌려.」

「하악... 하.. 오빠..」

내 집 안방 베란다에서 수구린채 창문넘어 지켜보는 정사는 믿을 수 없는 광경의 연속이었다.

주말을 맞은 오늘 아침. 분명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평범한 하루가 시작되고 있었다. 아내는 발레 레슨. 나는 홀로 산행을 위해 집을 나섰다가 지갑을 두고온걸 뒤늦게 알고 다시 집안에 들어와 있었다.

통 못찾겠던 차에 아내에게 전화를 해보려는데 조금 후 현관밖에서 들려오는 아내와 사내인듯한 음성의 웃음소리.

본능적으로 느낀 안좋은 예감에 재빨리 현관 앞 내 신발을 챙겨서 안방과 연결된 거실베란다로 뛰어가 숨었고, 그리고 지금 현시각..

무용 레슨을 하고 있어야 할 아내가 지금 우리 부부의 침대에 누워있는 동준의 위에서 치마를 걷고 쪼끄려 앉은 채 허리춤을 추고있다.

언뜻 힐끗 봤지만 아내의 갈라진 몸은 분명 동준의 굵은 심벌을 품고 있었다.

평소 그렇게나 싫어하던 동준의 그 못생긴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포개더니 입에서 입으로 자신의 침을 나눠주고 받는다.

서로 정중히 존칭하며 예의차리던 사이었던 두사람이지만 지금 동준은 내 아내에게서 자연스레 '오빠'로 불리고 있었다.

「철퍽..철퍽. 찌걱찌걱... 쯥쯥.」

「하학..하아..오빠.. 좋아? 나.. 너무 좋아.....너무... 」

가만히 누운채 내 움직임에만 리드당하던 결혼 20개월차 내 아내의 모습은 없었다. 지난 약 2년간 결코 아내가 나와의 섹스에서 주도적인적은 없었다. 관계중 저렇게 먼저 말을 건네는 경우는 결단코 없었다.

게다가 지연이가 올라타서 방아찧기라니.. 나 역시 창의적인 섹스 스킬은 없었기에 정상위 및 그 틀에서 약간 변형된 형태의 체위 말고는 시도해보지 않았다. 나와 저런 체위로 섹스를 해본적이 없다.

아내에게 섹스란 '참여'하는것이 아니라 내가 주면 받는 것이었다.

그랬던 내 아내가 지금 내 친구와의 섹스에 열정적으로 참여하여 땀을 흘리는 중이다. 남편친구가 자신의 구멍을 잘 즐기게끔 위에서 열심히 그 섹시한 골반을 움직여 무용과 출신 다운 기교를 부리고 있다.

이따금 피스톤을 멈추고 상체를 수그려 키스를 나눌때는 아내의 혀가 동준의 입속 깊숙히 파고드는 모습이 보였다. 자신의 입에 파고드는 지연의 혀를 동준은 기꺼이 자신의 혀로 화답하여 빨아준다.

그리곤 다시 피스톤..

아내의 젖가슴에 손을 뻗어 쓰다듬는 동준의 팔목엔 내가 골라준 아내의 핑크 호피무늬 솔브 팬티가 훈장처럼 걸려있다.

팬티의 그 부분엔 도끼모양의 젖은자국이 자명하게 박혀있어 본격적인 관계 전부터 아내가 흥분해 있었음을 대변해 주고 있었다.

「아.... 이젠 좀 곧잘 하네 큭큭ㅋ. 이리와 젖꼭지 이리 대봐.」

내가 사준 아내의 팬티가 다른 남자. 내 친구의 팔목에 젖은채 걸려있는 모습을 보며 순간 나의 시야가 핑 돈다. 내 심장소리에 귀가 시끄러울 지경이다..

평범한 체위. 똑같은 순서의애무. 거의 입술로만 하는 키스. 그동안 나는 그것만으로 충분히 흥분했다. 이 여자가 나와 섹스를 해준다는 것 만으로도 나의 흥분은 최고조 였으니까.

여자의 성적 흥분에 대해선 야동에서만 접해봤을 뿐이지만 지연 만큼은 나와의 관계에 만족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나에게 정상위로 깔린채 쑥스러운듯 눈을감고 낮은신음을 조용히 내뱉어 주는 아내가 고맙고 사랑스러웠다..

그 부끄럼쟁이 내 아내가 지금 내 친구위에서 쫙붙는 치마를 배 위까지 올리고 앉아있다. 솟아오른 육봉을 자신의 갈라진 곳으로 잡아먹을듯 스스로 골반을 움직여 동준에게 쑤셔박히며 괴성을 지르고 있었다.

사방에 두사람의 물기가 튀긴다.

'.......도대체 어디서 부터 뭐가 잘못된거지?..'

회사 여후배가 술자리에 데리고 나온 친구로 처음만난 지연은 반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여자였다. 명문대 무용과를 갓 졸업한 그녀는 화장기 없이 티없는 맑은 피부에

160 후반의 늘씬한 키와 몸매. 크지않고 적당한 가슴. 짙고 검은 생머리와 야무진 눈썹이 조화로웠다. 특히 브라이스 인형을 닮은 동그랗고 약간 졸린듯한 눈이 귀여웠다.

이십중반 어린 지연에게 서른 훌쩍넘은 내가 용기 있게 다가갈 수 있었던 그녀의 매력은 사실 늘씬하고 예쁜 외모도 외모지만 아내의 그 차분하고 단정한 태도였다.

대화에서도 지적인 티가 묻어나와 그녀와의 얘기때는 마치 인문 교양서를 읽고 정신과 마음이 차분히 정화되는 기분이 드는 여자였다.

대화를 나눠보면 마치 독서를 하는 기분이 느껴지는 여자. 지연이는 그런 여자였다.

과거엔 진심으로 사랑했던 첫사랑의 여자도 있었지만 이십대때 부터 대체로 늘 기쎄고 쌀쌀맞은 여자에게 쩔쩔매며 치이기 바쁘던 나였고 호구처럼 여자 지갑이나 되어주다가 차이기 연속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짙은 떡화장에 염색에 쩔은 머리. 연예인얘기 말곤 관심도 없던 가벼운 그여자들이 무슨 매력이였는지 모르겠다.

그런 나에게 지연은 신이 내려준 여신과도 같았다. 나의 다정다감한 면에 끌렸다는 그녀의 귀여운 실토에 더 생각 할 것도 없이 결혼까지 과감히 밀어부쳤다.

연애경험이 전무했던 그녀라 나같은 놈에게도 매력을 느꼈으리라 생각해서였는지 마음이 급했다.

공고, 전문대 출신의 반노총각인 나와 명문대출신 이십대 여자의 결혼은 그녀집안의 반대에도 아랑곳 하지 않았다. 내 생에 다시없을 추진력이었다.

아내가 섹스시 수동적인점은 나에게 만큼은 단점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런점이 지연의 순결을 상징했었고, 물론 첫관계 상대도 나였음은 자명할 것이다.

순진무구 공부와 전공밖엔 모르던 그녀와의 첫 섹스도 순탄치는 않았다. 순서도 뒤죽박죽이었고 어떻게 방에 들어갔는지 어떻게 옷을 벗었고 삽입했는지 기억도 나질 않는다.

다만 고통스러워 하는 그녀와 붉은 선혈을 보았을때의 나의 쾌감만큼은 잊을 수 없다.. 직장생활하며 회식2차때 업소녀들과의 관계말곤 연애섹스 경험이 전무했던 삼십대의 나에게도 첫 경험이나 마찬가지였다.

너무나 황홀했고 지연에게 고마웠다. 첫 관계후 아무말없이 끌어안고 있다가 살짝 떨어져 쳐다본 지연이는 눈이 빨갛게 충혈되어 그렁그렁해 있었다.

그모습이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 장이꼬이고 폐가 터질 지경이었다. 으스러지게 보듬어 주며 이 여자의 세포하나부터 그녀를 둘러싼 공기까지 나만 평생 소유하기로 마음먹었었다.

그 이후 당당하고 적극적으로 그녀를 주변인들에게 소개했고 특히 부러워하며 침흘리는 친구들을 보며 내 어깨가 으쓱 했었다.

이미 유부남이던 동준 역시 마찬가지였다. 회사앞 커피숍에서였다. 여자친구를 보여주겠다는 내 말에 시큰둥 하고 별 관심없어하더니 지연을 만나자 녀석은 순간 당황하고 눈에 초점과 시선처리도 어색해졌었다.

나중에는 심기불편함이 만연했던 동준의 표정을 보며 속으로 쾌재를 불렀었던 기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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