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3화 (3/4)

내 약혼녀 욕보이기 (3)

나는 곧장 그녀를 안고 싶었다. 하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은 내 차례가 아니었다. 

 태민이 쪽을 쳐다보았다. 태민이도 이제 자기 차례임을 알았다. 태민이가 말없이 옷을 벗기 시작했다. 수연이는 태민이 쪽을 보지 않았다. 수연이의 눈은 내 쪽으로만 향해 있었다. 마치 이 자리에 이미 그녀를 따먹은 벗은 남자도, 이제 곧 그녀를 따먹게 될 벗고 있는 남자도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그러는 사이에 태민이가 옷을 다 벗고 그녀 쪽으로 다가갔다. 

 태민이는 침대 한쪽으로 가서는 수연이를 일으켰다. 그러면서 그녀 허리에 받쳐져 있던 베개를 치웠다. 이상했다. 저 자세는 아주 보기 좋았고, 그래서 태민이도 용석이와 같은 방식, 같은 자세로 수연이한테 박아주기를 바랬는데 말이다. 하지만 태민이한테는 다른 생각이 있었다. 

 수연이가 간신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리가 후들대고 허리가 결리는 듯 보였다. 그녀가 일어나자 태민이는 그녀의 어깨를 짚고 침대 아래에 무릎을 꿇도록 했다. 그제야 태민이가 원하는 게 뭔지 알 수 있었다. 

 ‘그래도 저건 안 될 텐데.’ 

 나는 생각했다. 

 수연이는 나한테도 그걸 해 준 적이 없었다. 

 수연이가 겁에 질려 나를 쳐다보았다. 그것만은 안 된다고 눈으로 내게 애원했다. 나는 입을 다물었다. 수연이의 눈가가 다시 붉어졌다. 태민이가 수연이의 머리를 붙들고 제 자지 쪽으로 끌어당겼지만 수연이는 그의 허리를 붙잡고 밀어내며 고개를 흔들었다. 

 “태민아 이건 싫어. 나한테 넣는 건 괜찮아. 그건 해줄게. 그치만 이거는...... 이런 건 나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단 말야.” 

 태민이는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억지로라도 자지를 수연이 입술에 갖다대려 했다. 수연이는 고개를 돌렸다. 태민이는 몇 차례 시도하다 여의치 않자 다른 방법을 썼다. 

 태민이는 더 이상 그녀를 제 고추 쪽으로 당기지 않았다. 대신에 그녀의 어깨를 잡은 채 그녀가 도망치지도 못하게 했다. 그의 자지가 그녀의 얼굴 바로 앞에 있었다. 그런 채로 태민이가 잠시 그녀를 진정시켰다. 수연이가 날 돌아보았고, 내가 말려주길 바라는 것 같았지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나도 내심 태민이가 적당히 포기하고 그냥 정상적으로(?) 섹스해야 할 거라고 생각했다. 수연이의 성향상 쟤의 자지를 빨아줄 일은 없을 것이다. 

 태민이가 침착한 목소리로 말했다. 

 “수연아, 따라해 봐. ‘내 남편한테 해주는 거야. 내 남편 것에 뽀뽀할 거야.’ 라고.” 

 “싫어. 그건. 안 돼, 태민아.” 

 “난 태민이가 아냐. 네 남편이라고. 따라해 보라니까. 내 남편 고추에 뽀뽀할 거야.” 

 수연이가 울먹이며 싫다 했지만 태민이는 목소리에서 힘을 풀지 않았다. 

 “내 남편 고추에 뽀뽀할 거야.” 

 “내 남편 고추에...... 뽀뽀할 거야.” 

 수연이는 결국 말해 버렸다. 

 “이건 다 내 남편을 위한 거야.” 

 “이건 다 내 남편을 위한 거야.” 

 “한 번 더.” 

 “내 남편을 위한 일이야.” 

 수연이의 목소리가 조금씩 차분해졌다. 

 태민이가 수연이의 어깨를 놓아주었다. 그리고는 제 자지를 잡고 그녀의 입에 가져갔다. 아직은 그녀의 입술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천천히 그쪽을 향하고 있다는 건 분명했다. 

 태민이가 다시금 말했다. 

 “수연아, 다시 말해봐. 단 이번에는, 속으로 말하는 거야. 입속으로, 내 남편 고추에 뽀뽀할 거라고 되뇌어 봐. 그러면서 네 남편 고추 끝으로, 입을.” 

 이런 게 먹힐 리가 없었다. 태민이한테 말해주고 싶었다. ‘야, 누가 봐서 네가 수연이 남편이냐?’ 라고 말이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누구도 입을 열 수 없는 분위기였다. 수연이가 나를 쳐다보았다. 무언가 말을 했는데 목소리가 너무 작아서 입모양으로 겨우 알아들을 수 있었다. 

 “진짜 그렇게 해? 내가 그렇게 했으면 좋겠어?”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다. 그렇게까진 안 해도 된다고, 아무리 날 위해서라도 거기까지 할 필요는 없다고 말이다. 하지만 말할 수 없었다. 대신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고, 그게 바로 내가 원하는 일이라고. 

 수연이가 그녀 앞의 자지를 돌아보았다. 나는 태민이랑 용석이를 번갈아 쳐다봤다. 둘 다 수연이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그녀가 어찌할지 기다리면서, 모두가 얼어붙은 듯 몸을 굳히고 있었다. 저 녀석들도 나처럼 목이 탈까? 저 놈들도 나처럼 뱃속이 떨리고 오한이 들까? 

 수연이의 입이 달싹대기 시작했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지만, 그녀의 입술을 통해 읽을 수 있었다. ‘내 남편을 위한 일이야.’ 수연이는 눈을 감았고, 자그마한 눈물 방울이 흘러내렸다. ‘내 남편 고추에 뽀뽀할 거야.’ 

 눈을 감은 채 그녀가 얼굴을 움직였다. 그녀가 태민이의 귀두 끝에 제 입술을 갖다대었다. 세 남자의 숨소리 하나하나가 방안에 크게 울리는 것 같았다. 

 수연이가 태민이를 올려다보았다. 태민이가 자상하게 웃었다. 그녀의 머리칼을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었다. 

 “바로 그거야. 수연아, 아주 좋아.” 

 수연이가 우는 것 같은 표정으로 웃었다. 

 “네 남편 될 남자 있잖아. 쟤가 널 사랑하니? 수연아.” 

 태민이가 물었다. 수연이는 나를 돌아보고, 내게 웃었다. 그리고 다시 태민이를 올려다보았다. 

 “응, 그런 것 같아. 많이.” 

 태민이는 최면을 거는 듯한 말투로 말하기 시작했다. 

 “자, 나는 네 남편이야, 수연아. 나는 널 사랑하는 사람이지.” 

 태민이가 수연이의 머리칼을 다시 어루만졌고, 손가락으로 볼가를 쓰다듬었다. 

 “수연아, 나는, 네 남편은 너를 사랑해.” 

 “응, 나도 사랑해.” 

 수연이가 무릎을 꿇은 채 태민이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그래, 네 남편이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계속 생각해 봐. 이게, 네 남편 거야. 네 남편이야. 널 사랑해. 네 안으로 들어가고 싶어.” 

 태민이가 말했다. 

 “사랑해. 네 입에 넣어 줘.” 

 태민이의 자지는 딱딱하게 발기해 있었다. 수연이가 그것을 똑바로 쳐다봤다. 내 가슴이 찢어질 것 같았다. 정말로 수연이가 저걸 입안에 넣어줄까? 내 것조차 한 번도 빨아준 적이 없었는데? 내 반쪽은 그녀가 그렇게 해 주기를 간절히 원했다. 하지만 나머지 반쪽은 거의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그러지 마, 걘 내 친구고 너는 내 여자잖아! 라고. 

 수연이가 태민이의 자지를 입에 넣었다. 

 나는 그러지 말라고 소리치고 싶었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내 바로 앞에서, 내 여자친구가, 약혼자가, 장래의 아내가, 벌거벗은 채 내 제일 친한 친구, 초등학교 때부터의 불알친구 앞에 무릎을 꿇고, 녀석의 자지를 입안에 물고 있었다. 나는 죽을 때까지 저 광경을 잊지 못할 터였다. 

 용석이가 내 쪽으로 몸을 기울였다. 

 “널 위해서 저런 것까지 해주다니. 너 진짜 행복하겠다.” 

 나는 이 새끼가 날 놀리는 건가 하고 용석이를 쳐다보았다. 내가 지금이라도 달려나가서 둘을 뜯어말리고 싶다는 걸 알기나 하나? 그런데 녀석의 표정이 진지했다. 용석이는 나를 놀리는 게 아니라 정말로 저런 여자가 내 것이라는 걸 부러워하는 얼굴이었다. 적어도 내게는 그래 보였다. 

 수연이는 태민이 자지를 입안에 문 채 뭘 어째야 할지 몰라했다. 

 “계속해 줘.” 

 태민이의 말에 수연이가 그의 자지를 입에서 뱉으며 어리둥절해했다. 

 “뭘 계속해?” 

 “계속해서, 입으로 해달라고.” 

 태민이가 말했다. 

 “어떻게 하는 건지 몰라.” 

 수연이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해본 적 없다고 그랬잖아. 뭘 어떻게 해달라는 건지 모르겠어.” 

 태민이가 제 자지를 붙잡고 기울여 보여주었다. 그는 귀두의 아랫부분이 제일 민감하고 잘 느끼니까, 먼저 혀를 내밀어 귀두 아래에서 위로 움직이고, 그런 다음에 귀두 전체를 사탕을 빨듯 빨아주면 된다고 했다. 

 믿을 수가 없었다. 내 불알친구가 내 바로 앞에서 내 여자친구한테, 오랄섹스하는 방법을 가르쳐주고 있었다. 

 “혀로, 여기 위 아래를 핥으라고?” 

 수연이가 말했다. 손을 들어 태민이 자지 끝을 건드리면서 말이다. 

 “응, 거기, 바로 거기를 핥는 거야.” 

 수연이는 긴장한 표정이었고, 진지했다. 태민이를 올려다보다가는 용석이를 돌아보고, 다시 나를 쳐다봤다. 우리가 어떻게 하기를 바라는 걸까? 누군가가 끼어들어 말려주었으면 했던 걸까? 하지만 아무도 말리지 않았고, 수연이는 천천히 태민이의 자지를 손으로 잡았다. 그리고 혀를 내밀어 아주 조금, 조심스럽게 귀두 아랫쪽을 핥았다. 

 태민이가 크게 신음소리를 냈다. 귀두가 부풀면서 한 방울 쿠퍼액이 흘러내렸다. 수연이는 깜짝 놀라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안 되겠어. 못 하겠어.” 

 수연이가 말했다. 

 “내 남편한테 갈 거야.” 

 태민이가 그녀를 붙잡고 말렸지만 그녀는 완강했다. 어쩔 수 없이 태민이는 수연이를 놓아주었다. 

 수연이가 내 품안으로 달려들었다. 이 방안에서 옷이란 걸 입은 것은 나 뿐이었다. 나 혼자 옷을 다 입은 채 벌거벗은 그녀를 품에 안자니 기분이 이상했다. 내게 안겨 훌쩍대는 그녀가 아주 작고 연약하게 느껴졌다. 

 “자기야, 진짜 못하겠어......” 

 나는 옷안에서 이미 터질 듯 발기해 있었다. 나는 용석이가 수연이를 따먹는 걸, 태민이가 수연이 입에 제 자지를 갖다대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이제 그녀의 벗은 몸이 닿는 것만으로 바지 안에 사정해 버릴 것만 같았다. 나는 그녀의 엉덩이를 만졌다. 지금 당장 그녀랑 하고 싶어 죽을 지경이었다. 

 그러다가 태민이를 쳐다보았다. 저 녀석은 내 제일 친한 친구였다. 그리고 지금 딱 지금의 나만큼이나, 아니 어쩌면 그 이상으로 흥분해 있다는 걸 느꼈다. 저 녀석도 나와 함께 용석이가 수연이한테 하는 짓을 지켜보았다. 게다가 수연이의 입술이 자지에 닿는 감촉까지 느끼고 있었다. 모르긴 해도 너무 흥분돼서 죽을 지경일 것이다. 

 나는 가만히 수연이를 품에서 놓으며 태민이를 보라고 했다. 수연이는 태민이를 잠깐 쳐다본 후 얼른 내게로 고개를 돌렸다. 

 “봐, 태민이가 지금 얼마나 흥분해 있는지.” 

 수연이가 다시 태민이를 보았고, 극점을 가리키는 나침반처럼 꼿꼿이 선 자지 쪽으로 시선을 두었다. 

 “응. 그치만.” 

 “용석이 쪽도 봐 봐.” 

 용석이는 태민이 자지가 수연이 입안에 들어가는 걸 보고 있었고, 그래서 이미 한 번 사정했음에도 어느새 빳빳하게 발기해 있었다. 그 모습을 확인한 수연이가 크게 한숨지었다. 

 “맙소사.” 

 “지금 이 순간, 쟤들한테 너는 세상에서 제일 섹시한 여자야. 널 갖기 위해서 무슨 짓이든 할 거야. 그럴 것 같지?” 

 “응, 그럴 것 같아. 그렇기는 한데.” 

 “그러니 내가 얼마나 자랑스럽겠어. 세상에서 가장 섹시한 여자가 너인데, 그 여자는 내 것이라고. 나랑 결혼하기로 했단 말야.” 

 내가 말했다. 

 “수연아, 태민이를 저대로 두면 안 돼. 저걸 봐. 저러다 죽을지도 몰라.” 

 “그냥...... 하면 되잖아. 약속한 대로. 저번처럼 내 안에 넣으면 되잖아.” 

 “그럴 거야.” 

 내가 말했다. 

 “태민이는 너한테 넣을 거야. 전에도 너한테 넣은 적이 있고. 저번에 너를 먹었을 때 얼마나 좋아했는지 기억하지? 네가 세상에서 제일 맛있다고 그랬어. 수연이가 최고라는 걸 쟤도 이미 알아. 태민이는 앞으로 여러 번 너를 먹게 될 거야. 하지만 지금은, 지금 쟤가 하고싶은 건 그게 아니잖아. 그렇지?” 

 그녀가 대답하는 목소리가 너무 작아서 들을 수 없었다. 다시 말해달라고 했다. 

 “그래.” 

 그녀가 말했다. 

 “쟨 다른 걸 하고 싶어 해.” 

 “다른 것 어떤 걸?” 

 “내가 입으로 해주기를 원해.” 

 그녀가 울먹였다. 

 “그러니 내가 얼마나 자랑스럽겠어?” 

 수연이가 내 품안에 들어왔다. 내 어깨로 고개를 묻고 훌쩍였다. 

 “응. 자기가 좋아했으면 좋겠어. 정말로.” 

 나는 태민이한테 침대 위 베개를 가져다달라고 했다. 나는 수연이를 이끌고 방 한가운데, 조금 전 모든 것이 시작된 장소에 데려갔다. 수연이가 모두에게 잘 보이게끔 그곳에 서게 했다. 그런 다음 그곳 바닥에 베개를 내려놓고, 수연이가 베개 위에 무릎을 꿇게 했다. 

 “내가 그렇게 한다면...... 태민이 거를...... 그러면 나랑 결혼해 줄 거야? 내 남편이 되어줄 거야?” 

 “나는 지금도 네 남편이야.” 

 내가 말했다. 

 “네가 내 아내가 아니었다면, 처음부터 너한테 이런 일을 시키지도 않았을 거야.” 

 수연이는 울기 시작했다. 

 나는 태민이와 용석이가 지켜보는 가운데 수연이를 거기 두고, 내 자리로 돌아왔다. 그리고 태민이한테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용석이와 나는 침대에 걸터앉았다. 태민이가 수연이 앞으로 다가섰다. 

 “해 줄래?” 

 태민이가 수연이를 내려다보았다. 

 “내 고추를 빨아 줘.” 

 수연이가 태민이의 음경 밑둥을 잡았다. 그리고 귀두가 하늘을 향하게끔 들어올렸다. 수연이는 어쩌힐까 망설이는지 잠시 그것을 살펴보았다. 그러더니 혀를 내밀어 그의 자지를 줄기 끝에서 꼭대기까지 핥았다. 

 태민이가 신음을 토해냈다. 수연이가 또 놀라 입을 떼었지만 태민이는 계속하라고 소리쳤다. 그만하라고 할 때까지 멈추지 말라고 했다. 수연이가 다시 그의 자지를 잡았다. 이번에는 귀두부터 혀를 대어 아랫쪽으로 핥아 내렸다. 태민이는 눈을 감고 그 감촉을 만끽했다. 

 수연이는 확실히 처음이었다. 혀끝을 이용해 자지 위 아래를 핥을 뿐 다른 것은 할 줄을 몰랐다. 태민이가 그녀에게 더 혀를 세우라 했다. 막대사탕을 핥듯 해달라고 했다. 수연이는 혀를 세웠지만 여전히 혀끝만을 사용했다. 

 “아니, 그게 아이스콘이라고 생각해. 지금 녹고 있어. 흘러내리기 전에 다 핥아먹어야 돼.” 

 태민이가 말했다. 

 수연이는 그제야 감을 잡았다. 혀에 힘을 주고는 자지 전체에 골고루 침을 묻혔다. 태민이가 바로 그거라고, 너무 좋다고 소리쳤다. 수연이는 그렇게 했다. 

 그녀가 한동안 태민이의 자지 이곳저곳을 혀로 핥아주었다. 이윽고 태민이는 그녀의 어깨에 손을 얹고 그만 됐다고 했다. 수연이가 조금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를 올려다보았다. 

 “이제 입안에 넣어 봐.” 

 태민이가 쉰 목소리로 말했다. 수연이는 몸을 굳혔다. 긴장으로 등 근육이 굳는 게 여기까지 느껴졌다. 

 “빨리 해 줘.” 

 태민이가 말했다. 

 “네 남편이 그러길 원해. 네 남편을 위해서 그렇게 해 줘.” 

 수연이는 좀처럼 그러지 못했다. 

 “네 사랑을 보여줘. 네 남편한테!” 

 태민이가 제 손으로 자지를 쥐고 그녀 입으로 들이밀었다. 수연이는 얼굴을 피하지 않았지만 입을 열어주지도 않았다. 

 태민이는 울 것 같은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젠장, 나더러 어쩌라는 거지? 내가 내 여자친구한테, 나한테도 해 준 적이 없는 걸 녀석한테 해주게끔 하라고? 내가 정말 감당할 수 있을까? 내 뱃속은 아까부터 꿈틀대고 있었다. 수연이가 태민이 것을 진짜로 빨아준다면 나는 그 자리에서 구역질을 하게 될지도 몰랐다. 

 태민이의 표정을 살폈다. 그는 한참동안 수연이 입 근처를 서성인 셈이었다. 흥분으로 거의 죽을 지경일 것이다. 어쨌든 저대로 둘 수는 없었다. 

 나는 수연이 쪽으로 다가갔다. 용석이 시야를 가리지 않는 자리로 말이다. 수연이가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태민이가 그녀의 어깨를 붙잡았다. 벌써 몇 번째 이렇게 되는지 몰랐다. 더 이상 무슨 말로 그녀를 설득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사랑해, 자기야. 정말로. 하지만 이건 진짜 못하겠어.” 

 수연이가 울먹였다. 

 나는 그녀의 등을 부드럽게 쓸어주었다. 

 “다음주에 있잖아.” 

 내가 말했다. 

 “다음주에 약혼식을 하기로 했잖아. 그렇지?” 

 수연이가 눈물 맺힌 눈으로 미소지었다. 

 “응, 맞아.” 

 “누구한테 제일 먼저 알릴 거야?” 

 “유진이한테. 제일 먼저 유진이한테 말할 거야...... 아니다, 먼저 엄마아빠한테 얘기해야 되네. 그렇다...... 그런 다음에 유진이랑 해리한테 말할 거야.” 

 “다른 친구들은? 약혼식에 부를 다른 친구는 없어?” 

 수연이의 얼굴에 생기가 돌아왔다. 그녀는 신나게 떠들어댔다. 이 친구, 또 저 친구, 또 가족들, 친척들. 굉장히 많은 이름이 거론되었다. 그 사람들 모두에게 우리가 약혼한다고, 졸업 즉시 결혼하게 될 것이라 말할 거라고 했다. 

 “근데 그럴 수 있을지 모르겠다.” 

 나는 눈을 바닥에 내리깔며 말했다. 

 “그게 무슨 말이야?” 

 수연이가 뭔가 무서운 걸 목격한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나는 약혼반지를 사주면서 우리가 무슨 약속을 했는지 상기시켰다. 

 “그래서 그렇게 했잖아!” 

 수연이가 말했다. 

 “난 다 했어. 자기가 하란대로 했단 말이야. 자길 사랑하니까.” 

 안 그러려고 했는데 목소리가 너무 떨렸다. 

 “맞아. 넌 용석이한테 내가 하란 대로 해주었어. 너무, 너무 좋았고 기뻤어. 하지만 태민이한테는...... 아직 모르겠어. 네가 감당할 수 있을지. 내가 원하는 걸 받아줄 수 있을지 말이야. 나는 널 힘들게 할 뿐인지도 몰라.” 

 “그렇지 않아. 난 널 진짜 사랑해. 널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 그래서 용석이한테도...... 자기도 봤잖아. 내가 얼마나.” 

 수연이가 울었다. 나는 속이 아파오는 것을 느꼈다. 내가 사랑하는 여자한테 이토록 잔인할 수 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다. 

 “수연아, 미안한데 반지를 돌려줘야 할 것 같아. 아직 확신이 안 생긴다. 나중에, 조금 더 믿음이 생기면 다시 줄게. 약혼식도 그 때 제대로 하자.” 

 “아냐, 자기야! 제발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마.” 

 “미안해. 하지만.” 

 수연이가 반지 낀 손을 제 가슴에 갖다대었다. 그걸 뺏어가지 말라고 애원했다. 무슨 일이든 하겠다고, 사랑한다고. 나는 슬픈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그녀는 한 번만 더 기회를 달라고 했다. 

 수연이가 태민이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녀 입술 바로 앞의 자지를 내려다보았다. 

 “태민아.” 

 “알았어.” 

 태민이가 제 자지를 그녀의 입술에 갖다댔다. 수연이는 피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어떻게 하는지 가르쳐달라고 했다. 

 “고추를 입에 넣어줘. 수연아.” 

 수연이는 눈을 감고, ‘사랑해’ 라 중얼댔다. 나는 이제 수연이가 태민이의 자지를 빨 것임을 알았다. 내가 그렇게 하게끔 요구하였고, 심지어 협박하다시피 했으니 말이다. 그녀가 그토록 날 사랑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이렇게 기분이 이상한 걸까. 어째서 온몸에 땀이 나고, 호흡이 곤란해지는 것일까? 

 수연이가 입을 열었다. 그리고 태민이 것을 입안에 머금었다. 

 숨이 막힐 것 같았다. 태민이가 눈을 질끈 감았다. 수연이의 입 안 감촉을 만끽하면서, 제 좆을 빨라고 그녀에게 요구하고 있었다. 

 그녀의 볼이 조금 패였다. 수연이가 태민이의 자지를 빨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더...... 더 세게.” 

 태민이가 수연이의 어깨를 세게 틀어쥐었다. 

 “아 존나 좋아. 더 세게, 더 세게 빨아 봐!” 

 수연이가 눈을 떴다. 입에 그의 성기를 문 채로 태민이를 올려다보았다. 태민이가 그녀에게 그런 식으로 거칠게 군다는 게 믿기지 않는 듯했다. 동시에 그녀의 볼이 움직였다. 조그맣게 패이던 볼이 이젠 움푹 들어가 홈을 만들었다. 

 수연이가 태민이의 좆을 빨고 있다. 정말로 오래 걸렸지만 마침내, 그의 자지를 쪽쪽 빨아대고 있었다. 

 내 무릎에 힘이 풀려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 구역질이 날 것 같았지만, 그럼에도 저 광경에서 절대로 눈을 뗄 수 없었다. 내 자지가 바지 안에서 바들바들 떨렸다. 손을 대지 않아도 그냥 사정해 버릴 것 같았다. 

 나는 침대로 돌아가려 했다. 수연이가 태민이의 성기를 입에서 토해내며 내 다리를 붙잡았다. 침으로 흠뻑 젖은 자지를 볼에 기댄 채, 곁에 있어달라고 애원했다. 나는 나가려는 게 아니라 잠깐 앉으려는 것이라 했다. 

 “나 사랑해? 이렇게 하는 게 좋아? 계속 이렇게 했으면 좋겠어?” 

 나는 내 약혼녀를 내려다보았다. 그녀가 하는 모든 일이 날 위한 것임을 나는 안다. 하지만 수연이는, 내가 이걸 지켜보는 게 얼마나 괴로운 일인지 모를 것이다. 내가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알지 못할 것이다. 

 “응, 너무 좋아.” 

 내가 말했다. 

 “다음주에 우리는 약혼을 할 거야. 세상 모든 사람들한테 우리가 결혼할 거라고 자랑할 거야.” 

 수연이가 밝게 웃었다. 

 나는 용석이 옆자리로 돌아왔고, 수연이는 계속해야 되느냐고 물었다. 나는 뱃속에서 커다란 나방이 퍼덕대는 걸 느끼면서도,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 계속하라고, 끝까지 해 달라고. 

 수연이는 이제 주저하지 않았다. 다시금 태민이의 것을 입에 물었다. 그녀의 볼이 깊숙하게 패였고, 그녀가 내 가장 친한 친구의 좆을 열심히 빨아대고 있다는 걸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아 최고야, 진짜.” 

 내 옆에서 용석이가 열에 들뜬 듯 중얼거렸다. 

 “내가 빠구리도 많이 떠보고 사까시도 많이 해 봤지만, 이런 건 진짜 없었어. 나도 해야겠어. 수연이한테 내 것도 빨게 할 거야.” 

 “응, 그럴 거야.” 

 나는 수연이에게서 눈을 떼지 않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수연이는 서툴지만 열심히 태민이 것을 사랑해주고 있었다. 아직 머리를 움직이거나 손을 함께 쓰거나 하는 방법은 모르는 듯했다. 그래도 태민이는 충분히 좋아하는 것 같았다. 그는 얼굴이 벌개져서는 제 스스로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조금씩 제 자지를 그녀의 입에서 꺼냈다 밀어넣었다 하면서, 말하자면 수연이의 입에 제 것을 박아대는 것이었다. 내가 사랑하는 여자의 예쁜 입술이 마치 또 하나의 보지인 양 제 자지를 움직여댔다. 

 태민이가 수연이의 머리채를 움켜쥐었다. 수연이는 놀랐지만 움직이지 않았다. 태민이는 그대로 제 것을 아주 깊이 집어넣었다. 앞서 말했듯 태민이의 성기는 제법 길었다. 그 긴 자지의 삼분의 일 정도에서, 이번에는 삼분의 이 정도가 수연이의 입안으로 들어갔다. 수연이의 입안이 좆으로 가득 찼다. 수연이가 가볍게 기침을 했다. 그녀의 숨이 막히는 것 같았다. 

 태민이가 제 것을 조금 빼내었다. 수연이는 숨을 고르고, 다시 그것을 빨기 시작했다. 태민이는 잠시 시간을 주는가 싶더니 다시금, 이번에는 더 깊숙이 밀어넣었다. 수연이가 숨이 막히는지 머리를 빼려 했다. 태민이는 양손으로 그녀의 머리를 붙잡았다. 그리고는 막무가내로 제 자지를 그녀의 목구멍으로 밀어넣었다. 

 태민이의 긴 자지가 수연이 입안으로, 남김없이 들어갔다. 그의 불알이 수연이의 턱에 닿았다. 그녀는 캑캑댔지만 태민이에게 붙잡혀 꼼짝할 수 없었다. 눈물이 다시 흘러내리고 있었다. 

 “목에서 힘을 빼. 코로 숨을 쉬어.” 

 태민이가 말했다. 수연이가 버티지 못하자 태민이는 다시 제 것을 조금 꺼내주었다. 그러자 수연이는 숨을 고르자마자 다시금 입안을 움직여 그의 자지를 빨고 핥고 해주었다. 

 그렇게 몇 분 동안 태민이는 수연이의 오랄을 받았다. 자지를 조금 빼내어 쉬게 해 주었다가, 다시 목 깊숙이 넣는다. 수연이는 천천히 그 주기에 익숙해져갔다. 여전히 겁을 먹고 있었지만 태민이의 동작에 맞춰 그것을 오물거리다가 목구멍으로 받아주거나 했다. 

 태민이가 다시금 목구멍 깊숙이 제 것을 박아넣었다. 그리고는 고개를 돌려 용석이와 나를 보았다. 자랑하듯이 말이다. 우리가 보고있다는 것을 알자 다시금 조금 빼고, 그러면 수연이는 기침을 하며 숨을 고르고는 다시금 그의 것을 열심히 빨아준다. 

 태민이의 동작이 점점 더 빨라졌다. 수연이의 머리를 쥔 채 허리를 움직였다. 용석이와 나는 서로를 돌아보았다. 태민이가 슬슬 싸려고 한다는 걸 알았다. 

 이제 어떻게 될까? 수연이가 태민이의 정액을 입에 받아줄 리는 없었다. 아마도 참을 만큼 참다가 입에서 꺼내어 젖가슴 정도에 싸게 할 것이었다. 

 그런데 태민이가 한 손으로 수연이 머리를 잡고는 다른 한 손으로 제 자지 끝을 쥐었다. 수연이 입안으로 삼분의 일 가량을 담근 채, 나머지 부분을 제 손으로 훑어대기 시작했다. 마치 딸딸이를 치는 것 같았다. 다른 점이라면 딸딸이를 치는 자지의 끝 부분이 내 여자친구의 입안에 담겨 있다는 것이었다. 

 용석이가 내 등을 두드렸다. 태민이의 의도를 안 것이다. 태민이가 내 여자친구의 입안에 싸려 한다는 것을 말이다. 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수연이는 눈치채지 못한 것일까? 지금쯤이면 그의 것을 입밖에 꺼내어 흔들어주어야 한다. 그래야 제 때 바깥에다 사정시킬 수 있다. 하지만 수연이는 여전히 태민이 것을 빨고 있었고, 태민이의 온몸이 경직되기 시작했다. 그가 제 것의 줄기를 꽉 붙들었다. 수연이한테 알려줘야 하지 않을까? 그가 싸려 한다고, 얼른 빼라고 말해줘야 하는 것 아닐까? 

 “아, 아 싼다!” 

 태민이가 소리쳤다. 

 수연이는 입을 뗄 생각이 아예 없었다. 나는 태민이의 정액이 그녀의 입안으로 마구 분출되는 것을 보았다. 제 자지를 수연이 입에 묻은 채, 태민이의 엉덩이가 실룩실룩 움직였다. 그렇게 한 차례 분출되고 나서야 수연이는 성기를 뱉으려 했지만 태민이가 그녀의 머리를 붙들었다. 계속해서 자기 것을 훑으면서, 최후의 한 방울까지 그녀 입안으로 짜넣듯이 했다. 수연이는 눈을 감은 채 그것을 그대로 받아주었다. 

 나는 그제야 내가 숨을 멈추고 있다는 걸 알았고, 거칠게 다시 숨쉬기 시작했다. 내 어여쁜 여자친구, 내 미래의 아내가 태민이의 정액을 입안에 받았다. 이건 태어나서 처음 보는 가장 야한 경험이었다. 하지만 내 뱃속은 여전히 울렁거렸고, 금새라도 토할 것 같았다. 너무 모순된 감정이었다. 

 태민이가 제 자지를 꺼내 그녀의 입술에 문질렀다. 나는 수연이가 당장 화장실로 달려가 입안의 정액을 남김없이 토해내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는 태민이 앞에 무릎을 꿇은 채 그를 올려다보았다. 

 “좋았어?” 

 수연이가 말했다. 

 “나 처음이었는데, 괜찮아? 유진이가 해주는 거랑 비슷해?” 

 “훨씬 좋아. 네가 훨씬 잘해, 수연아.” 

 태민이가 말했다. 

 “유진이는 내 자지를 목구멍까지 받아준 적이 없어. 단 한번도. 거기에 입안에 싸는 건, 유진이라면 상상도 못해. 너무 좋았어, 수연아.” 

 어 잠깐, 수연이는 어떻게 저렇게 또렷한 발음으로 말할 수 있는 거지? 정액을 입안에 머금은 채로? 어째서 정액이 입밖으로 흘러내리지 않는 거지? 순간 내 위장이 다시금 요동을 쳤다. 수연이는 입밖으로 정액을 토해낼 필요도, 뱉어낼 이유도 없었다. 그녀는 삼켜버린 것이다. 내 아름다운 여자가, 내 친구가 싼 정액을, 한 방울 남기지 않고 꿀꺽 삼켰다. 

 수연이의 입술은 태민이가 가졌다. 그녀는 내 것에 입술 한 번 댄 적이 없지만, 태민이의 좆을 입으로 빨아주었다. 그녀의 목구멍을 태민이의 자지가 쑤셨고, 입안 가득히 정액을 토해냈고 마시게 했다. 

 수연이가 내게 다가왔다. 나는 일어났고, 그녀를 품에 안았다. 

 “했어.” 

 그녀가 말했다. 

 “진짜 태어나서 제일 힘든 일이었어. 하지만 네가 해달라고 했으니까. 그래서 했어. 좋아?” 

 나는 눈물이 날 것 같았다. 모든 게 나를 위해서였다. 그녀는 태민이가 입안에 쌀 걸 처음부터 알았지만, 나를 위해서, 나를 사랑하기 때문에 피하지 않고 그것을 남김없이 받아, 심지어 꿀껌 삼켜준 것이었다. 

 “응, 너무 좋아.” 

 내가 말했다. 

 “사랑해, 수연아. 이 세상 어떤 여자도 남편을 위해 이렇게까지 해줄 수는 없을 거야.” 

 수연이가 내 목을 껴안고 입을 맞췄다. 우리는 깊숙이 키스하였다. 수연이는 오늘밤 용석이와 키스를 했다. 그에게 따먹히면서 말이다. 그는 태민이의 자지에도 입을 맞췄다. 하지만 그것들은 모두 그냥 섹스일 뿐이었다. 사랑은 아니었다. 우리의 입맞춤, 지금 우리의 입과 혀로 오가는 것이 사랑이었다. 나는 그녀의 입안에서 용석이의 타액 맛을, 태민이의 정액 맛을 느꼈다. 수연이를 나를 사랑하기 때문에 그것들을 스스로 입에 받았다. 이 맛은 그래서 사랑의 맛이었다. 

 “인제 반지를 내가 가져도 되는 거지?” 

 수연이가 물었다. 

 “우리 진짜 다음주에 약혼하는 거야? 내가 네 아내가 되는 거야?” 

 “반지를 일단은 내가 다시 가져가야 돼. 아직 다른 사람들이 알면 안 되니까. 너는 오늘 여기 오지 않은 걸로 되어 있잖아. 다음 주에 반지를 돌려줄게. 그 때 우리 정식으로 약혼하는 거야.” 

 내가 말했다. 

 “어떤 여자도 너만큼 나를 사랑해줄 수 없을 거야. 앞으로 영원히. 죽을 때까지 넌 내 아내일 거야.” 

 “난 뭐든지 할 수 있어.” 

 수연이가 말했다. 

 “네가 원하는 일이라면, 네가 하라는 것이라면. 앞으로도, 네가 원할 때마다.” 

 나는 그녀의 어깨 너머로 태민이와 용석이를 향했다. 

 “들었지? 너네 다음에도 좀 시간을 내줘야겠는데. 유진이랑 해리한테 얘기 잘 해놔야겠다. 다음 달쯤에는 우리 같이 어디 여행이라도 가야겠어. 우리끼리만 말야, 비밀스럽게.” 

 “야, 진짜야? 괜찮겠어? 수연아.” 

 용석이가 웃으면서 말했다. 수연이는 용석이를 돌아보지 않고, 나를 쳐다보면서 말했다. 

 “응, 그렇게 하자. 내 신랑이 원한다면.” 

 태민이와 용석이가 소리 내어 웃었다. 나는 앞으로 이런 식의 만남이, 이런 식의 경험이 여러 번 있게 될 것이라고 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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