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남녀역전의 로마와 쯔바이핸더 검객-16화 (17/67)

EP.16 병영의 한가운데에서(3)

"하여간, 진짜 발정이 심하게도 난 모양이지?"

이페이아가 날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몇 시간 전에 그랬던 것처럼, 옷 한 톨 걸치지 않은 알몸의 상태로. 하지만 그건 나도 마찬가지지.

난 지금 비어있는 천막 안에서 반쯤 뇌정지가 온 채 앉아있는 중이다.

이 잉여 천막들의 수는 11개.

1분대 2숙소 제공이라는 혁명적 개혁이 이루어지고도 한 3개쯤 남아서 지금은 대개 창고 및 저장공간으로 쓰이고 있다.

그 이유는 당연하게도, 이걸 써야 할 인간들이 죄다 식중독으로 쓰러져버렸기 때문이다. 들리는 소문으로는 의가사 제대처리될 확률이 높다고 하던데, 솔직히 부럽진 않다.

아무리 로마가 의학기술이 발달했다고는 해도, 지금은 아직 2세기 밖에 안 되었으니, 식중독도 결코 가벼운 질병이 아닌 것이다.

현대 기준으로야 식중독은 별개 아니지만, 고대 시대라면 식중독으로 인한 탈수 증세로 죽어버리는 것도 충분히 가능한 노릇이라고.

어쨌든 간에, 이페이아와 나는 지금 창고에서 몰래 떡을 치려는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젠장할, 창고라니.

근데 어째 떡치는 장소가 죄다 비정상적인 것 같은 느낌이 없잖아 있다. 처음은 아예 야외고, 지금은 창고?

이런 상황에 딱히 로망을 느껴본 적은 없는데 말이지.

어쩌면 시작부터가 비정상적이여서 그런 것일 수도 모른다. 따지고 보면 반쯤은 강간으로 시작된 관계니까.

하지만 그거 가지고 지랄을 하기엔 내가 너무 즐겨버렸다. 눈 돌아가서 그야말로 미친듯이 좆을 쑤셔대었으니.

하지만 후회는 없다. 어쨌든 기분은 좋으니까.

그리고 무엇보다 온 사방이 여자인 장소에서 욕구를 참아내는 건 꽤나 힘든 일이다. 그 여자들의 대부분이 탄탄한 허벅지를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더더욱.

그러니 섹파 비슷한 뭔가가 있는 게 절대 손해라고는 할 수 없겠지.

적극적인 여자는 여러모로 좋은 것이다. 하는 말이나 몸매나 얼굴이나, 꼴림 그 자체가 따로 없다고.

가끔씩 날 착정하겠다는 소리를 대놓고 해대서 좀 섬뜩할 때가 있지만.

"자지... 이렇게 보니까 참 크네. 근육도 적당히 탄탄한 것 같고."

이페이아의 흰 피부가, 푸른 빛이 감도는 달빛에 반사되어 창백하게 빛났다. 하지만 연약하거나 병약해 보인다는 느낌은 하나도 없었다.

"확실히, 골격이 크긴 하단 말이지..."

대리석처럼 새하얀 기다란 손가락이 내 상반신을 쭉 훑고 지나갔다.

자지에서 복근까지, 가슴팍에서 어깨까지.

그러다 순간, 이페이아의 두 손이 내 어깨를 꽉 잡더니,

"후웁♡"

푸르룬 눈빛이 순식간에 내 시야를 덮쳤다.

입술과 입술이 맞닿았고, 그 안에서는 혀와 혀가 두 마리 뱀처럼 뒤섞였다. 숨이 막히는 듯한 기분과 함께, 날숨에 가득 섞인 열기가 입 안을 메웠다.

서로의 체액을 교환하고 맛보며, 상대를 잡아먹을 듯 혀가 꿈틀거렸다.

혀의 움직임을 따라 음란하게 비벼지는 유방의 부드러운 감촉은 자연히 발기를 유발했다.

"프하..."

서로의 입이 떨어지자, 그녀의 침이 내 목에 떨어지는 것이 선명하게 느껴졌다.

이유는 몰라도, 감각이 평소보다 예민해진 느낌이다.

"간지러워도, 가만히 있어."

그리 말하며 이페이아는 다시금 들러붙었고, 고양이처럼 날 핥아대기 시작했다.

-쪽, 쪽.

목과 귀 뒤쪽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며 간간히 입맞춤을 해대는 그녀. 뜨거운 체온 탓인지 차가운 기온 탓인지, 온 몸에 소름이 쫙 돋았다.

"...윽."

구름이 달을 가리는 것인지, 막사 안으로 비치는 달빛이 줄어들어 어둠이 찾아왔다.

이페이아의 사타구니가 닿는 곳마다 뭔가 끈덕진 액체가 묻는 게 느껴진다.

여자는 상대를 애무하면서도 느낄 수가 있는 것일까. 난 존나 몇 시간 전에 아다를 뗀 인간이기 때문에 도저히 알 수가 없다.

"흐읏♡ 기분 좋아 보이네?"

이페이아가 보지를 내 허벅지에 비비는 것이 다 티가 난다. 보이진 않지만, 명확히 느껴진다.

여자 버전의 허벅지 딸은 이렇게 되는 모양이다. 근데 이럴 꺼면 그냥 좋게 내 좆을 쓰지, 왜 굳이...

"윽…"

귀두 부분에 느껴지는 이 감각은 틀림없는 혀의 감촉이다. 펠라를 먼저 하고 삽입을 하려는 모양이다.

"훕, 츄르, 츕♡, 휴르릅♡"

침이 기둥을 타고 흘러내린다.

참 맛있게도 빤다 싶어, 오른손으로 이페이아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러나 짙은 어둠 탓에, 그녀가 어떤 표정을 지었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근데, 윽, 정액은 자궁에 받는다 하지 않았냐?"

내 말에 대답이라도 하듯, 이페이아가 자지에서 입을 떼었다.

"푸흐, 하아♡ 좆물은 내가 알아서 자궁에 꽉꽉 채워 넣을 꺼니까, 걱정 마. 편하게 있어..."

이페이아는 내 손을 부드럽게 치워서 바닥에 내리곤, 내게 엉덩이를 내밀며 양 손으로 바닥을 짚은 채 엎드렸다.

“너, 그래도 아다 치고는 좆을 괜찮게 놀리던데. 이번엔 네가 한 번 할 수 있는데까지 해보지?”

일명 후배위 자세. 이페이아 특유의 유연함 탓에, 마치 스트레칭을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날 여기로 끌고 올 때 했던 말이, 나한테 나름 주도권을 주겠다는 소리였다니.

-찌거억.

애액이 넘치듯 흘러나와서인지, 삽입에 어려움은 없었다.

이페이아의 골반을 단단히 잡고, 허리를 놀린다.

"흣♡ 그래… 이게, 더 깊어♡"

강하게 조여드는 보지의 돌기가 귀두와 기둥을 기분 좋게 자극해왔다. 천박하게 질척이는 물소리와 함께.

-찔꺽, 찔꺽...

"읏, 흐읍♡"

밖에 있는 사람들이 들을까 걱정해서인지, 가까스로 신음을 참아내는 것이 실로 음탕하게 느껴졌다.

금지된 공간에서까지 자지를 탐하며 짐승처럼 울부짖으려 하는 강인한 여자라니.

"이런, 씨... 존나... 커♡"

이페이아가 입을 연 그때, 달빛이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와 그녀의 몸을 희미하게나 비추었다.

선명하게 드러난 등근육과 그 위에 새겨진 문신, 그리고 쾌락에 쩔어 꿈틀거리는 늘씬한 허리가, 창백한 자연광 아래에서 은은히 빛나는 것이다.

"여기, 자궁 바로 밑에서, 흣♡ 존나게 긁어대네♡"

자극이, 너무 심하다.

"존나 꼴리게 말하네, 발정난 암컷이."

더 빠르게, 이페이아의 골반을 굳게 붙잡고 허리를 처올린다. 가버려서 신음을 지르든 말든 알아서 하라지.

이런 광경을 보여준 네 탓이야.

"흐♡ 흐웁♡"

검은색 단발머리가 찰랑이며, 위로 솟구쳤다. 연신 신음소리를 내는 걸 보니 고개를 들고 가버리는 중인 모양이지.

"이런, 흐읏♡ 짐승새끼가, 따로 없엇♡"

이페이아는 사실 독심술을 익힌 게 아닐까, 라는 합리적 의심이 스멀스멀 피어오른다.

그렇지 않다면 사람이 이렇게 꼴리게만 행동할 수 있을 리가 없다.

달빛에 비친 저 음란하기 짝이 없는 얼굴도 그렇고, 입을 열 때마다 내뱉는 천박한 단어선택도 그렇다.

좆물을 빨아들이려는 이 강한 질압과 촉수마냥 가득한 보지 내의 돌기도 그렇다.

그리고 무엇보다 스스로도 섹스를 엄청 즐기면서 상대방도 기분좋게 해주려는 적극적인 태도.

돌아버릴 것 같아.

"짐승같은, 좆, 존나 좋아♡"

정신이 거의 나간 와중에도, 이페이아가 얼굴을 위로 올리며 간신히 말을 이었다.

"수, 말♡… 너, 진짜 조상 중에, 말이랑 섞인 거 아니야? 흐읏♡"

“…난 완전 사람이야, 이… 개년아.”

“아니, 이거… 이건 웬만한 사람 게 아니야♡ 존나, 좋아…♡ 계속, 계속 박아줘…”

근데 이거 따지고 보면 패드립 같은데. 내가 금수새끼 같다고 시발?

아니, 아니다. 그냥 관용적인 칭찬일지도 모른다. 고대 사회에서는, 짐승이 비하보다는 숭배의 대상에 가까웠다고도 하니까.

더 이상의 생각을 하기가 힘들다.

그냥, 계속 이러고 싶을 뿐이다. 계속, 박으면서…

“존나 조이네, 진…짜.”

“네 거랑, 하는데 안 조이는 게, 하악♡, 가능하겠냐고… 이거 미쳤어 진짜…♡”

이성이 사라진 채, 미친듯이 박아대다 보니 어느새 끝이 다가왔다.

저번과 비슷하지만, 좀 더 강렬한 느낌.

하반신의 힘이 전부 빠져나가는 듯한 느낌과 함께, 정액을 분출했다.

"흐읏, 히잇, 하으으...♡"

이페이아도 절정에 달했는지, 왈칵왈칵 쏟아져나온 애액이 내 0.1 쯔바이핸더를 흠뻑 젹셨다.

"역시, 내 선택은… 틀리질 않아♡"

뽁, 하는 소리를 내며 내 자지가 이페이아의 구멍에서 빠져나왔다.

공기가 차갑다.

“…하.”

힘이 말 그대로 다 빨려나간 듯한 기분에, 그대로 뒤로 드러누웠다.

막사까지 돌아갈 수는 있을까. 여기서 자다가 걸리면 좆될텐데.

그리 생각하며 고개를 들자, 보지에 천천히 딜도를 끼워넣는 이페이아가 보였다.

이번엔 정액을 채워가겠다고 아주 작정을 하고 온 건가.

“뭐야, 벌써 뻗었어? 하긴, 그럴 만도 하지.”

그리 말한 이페이아는 그대로 내 위에 엎어져 뒹굴거렸다.

가슴에 가슴이 닿는 느낌이 아주 좋다. 이래서 사람들이 가슴가슴 노래를 부르는구나.

하지만 내 하반신은 반응하지 않는다. 아무래도 오늘치 정력은 다 써버린 모양이지.

크게 숨을 내쉬며, 서로의 체온 속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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