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내 (19)
내가 사무실에 돌아온 지 얼마 안되어 미스터 서가 사무실로 들어 오는
모습이 창밖으로 보였다.
잠시 후 전화로 그를 내 방으로 불렀다.
섹스 후의 피곤한 모습이 얼굴에 그대로 나타나 있었다.
바로 조금 전 그의 육중한 몸 밑에서 흥분으로 바들거리던 아내의 모습이
머릿 속에 떠 올려졌다.
나는 어쨌던 간에 그가 나 몰래 치른 아내와 일을 솔직히 말해 주기를
바라고 있었다.
"아까 어디 갔었어? 찾았는 데 자리에 없던데."
그의 얼굴을 살피며 물었다.
"아..네... 잠간 집엘 좀.. 두고 온 게 있어서요.."
처음에 약간 당황하는 듯 했지만 그는 천연덕스럽게 대답하고 있었다.
나는 그에 대한 배신감에 울컥 화가 치밀었다.
"지난 번 어땠어?"
그러나 나는 엉뚱하게도 미스터 서에 대한 분노는 꼬리를 감추고, 지난 주
내 앞에서 즐기던 나의 아내에 대한 감상을 묻고 있었다.
그러면서 이상하게도 나의 머릿 속에는 내 앞에서 벌이던 둘의 정사 모습
대신, 조금 전 훔쳐 보았던 어두컴컴한 방안에서의 어렴풋 했던 두사람의
엉킨 모습이 더욱 또렸하게 떠 오르고 있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그런 경험은 처음이었습니다만,
사모님 너무나 대단했습니다. 저... 최고였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는 제대로 말을 잇지를 못했다.
아마도 나 만큼이나 머릿 속이 혼란스러웠기 때문이리라.
지난 주의 기억과 조금 전의 기억이 머리 속에 뒤엉켜 져 있었겠지..
"너무 고마웠습니다. 부장님. 저.. 저도 보답을 해드려야 할텐데..
근데 제 아낸 그런 걸.. 아니 참, 별로 않 좋아해서요.."
그는 나를 제댈호 쳐다보지도 못하고 더듬거리며 말을 했다.
그는 나의 아내를 안아 본 보답으로 당연히
자기 와이프를 나에게 진상(?)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그게 부담스러워 나 몰래 아내를 즐기려고 했을까?
그런 것 같지는 않았다.
나의 아내가 입을 다물고 있다면 모르되 그렇지 않은 경우의 사태를 생각
하면 더욱 문제가 커지고 말텐데...바보가 아닌 다음에야..
"글쎄 그건 너무 서두르지 말고.. 시간을 갖고 생각해 보자구."
나는 짐짓 여유를 부렸다.
"나중에 얘기를 또 나누자구. 그리고 다음 번에 만나는 건 내가 얘기해 줄께"
미스터 서는 무지하게 황송스런 얼굴로 얼굴이 붉어 진 채 감사하다는 말을
되풀이 하며 내 방을 나갔다.
그도 상당히 어색해 했고, 나도 여러가지 생각에 제대로 얼굴을 마주 보며
이야기를 나눌 수가 없었다.
자극적이고 대단한 일을 치른 후의 두 사람의 대화 치고는 좀 싱거웠다.
그날 저녁 퇴근을 하고 집으로 들어 가자 내내 나의 눈치를 보던 아내가
틈을 보아 나에게 무슨 말을 하려는 듯 입을 열었다.
"여보, 사실은 ..."
"근데, 오늘 말야.. 점심을 먹는 데...."
나는 그녀의 말을 못 들은 척 딴청을 부렸다.
아내가 아까 낮에 있었던 일을 이야기 하려는 것이 틀림이 없었다.
나는 아내가 나에게 나 몰래 미스터 서와 치른 대낮의 정사를 고백 하려고
했다는 그것 만으로도 나는 아내를 이미 용서하고 이해하고 있었다.
아내로서는 무슨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아마도 나의 감시(?) 하에서가 아닌 자유로운 섹스를 즐기고 싶었을 것인지
도 모를 일이었다.
내 앞에서 딴 남자의 품에 안긴 건 처음이었으니까.
흥분은 하면서도 상당히 부담스러웠겠지..
나라도 아무리 아내가 나에게 다른 여자와의 섹스를 허락했다고
해도 아내없는 곳에서 은밀히 즐기는 정사의 기분을 맛보고 싶어 했을
것이었다.
아내는 내가 다른 말을 늘어 놓는 동안 잠시 곤혹스런 표정을 짓더니
얕은 한숨을 내뱉었다.
그날 밤 잠자리에서 나는 아내에게로 부터 "여보 당신 오늘 왜그래?"
하는 말을 여러 번 들어야만 했다.
다른 어느때 보다도 나는 아내를 탐닉하고 있었다.
침대의 요는 아직 오늘 아침 아내의 몸에서 배어 나온 땀이 채 마르지
않아 손바닥을 대면 척척한 습기를 느낄 수 있었다.
흥분하면 워낙 땀이 많이 나는 아내였다.
요 한가운 데에는 아내의 애액과 남자의 정액이 뒤범벅이 되어 흘려
내렸을 것이 틀림없는 약간 미끌미끌한 감촉이 남아 있었다.
내가 손으로 밑으로 뻗어 아내의 질구를 애무하려 하자 아내가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듯 나의 손을 밀치며 일어섰다.
"여보 저 할 말이 있다니까요."
약간 신경질적인 어조에 놀라 아내를 올려다 보니, 아내의 눈에 눈물이
글썽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