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6화 (6/9)

 *자연보호*

나를 반겨줄 정숙누님을 생각하며 만화방 문을 연다.

만화책을 정리하고 있던 정숙누님이 날 보더니 다짜고짜 밖으로 나가자고한다.

‘어? 갑자기 뭔 일이래?’

얘기인즉슨 새벽에 당구장 시절 뒤를 봐주던 형님이 찾아왔고 옥탑방에서 자고 있다는 

 것이다. 저번 주에 출소해서 정숙누님의 행적을 수소문한 끝에 결국 찾아냈다는 것이다.

나랑은 고3때 몇 번 마주친 적이 있다. 좀 아쉬운 내색을 하며

“그럼 인사드려야지?”

 “아직 자고 있어~ 오늘은 그만 돌아가는 게 좋겠다! 내가 나중에 연락할게”

 ‘아~ 씨발~ 니년 보지 쑤실라고 여기까지 왔는데.....아~ 오늘 꼬이눼~’

 “으...응~ 알았어~!” 하자 이내 손을 잡고 만화방 입구 구석으로 데리고 간다.

그리고 이어지는 키스~~~

“츄르~릅~ 츄릅~” 

부드럽고 도톰한 그녀의 혀를 맛보자 나의 좆이 급격하게 커진다.

그것을 알아차렸는지 정숙누님은 내 좆을 바지위로 움켜잡고는 

“내말 잘 들어~ 어떻게든 저사람 정리 할 테니 그때까지만.....참아줘~!”

 “나 지금 겁나 하고 싶은데....봉학이 형님봐서라도 참아야겠지?”

 “그래! 내가 곧 연락할게....나 믿지?”

 “응~ 알았어~ 근데 어제 형님이랑 했어?”

 “.............”

 “했구만......좋디?”

 “......그게..”

 “나 갈래~”

난 약간 씩씩거리며 부천역을 향해 걸어갔지만 멀리서도 나의 모습을 보고 있는

 정숙누님이 느껴진다. ‘아~ 씨발~ 조년을 정리해야하나~’

갑자기 시간이 생겨서 뭘 해야 할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

‘이럴 줄 알았으면 현주년을 보내는 게 아닌데....’

주택가 공원 벤치에 앉아 담배를 피우며 정숙누님에 대한 생각에 빠진다.

나랑은 나이차이가 많이 나지만 최근의 섹스를 생각해보면 속궁합이 잘 맞는 것 같다.

‘정숙누님은 나와 봉학이 형님 중 누구를 더 원할까?‘

지금 옥탑방에서 자고 있는 봉학이 형님의 좆을 고3때 당구장 화장실에서 본 적이 있다.

거무튀튀한데다가 도깨비 방망이처럼 실리콘과 구슬로 채워져 흉측하게 보였다. 

소변보다 내가 슬쩍 쳐다보는 것을 봤는지

“야~! 형님 좆 어떠냐?”

 “네?..네에~ 장난아니네요. ㅠㅠ?”

 “크하핫~ 그렇지? 자고로 좆은 좆같이 생겨야 하는거라고~ 크크”

 “형님....여자들이 아파하거나 무서워하지 않을까요?”

 “큭큭~ 요놈 맛보면 환장들 하지 ㅋㅋㅋ”

나도 물건이라면 친구들보다 우월해서 나름대로 자신감이 있었지만 지금 이 순간은

 쪼그라들며 슬며시 방향을 형님 반대쪽으로 피한다. 

“야~! 너 이리 와서 좆 한번 까봐~!”

 “헉~” 하며 바짝 쫄았으나 거부할 수가 없었다.

“오~ 실하네~ 인테리어 좀 하면 뽀대나것다~ 해볼 생각 없냐? ㅋㅋㅋㅋ 

“.....그런거 생각 안해봤는데요..”

 “아서라~ 걍 하지마라~ 여자 땜에 피곤해진다~ ㅋㅋㅋ”

 “네에~”

그러면서 나에게 몇 가지 얘기를 해줬는데 두 가지 정도 기억이 난다.

“자고로 남자는 3가지 끝을 조심해야 한다. 혀끝, 손끝, 좆끝!”

 “열심히 자연보호 해라~”

나중에 알았지만 자연보호란 ‘자지를 연마하여 보지를 호강시키자!’ 라는 뜻이다.

갑자기 굳은 결심을 하게 된다.

‘앞으로 나와 만나게 될 여자들을 위해 자연보호를 하자!’

내친김에 부천역 앞 상가에 들어서있는 비뇨기과 한 곳을 선택하여 상담 좀 받으려고 입장.

좀 쪽팔리긴 했지만 남자로서 꼭 한번 해보고 싶었기에 용기를 내어 상담을 받는다.

시술의 종류도 많고 장단점이 있다.

어떤 시술을 하냐에 따라 비용도 천차만별이다.

지금 당장 할 수 있고 비용도 저렴한 것이 링을 박는 것이다.

‘지금 박아버릴까? 부작용 있을라나? 누구한테 젤 먼저 써먹지?’

하며 고민을 때리다가 포기한다.

듣기로 군대 가면 빼고 가야한다는 말과 나도 곧 군대를 가야하기 때문이다.

 *아~~ 수학쌤~*

인테리어 수술을 포기하니 왠지 기운이 쫙 빠진다.

누님가게에서 점심이나 얻어먹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주안역으로 간다.

멀리 누님의 화장품 가게가 시야에 들어왔고 좀 더 가까이 가니 여자 손님이 두 명 있다.

방해될 것 같아 가게 앞 진열대에 서서 무쓰랑 스프레이의 틀어진 배치를 바로잡는다.

이윽고 여자 손님 한명이 나왔고 손에 들고 있는 종이가방엔 화장솜, 샘플 등 한 가득 

 채워져 있다. 아마도 화장품세트를 구입했나보다.

누님은 남은 한 명의 여자 손님에게 열심히 뭔가를 설명하고 있다.

여자 손님의 뒷 모습을 보고 있자니 살짝 좆이 커질라한다.

깔끔한 정장패션에 헤어스타일도 죽이고 몸매도 끝내준다.

무엇보다 검은색 하이힐에 허연 다리가 빛난다.

‘씨불년~ 얼굴은 폭탄이겠지...얼른 나가라!’ 하며 그 여자 손님을 깎아내린다.

가게 안에서 누님이 열심히 상품 설명하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여름엔 화장들을 옅게 하니까 립스틱은 화사한 걸로 해야 예뻐보여요~

“네에~”

 “이거 어때요? 섹시레드 칼라인데....지금 제가 바르고 있는 거거든요...”

워낙 예쁘시니까 뭘 발라도 잘 어울리겠지만 그래도 이 제품이...“

 “예쁘긴요....근데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저보다 어린가? 호호”

 “저 스물여섯이에요~ 호호~”

 “어머~ 진짜요? 전 저보다 어린 줄 알았는데....ㅠㅠ”

 “손님은 몇이신데요?”

 “25에요...제가 한 살 어리네요...”

 “아...저도 20초반 봤는데....동안이시구나 하하”

 “에이~ 언니만 하려구요...호호~”

 ‘아~ 씨불년들 지랄염병들하고 있네~ 빨리 사고 나가라~’ 

그때 좀 이상한 느낌이 들어 유심히 그 여자 손님을 쳐다본다.

아는 여자라는 느낌이 들었기에 속으로 ‘누구였지?’....하며 기억을 되살린다.

몇 초 후....난 경악을 했다.

고교시절 친구놈들의 정자도둑 수학쌤 “이혜정” 이다~ 후덜덜~ 여기서 보다니...

“이혜정”....수학을 가르치며 학생들 중 열에 아홉의 짝사랑을 한 몸에 받아왔다.

항상 슬리퍼에 살색이나 아이보리색 스타킹을 신고 다녔으며 나 또한 누님에게 

 감정이 생기기전까지 적지 않은 정자를 뺏겼던 여자다.

항상 생글생글 웃는 얼굴과 뽀얀 피부에서 뿜어져 나오는 묘한 매력, 그리고 아담하고

 한국적인 몸매에 걸을 때마다 씰룩거리는 엉덩이로 남학생들의 혼을 빼앗곤 했다.

결혼을 약속한 사람이 있다는 소문과 그 상대가 육사 장교과정을 밟고 있다는 얘기가 돌기 

 전에는 한번 따먹어보려고 시도했던 놈들이 많았다. 하지만 결과는 잘 모른다.

난 반가운 마음에 가게로 들어가 헛기침을 한다. 누님이 날 보며 눈인사를 했고 

 수학쌤도 나를 힐끗 쳐다보고 고개를 돌리더니 다시 날 향해 고개를 돌린다.

“어? 너..너? 혹시?..”

 “안녕하셨어요? ㅋㅋㅋㅋ”

 “맞지? 너 지민이 맞지?”

 “네...제 이름 기억하시네요...크크”

 “어떻게....여기서 만나네? 호호~” 

누님이 둘의 대화를 듣다가

“아는 분이니?”

 “으응~ 나 고등학교 때 수학선생님이야~ 히히~”

 “그래? 와~ 신기하다~”

 “그러게....그나저나 선생님은 여기 웬일이세요?

“으응~ 누구 좀 만나고...집에 가다가 여기 들린 거야~”

나는 빛의 속도로 상황을 파악한다.

‘남자친구가 이 근처에 있는 인하대학교 ROTC생이라....어제 저녁 인하대 후문 

 쪽에서 만나 놀다가 모텔서 열나게 떡치고 지금 집으로 가는 중이군...ㅋㅋㅋ‘ 

 “선생님 애인 만났나보네요? ㅋㅋㅋ”

 “으응? 그게 아니구....”

 “얼굴 빨게지는거 보니 맞네~ 뭐~ ㅋㅋㅋㅋ”

그때 누님이 “오지민~ 너 선생님한테 왜 그래?”

 “그럼....언니가....지민이 누나?”

 “네...마자요..호호~”

 “그러시구나! 지민이는 진짜 예쁜 누나를 뒀구나?”

 “성질은 디게 못됐어요....”

 “야~ 오지민~ 너 나가있어!”

가게 앞에서 수학쌤의 다리를 감상하고 있었다.

수학쌤은 립스틱 몇 개를 사서 핸드백에 넣고 누님과 인사를 하며 나온다.

수학쌤이 밖으로 나오자 잠깐 기다리게 하고 가게 안으로 들어가 상의랄 것도 없이

 누님에게 선생님과 점심 먹고 집에 있겠다는 통보를 하고 나온다.

밖에서 머뭇거리던 수학쌤이 

“지민이 나한테 할 말 있니? 왜 기다리라고 한 거야?”

 “아~ 친구들이 쌤한테 밥 사달라고 많이 졸랐었고 그럴때마다 쌤은 중국집에 데려가 

 사주시곤 했자나요.....전 그때 그럴 용기가 없었는데...”

 “그러고 보니 점심시간이 돼 버렸네? 음....그럼 우리 밥 먹으러 갈까?”

 “네...쌤이 사주시는 거죠?”

 “알았어~ 아무렴 내가 배고픈 대학생한테 얻어먹겠니? 호호~”

최대한 밥을 오랫동안 먹을 수 있는 곳을 찾았으나 마땅한 곳이 없다.

패스트푸드점이 눈에 보이긴 했지만 사람이 버글버글.... 시끄러울 것 같아 패스~

만만한게 중국집이다...중국집으로 들어가니 홀이 손님들로 꽉 차있다.

막 나가려는데 안쪽 방에서 세 사람이 신발을 신고 나오고 있다.

“우리 방으로 들어가요~” 하고 수학쌤을 데리고 방으로 들어간다.

밥상위의 빈 그릇들과 음식물들을 다 정리하는 동안 아무 말 못하고 멀뚱멀뚱...

“주문하시겠어요?”

 “네....지민이 뭐 먹을래? 맛있는 거 시켜~ 호호~”

 “그때 애들 사주셨던걸로 시켜주세요....전 중국음식 다 좋아해요~”

 “그럴까? 그럼....시원하게 콩국수 두 개랑 탕수육 하나 해 주세요~” 

음식을 주문하고 쌤은 핸드백에서 PCS폰을 꺼내들고 밖에 나가 집에 전화 좀 하고 

 오겠다며 일어선다. 어떻게 한번 이 상황을 엮어볼까 골똘히 생각하고 있는데.....

쌤이 놓고 나간 핸드백의 지퍼가 열려있고 아까 가게에서 샀던 립스틱 봉지.....

그리고 그 밑에 뭔가가 확 눈에 들어온다. 벗은 스타킹이다.

그렇게 갈망하던 수학쌤의 스타킹을 만져보는 순간이다...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아무도 없음을 발견하고 재빠르게 핸드백을 집어 든다.

조심스레 핸드백 안으로 손을 집어넣어 스타킹의 감촉을 느껴본다. 살색 팬티스타킹! 

‘후와~~~ 정말이지...내게 이런 날이 올 줄이야...’ 

꿈만 같았지만 반사적으로 걸릴까봐 심장이 쿵쾅거린다.

재빨리 상태를 확인하고 부위별로 냄새를 맡아본다.

냄새가 거의 환상적이고 비누 냄새 외엔 아무 냄새도 나지 않는다. 올 나간 곳 없이

 상태가 멀쩡한걸 보니 더워서 벗었거나....어제 떡치고 모텔에 안 버리고 빨려고 담았거나.... 

십 여초 동안 깊숙이 냄새와 감촉을 빨아드리고 짧지만 진한 행복감을 맛본다.

그리고 주머니에 담을까 했지만 쌤이 알아차릴 것 같아 원상복귀....아...아쉽~~~

수학쌤의 전화통화는 꽤 길었고 음식 나올 때 에 맞춰 쌤이 들어온다.

“오래 기다렸지? 어서 먹자~”

먹는 동안 나의 대학생활, 쌤의 교정생활 등 일반적인 얘기만 한다.

이제 슬슬 뭔가를 던져봐야겠다 생각하는데

“지민이 여자 친구는 있니?”

 “네~”

 “그래? 같은 학과?”

 “아뇨~”

 “예뻐?”

 “네~ 아주 많이 예뻐요~ 제가 감당 못할 정도로....”

 “오~~좋겠다~ 예쁜 누나에 예쁜 여자 친구에...”

콩국수를 먹는 둥 마는 둥....탕수육 몇 개 집어 먹으며

“쌤은 남친이랑 언제 결혼 하실거에요?”

 “으응~ 곧...”

 “설마 헤어진건 아니죠? ㅋㅋㅋㅋㅋ”

 “......아니야~”

 “잘 못해주면 저에게 얘기하세요....제가 손 좀 봐 줄게요~ ㅋㅋ”

 “호호~ 그럴래? 지민이는 이제 어른 다 된 것 같애~”

 “그럼요~ ㅋㅋ”

 “여자 친구한테 잘 해줘~ 울리지 말구~”

 “???”

 “아니...내 얘긴...그냥” 하며 얼굴색이 어두워진다.

분위기가 좀 이상해서 화제를 돌린다.

“쌤은 아직도 신정동에 사세요?”

 “응~ 그런 것도 알고 있었어?”

 “그럼요~ 히히”

 “내가 모르는 뭔가가 있는 것 같다?”

 “에이~ 그런 거 없어요~ 쌤이 워낙 인기가 많으셔서 친구들한테...”

 “친구들? 누구? 지민이 친구들이 누구였지?”

급 관심을 보이며 한 명 한 명 나와 어울렸던 친구들의 이름을 캐묻는다.

“쌤~ 왜 그러세요? 갑자기?”

 “응? 어....아냐~”

 “그나저나 쌤은 여전히 예쁘시네요 ㅋㅋㅋ”

 “까불어~” 하며 쬐그만 주먹을 쥐어 보인다.

“참~ 지금 방학했죠?”

 “응~ 그저께 했지~ 왜?”

 “그렇구나~ 휴가 안가세요?”

 “아직은 모르겠어....방학때는 엄마아빠한테 가 있으려구~”

 “에이~ 쌤도 참....엄마아빠랑 있지 말고 남자 친구랑 함께 있어야죠~ ㅋㅋㅋ”

 “으응~”

 “오늘 오후에 데이트 신청이나 함 해볼까? ㅋㅋㅋ”

 “응? 나?”

 “아~~ 남친 한테 허락 받아야 하나요? ㅋㅋㅋ”

 “까불어~ 그리구 넌 여자 친구도 있다며?”

 “있죠~ 여기 있자나요....바로 제 앞에...하핫” 

 “........???” 

 ‘아휴~ 병신~ 이 멘트는 내가 들어봐도 닭살이다. 에라이 등신아~ ㅠㅠ“

근데 의외로 쌤은 진지한 듯 했다. 나의 개드립이 먹힌 건가? 설마?

“제자와의 데이트라....흠....것도 나쁘진 않군...ㅎㅎ”

 “오잉?”

 “그래...내가 만약 허락하면 뭘 할 건데?”

 “그거야....(‘여기서 부터가 중요해! 말 잘해야 해~ 오지민!! 빠샤!!’)

오늘 하루.... 쌤의 얘기를 들어주는 친구가 되고 싶어요~

전 쌤과 하루 종일 대화만 해도 좋은 걸요~ 헤헤”

 “후훗~ 그래? 무슨 얘기가 듣고 싶은데?~ ㅎㅎㅎ”

 “그럼 오늘 데이트를 수락하시는 거예요?” (심장이 쏠깃....오들오들~)

“음....알았어~ 오케이~ 어디든 가보자~”

뜻밖의 수확을 얻으며 나는 정성을 다해 쌤을 모시기로 결심한다.

‘히야~ 오늘...수학쌤을 만나려고 정숙누님과 파토난건가? ㅋㅋㅋㅋㅋㅋ’

쌤과 나는 아는 사람을 만날 확률이 낮은 월미도로 행선지를 정한다

유람선에서 바닷바람을 마시며 여유를 즐기고 

 놀이기구를 타면서 애들처럼 소리도 지르고 “타가“도 같이 타봤으며

 거리공연을 보며 웃기도 하고 차를 마시며 서로 눈동자의 깊이를 측정 했다.

시간은 총알처럼 흘러갔고 시계를 보니 오후 6시다.

‘암만 생각해봐도 오늘 하루 만에 잡아먹기는 무리가 아닐까 싶다....쩝~’

바다가 보이는 벤치에 앉아 대화를 나눈다.

뭔가 허전해 보이는 쌤의 마음을 읽었으나 정확히 뭔지는 알아낼 수 없다.

사람들이 우리 쪽으로 몰리면서 시끄러워진다. 걷기로 한다.

말없이 걷다가 쌤의 손과 나의 손이 부딪힌다.

뻘쭘해서 헛기침 한번 하니

“손 잡고 싶으면 잡아도 돼~ 오늘 우리는 연인이자나~ ㅎㅎ”

 “아니...그게아니라...” 하며 냅다 잡았다.

“무슨 손이 이리 차가워요? 제가 따듯하게 해 드릴게요~” 

(어후~ 이 부분... 내가 생각해봐도 쏠린다~ 우웩~)

“지민이 여자 친구는 참 좋겠다~”

 “왜요?”

 “아냐....오늘 너 쫌 멋있다구~ ㅋㅋㅋ” 

 “근데요....쌤...저 진짜 여자 친구 없어요~” (난 정말 나쁜쉐키~다!)

“그럼...아까 낮에...진짜 날 두고 한 말이었어?”

 “네... 쌤이 남자친구가 있다는 거 알지만.... (약간 괴로워하는 표정으로...)

쌤은 고등학교때부터 내 맘속의 여친이었으니까요~ ㅠㅠ”(먹힐까? 과욘?)

“...................”

 “사실...오늘 쌤을 보고 심장이 터지는 줄 알았어요....얼마나 기뻤던지 눈물도 나고...”

 “...................”

 “오늘 아니면 다시 못 볼 것 같아 지금 이렇게 용기를 내어 고백하는 거예요~” 

 “지민아~...그만...”

 “난 쌤이 좋아요~”

 “그만~~~ 난 너의 선생님이야~ 거기까지만....미안해~” (제길슨....)

“...............ㅠㅠ”

 “나도 니가 참 좋아~ 하지만.....”

 “하지만 뭐요?”

 “아냐~ 우리 저녁 먹으러 가자~ 응?”

 “눼~~~”

벌써 7시... 아까 낮에 꺼놓은 삐삐에 엄청 많은 호출이 왔을 듯...

누님에겐 욕 한번 얻어먹음 되겠지....하며 쌤을 따라 식당으로 들어간다.

원조 OO닭갈비...

주문을 하고 소주 한 병을 시킨다.

술을 따르고 가볍게 잔을 부딪친 후 입에 부어 넣는다.

알싸한 술기운이 식도를 타고 올라오는 기분.......캬~

“쌤~ 요즘 술 많이 드세요?”

 “나? 쌤들하고 회식할 때 빼고는 거의 안마시지~”

 “에이~ 고2 수학여행 갔을 때 보니 엄청 잘 드시더만....ㅋㅋㅋ”

 “으~~ 말도 마~ 그때 너희들이 술에 이상한 거 넣어서 얼마나 혼났던지...ㅠㅠ” 

짖궂은 친구놈들이 흥분제 만든다며 별의 별거를 다 넣어서 쌤한테 먹인 적이 있다.

“다 추억이죠 뭐...헤헤”

 “추억 좋아하시네~ 난 그때 죽는 줄 알았다구...지금도 생각하면 치가 떨려~”

 “알아요~ 그래서 저희들도 담임한테 몽둥이로 뒈지게 맞았자나여~”

 “못된놈들......으휴~” 하며 또 술 한 잔을 입에 털어 넣는다.

“안주랑 밥 나오면....드신 후 마셔요~”

 “괜찮아~ 오늘 널 만난 기념으로.....앞으로 두 잔만 더 마시련다~ㅎㅎㅎ”

 “네~ 그러세요~”

내가 아는 쌤의 주량은 소 주 한 병 정도로 기억된다.

식당안....여기저기서 종업원을 부르고 시끌벅적....음식이 나올 생각을 않는다.

빈속에 소주 두 잔 들이켰더니 취기가 쫌 올라온다.

쌤에게 잠깐 화장실 다녀온다며 밖으로 나와 찬바람 맞으며 담배한대 꼬나문다.

‘어후~ 난 오늘 집에 들어가면 누님한티 뒈졌다. 좀 오래갈 것 같다. ㅠㅠ’

 ‘그래~ 내 복에... 어찌 저렇게 예쁜 연상의 여선생님을....꿈깨자~ ㅠㅠ’

 ‘밥 먹고 주안역에서 헤어지는 걸로 해야겠다!’

담배를 태우고 식당으로 들어가자 쌤이 술잔을 넘기고 있다.

“오잉?” 소주 한 병이 바닥을 보이고 있다. 한 병이 7잔 반...내가 2잔....

최소한 5잔반을 쌤 혼자 마신 것이다.

“쌤~ 식사하시구 드시라니깐....오이냉국에 술을 그리 드시면 어떡해요~?”

(속으로는.....제발 한 병 더 마시자고 해봐 이년아~~~ㅋㅋㅋ)

“괜찮아~ 지민아 여기 소주 하나 더 시켜~”

 “오잉? 그래도 되겠.....네....여기요~~~”

드디어 음식이 나왔고 지글지글 맛있게 익는 소리가 난다.

앞치마를 두른 여종업원이 열심히 주걱으로 닭갈비를 요리저리 뒤집다가

“이제 드셔도 됩니다~ 떡은 뜨겁습니다. 맛있게 드세요~” 하고 멀어져간다. 

“자아~ 지민아~ 안주 나왔으니 한잔 하자~”

 “오잉?...네....” (ㅡ.ㅡ;) 

소주 두병이 바닥을 보이자 슬슬 쌤의 자세가 흐트러진다.

볼과 눈 주위에 붉은 홍조를 띤 채 내 앞에서 열변을 토하고 있다.

마치 칠판 앞에 서서 수학문제 푸는 듯.....막힘없이 줄줄줄....대단하다! 

“난 말야~ 그때...너~~~~~무 가슴 아팠어~!”

 “네? 언제요?”

 “그 사건 말야~ 너 정학 맞을 뻔 한거....”

 “아! 네에~” (아~ 씨발~ 그 얘길 왜 또 꺼내?)

순간 가슴에서 복받치는 뭔가가 올라와 밖으로 나간다.

술도 깰 겸 담배한대 태우고 들어오니 여지없이 술 한 병이 대령해 있다.

쌤은 또 한 잔을 마시며

“너한테는 아픈 기억이겠지만...넌 잘못한거 없어~”

 “에이~ 쌤~ 다른 얘기하게요~”

 “교무주임 쌤이랑 니네 담임쌤이랑 엄청 뭐라했지만.....

난 니 편이 돼주고 싶더라~ 응? 정말야~”

 “............”

 “아무도 너에게 손가락질을 해선 안 되는 거였어.....흐흑~”

 “에이~ 쌤~~ 그만해요~”

 “난 말야~” 이때부터 혀가 조금씩 꼬이기 시작한다.

“........흐흑...나...있잖아...나 그때 감동 먹었어~”

 “..........”

 “나 어렸을 때 교통사고로 죽은 내 남동생 생각이 나더라구~”

 “네에....”

 “지민아~!”

 “너 내 남동생 할래? ㅎㅎ”

 “네? 제가요? ........”

 “널 보면 자꾸만 하늘나라에 있는 내 동생 생각이 나.....ㅠㅠ”

 “에이~ 쌤 취하셨구나? 이제 술 그만해요~ 글고~ 지금 우린 애인사이자나여 ㅋㅋㅋ”

 “이거만 마시구 집에 가자~”

 “네~”

결국 소주를 네 병 마셨는데 거즘 두병씩 마신 것 같다.

쌤은 이미 취했고 현주가 취했을 때처럼 걸음걸이가 살짝 비틀거린다.

핸드백을 어깨에 메고 다른 한쪽으로 쌤을 받치고 걷는다.

‘어쩜 현주 술 취할 때와 똑 같은 상황이냐? ㅜㅜ’

 ‘아~ 쌤을 어뜩하쥐? 오늘 확~ 잡아먹어버려?’

 “야~ 지민아~ 쌤 어지러워~ 조오기 좀만 앉자~”

 “네~”

그렇게 벤치에 앉아 바닷바람을 쏘이고 있다.

쌤은 바른 자세로 앉았다가 서서히 내 쪽으로 기울어져 온다.

결국 내 어깨에 기댄 채

“햐~ 기분 좋다~ 헤헤~”

 “저도 알딸딸해서 기분이 좋아요~ 히히~”

 “아웅~ 오늘 우리 지민이랑 멋진 데이트 했네? ㅎㅎ”

 “저두요....괜찮으세요?”

 “응...약간 어지러워~”

몸의 열이 빠져나가는지 나에게 기댄 채 한번 씩 몸을 부르르~ 떤다.

“쌤~ 추우세요?”

 “으응~ 조금~”

 ‘아~ 어떡하지?’

나도 반팔 티셔츠 차림이라 이 상황에서 덮어줄 만한 게 없다.

나에게 기대어 있는 쌤을 한 팔로 지그시 안아본다.

내 품에 쏙 들어오는 쌤~ 살결 역시 부드럽다~

‘여자들은 다 이렇게 살결이 부드러운가?’

그러는 중에 나의 아랫도리에서 신호가 온다. 꾸물꾸물~ 

그때 쌤이 나의 손을 꽉 쥐며

“지민아~ 나 어지러워~”

9시.... 고민고민 끝에 택시를 잡아 쌤의 집까지 바래다주기로 결심한다.

택시 안에서 쌤은 잠들어 있다. 나에게 상체를 의지한 채....

쌔근쌔근 숨소리가 마치 간난아이가 잠을 자는 것 같다.

택시가 커브를 돌 때 쌤은 나의 허벅지 위로 수그려진다.

서서히 상체를 들어 올릴 때 나의 손에 잡히는 가슴... 탱글탱글~ 꽤 크다~

나의 똘똘이는 거침없이 부풀려지고 슬쩍 택시기사의 눈치를 살핀다.

택시가 송내역 근방을 지나갈 때 쌤이 약간의 비음을 내며 인상을 잔뜩 찌뿌린다.

예감이 토를 할 것 같다. 택시기사에게 양해를 구하자 차에 토를 할까봐 택시기사도

 잽싸게 차를 한 쪽에 세운다. 

역시나 쌤은 오바이트를 했고 난 부드럽게 등을 두드려준다.

누님이 정성스레 접어준 손수건을 꺼내 입가에 묻은 내용물을 닦아주었다.

“쌤~ 괜찮아요? 정신 좀 차려 봐요~”

 “아~~후~~ 여기 어디야? 속이 아직 매스꺼워~”

한 참 동안 밖에서 찬바람을 쏘이고 등을 두드려도 점점 골뱅이가 되어간다.

하는 수없이 택시기사에게 2만원만 주고 돌려보낸다.

쌤을 어두운 길가의 한 구석 가로수에 기대어 놓고 불빛이 보이는 곳으로 뛰어간다.

다행히 미니슈퍼란 간판이 눈에 들어왔고 숙취용 음료와 물을 사들고 다시 뛰어간다.

“자아~ 쌤~ 고개 들고 이거 함 마셔봐요~ 자아~~”

 “싫어~ 그냥~~ 이대로 쫌만.......”하며 다시 잠을 자는 모드다.

반강제로 숙취음료를 먹였으나 5분후 다시 토해버린다.

토하면서 괴로웠는지 눈물까지 보인다.

멀리서 비춰오는 불빛에 마스카라가 번진 쌤의 눈 주위가 보여 진다.

시간이 좀 지나 쌤은 속이 좀 편안해 졌는지 정신을 차려보려 애써보지만 몸은 

 맘대로 가누질 못한다. 하는 수 없이 도로가에 서서 지나가는 택시를 잡는다.

다시 잡은 택시 안에서 번진 마스카라들을 닦아주고 있는데 눈을 감은 채

“지민아~ 여기 어디야?”

 “네~ 택시로 집까지 가는 중 이구 부천 막 지나가고 있어요~”

 “그래~ 미안해~ 내가 많이 마셨나봐~”

 “빈속에 마셔서 그래요~ 좀 천천히 드시라니깐...”

 “알았어~ 미안미안~” 하며 나의 손을 꽉 잡는다.

시험 삼아 한 팔로 살포시 안자 더욱 깊숙이 나의 품속으로 들어온다.

‘이뇬봐라~ 오늘 한번 줄 폼인뒈? 으하하하’

 “쌤~ 이제 좀 괜찮아요?”

 “으응~ 속은 좀 나아졌는데 어지러워~~”

 “도착할 때까지 눈 좀 붙이세요~”

 “으음~ 따듯하다~” 하며 나의 품에 묻혀 잠이 든다.

신정동에 다다랐을 때 쌤을 깨워 정확한 집 위치를 물어본 후 도착한다.

쌤은 아직 비틀거려 나의 한 쪽 어깨에 의지해야만 걸을 수 있다.

OO아파트 908호에 들어가니 17평형으로 아담한 공간이 혼자살기엔 좋아 보인다.

“여기가 쌤이 사시는 곳이구나~ 냄새 좋고~ 헤헤~”

 “지민아~ 나 침대에 좀...”

쌤을 침대에 눕히고 베란다로 나가 담배를 태운다.

집안을 들여다보니 아기자기한 가구와 침구류, 주방이 눈에 들어온다.

화장실에 들어가 소변을 보다가 자동적으로 빨래수거함에 시선이 간다.

‘앗! 저거저거....스타킹이다!’

돌돌말린 스타킹이 3개 있었고 미친 듯이 집어 들고 냄새를 맡아댄다.

꿈에 그리던 수학쌤의 스타킹 향기에 취해 정신이 혼미해진다.

‘와~ 친구놈들이 이 사실을 알면....오늘 완죤 대박이눼~ ㅋㅋㅋㅋㅋㅋ’

아이보리 팬티스타킹을 돌돌 말아 바지호주머니에 쑤셔 넣는다.

‘이건 나의 소장품으로 간직해야겠다~ 흐흐~’

벌써 내 좆은 빳빳하지 못해 쿠퍼액이 조금씩 흘러나오기 시작한다.

쌤의 살색 스타킹으로 쿠퍼액을 닦아내자 묘한 기분이 든다.

안방 침대에 누워있는 쌤에게 다가갔지만 쌤은 잠을 자고 있다.

베이지색 치마에 흙이 묻어 있었기에 털어낼까 하다가 그만 둔다.

머리카락이 흐트러진 채 허연 두 다리를 드러내고 잠을 자고 있는 쌤을 보니

 오늘 밤 그냥은 못 갈 것 같다.

침대에 걸쳐 앉아 쌤의 가늘고 긴 손가락을 만져본다.

‘이 손가락에 분필을 쥐고 칠판에다 또각또각 글씨를 쓸 때 참 매력적이었는데....’

이불을 덮고 다시 거실로 나온다. 바지춤에 손을 넣자 스타킹의 감촉이 느껴진다.

마치 쌤을 내 안에 넣어놓고 있는 기분이 든다.

갑자기 인수놈한테 전화해서 자랑도 하고 싶고 묻고 싶은 게 생겼다. 

집 열쇠를 집어 들고 문을 잠근 다음 아파트 입구 공중전화박스로 향한다.

인수의 PCS폰으로 전화를 걸었지만 안 받는다.

담배를 한 대 태우며 삐삐의 전원을 켜본다.

잠시 후 계속해서 울려대는 삐삐의 진동소리.....괴롭다. 아니 무섭다 ㅠㅠ 

 무려 10회 이상 삐삐의 진동소리가 들리더니 멈춘다.

조심스럽게 삐삐의 번호를 살펴보니 누님의 가게번호...

현주의 핸드폰번호....그리고 다시 누님의 가게번호....

그 다음 호출번호는 18로 시작해서 18로 끝나는 번호의 연속이다.....

누님이 제대로 열 받은 거다!

‘에휴~ 난 뒈졌다~ 집에 들어가기 무섭다~ 아니 들어가선 안 된다.’

이 순간을 모면하고 싶어 다시 삐삐의 전원을 꺼버린다.

다시 인수에게 전화를 거니 받는다.

“니가 이 시간에 웬일이냐? ㅋㅋㅋ”

 “야~ 왝캐 전활 안 받냐?”

 “어~ 나 지금 친구들과 술 한 잔 마시고 있어~ 이리 올래? 기집애들 많다 ㅋㅋ”

 “됐다~ 오늘 잘 해서 나중에 새끼나 쳐라~”

 “ㅋㅋㅋ 알았다~ 근데 왜 전화했냐?”

 “응~ 뭐 좀 물어볼게 있어서..”

 “뭔데?”

 “나 오늘 이혜정 만났다!”

 “헉~ 진짜? 어디서?”

 “응~ 우리누님 가게에 화장품 사러 왔더라~ㅋㅋㅋㅋ”

 “와~ 진짜? 대박이다! 그래서 어떻게 했어?”

 “어떡하긴....인사하고 헤어졌지...”

 “여전히 꼴릿하지? ㅋㅋㅋㅋ”

 “미친놈~ 넌 언제 철들래?”

 “야~ 너네 누난 잘 있냐? 아직 남자 없어? ㅋㅋㅋㅋㅋㅋ”

 “신경끄시구~ 저번에 니 친구들이 수학쌤 작업한다 했잖아? 그거 얘기 좀 해봐!”

 “그냥? 맨입에? 니네 누나랑 그 일당들 불러서 술 한 잔 같이 하게 해주면....ㅋㅋㅋㅋ”

 “이 새끼가 뒈질라고~ 빨리 읊어봠마~”

 “그냥 알려주기 싫은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놔~ 빨리 말 안해? 콱~”

 “야! 이제 수학쌤한테 미련 버려라~ 걔 걸레야~ ㅋㅋㅋㅋㅋ”

 “오잉? 뭔 소리야?”

 “지금 같이 술 마시고 있는 내 친구 정호랑 동훈이랑 알지?

“응~ 알지! 근데 왜?”

 “갸들하고 다른 학교애들 3명...그러니까 5명이서 쌤 돌렸자나~”

 “뭐..뭐라고?”

 “꼬량주 먹여가지고 골뱅이된거 동훈이 집에서 5명이 돌렸다구~!”

 “허걱~”

 “동훈이 새끼가 그러는데 아주 씹창내버렸다드라~”

 “미쳐~”

 “어찌나 쎅소리가 큰지 입에 재갈물리고 했다드라 ㅋㅋㅋㅋ”

 “우째 그런....혹시 그 새끼들 쌩깐거 아냐?” 

 “아냐~ 진짜야~ 그날 쌤이 입던 빤쮸도 벗겨와서 나한티 보여주더라~ ㅋㅋㅋ”

 “워~~ 이런 개새끼들을 봤나?”

순간 열이 받쳐 수화기를 붙잡고 담배를 꺼내 문다.

손이 오들오들 떨리며 그날의 상황을 상상해본다.

흥분도 됐지만 불쌍한 마음이 앞선다.

“와~ 그 새끼들 원래 질이 안 좋은 건 알지만 진짜 양아치같은 새끼들이네~”

 “크큭~ 사실... 살인날까봐 말 안했었는데...”

 “뭐...또 뭐냐? 말해봐~”

 “너네 누나도 걔들이 돌릴 뻔 했자나~”

 “커컥~ 뭐?”

 “이 형님이 그 새끼들 뺨때려가며 말렸으니 멈춘거다! 나 잘했지? ㅋㅋㅋㅋ”

다시 헐크로 변신하려는 나의 모습을 발견......

“야! 너 그 새끼들과 같이 있다고 했지? 지금 어디야?”

 “야~ 그냥 넘어가줘~ 지들도 너네 누난 줄 모르고 한짓이었어~”

 “..........”

 “너네 누난 줄 알고 그랬다면 내가 뺨으로 끝났겠냐? ㅋㅋㅋ”

 “후와~ 뭔 이런.....”

 “열 가라앉히고 이참에 현주누나나 나한테 소개시켜줘라~ 응?”

 “이런....미친 새끼가~ 나 지금 현주누나랑 사귀고 있거든~”

 “오잉? 언제부터? 진짜?”

 “그래...최근이라 너한테는 말 못했어...”

 “우와~~~이 새끼!!! 대박!! 먹었냐? 먹었지? ㅋㅋㅋ”

 “아~ 됐고~ 술이나 계속 쳐 먹어라~”

 “아~ 씨팔~ 현주를 뺏기다니.....ㅠㅠ”

 “끊어~ 새꺄~”

폭풍우가 지나간 것처럼 나의 머릿속은 혼란스럽다.

쌤이 자고 있는 아파트로 다시 걸어 들어가며 생각한다.

‘와~ 쌤이 얼마나 치욕적이었을까.....’

 ‘그럼에도 걔네들과 같이 수업을 진행했네....어휴~ 나쁜 쉐퀴들~’

 ‘진짜 충격 받았을텐데....아~ 쌤이 안쓰럽다 ㅠㅠ’

 ‘사고로 죽었다던 남동생 생각을....아~ 그래서 나를....’

 ‘아~놔~ 울 누님도 돌릴려고 했다고? 아놔~~이 궤쉐퀴들...’

했지만 한편으로 상상을 해본다. 누님 입에 재갈 물려놓고 돌림빵 하는....

분위기파악 못하고 나의 똘똘이가 또 커진다. (에라~ 이 주책아~ 콱~ 짤라불라~)

시간은 이제 12시를 향해 가고 있고 집에 가면 죽음....

차라리 하루 이틀 더 있다가 집에 들어가는 게 덜 죽는 길이다.

방에 들어가 보니 쌤은 여전히 자고 있다. 

측은한 마음이 들어 곤히 자고 있는 쌤을 빤히 쳐다보다가 가볍게 볼을 어루만진다.

머릿결을 부드럽게 넘기기도 하고....쌤이 갑자기 눈을 가늘게 뜨려한다.

“으~으~ 지민아~”

 “네~ 이제 정신 좀 들어요?”

 “으응~ 미안한데 나 물좀...”

후다닥 냉장고로 튀어가서 물을 따라 쌤의 상체를 반쯤 세워놓고 물을 먹인다.

“몇 시니? 여태까지 혼자 뭐 한 거야?”

 “12시 조금 넘었어요...”

 “아~ 어떡해~ 지민이 나 땜에 힘들었겠다~ 어떡해~” 

 “전 아무렇지도 않아요~ 헤헤~”

 “어이구~ 일롸~” 하며 가볍게 나를 안아주며 등을 토닥거린다.

쌤은 일어나서 화장실로 간다.

“엄마야~ 이게 뭐야~”

 “왜요? 왜 그러세요?”

 “나 이렇게 하고 온 거야?”

초췌한 모습과 화장이 번진 모습을 보니 민망해서 그런 것이다.

“에이~ 난 또....그나마 그것도 제가 차안에서 대충 수습한거에요~ 쳇~”

 “아우~ 난 몰라~”

 “괜찮아요~ 얼른 화장지우고 씻으세요!~”

 “뭐가 괜찮아? 너한테 이렇게 망가진 모습을 보여줬는데...”

 “허허~ 그러니까 이기지도 못하는 술을 왜 그리 드셨어요?”

 “아~ 난 몰라~잉~”

 “그래도 저는 쌤이 예쁘기만 하던걸요? (오옷....이 멘트는 쫌 괘안은 듯...)

“씨이~...이게 뭐야~...”

쌤이 씻는 동안 난 베란다에서 담배를 피운다.

쌤을 어찌해보려는 음탕한 마음은 눈 녹듯 사라지고 대신 누님의 화난표정이 떠오른다.

‘아놔~ 이 사태를 어찌 넘어가지? ㅠㅠ’

 ‘지금 현주한테 전화해서 누님의 상태를 물어볼까? 아니다...물어보나마나다~’

거실 쇼파에 앉아있을 때 쌤이 화장실에서 나오더니 내 옆으로 앉는다.

화장을 말끔하게 지운 얼굴은 처음 본다. 역시 예쁘다.

‘하긴...쌩얼도 자신있으니 내 옆에 앉지...’

 “지민이도 씻어야지?”

 “아...아까 대충 씻었어요~ 볼 밑에 쪼그만 점 있네요...ㅋㅋㅋ”

 “응~ 보기 싫어?”

 “아뇨~ 엄청 귀여워요...ㅋㅋ”

 “지민이 이제 보니 여자 홀리는 재주가 대단하네? 응?”

 “에이~ 사실대로 말한거에요~”

 “호호~ 그래도 기분은 좋네~ 너 담배 피우니?”

 “헉~ 냄새나요?”

 “응~” 하며 더더욱 나에게 접근하여 킁킁거린다.

“아~ 그러지 마세요~ 저리가요~ ㅠㅠ”

 “왜? 쌤이 이러니까 창피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이럴 땐 꼭 우리 누나 같아요~!”

 “누나? 아....그 언니!! 맞다 너 집에 전화했어? 기다릴텐데...”

 “걱정마세요~ 이미 친구집에서 자고 간다구 전화했어여~” (이런 날도둑놈...)

“..........”

 “저 재워 주실 거죠?”

 “으응~ 그래..”

 “전 여기 거실에서 잘게요~”

 “에어컨 없어도 괜찮아? 더울텐데...”

 “네~ 베란다 문 열고 자면 되죠~뭐..”

 “그럼 내가 이불 가져올게~”

쌤은 이불과 베개를 가져와 바닥에 잠자리를 봐준다.

허리를 숙일 때 탐스러운 쌤의 엉덩이가 눈에 들어온다.

‘오지민! 딴 생각말고 그냥 자고 가자~! 응?’

 “피곤할텐데 얼른 누워~”

 “아뇨~ 아직 잠이 안와요~”

 “그럼 뭐 시원한 거줄까?”

 “네~ 주세요~”

캔으로 된 야채주스 두 개를 가져왔고 나란히 쇼파에 앉아 얘기를 한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결혼을 약속한 남자와의 얘길 하게 된다.

어제 남자 친구의 부름을 받고 찾아갔지만 뜻밖의 파혼을 제안 받았다고 한다.

같이 데리고 온 여자가 있었는데 인하공업전문대 항공운항과를 다니고 있는

 스튜어디스 지망생이라 한다.

나도 항공운항과 애들과 미팅을 해봐서 어느 정도 봐 줄만 한건 알지만 

 참 그 남자가 미련하다는 생각을 한다.

‘멍청한 놈...예쁘고 천사 같은 쌤을 차버리고 ...걸레 같은 뇬을 선택하다니...쯧’

 ‘너는 반드시 천벌을 받을 것이다!’

감당할 수 없는 아픔에 충격을 받아 밤늦게까지 방황했고 모텔 방에 들어가 혼자 

 날 새도록 울었다고 한다. 그리고 오늘... 누님 가게를 들린 것이다. 

‘내가 느꼈던 그늘이 이것 때문이었구나....얼마나 마음 아팠을까...’

 ‘술을 그리 마셨던 게 조금은 이해가 된다. 쯧~’

 ‘내가 쌤과 결혼해서 데리고 살아버릴까?’ 하며 상상을 해본다.

“야~ 오지민! 너 무슨 생각하는거야?”

 “네? 아뇨...암것도...”

 “침 닦아~ 너 이상한 생각 했지?”

 “아녜요~ 쌤도 참~~~”

갑자기 아무 말 않고 멍 때리는 쌤을 보니 측은한 마음이 또 생긴다.

“쌤~”

 “응~”

 “저~어~ 쌤 한번 안아드리고 싶어요~”

 “풋~ 그래? 그럼 안겨볼까?”

하며 나에게 안긴다.

쌤의 머리에 코를 박고 힘껏 안아본다. 다시 떨어진다.

그윽한 눈빛으로....쌤을 쳐다보며(어후~ 역겨워~)

“저 약속할게요~”

 “니가 뭘?”

 “쌤이 행복해 질 때까지 제가 곁에서 돌봐드릴게요~ 진짜루요~”

 “그래~ 말이라도 고마워~”

 “진짠데...”

 “알았어...욘석아~”

이 부분에서 쌤은 나에게 조금이나마 감동을 먹은 것 같다. (음훼훼훼~)

“피~휴~~” 쌤이 길게 한숨을 내쉰다.

“또 왜 그래요? 뭔데요?”

 “아니.....그냥...부모님께 뭐라 설명해야하지...막막해서..”

 “아...”

 “둘 중 한분은 쓰러지실지 몰라~ ㅠㅠ”

 “에구~”

쌤의 부모님은 그 유명한 강남 대치동의 은마 아파트에 살고 계신다.

“제 생각인데요....바로 말씀 드리지말구 좀 더 시간을 끌어야 할 것 같아요~”

 “나도 그럴 생각이야~”

 “조금씩...조금씩...부모님께 그 놈의 추태를 까발려서 ....”

 “???”

 “나중엔 되려 부모님이 먼저 헤어지라고 하실 때까지 작업을 하는거에요?”

 “훗~ 그래~ 고맙다~”

 “왜요? 진심으로 말씀드리는 거예요~” 

 “알아~ 너 지금 너무 귀여워~ 호호~ 일롸봐~ 이번엔 내가 안아줄게~”

 “헤헤~”

기나긴 포옹이 끝나고 난 쌤을 뚫어져라 쳐다본다.

적막이 흐르자 쌤은 나의 눈을 피해 고개를 돌린다. 

두 손으로 쌤의 볼을 잡아 다시 내 얼굴로 향하게 한다. 

눈동자가 흔들리는 것이 보이더니 고개를 떨구려 한다.

천천히 쌤의 입술을 향해 나의 입술을 갖다 댄다. 

보드라운 쌤의 입술을 느낄 때 들려오는 쌤의 불규칙적인 숨소리....

급 흥분이 됐지만.....참아낸다. (난 원래 착하니까......음훼훼훼~)

이미 입술을 허락했으니 쌤을 따 먹는 건 일도 아니다.

하지만 오늘은 그렇게 하고 싶지 않다. 오늘은 지켜주고 싶다.

쌤의 눈을 보니 금방이라도 울어버릴 것 같다.

“아~~이제~ 주무세요~ 얼른요~ 뭔일 나기전에...ㅋㅋㅋㅋㅋㅋㅋ”

 “알았어~”

 “지민아!!”

 “응? 네?”

 “오늘 고마워~ 잊지 않을게~”

 “헤헤...뭘요~ 얼른 주무세요~”

쌤이 방으로 들어가자 나도 옷을 벗어재끼고 쌤이 깔아준 이불위로 눕는다.

곧바로 잠이 든다.

그렇게 아침이 찾아왔고 쌤이 나의 뺨을 두드리며 깨운다.

“아~으음~ 몇 시에요?”

 “아침 9시야~ 얼른 씻고 와서 밥 먹어~”

 “네...”

 “옆에 내가 입던 반바지 뒀으니 그거 입고 있어~”

 “네....헉!!!!!!”

 ‘설마~~ 내 바지를 세탁한 건 아니겠지?’

 ‘쌤의 스타킹을 넣어놨는데.....걸리면 나는 좆되는거다! ㅠㅠ’

베란다에서 빨래를 널고 있는 쌤이 보였고 나의 바지와 티셔츠가 걸려있다.

‘으아아악~ 결국 걸렸다~~~하아~ 이게 뭔 쪽이야~~~ ㅠㅠ’

그때부터 나의 얼굴색은 몇 일만에 싼 똥색이 되어버린다.

씻는둥 마는둥 화장실을 나와 쌤의 눈치를 본다.

“어서와 앉아~ 미안하지만 아침은 라면이야~ ㅋㅋㅋㅋㅋㅋ”

 “네~”

 “라면 싫어해? 솔직히 말해서 쌤이 요리할 줄 몰라...그냥 맛있게 먹어줌 안돼? ㅠㅠ” 

 “아뇨...그게 아니라...”

 “너....진짜? 그냥 상 치울까?” 하며 째려본다.

“아뇨....먹을게요~ 라면 좋아해요~ ㅠㅠ

라면을 먹는 동안 머릿속엔 스타킹 훔친 것에 대한 모범답안을 생각하고 있다.

‘뭐라고 답을 해야 이 상황을 자연스럽게 넘어 갈 수 있을까?’

 “먹을 만하니?”

 “네? 네...” 유심히 나를 지켜본 쌤은 한마디 던진다.

“무슨 생각을 그리 하는 거야? 

먹는 폼 하고는....깨작깨작...남자가 그게 뭐니?” 

 “아뇨...맛있게 먹고 있어요~”

저녁까지 지금처럼 라면만 먹고 있으면 차라리 좋겠다. ㅠㅠ

 쌤이 상을 치울 때 도망가듯 밖으로 나가 담배를 꼬나문다.

이 생각....저 생각....아~ 선뜻 해답이 나오질 않는다.

방에 들어가니 식탁위에 커피가 두잔 놓여있다.

쌤은 앉아서 커피를 마시라며 화장실로 들어가더니 손에 스타킹을 들고 나온다.

“지민!! 너 이거 뭐니? 바지주머니에 들어 있던데~” 

드디어 올 것이 왔다는 생각과 동시에 등줄기에서 식은땀이 흐른다.

순간적으로 쌤의 표정을 살펴보니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과 따지는듯한 눈초리다.

“그게....저...”

 “이거 내꺼 맞지?”

 “네...쌤 거예요”

 “왜? 왜 이게 바지주머니에 있지?”

 “어제 빨래수거함에 있던 걸 제가 주머니에 담은 거예요....”

 “허...참~ 근데 왜 이걸 바지주머니에 넣었냐구.... 욘석아~”

 “그게...학교 다닐 때 쌤의 스타킹을 가져 보는 게 저의 꿈이었거든요....죄송해요 ㅠㅠ”

 “푸하하하~~ 야! 오지민! 아~ 망측해라~ ㅋㅋㅋㅋㅋ”

 “눼?”

 “그게 니 꿈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

 “왜요....왜 웃으시는데요...”

 “뭔 놈의 꿈이......ㅋㅋㅋㅋ 드럽고 냄새나는 쌤 양말을......ㅋㅋㅋ”

말이 잘 떨어지진 않았지만 이왕 엎질러진 물이라 생각하고 설명을 한다.

스타킹 페티쉬에 대해 아는 만큼.....

“음....그런 얘기 들어본 적은 있는데...막상 이렇게....”

 “저도 지금 엄청 쪽팔려요.....ㅠㅠ”

 “알았어~ 그만 할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제 안 웃으셨으면 좋겠어요.......ㅠㅠ”

 “알았다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몸이 오그라들도록 쪽팔렸지만 그래도 쌤이 어느 정도 인정하는 분위기다.

그렇게 한숨을 돌리자 이제는 누님에 대한 걱정이 밀려온다.

쌤에게 양해를 구하고 밖으로 나와 공중전화 박스로 향한다.

먼저 현주에게 전화를 하니 예상대로 난리 부르스...심장이 쫄깃해온다. 

왜 연락도 안 되고 무슨 일 생긴 건 아닌지...지영언니 열 받았다...등등

 현주에겐 대충 둘러대고 전화를 끊는다. 담배를 한 대 꺼내 문다.

깊이 담배 한 모금 빨며 또 생각의 늪에 빠져본다. 뭐 또렷한 답이 없다.

거짓말밖에는.....그 거짓말의 중심에는 누님도 잘 아는 친구 놈 인수가 있다. ㅋㅋ

 그렇게 인수와 다시 통화를 하며 알리바이를 만들어 놓는다.

누님가게로 전화를 건다. 

“여보세요?”

 “어~”

 “나야~ 누나~ 헤헤~~”

 “어~ 알아~ 살아있네.... 끊어!” 하고 끊어버린다.

쫘악 가라앉은 톤으로 얘기하는 누님의 목소리가 나의 숨통을 조여 온다.

아직 해결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최소한 목소리는 들려줬다.

약간의 편안함과 불편함이 맘속에 공존한다.

‘하루 정도 더 있다가 들어가면 좀 더 나아지겠지~’

불편한 마음을 해결코자 집에 못 들어간 이유(인수와 나의 자작극)를 설명해 놓고

 내일은 들어갈 수 있다고 누님 삐삐에 음성을 남긴다.

이럴 땐 문자나 음성녹음이 참 편하다.

조금 기분이 업 되면서 오늘 뭘 하며 보낼까 생각하며 쌤에게 간다.

쌤은 청반바지에 나시 티를 입고 책상에 앉아 수학문제를 풀고 있다.

영락없는 수학교사의 자세....약간 주눅이 들었지만 조용히 쌤 옆에 선다.

‘어후~’ 오랜만에 보는 미적분 문제다. 갑자기 머리가.... ㅠㅠ

“집에 전화하고 왔어?”

 “네...쌤도 공부를 해요?”

 “그럼....하루에 조금씩이라도 공부하지 않으면 수업진행 못해!!”

 “에이~ 지금 방학이자나여~”

 “다음 주부터 고3애들 여름방학 보충수업이잖니...”

 “그럼 담 주부터 학교에 나가신다는.....”

 “응...2주 동안이야~”

 “네에.....시간이 많이 없네....ㅠㅠ”

 “응??? 뭐가??”

 “쌤하고 데이트 할 시간말예요...”

 “.........”

 “언제까지 공부 하실꺼세요?”

 “그렇게 나하구 데이트가 하고 싶어? ㅋㅋ”

 “네! 헤헤~ 오늘 영화보러 갈까요? 아니다...오늘 잠실 야구경기 있나?”

 “에이그~ 요놈..요놈...오늘만이다!! 나 내일은 부모님 집에 가야될 거 같아”

 “네...ㅠㅠ”

 “점심 먹구 나가자~ 좀 쉬구 있어~”

 “네...저 여기서 쉴래요 ㅋㅋㅋ” 하며 쌤의 침대에 눕는다.

“어휴~ 못 말려~~”

방안엔 침묵이 흐르고 쌤은 수학문제와 열심히 싸우고 있다.

책장을 앞으로 넘겼다 뒤로 넘겼다....머리도 한 번씩 긁어가며...

쌤의 각선미를 훔쳐보다 발가락이 보인다. 꼼지락 꼼지락...ㅋㅋㅋ 

 슬슬 아랫도리가 묵직해져왔지만 쌤의 공부를 방해 안하려고 꾹 참아본다.

집중해야하는 쌤을 위해 눈을 붙이려 했지만 쌤의 이불과 베개에서 풍겨져오는 향기가

 또 나를 자극한다. 이대로는 안 될 듯싶어 조용히 방을 나와 화장실에서 소변을 본다.

세탁이 끝난 세탁기의 문을 열어보니 쌤의 속옷들과 스타킹이 얽혀져 있다.

이놈의 스타킹만 눈에 보이면 난 이상해진다. 또 발작이 시작....쌤에게 간다.

“쌤~ 스타킹 신은 발이 보고 싶어요~ 스타킹 한번만 신어주세요~”

 “뭐? 지금?”

 “응...네..” (‘이 당당함은 뭐지?’)

“어휴~ 이 찜통더위에 스타킹을 신으라구? 너 제정신이야?”

 “에이~~ 아까 약속했자나여...”

 “거야...스타킹 신는 계절에 한해서 약속한거지....지금은 가만있어도 더운데....”

 “에어컨 켜면 돼죵~ 빨리요~”

 “너...진짜...못 말리는 애구나?” 하며 고개를 좌우로 흔든다.

“빨리요~”

 “에구~ 내가 못살아~ 그럼 집에서만 신고 나갈 때는 벗는 거다~”

 “네...알았어요~ 히히”

 “거실에 나가 있어~ 에효~~~이게 뭔 짓인지...ㅠㅠ”

 “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안방에서 서랍장 여는 소리....잠시 후 쌤의 목소리...

“다 됐어~ 들어와~ ㅠ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쌤은 흰색 투명한 팬티스타킹을 신고 의자에 앉아 있다.

“와~ 쌤~~ 대박~~~멋져요~!”

 “참나....이게 그렇게 좋아?” 하며 발을 들고 이리저리 훑어본다.

“네....히햐~~~” 하며 발가락의 팁토와 발 뒤꿈치....눈이 호강을 한다.

“넘 가까이 오지마.....너 지금 엄청 징그러....ㅠㅠ”

 “이제 학교에서처럼 앉아서 공부하세요~ ㅋㅋㅋ”

 “아~~내가 못 산다...못 살아~~ ㅠㅠ”

쌤은 다시 공부모드로 들어가고 난 뒤에서 음탕한 눈으로 쌤의 다리를 감상한다.

‘와~ 옛날엔 학교에서 쌤의 다리를 몰래 훔쳐봤지만 이렇게 대놓고 보니 기분 묘하네~’

잠시 후 쌤이 책을 덮고 일어난다.

“아휴~ 쥐새끼 한 마리가가 훔쳐보고 있으니 집중이 안돼서 못 하겠다!”

하며 고개를 돌려 나를 째려보더니 책상위에 올려진 30센티 자를 들고 쥐를 잡는다며

“어후~ 이놈의 쥐새끼~ 크기도 하지~ 요놈! 요놈!” 하며 나를 향해 휘둘러댄다.

난 요리조리 피하고 막다가 급기야는 쌤을 번쩍 들어 침대에 눕혀버린다.

“야~ 이 쥐새끼야! 퍽~ 퍽~ 어? 요놈 봐라?”

약간의 억지스런 비명을 지르며 쌤의 두 팔을 제압한 후 쌤의 몸 위로 올라탄다.

“어후~ 무거워~ 너 이거 안 놔? 맞을래? 빨리 안 놔?”

쌤은 나에게 조르기를 당한 채 발버둥을 치지만 연약한 여자일 뿐이다.

 (‘눼~ 이뇬~ 오늘 나의 좆 맛을 보여주마! 켈켈~)

곧 쌤은 장난이 아니라는 걸 알아차린 듯 목소리 톤이 바뀐다.

“야아~ 오지민~ 너...진짜? 안 때릴게~ 빨리 놔줘~ 지민아?”

난 미친 듯이 거친 콧바람을 일으키며 쌤의 귓불과 목에 키스를 퍼 붓는다.

“아후~~~~ 야~~~ 야~~~ 이 나쁜놈~~ 저리가!!” 할 때

 문득 영상이 떠오른다. 친구 놈들이 쌤을 돌림빵하는 영상....

‘그때도 쌤은 이렇게 발버둥을 쳤겠구나!’

황급히 일어나 쌤을 안고 

“죄송해요~ 나도 모르게 그만~ 잠시 미쳤나봐요~”

 “............”

 “쌤~ 미안...미안...다신 안그럴게요~”

쌤은 일어나 흐트러진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말없이 침대에 앉아있다.

금방이라도 울음이 터질 것처럼 입술이 심하게 일그러진다.

‘아~ 내가 왜 그랬을까? ㅠㅠ’

 “지민아~”

 “네...”

 “미안해 할 것까진 없어”

 “........ㅠㅠ”

 “나도 니가 좋지만....그렇다고 이건 아닌 것 같아~”

 “네...죄송해요~”

 “그냥~ 너....내 동생하면 안될까? 응?” 

 “저...쌤이 원하시면 동생도 되어드릴 수 있어요~

하지만 저는 쌤의 동생보다는 애인이 되고 싶어요! 것도 아주 간절하게~”

 “.................” (‘먹힌 건가?’)

쌤은 몇 번 무슨 말을 하려다 말더니

“솔직히 지금 좀 혼란스러워...난 지민이가 생각하는 그런 여자가 아닐지도 몰라~”

 “그런 거 상관 안 해요!”

 “그러지 말고 우리 시간을 좀 갖는 게 어때?”

 “???????”

 “서로에 대해 더 잘 알 때까지만 그냥 누나 동생으로 지내는 거야! 어때?”

 “쌤을 보고 있으면 안아보고 싶고.....안고 있으면...또.....”

 “얘가~ 얘가 못 하는 말이 없어!!” 하며 주먹을 들어 보인다.

“전 자신 없어요~ 아~ 몰라요~~몰라~ ㅠㅠ”

 “그럼.......” 하더니 갑자기 내게 입을 맞춘다. (‘옴마야~ 이게 웬 떡이냐?’) 

“요기까지.....요기까진...허락할게...부끄부끄~”

 “네? 어디요?” 하며 다시 입을 맞추고 쌤을 으스러져라 껴 안아본다.

그리고 딥키스를 시도.....혀를 밀어넣자 

“으으으~~읍~~읍~~” 하며 나를 밀쳐낸다.

“안돼! 딱~ 거기까지만~~~” 하며 나를 째려본다. 

‘그런게 어딨어?’ 하며 밀어붙이려다가 이내 포기하고

“알았어요~” 하며 다시 스타킹신은 허벅지를 어루만진다.

“찰싹~” “앗 따거~” “그것도 안돼!!” “ㅠㅠ”

 “자아~ 이제 나갈 준비 하자~ 응?”

 “네....ㅠㅠ”

 “남자가...그게 뭐니? 어깨 쫘악~ 펴고~~ㅋㅋㅋㅋㅋㅋㅋ” 하며 눈을 크게 떠 보인다.

“귀엽네...ㅋㅋㅋㅋㅋ”

 “너 자꾸 까불어~~”

그렇게 쌤과 나는 모종의 계약을 하게 된다. 

오후의 데이트를 마치고 다시 쌤의 집으로 돌아온다.

“저....오늘 하루 더 자고 갈래요~”

 “안돼! 여기서 저녁 먹구 집에 가! 누나가 기다리자나!”

 “이미 오늘 자고 간다고 얘기 했어여~”

 “그냥~ 들어가~이제 여기서 자고 가는 건 안돼!!”

 “누나동생 하자할 땐 언제고 뭐 이리 안되는 게 많아? 췌엣~”

 “누나니까 글치~~ 누나 말 들어!! ㅋㅋㅋㅋㅋㅋㅋ”

 “아~놔~”

 “그리구 이건 특별히 내가 주는 선물이야~” 아까 잠깐 신었던 스타킹이다.

“나도 이렇게 까지 하긴 싫지만 니 소원이라 하니 주는 거야~~”

 “헐~ 아주 고마워서 눈물이 다 나내요~ ㅠㅠ” 하며 우는 시늉을 하자

“까불어~~” 하며 주먹을 쥐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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