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주누님*
저녁 7시 반
오늘 정숙누님이 자고 가라며 옥탑방에 저녁상을 차려놓고 가게로 내려간다.
어느 정도 자신감 회복을 했고 싫지 않았던 나는 그러겠다고 했다.
‘오늘 한번 끝까지 달려보자~! 니 년이 이기나 내가 이기나 ㅋㅋㅋㅋ’
저녁밥을 다 먹고 티비를 보며 담배 한 대 빨고 있는데 삐삐가 울린다.
국번을 보니 인천지역이다.... ‘누구지?’
옥탑방에서 전화를 걸어 보니
“네~ 칸 호프 주안점입니다.~” 한다.
“네 8506 호출하신분요~”
잠시 후 여자 목소리가 전화기에 들려온다.
“여보세요?”
“네! 여보세요? 호출하셨어요?”
“지민이니?”
“네~ 그런데요~ 누구세요?”
“야! 누나야~ 누나~” 말하는 삘과 목소리가 현주누님 같았다.
“현주누나?
“그래~ 너 지금 어디니?”
“나...지금 부천인데...왜요?”
“주안으로 와~ 누나랑 술 한잔 하자~!”
“근데 내 삐삐번호는 어떻게 알았어여?”
“니 누나가 하도 안알려줘서 이통사 다니는 친구한티 알아봤지!.... 크크크”
평소의 현주누님은 말 수가 별로 없는데 술이 좀 들어간 것 같고
그래서인지 오늘은 말에 거침이 없다.
“저 지금 친구들하고 있어서 쫌 그런데요~” 하자
“야~니 친구들은 담에 또 만나면 되고....지영언니도 지금 이리로 오고 있다~”
‘오잉~ 누나두 온다고?’
“알았어여~ 지금 갈게요~”
“요게 누나보이 아니랄까봐 지 누나 온다니까 바로 콜하눼~ 쯧~”
2층 만화방으로 내려가서 카운터에 앉아 있는 정숙누님 뒤로 갔다.
누가 보든지 말든지...뒤에서 껴안고 젖탱이를 주무르며 귓속말을 했다.
“누나~ 나 지금 집에 가봐야할 거 같애~ 누님이 호출이야~”
“아흐으응~” 하더니 “뭐?~ 꼭 가야돼?”
“응...대신 낼 와서 오늘 못 다한 거 해줄게~”
“그럼~ 낼 일찍와~”
“알았어~ 나 갈게~ 빠빠~!”
그렇게 만화방을 나와 현주누님이 있는 주안역 칸 호프로 들어갔다
주안역 앞에 있는 칸 호프에 들어간다.
쿵쾅거리는 음악소리와 웅성거리는 사람들....주말이라 그런지 북적북적하다
‘더럽게 시끄럽네~’
입구에서 두리번거리는데 현주누님이 창 쪽에서 나를 보고 손을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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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22세)
작년에 누님이 일했던 백화점 매장의 XX화장품 판매대를 보고 있으며
외모 또한 우리 누님에 비해 떨어지는 게 하나도 없다. 누님과 비교하면
키도 2~3센티 더 크고 나이도 4살 어리고, 몸매는 비슷하고 성격 또한
활달한 편....남자들이 보면 환장할 스타일이나 누님을 맘에 둔 나로서는
좀 아깝지만 그냥 아는 여자일 수 밖 에 없었다.
나와는 고2때 처음 보았고 그때부터 나에게 상당한 호감을 가졌으나 누님의
원인모를(?) 방어막 때문에 막힘. 점점 더 그 관심이 커져 짝사랑으로 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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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상위엔 두부김치, 쏘시지 야채볶음이 놓여있고 그 옆으로 레몬소주가
담긴 유리 주전자가 있는데 절반쯤 비어있다.
“누난 아직 안 왔어요?”
“응~ 곧 올 때 됐어! 자아~ 우선 한잔해~”
하며 내게 술을 따른다. 얼굴은 볼 주위가 발그스레했으나 아직 말과 동작에
흐트러짐이 없는 걸 보니 듣던 대로 술이 센가 보다.
주위가 너무 시끄러워 큰 소리로...
“저녁은 먹고 술 드시는 거예요?” 하자
“그럼~! 먹었지~! 친구와 둘이서 청하 세병 까고 지금이 2차야~ ㅋㅋㅋㅋ”
“근데 웬일이에요? 절 다 부르시고~?”
“자자~ 한 잔 더 하고~” 하며 건배 후 다시 잔을 채운다.
“이 누나가 오늘 네게 할 말이 있어~!”
“........?”
“너 아직 술 취한 거 아니지? 맨 정신 맞지?”
“그럼요~ 레몬소주 몇 잔가지고는 끄떡도 안 해요~ 하하”
“좋아~ 그럼 단도직입적으로다가 말한다!”
“너 지금 사귀는 사람 있어~ 없어?” 현주누님의 눈초리가 매섭다.
“아직까진 없어요!”
“그래~? 남자로서 니가 보기에 난 어때?”
“하핫~ 현주누나 정도면 완전 킹카죠~~”
“그 말 진짜지? 나 듣기 좋으라고 하는 말 아니지?” 눈에서 광선이 나온다.
“그럼요~ 여기서 지나가는 사람 붙잡고 한번 물어볼까요? ㅎㅎㅎ”
“됐고~! 한 잔 마시자~!”
어느새 레몬소주가 담긴 주전자는 바닥을 보였고 한 병을 추가로 주문 한다.
“내가 진짜 속상한 게 뭐냐면 말야~!”
“네...말씀하세요~”
“넌 왜 나한테 아무런 반응이 없니?”
“뭘요?”
“이거봐~ 이렇다구~” 하며 술잔의 술을 입에 털어 넣는다.
‘이게 지금 뭔 소린지...’
“오늘은 내가 끝장을 낼 꺼다~!”
“??????????”
“지영언니가 너한테 무슨 얘기 안했어?
“무슨...?”
“언니를 통해 내 얘기 전해들은 거 없냐구?”
“....네~ ㅠㅠ”
“쳇~ 이번에도 그런거였군~!” 하며 혼자 고개를 끄덕끄덕 거린다.
“저...제가 기억을 못하는 것일 수도 있어요~ 무슨 얘기인지 다시 말해주세요”
“도대체 언니는 왜 그런지 이해를 할 수가 없네~ 쳇~” 하며 혼잣말을 한다.
다시 술잔을 입에 털어 넣고 내려놓자 나는 조심스레 술을 따른다.
이윽고 나의 호프! 누님이 입구에서 두리번거리더니 이쪽을 보고 시선을 맞춘다.
시선을 맞춘 것까진 좋은데 눈을 휘둥그레 뜨며 걸어오는 누님....‘뭐지?’
“지민이 너~! 니가 왜 여기 있어?”
“응? 그게...”
“언니! 내가 불렀어~! 지민이 한테 뭐라하지마~”
“너~ 이 기집애~ 무슨 짓이야!!” 하며 버럭 소리를 지른다.
“누나! 왜 그래?”
“넌 빠져있어!”
“현주 너 나 좀 따라와봐~!”
“그래~ 알았어~ 가자구~ 가! 나도 할 말이 참 많은 사람이야~”
그렇게 두 사람은 밖으로 나간다. 폭풍이 내 머릿속을 휘몰아 친 듯....
‘설마 밖에서 머리채 잡고 싸우는 건 아니겠지?’ 하는 생각이 들어 카운터에
양해를 구해놓고 밖으로 나간다.
건물 뒤 어두운 주차장 쪽에서 말다툼 소리가 들려온다....누님과 현주누님이다.
“언니~ 너무 하는 거 아냐? 왜 그동안 내 얘기 한마디도 안 전했어?
“..........”
“내가 그렇게 맘에 안 들었어? 창피 했어? 그런 거야?”
“현주야! 그게 아니구~ 내말 들어봐~!”
“됐어~ 언니랑 더 이상 얘기하기 싫어~!”
“현주야~ 널 좋아하는 다른 사람도 주변에 많자나!!”
“지금 지민이한테 가서 당당하게 직접 물어볼거야! 언닌 빠져줘!
만약 지민이가 싫다면 내가 깨끗이 포기할게! 언니도 불만 없지?”
“현주야~ 제발 그러지마~ 걔 아직 공부하는 학생이야~”
“그건 지민이를 위하는 게 아냐~ 지민이도 이젠 어엿한 성인이라구~!
그 동안 내가 가슴조이며 기다려 온 게 2년이 다되어 가~”
“.......”
“내가 수없이 부탁했자나~ 이대로는 답답해서 살 수가 없다구~ 흐흑~”
현주누님은 씩씩거리며 다시 가게 안으로 들어간다.
대충 상황을 파악한 나는 어리둥절함과 심장이 쿵쾅거림을 느낀다.
‘좆 댔다!~ 어뜩하지? 현주누님이 나를?’
‘누난 왜 저리 말렸을까?’
‘누님 말대로 학생신분 외엔 별로 걸릴게 없는데...’
담배 한 대 피우면서 고민 또 고민....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다.
내가 가게 안으로 들어가면 누님 앞에서 현주누님이 내게 질문을 할 것이다.
누님은 내 입에서 어떤 말이 나오기를 바랄까....
정말 너무나 난처한 상황....현주누님도 좋고 더더군다나 누님이야 뭐....
두 사람 중 한 명에게 상처를 줘야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제길....
머리를 쥐어짜도 이 상황을 어떻게 벗어나야할지 생각이 안 떠오른다.
시간은 흐르고 누님들이 날 찾을 것 같다는 생각에 대안도 없이 호프 안으로...
입구에서 누님들 쪽을 쳐다보니 현주누님이 연거푸 술을 들이 키고 있었고
누님도 500cc 생맥주를 시켰는지 벌컥벌컥 들이 키고 있다.
둘이서 마치 술 마시기 내기를 하는 것 같다. 번뜩하는 생각이 뇌리를 스친다.
여기는 시끄러워 대화가 안 되니 술 한 잔 더하고 조용한 곳이나 집으로 가서
얘기하자 밀어붙일 계획으로 웨이터에게 레몬 말고 소주를 몇 병 시켰다.
‘현주누님을 술로 보내야겠다...이미 마신게 있으니까 성공확률이 높다’
‘내가 먼저 가버려도 상관없다~ ㅠㅠ?’ 정신을 바로잡아본다.
평소 생맥주 500 하나로 한 시간 또는 두 시간을 꼴짝꼴짝 마시며 버티는 누님도
지금 이 순간 만큼은 투샷! 또는 쓰리샷!으로 마무리한다. 벌써 3잔째....
오늘 난..... 이 여자들이 정말 무섭다~ ㅠㅠ
두 번째 소주병을 딸 때 다행스럽게도(?) 현주누님이 무너지기 시작한다.
눈의 초점이 흐트러졌고 말도 조금씩 불분명해지고 느려진다.
한 가지 놀라운 점은 누님이다. 500cc 4잔째 술이 들어가도 전혀 흐트러짐이
없고 눈빛이 초롱초롱하다.
“누나~ 괜찮아? 천천히 좀 마셔~ 술도 못하면서...” 하자 현주누님이
“나는 안 괜찮다~ 쥐뮌아~ 난 안 괜찮다구~~”하며 화장실로 비틀거리며 간다.
누님이 현주누님을 따라 화장실로 가서 잠시 후 다시 나온다.
현주누님은 누님에 기대어 비틀거리며 횡설수설 한다. 더욱 침착해진 누님이
“지민아~ 이제 집에 가자! 얘 좀 잡아줘~!” 하며 계산대로 가서 계산을 치른다.
집으로 가는 5분 동안 오른팔로 현주누님을 안고 가는데 술이 확 깬다.
보기보다 제법 살집이 잡히고 딴딴하다. 한 번씩 치켜 올릴 때는 부득이하게
가슴과 배를 움켜잡는데 뭉클함이 아주 환상적이다.
머리와 목에서 나오는 향수냄새 또한 나의 똘똘이를 세우는 데 한 몫을 한다.
고개를 푹 숙인 채 나의 몸에 의지하며 걸으면서 또 횡설수설 한다.
“내가 만나던 남자들~ 다~ 정리했다구~ 근데 나한테 왜 그래~~ㅅ!!”
“정말 잘 할테니까 한번 만 도와달라구~~했자낫~ 흐흑~” 그러자 누님이
“집에 다 와간다! 제발 조용히 가자~ 김현주~!” 하며 나에게
“지민아~ 힘 안들어?”
“응~ 버틸만 해~!”
현주누님의 가슴살과 어깨살, 그리고 향수내음을 느끼며 집으로 향했다.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겨우 현관문을 열고 현주누님을 앉히는 데 성공...
현주누님은 청바지에 굽이 높은 샌들을 신었고 맨발이다.
허옇고 앙증맞은 발가락을 보며 군침을 한번 삼킨 후 샌들을 벗기려 할 때
“됐어~ 지민아~ 내가 할 테니까 넌 들어가 샤워 좀 해~” “알았어~”
‘좋다 말았눼~ 오늘 누나 왜 저래? 아침에만 해도 갠춤 했는데’
“내가 침대까지 도와줄게~” 하자 내 손을 탁 치며
“누나 말 들어~ 얘는 놔두고 얼른 샤워해~ㅅ!!”
현주누님도 한마디 거든다.
“너는 들어갓!!~ 샤워햇~ 헤헤~!!”
‘에궁~ 맛이 갔군~ 갔어~’
샤워를 하며 또 생각한다.
‘술집에서의 위기상황은 넘겼지만 해결된 건 없다. 잠시 미뤄졌을 뿐...’
‘아~ 참 잔인한 상황이다....내가 여복이 많은 건가?’
‘이 시간 이후의 상황을 어떻게 수습할까...? 아...돌겠네 진짜~’
‘어떻게든 3자 대면을 피하고 각개전투로 가자!...현주 누님이 언제 일어날지...’
샤워가 끝나고 누님 방문을 열자 현주누님이 침대에 누워 곤히 자고 있다.
‘확~ 조걸 그냥 조져버려?~ㅋㅋㅋㅋ’
누님이 보이질 않아 내 방문을 열어보니 누님이 방바닥에 다리를 쭉 펴고
내 침대를 등진 채 앉아 있다. 눈을 부릅뜨고....
온 몸이 굳어버려서 담배를 챙겨 후다닥 밖으로 나가면서...
“나 5분만 밖에서 바람 쏘이며 술 좀 깨고 올게~”
“빨리 갔다 와~”
담배에 불을 붙이고 길게 한숨을 내쉰 후 해결방법을 고민하다가
‘아~ 이 방법이 과연 먹힐까?’ 하며 하나하나 가정을 만들어 상황에 대입 해본다.
잘하면 될 것 같고 뭐 딱히 뾰족한 수도 없고...
내가 방금 고안해 낸 병법이다 ‘한 입 갖고 두 말하기’ ㅋㅋㅋ
정면 돌파는 한 쪽의 마음이 다칠 것이고
큰 소란 없이 넘어가려면 양쪽을 다 속일 수밖에 없기에.....
심호흡을 하고 누님이 앉아있는 내 방으로 들어간다.
“아까 술 오버 한 것 같던데...괜찮은 거야?”
“응~ 이리 좀 앉아봐~”
누님 옆에 앉자 어색함을 참을 길이 없어서...
“누나 피곤할텐데 내가 발 좀 주물러줄까?”
하며 커피색 스타킹신은 발바닥을 움켜쥐며 주물러도 가만히 있다.
“시원해~?”
“응~”
“지민이 너~ 내가 묻는 말에 솔직하게 대답해봐~!”
“알았어~ 말해~” ‘오늘 왝캐 질문들이 많어?’
“현주 말야~”
“응~ 현주누나가 왜?”
“예쁘지?”
“그럼~ 예쁘지~ 착하고~ 누구나 인정하는 것 아냐?!!”
순간 ‘아차~’ 했다. 이 망할 놈의 주댕이~ 긴장 좀 하자!!
“맞아~ 현주가 예쁘기도 하고 착하기도 하지.....나도 인정해~”
“..........ㅠㅠ”
“그럼 나는 어때?”
예상 질문 리스트에 근접한 질문이다.
“누나? 누나야 뭐~ 예쁘고 착하고 귀엽고 사랑스럽지~ 히~”
“그래? 그럼 현주가 니 여자친구가 된다 치고 나랑 둘 중 누가 더 소중해?”
이것 역시 예상했던 질문이다.......음하하하하~
“당연히 누나가 더 소중하지.....이 세상에서 제일 소중해!”
“그래? 진짜 그렇게 생각해?”
“응~ 만약 현주누나랑 결혼을 한다 해두 변치 않아~ 암~!”
‘이쯤에서 기분이 호전되어야 하는데....어째 좀 찜찜하다!’
“내가 왜 소중한데? 나의 어디가 그렇게 좋은데?”
“그건...그냥....” ‘에라이 이 등신~’ 딱히 적절한 말이 생각 안 난다. ㅠㅠ
“너 오늘 나한테는 약속 있다 해 놓구 현주가 부르니 쪼르르 달려갔지?
나한테 말도 없이~ 그렇지? 너에게 난 참 소중한 사람이구나~“
아싸~ 내가 원하는 미끼를 물었다!
“오잉?~ 누나~ 그건....” 일부러 말을 더듬었다. 다음 말을 기다리며...
“나도 너를 이 세상 누구보다 더 소중하게 생각해~
오늘 내가 너였다면 나는 너에게 먼저 상의하고 갔을 거야!”
“오해야~ 오해라구~” 사뭇 진지한 표정을 짓는다. 후훗~
“뭐가 오핸데? 말해봐~”
난 한 템포 쉬었다가 울먹울먹하는 목소리로 연기를 한다.
“누나 진짜 미워~ 잘 알지도 못하면서.....”
“????”
“첨엔 나도 핑계대고 안 간다 했어~
버티고 버티다 현주누나가 누나도 이리로 오고 있다해서....
그래서 난...반가운 마음에....누나가 온다기에 온거라구~
현주누나 일어나면 확인해봐~ 나한테 ‘누나보이’란 표현까지 했다구~
잘 알지도 못하면서.....울먹~”
순간 누님의 어두운 표정에서 화색이 도는 걸 보았다.
‘츠암~ 여자들이란....복잡하면서도 단순하단말야 ㅋㅋㅋㅋㅋㅋㅋ’
더욱 비통한 표정을 지어보이자 누나는...
“그랬구나~ 것두 모르고~ 미안해~ 누나가 미안해~” 하며 나를 토닥거린다.
“ㅠㅠ” ‘캬~ 나의 연기력 일품이다 후훗~’
애틋한 눈빛으로 날 쳐다봄을 확인하고 내친김에 계속 달려본다.
“누나도 현주누나 예뻐하고 너무너무 아끼는 동생이자나~ 현주누나도
친동생처럼 누나 잘 따르고....어려울 땐 젤 먼저 도와주자나~ 그치?“
“거야 그렇지~”
“나도 나 땜에 그런 관계가 깨지는 것이 싫어~ 싫다구~
그래서 누나가 못 이기는 척 한 발짝만 양보해 줬으면 좋겠어~”
“.......??”
“적당한 거리를 두고 형식적으로만 사귄다는 거 약속할게~
확실한 건...현주누나도 나랑 사귀다보면 금방 싫증 낼 거야~
그래도 누나가 싫다하면 난 포기할게! 누나가 결정해줘!~”
“웃겨~ 그게 가능할 것 같아?”
“사귄다 해도 지금과 별 차이 없다는 걸 약속한다고~ 나 못 믿어?
그럼~ 누난~ 현주누나와 멀어지고 싶어?”
“..........”
“현주누나 깨면 아마도 곧장 내게 물어 볼걸?
그리고 어떻게 대답을 하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겠지?”
“.............”
“누난 어떤 걸 원해?”
“아무리 그래도....나이도 두 살 많고....”
“츠암나....그게 뭐 그리 중요해? 좋은게 좋은거라고... 눈 한번만 딱 감아~ 응?
“현주와 위장으로 사귄다고?........흠”
“나만 믿어~ 사귄다해도 현주누나랑 지금 그 이상 그이하도 안 될거야~”
“그럼 조건이 두 가지 있어~!” 하며 새침한 표정을 짓는다.
“뭔데?”
“첫째....그날그날 현주와 있었던 일을 내게 결과 보고할 것!!”
“둘째....내가 헤어지라 하면 두 말없이 헤어질 것!
“와~ 울 누나 무섭다~~~오케이~ 알았어욧~ 그리합죠~~히히”
“웃지마~ 내가 두 눈 똑바로 뜨고 지켜볼거야!~”
“그러셔요~!”
“나 목말라!~ 냉수 좀 갖다줘~!”
“네이~~마님!!”
“까분다~~ ㅋㅋㅋ”
누님도 기분이 풀린 것 같고....참으로 어둡고 기나긴 터널을 빠져 나온 느낌...
현주누님이야 뭐....어려울 게 하나도 없다....ㅋㅋㅋㅋㅋㅋ
‘현주~~네 이년~~ 넌~ 내가 접수한다! 크크크~’
시원한 물을 한 잔 들고 내 방으로 들어가니 누님은 그새 옆으로 스러져 잠 들어있다.
와우~ 오른팔을 베고 누워있는 모습....나의 똘똘이가 급하게 일어난다.
커피색 팬티스타킹이 감싸고 있는 다리가 위 아래로 포개어져 있는데 안 만지고는
못 베기겠다. 조용히 다가가 침대위의 이불을 내려 덮어준다. 그리고 조심스레 누님의
머리를 들고 베개를 집어넣는다.
우선 방을 빠져나와 현주누님이 자고 있는 누님 방으로 들어가자 현주누님의 상의가
배꼽 위까지 올라간 채 잠들어 있다.
‘우와~ 오늘 밤 이게 뭔 일이래?’ 하며 슬며시 뱃살을 만져보니 부드러움 그 자체다.
코를 갖다 대고 냄새를 맡아봐도 환상적이라는 표현밖에는 할 말이 없다.
다른 때 같았으면 어찌 해보려고 노력을 했겠지만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다.
현주누님이야 낼 아침부터라도 모든 것이 가능해 질 것이기에.....
조심스레 이불을 덮어주고 불을 끈 후 내 방으로 들어간다.
약하게 고로롱~ 거리는 누님의 숨소리가 들려온다. 테스트를 해봐야겠다.
누님 옆에서 가만히 누님 어깨를 흔들며
“누나~! 여기서 자면 어떡해~! 빨리 일어나서 누나 방으로 들어가~!”
“.......”
“누나~! 일어나라구~ 옷도 안 벗고~” 하며 조금 거세게 흔들어 본다.
“..........”
이불을 살며시 들추고 오른손으로 스타킹 신은 다리의 감촉을 느끼며 좀 더 강하게
흔들어도 곤히 잠들어있다.
내 침대를 두고 누님과 같이 바닥에 자는 것도 이상해서 누님을 일단 내 침대로
올리기로 했다.
누님을 침대로 들어 올리는 과정에서 깨면 어쩔 수 없고 안 깨면 갈 때까지 갈 각오로
누님을 들어올린다. 54kg의 몸무게인데 더럽게 무겁다.
“아흐흐으음~!”하며 야릇한 소리를 내더니 눈을 반쯤 뜬다.
‘좆 댔다~! 그냥 밑에 둘걸!.....ㅠㅠ’ 일부로 큰 소리로
“아~놔~ 깨워도 안 일어나고~ 씨~ 무거워 죽겠구만~ 침대에서 자~ 난 바닥에서 잘게~”
누님은 다시 눈을 감고 미간을 찡그리며
“아~우후후웅~~! 나 어지러워~ 그냥 여기서 잘래~” 하며 축 쳐진다.
‘술기운이 이제 올라오나보다 ㅋㅋ’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차원에서
“헐~~~후딱 일어나서 누나 방에 가서 자~!!” 하며 또 마구 흔든다.
그러자 눈꺼풀이 무거웠는지 갖은 인상을 써가며 눈을 뜨려하는 모습...
그렇게 또 반쯤 눈을 떴을 때 초점을 잃은 누님의 눈동자를 확인한다.
‘흐흐~ 그렇지~ 이 오빠가 담배하나 피고 귀여워 해 줄 테니 좀 더 자라 ㅋㅋ’
밖으로 후다닥 나와서 담배를 급하게 뻐끔뻐끔 빨아댄다.
나의 호흡이 점점 빨라지는게 느껴진다.
‘아~ 밥상은 다 차려졌는데....’ 하며 흥분을 가라앉히려 애를 써 봐도 잘 안 된다.
얇은 티와 편한 반바지로 갈아입고 불을 끈 다음 누님이 누워있는 침대위로 살포시
기어들어간다. 얼굴을 만져보니 술기운 때문에 열이 좀 나고 내 쉬는 숨에서도
알콜 냄새가 난다. ‘오늘 누님이 좀 무리하긴 했지~’
잠을 자는 시늉을 하며 나의 손으로 누님의 팔과 손을 가만히 만져본다.
더럽게 부드럽다. 다시 팔과 어깨를 주무르며 누님의 동태를 살폈으나 역시나
쿨쿨~ 세상모르고 자고 있다.
용기를 내어 누님 머리 밑으로 팔을 집어놓고 팔베개 자세로 만든 다음
배 부위를 어루만진다.
이때부터 나의 심장이 아주 심하게 쿵쾅거린다. 옆방에 들릴 정도로...
그리고 몸이 떨려온다. 마른침이 주기적으로 삼켜지고 침 넘기는 소리마저
꿀떡~ 꿀떡~ 하며 크게 들려진다. 그렇게 가슴을 제외한 배와 몸통주위, 어깨를
주무른 게 아마도 10분쯤.... 너무 황홀해서 꼭 꿈인 것 같다.
이번엔 팔을 내려 치마를 조심스레 들어 올려 평소 그렇게 해보고 싶었던
스타킹신은 누님의 허벅지와 엉덩이를 천천히 마사지 하듯 주물러본다.
스타킹 표면의 까칠하면서도 부드럽고 탄력있는 느낌....정말 죽여준다.
다시 팔을 올리고 한 동안 누님을 지그시 안아본다.
누님의 숨소리에서 이상한 기류가 감지된다.
숨을 내쉴 때 떨림이 계속해서 느껴진다. 아까는 이러지 않았는데....
‘설마 안자는 건 아니겠지.......설마?’
모든 행동을 멈추고 한동안 누님의 상태를 살피다가 다시 누님을 안는다.
그리고 누님의 가슴으로 손을 이동하자 브레지어의 볼록한 느낌과 말랑말랑한
가슴살의 탄력이 느껴져 온다. 침은 계속해서 삼켜지는데 누님도 침을 삼키는
소리가 들린다. 누님의 침 삼키는 주기 또한 빨라지고 있음을 직감적으로 알았다.
어쩌면 지금 누님의 심장에서 쿵쾅거리는 진동의 느낌만큼 깨어있을 수도 있다는 의심이
강력하게 들어온다.
이제 나는 이미 달아올라 있다. 멈출 수 없다. 설령 누님이 깨어 있다해도...
방안에 흐르는 희미한 불빛 덕에 어렴풋이 누님의 얼굴을 볼 수 있었고
떨리는 숨소리를 내 뱉으며 누님의 입술로 나의 입술을 갖다 댄다.
그 부드러움과 촉촉함이란....한참 동안 입을 맞출 때 누님은 여전히 내쉬는 숨에서
떨림이 담겨져 있었고 침을 점점 자주 삼킨다.
입술을 살짝 빨아보면서 한 손을 내려 누님의 윗옷 속으로 넣어 맨살의 배와 등 부위를
어루만진다.
병원에서 수술할 때 의사가 옆의 심장박동 모니터를 수시로 체크하듯 나도 누님의
숨소리와 침 넘기는 소리를 들으며 그 주기를 체크하고 있다.
내 쪽으로 더욱 누님을 밀착시키면서 나의 다른 손이 뱃살과 등, 그리고 브레지어
주변을 쉬지 않고 어루만진다. 나는 이미 달아올라있어서 똘똘이가 사정 일보직전처럼
탱탱해짐을 느꼈고 만약 누님도 깨어있다면 상당히 달아있을 정도로 느리고 나름
완벽하게 애무를 했다.
누님의 입술을 빨다가 혀를 천천히 밀어 넣어본다.
누님의 앞니가 가로막고 있었고 잇몸을 혀끝으로 맛보다가 다시 혀끝을 단단하고
뾰족하게 만들어 누님의 이를 파고들려고 했지만 벌려지지가 않는다.
그 정도면 웬만한 여자들은 입을 벌리는데....
나의 느낌상 누님이 의식적으로 딥 키스를 아직은 허락하지 않는 것 같다.
이제 다음 순서는 브레지어 안으로 손을 집어넣어 직접 나의 손으로 누님의 젖탱이를
주무르고 상체를 일으킨 다음 다른 손으로 하체를 주무르면서 나의 입으로 누님의
목과 귓볼 등 민감한 부위를 애무하는 것이다.
이때 누님과 나의 애정행각을 시기라도 하듯 방해꾼이 나타난다.
누님 방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쿵~” 하고 뭔가 둔탁한 소리가 들린 다음
“우웨웨엑~ 우웩~ 어흐~ 우웩~ 웩~~크아~”
현주누님이 오바이트가 나오려하자 어둠속에서 방문을 열고 화장실로 가다가
싱크대에 부딪힌 것이다. 곧바로 싱크대 아래 거실 바닥에 대고 꽥꽥대고 있다.
누님이 그 전부터 정신을 차렸는지 아니면 지금 소리에 잠이 깼는지 알 수는 없지만....
일어나려 하며 “으~응~ 뭐~야~” 한다.
내가 여기서 벌떡 일어나면 의도적으로 누님을 따먹으려고 한 것이 들통 나므로
나 또한 자다가 일어난 시늉을 했다. 눈을 비벼가며 일어나 거실 불을 켰다.
내 예상대로 현주누님은 거실바닥에 머리카락을 늘어뜨리고 엎어진 채 꽥꽥거리고 있었고
방바닥에는 다행히도 약간의 거무튀튀한 액체가 고여 있다.
아마 호프집 화장실에서 1차로 오바이트를 시원하게 해서인지 지금은 내용물이 거의
안 나오고 위액 같은 것들만 나오는 것이다.
‘하긴....시원하게 나올 때 보다 지금이 더욱 괴롭긴하지....쯧’
현주누님의 등을 두드리며 내 방에서 걸어 나오는 누님을 살핀다.
부스스한 모습으로 약간 비틀거리며 걸어나오고 있다. 미간에 인상을 찡그리며
실눈을 뜬 채....‘저게 과연 연기일까?’
“지민이는 얼른 냉장고에서 물 좀 가져와~!”
나도 잠이 덜 깬 표정으로 일어나 냉장고 문을 열자
“어휴~ 얘가 얘가~ 이기지도 못하면서” 하며 등을 두드린다.
난 현주누님은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누님의 태도만 살피고 있다.
‘저게 만약 지금까지 안자고 깨어 있다가 펼치는 연기라면 여우주연감이다.’
수습이 끝나고 누님은 현주누님을 누님 방 침대에 눕히고 화장실로 들어가
샤워를 하고 있다. 현주누님은 아직도 골뱅이 상태인 듯 보인다.
잠시 후 누님이 샤워를 마치고 나온다. 거실에서 어정쩡하게 서있는 날 보더니
“지민이 안 잘 거야?” 목소리가 제법 나긋나긋 하다.
“으응~ 자야지! 누난 괜찮아?”
“응~ 샤워했더니 술이 다 깬 것 같다 ㅎㅎ~”
“응~ 나 잘게~ 누나도 잘 자~!”
“그래~ 피곤할 텐데 푹 자~” 그러면서 나를 힐끔힐끔 쳐다본다.
‘아...헷갈리네~ 누님도 분명 나를 의식하는 것 같은데...’
오줌 좀 싸고 자야겠다는 생각으로 화장실로 들어간다.
누님이 좀 전에 샤워하며 벗어던진 돌돌말린 커피색스타킹이 보인다.
좀 전에 풀지 못한 욕정을 풀려고 똘똘이를 꺼내고 스타킹을 집어 들자
저 구석에 구겨진 누님의 팬티가 보인다.
씹물이 흥건하다 못해 보지부위가 완전히 젖어 있다. ‘이년이 깨어있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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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했던 대로 누님은 부평역 지하상가 화장품코너를 정리하고 주안역 지하상가에
직접 화장품 코너를 운영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현주누님과 나는 누님의 감시 하에
사귀는 사이가 되었으나 데이트 한 번 제대로 하질 못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7월...학기가 끝나 방학을 맞았으며 집에는 에어컨이 없는
관계로 밖으로 돌아다니기가 일쑤였다.
누님의 가게 뒤에는 조그만 문이 있고 그 문을 열고 들어가면 자그마한 방이 하나 나오는데
쪽방 안에서 가게 안을 들여다 볼 수 있도록 조그만 틈이 만들어져있다.
난 그 쪽방에서 누님이 시켜준 짜장면을 먹고 만화책을 보면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잠도 자고 때론 누님의 뒤태 감상도 하고....ㅋㅋㅋ
오늘은 누님의 심기가 좋지 않다. 좀 전에 시골에 계신 부모님으로부터 이번 추석 때 시골 내려오면
선을 보라는 명령을 받았기 때문이다. 나도 기분이 묘했지만 어쩔 수 없는 일...내가 대신 살아줄 수는
없으므로... 누군지 몰라도 복 터졌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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