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남녀역전의 로마와 쯔바이핸더 검객-61화 (62/67)

EP.61 흥분에 젖은 채(1)

코페시의 도발을 듣자마자 이성이 휘발되어 사라지는 듯 했다.

갈색의 시원한 이목구비 한가운데에서 빛나는, 저 청록색 눈동자를 보자 그리 되었다.

그리고 매끈한 복근에 비벼지는 좆은, 뻐근하게 아파올 정도로 빳빳하게 솟아올랐다.

이렇게 지극히 혼란해진 정신으로 내릴 수 있는 판단은 얼마 되지 않는다.

고작해봐야, 입술에 입술을 들이박아버리는 것 정도.

-츕, 츄릅, 츕.

입술이 맞닿은 채로 서로가 서로의 혀를, 침을 빨았다.

그리고 어째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난 반쯤 눈을 감은 채 그리하고 있었다. 딱히 눈을 감으려던 건 아니었는데.

어째서 언제나 이런 상황이 오면 제정신을 유지할 수가 없게 되는 것일까.

마치 나 자신은 정신 깊은 곳의 어딘가로 숨어 사라지고, 다른 무언가가 그 자리를 대체해버린 듯한 느낌이다.

인격이 달라진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제정신이 아닐 때의 기억이라 하더라도, 그것들은 분명 내 머리 속에 온전한 상태로 보존되어 있다.

하지만 그러한 행동을 했던 이유와 원인들은 도저히 짚어낼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혼란한 상태에서도 난 키스를 멈출 수가 없었다.

그렇게 본능에 이끌려 키스를 이어나가던 중에, 무언가 이상한 느낌이 들어 눈을 떴다.

청록색 눈동자.

그 영롱한 한 쌍의 보석은 날 똑바로 쳐다보고 있었다.

꿀이 떨어지는 듯한 애정으로, 눈웃음을 지은 채.

그리고 그 깊은 홍채에 새겨진 갈망을 숨길 생각도 하지 않고, 대놓고 드러낸 채로.

“좆 제대로 발정난 거… 진짜 개꼴리거든?”

눈동자의 주인이 입을 열었다.

그러고는 내 손을 붙잡아 자신의 하반신으로 가져갔다.

촉촉하고 미끌거리면서도 약간은 끈적이는 느낌이었다.

분명 애액이 흘러나와 보지를 잔뜩 적신 것이겠지.

톡 튀어나온 음핵과 여러층으로 된 음순의 감촉이 생생히 느껴지는 가운데, 그녀가 말을 이었다.

“젖은 거 느껴져?”

점점 더 참기가 힘들어져, 음란함으로 가득한 도발에 보복이라도 해줄 겸 손가락으로 클리를 난폭하게 비벼대었다.

찔걱거리는 물소리와 함께, 숨소리 또한 미묘하게 거칠어졌다.

미약한 홍조를 띈 채, 코페시는 말을 이었다.

“근데, 아직은, 하아…♡ 여기서 바로 떡치면 안돼...”

숨이 가빠오는 듯 흐릿한 교성을 섞은 채 그리 말하였다.

분명 사람이 보는 데에서 대놓고 떡치는 것은 피하고 싶은 것이겠지.

하지만 점차 흰자의 비중이 늘어나며, 불안정하게 흔들리는 청록색의 눈은 전혀 다른 말을 하고 있었다.

살과 살을 비비고 싸질러대는, 격렬한 행위에 대한 기대감.

지금 당장, 대리석 기둥에 몸을 기댄 채 서로의 체온을 느끼며 몸을 섞고자 하는 명백한 열망이 느껴졌다.

“그러는 방이, 따로 있다고. 떡치는 방. 거기 들어가서… 좀 있다가-“

코페시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말이 귀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그저 소음으로 변한 채 맴돌기 시작했다.

마치 내 무의식이 이런 쓸데없는 말 따위에 집중하지 말라는 듯 말을 걸어오는 것 같았다. 대신 그 정신을 좆을 좆대로 놀리는 데에, 자궁에 정액을 싸지르는 데에 집중하라고 소리치는 듯 했다.

공공장소에서의 애정행각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나도 그 사실을 안다.

하지만 그 이끌림을 거절하기엔, 이성의 힘이 너무나 약해져 있었다.

“그냥, 지금.”

또다시 입술을 들이박으며, 가슴을 서로 맞대었고 탄탄한 복근에 귀두를 비벼대었다.

흥분으로 뜨겁게 달구어진 11자의 굴곡 사이로 좆대가 파고들자 신경을 불태우는 듯 기묘한 흥분이 느껴졌다.

“…하면 안돼?”

결코 도달할 수 없는 흥분에 도달하고자, 계속해서 좆을 비벼대었다.

그러자 얼마 지나지 않아 복근의 감촉이 미끌거리게 바뀌었다. 잔뜩 새어나온 쿠퍼액이 살가죽을 코팅하듯 적셔버린 것일까.

“후으, 하아…♡ 진정해, 좆물 제대로 빼줄 테니까.”

코페시도 분위기에 휩쓸려 더욱 흥분해 버린 것인지, 전보다 훨씬 거친 숨을 내뱉었다.

내 가슴팍에 닿는 숨결은 열기로 가득해, 심장마저 성욕으로 가득차게 덥히는 것 같았다.

“방 잡을 때까지만… 참아줘.”

-쪽.

나와 밀착해 살을 비비던 코페시는 잠시 말을 멈추고는, 내 쇄골에 입을 맞추었다.

그러며 잠시 피부를 빨아들이듯 하며 핥아대었다.

입술이 살에서 떨어지자 약간의 고통이 남았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그렇게 살짝 얼얼한 상태가 된 나를 보며, 코페시는 긴 눈매와 입가로 빙긋 웃었다.

“그럴 수 있지?”

그러고는 부드럽게 자지를 쓰다듬으며, 부탁하듯 그리 말했다.

***

매력적으로 그을린 이집트녀의 등허리와 엉덩이를 쳐다보면서, 잔뜩 발기한 채 고대 로마의 회랑을 걷는다라.

존나게 흥분되는 상황이지만 아무래도 좀 미친 것 같았다.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니, 나 정도는 딱히 미친 편도 아니라는 걸 깨달을 수가 있었다.

회랑으로 둘러쌓인, 건물 중앙의 야외 욕탕은 그야말로 혼돈의 도가니가 따로 없었으니까. 그저 풀발한 거근 따위는 별다른 이목도 끌지 못할 정도였다.

돈주머니와 목재 딜도를 매달아놓은 허리띠 말고는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여창이 욕탕에 걸터앉아 클리를 비비며 호객행위를 했고, 보추 두 명을 양 팔에 낀 여자는 둘에게 번갈아가며 키스를 퍼붓고 있었다.

반쯤 벗겨진 짧은 튜닉을 입은 채, 욕탕 안의 여성에게 좆을 잡힌 채 대딸 비슷한 것을 당하는 남자도 있었다. 아마 창남이 아닐까 싶지만, 자세한 건 알기 싫다.

하지만 모두가 성적인 지랄만을 일삼는 것은 아니었다.

기둥에 기댄 채 동전통 앞에서 저글링을 하거나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언성을 높이며 주제 모를 격렬한 토론을 벌이는 원숙한 여인들도 있었다.

아니면 그저 일반적인 워터파크에 온 것마냥, 서로에게 물을 끼얹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런 인간들은 죄다 여자인 걸 보면 아마 친구들끼리 장난치는 것으로 보인다.

…아니면 동성 연인이거나.

어쨌든 간에, 이 모든 일들이 한 장소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광경은 꽤나 괴이하게 보였다. 예를 들자면 창남과 열렬히 키스하는 여자 바로 옆에는, 얼굴이 시뻘개진 채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대는 두 명의 유부녀가 있는 것이다.

기분이 이상했다.

묘하게 꼴리면서도 기괴한 광경에, 주의를 빼앗기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리라.

“뭐야, 어디 보고 있어?”

그때 코페시가 날 불렀다. 자연히 걸음이 느려져 거리가 꽤나 벌어진 탓이었다.

“방에 자리 다 차기 전에 빨리 오라고.”

그녀의 재촉에 재빨리 발걸음을 옮겨 오른쪽으로 꺾어진 모퉁이로 접어들었다.

그러자 오른편에는 냉기가 뿜어져 나오는, 아치로 된 거대한 출입구가 있었고 왼편에는 증기가 솟아오르는 열탕이 보였다.

아마 냉탕과 열탕이겠지.

냉탕이야 어떤지 모르겠지만, 열탕의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씻는 행위에 집중하는 편이었다.

그렇게 통로를 가로지르자, 또다시 우측으로 난 기다란 길이 보였다.

특이하게도 양 옆의 벽에 문이 여럿 달린 것이, 마치 호텔의 복도를 연상케 했다.

그리고 코페시는 그 중 내 앞에서 세 번째 문 앞에 서 있었다.

그녀가 입을 열었다.

“다행히도, 자리가 있어.”

그리 말한 코페시는 문을 열어 그 ‘떡치는 방’의 구조를 보여주었다.

높은 곳에 달린 창문과, 돌로 된 침대 위에 놓인 매트리스와 시트.

매우 단순한 구성이었다.

“왜 그런 눈이야? 어색해서 그래?”

굉장히 효율적인 구성이라서, 오로지 섹스만을 위한 방이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을 테니까.

“이런 방 처음 봐?”

약간은 당황한 내게 코페시가 물었다.

“…내가 아는 목욕탕은 보통 혼탕이 아니었다고, 애초에.”

“그래도 이게 더 좋지 않아?”

코페시는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문을 닫고는 점차 다가왔다.

방음은 전혀 안되는 모양인지, 양 옆에서 들려오는 신음소리가 벽을 뚫고 울려퍼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 사실이 오히려 흥분을 더 키우는 듯 했다.

“욕구 해소용 공간도, 이렇게 있고 말이지… 츕♡”

고작 혀와 혀가 맞닿는 행위가 어째서 이리도 좋은 걸까.

굴곡있는 등허리를 쓰다듬으며 길게 입을 맞추었다.

“원래, 좀 씻고 할려고 했었는데…”

키스가 끝나자, 코페시는 잠시 숨을 들이마시고는 그리 말했다.

“이렇게 되버렸네.”

매트리스에 앉자, 그 특유의 푹 꺼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어쩔 수 없이 밀도가 낮은 짚 매트리스의 감각이었다.

“애무 더 해줄까?”

코페시는 갈색 피부의 건강미 넘치는 가슴을 갖다대어, 내 얼굴을 파묻히게 했다.

가슴골에서 나는 장미 향기를 들이마시자 좆이 껄떡거리며 반자동적으로 반응했다.

“아니면 바로 할까?”

혈액이 쏠리고, 핏줄이 커지는 듯한 느낌.

쿠퍼액으로 범벅되어 번들거리는 좆을 더 안달나게 할 필요는 없다.

이미 흥분은 최대치였으니까.

난 대답하는 대신, 코페시의 허리를 잡고 내게로 끌어당겼다.

내 위에 앉아 보지에 좆대가리를 쑤셔넣는 자세가 되도록.

망설임 따윈 없었다.

-찌거억…

추잡한 물소리와 함께, 귀두가 빡빡한 질 속으로 파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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