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오~ 그런 년은 빨통 딱 잡고 뒤에서 존나 박아줘야 제 맛인데.」
이미 얼큰하게 취한 현택은 그녀가 그래도 친구의 여자친구라는 사실도 망각한 듯 상스러운 단어로 그녀를 지칭하며 연신 허리를 튕겨댔다.
「ㅋㅋㅋㅋ난 야동에서 보던 젖치기 해보고 싶어. 이 새끼는 벌써 해봤겠지?」
「당연히 해봤겠지, 병x아. 그 년이 지하철에서 치한한테 당하는 걸 구해주고 만났다고 했나? 아~ 존나 운 좋은 새끼. 그 년은 왜 그걸 내 눈 앞에서 안 당해서~」
「미친 새끼ㅋㅋㅋㅋ 너였으면 같이 만졌겠지.」
「그건 그래. 크크. 근데 알고 보면 그년도 당하면서 느끼고 있던 거 아니냐? 왜 고작 중삐리한테 당하면서 잠자코 당하고만 있어? 알고보면 존나 까져가지고 즐기고 있었는데 수호가 눈치없이 방해한거 아니냐? 크크」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감추어졌던 검은 본심을 연이어 쏟아내던 둘 사이에 잠시 정적이 흐른 것은 그 즈음이었다.
「야 진짜 어떻게 한번 못 먹나?」 사뭇 진지해진 목소리로 현택이 말했다.
「미친 놈. 그래도 친구 여자친구다.」
대사 자체로만 보면 강한 만류임에 분명했다.
하지만 현택이 듣기에는 분명 어딘가 애매한 뉘앙스가 있었다. 어쩌면 혹시..?
「아니 그러니까. 혹시라도 뭐 없나 하는 거지.. 친구끼리 의 상할 일 없이ㅋㅋㅋ」
「... ...」
장난처럼 위장하고 있지만 사실은 그것이 완전히 농담이 아님을 알고 있는 재형은 일단 말을 아꼈다. 몇 초 정도였지만 또다시 정적이 흘렀다.
「농담이야 새끼야. 근데 씨x 까놓고 어차피 아다도 아닌데 한번 한다고 뭐 닳냐? 닳아? 그리고 그렇게 순진한 척 하는 년일수록 뒤에서 다 호박씨 까고 밤마다 이놈 저놈한테 가랑이 벌리고 다닌다니까. 무슨 보지 한번 대주는데 1년이 걸려? 지랄이지. 대개 걸레년들이 순진한 놈 만나서 아다인 척할 때 그러는 경우가 많은 법이거든. 그년 학교 근처에서 자취까지 한다며? 너 같으면 그런 애, 응? 가슴도 존나 크고 자취하는데 술까지 못 먹는 애 있으면 그걸 가만히 놔두겠냐? 분명히 학교 선배란 놈들이 억지로 술 좀 먹이고 바래다준다고 하면서 존나게 따먹었을 걸? 뭐 내 말이 틀리냐?」
재형도 자신과 같은 생각일거라고 생각했던 현택은 재형이 별 대꾸가 없자 민망함을 감추기 위해 괜스레 더 취한 척 횡설수설하고 있었다.
'역시.. 이 새끼는 완전히 진심이다.'
평소 눈치가 빠른 재형이 그런 현택의 의중을 확실히 파악한 뒤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뭐 그렇지. 여자 후리는 방법이 딴거 있나? 일단 술이지.」
「!」
자신만 음흉한 속내를 내보였다는 생각에 애꿎은 안주만 뒤적이며 연신 속으로 '씨x'을 되뇌고 있던 현택이 천천히 고개를 들어 재형을 바라본다.
재형은 그게 아니면 뭐 다른 방법이라도 있냐는 듯 무심하게 현택을 바라보고 있었다.
「어차피 수호새끼도 술 존나 약하고.. 둘 다 기억 못할 정도로 취하게만 하면 뭐 여자 한번 먹는게 힘들겠냐..」
그 말을 들은 현택의 입 꼬리가 올라간다.
하지만 그것은 미소라고 보기에는 너무도 흉측하고 일그러진 표정이었다.
[2012년 9월 22일 토요일 18:40]
은채와 함께 있던 수호의 휴대폰에서 벨소리가 울렸다. 재형이었다.
보통 연락을 하더라도 카톡으로 하지 전화를 하는 일은 좀처럼 드물었기에 무슨 급한 일인가 싶어 전화를 받았다.
「어디냐?」
「나? 여친이랑 데이트 중.ㅋㅋ」
「아..그래? 휴우~ 알았다 그럼.」
「왜 그러는데? 무슨 일 있냐?」
「현택이가 자기 여친이랑 깨졌다고 술 한 잔 사달라고 해서 나가는 중인데 너도 올 수 있나싶어서 걸어봤다.」
「헐; 어쩌지. 난 못 가는데. 나 오늘 여친이랑 400일이라 간단히 저녁이라도 같이 먹으려고.」
「아~ 그래? 이런 몰랐네. 축하한다. 넌 헤어지지 말고 오래오래 사귀어라.」
「당연히 그래야지.ㅋ 근데 현택이는 또 왜 헤어졌대?」
「모르지. 가서 들어 봐야지.」
「주영이는 불렀고?」
「응, 근데 주영이는 전화를 안 받네. 나 혼자 만나서 위로해주게 생겼다.」
「아.. 그러냐? 어떡하지..」
「아니야. 넌 신경 쓰지 말고 얼른 은채씨랑 데이트 잘 해라. 끊는다.」
「어? 어..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