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장. 눈을 떠가는 소녀들
지현이는 중학교에 올라간 후 한동안 정신이 없었다.
그동안 지현이가 겪은 이런 저런 일들로 사실 공부에 소홀했던 만큼, 그것은 보충하는 것도 중
요했다.
그나마 다행한 것이 있다면 지현이는 다른 집처럼 부모님들에게 성적 때문에 꾸중듣는 일은 없
다는 것이다.
하긴 아직도 지현이의 몸에 아내 수진의 영혼이 있다고 믿는 진우로서는 다른 부모처럼 행동할
리 만무했다.
다만 장난삼아 이렇게 농담을 할 뿐이었다.
"아무래도 지현이가 당신보다 공부를 더 잘했었나 봐.. 예전 성적이 더 좋았던 것을 보면..."
최근에는 경황이 없어서인지 자신이 엄마의 역할을 연기한다는 사실을 깜박 잊고 행동할 때가
많은 지현이였지만, 진우 역시 그녀가 새로운 몸과 역할에 익숙해졌나 보다 하고 무덤덤하게 넘
기게 되었다.
지현이가 중학생이 된지 얼마 안된 봄의 어느 날 일이었다.
방과후 교문을 나서는데 초등학교 때부터 친했던 미정이가 불쑥 자기 집에 놀러가자고 하는 것
이었다.
"어머.. 왜?"
"응.. 오늘 부모님하고 동생이 대구 큰 삼촌댁에 가셔서 집이 비거든.. 후훗.."
"어머 그래..! 그럼.. 다른 애들도 같이 가자고 하자.."
"아 아냐.. 사실은 너하고 하고 싶은 이야기들도 있고..."
"그래..? 그럼 그러자.. "
그렇게 두 사람은 같이 미정이네 집으로 갔다.
"잠깐 기다려.. 마실 것 좀 가져 올께.."
옷을 갈아입은 미정이가 그녀의 방에 지현이를 남겨놓고 나갔다.
지현이는 친구의 방을 둘러보았다.
중학교에 올라온 후로는 처음 놀러온 것이었다.
왠지 그전과는 방의 풍경이 달라졌다는 느낌에 책장을 뒤적이고 있는데 미정이가 주스를 들고
들어왔다.
"우리 뭐하고 놀까?"
"글쎄..?"
"....저 저기.. 우리 비디오 볼래?"
"비디오? 뭐 재미있는 거 있니?"
"응.. 저.. 잠시만 기다려.."
지현이는 미정이가 안방에 들어가서 무언가를 찾는 동안 소파에 앉아 기다리고 있었다.
미정이는 안방에서 테이프를 하나 들고 나오더니 현관문이 잘 잠겨있나 확인을 하는 것이었다.
"응? 뭐 하는 거니?"
"아 아냐.. 자 보자.."
지현이는 미정이의 행동에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별 생각 없이 화면을 응시했다.
그러나 곧 무언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챘다.
화면은 좀 칙칙하고 어느 집안 같았는데 일본어가 들려오고 있었다.
배우들이 등장을 하고 배역에 따라 연기를 하고 있었지만, 이것이 일반적인 영화라는 생각이 들
지 않았다.
'서 설마.. 혹시..!'
미정이의 이상한 태도나 화면의 분위기로 봐서 어쩌면 말로만 듣던 포르노 영화일지도 모른다고
지현이는 생각했다.
'어 마...'
지현이는 놀라서 옆에 앉은 단짝 친구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미정이는 이미 얼굴이 발갛게 상기된 채 숨을 죽이고 화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저.. 미정아.. 이 이거.. 호 혹시..."
그 때였다.
"아 아하 하아... 아흐으응..."
TV에서 나오는 여자의 가는 신음소리에 놀라 화면을 바라본 지현이는 그만 깜짝 놀라며 자리에
서 벌떡 일어서고 말았다.
"허억..."
화면에는 이미 두 남녀가 발가벗고 있었고, 남자는 여자의 목과 귀에 입술로 애무를 하면서 손
으로 그녀의 다리 사이를 침범하고 있었다.
카메라는 점차 그녀의 다리 사이를 클로우즈 업 해서 그녀의 보지구멍 속으로 드나드는 남자의
손가락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뿌욱.. 뿌욱..
스피커를 통해 손가락이 보지구멍 속을 드나들며 내는 소리가 여자의 신음소리와 함께 섞여 거
실 가득히 흘러나왔다.
지현이는 눈앞에 보여지는 영상에 충격을 받았는지, 한동안 후들거리는 다리로 애써 서 있다가
친구를 바라보며 더듬거렸다.
"미 미정아.. 아.. 어 어떻게... 이런 걸.."
그러나 친구 미정이는 이미 달뜬 한숨을 내쉬며 화면을 바라보고 있었고, 그녀의 손은 자신의
치마 속에 넣고 무언가를 만지고 있었다.
"하악.. 하 아.. 으응.. 하아아 아..."
"아.. 미정아..."
지현이는 그 모습에 더욱 충격을 받았는지 잠시 휘청거렸다.
지현이는 아직 자위 같은 것은 해본 적이 없었지만, 이웃 언니들에게 들은 말로 미루어 볼 때
지금 친구가 하는 것이 무엇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세 세상에.. 미정이가... 아.. '
지현이는 눈앞의 현실이 믿어지지가 않았다.
초등학교 때부터 단짝이었던 미정이의 이런 모습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것이었다.
평소에도 주변에서 순진한 편이라고 이야기를 듣던 아이였는데, 더구나 두 달 전만 해도 초등학
생이던 아이였는데 말이다.
"지현아..."
미정이가 어느새 몽롱하게 풀린 눈빛으로 친구를 바라보고 있었다.
"나.. 나.. 그 그만 갈게.."
지현이는 점차 자신도 몸이 뜨거워지는 알 수 없는 변화를 느끼고는 당황하여 그 자리를 도망치
듯이 나왔다.
"아.. 지 지현아.. 기다려..."
닫히는 현관문 뒤로 미정이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나왔다.
어떻게 집으로 돌아왔는지 몰랐다.
지현이는 자기 방에 틀어박혀서 아직도 빨갛게 상기된 얼굴을 어루만지고 있었다.
"세 세상에..."
지현이의 머리 속에는 아직도 화면 속에서 보았던 그 적나라한 장면들과 친구 미정이가 자위를
하던 모습이 떠나지를 않았다.
"아 아.."
지현이는 그 장면들을 잊고자 도리질을 했지만 더욱 선명해질 뿐이었다.
오히려 지현이는 어느새 자신의 다리 사이에서도 무언가 알 수 없는 열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느
꼈다.
'아.. 왜 이렇지..?'
뭔가 이상한 느낌에 살며시 교복치마를 들추고 아랫배에 손을 가져가 보았다.
조심스레 팬티를 만져보니 축축하게 젖은 엷은 천이 손끝에 만져졌다.
"아...!"
자신의 다리 사이가 젖어있음을 안 지현이의 볼이 화끈 달아올랐다.
전에 여자가 흥분을 하면 물이 흘러나와 아래가 젖는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하지만 직접 경험해 보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지난번 아빠와의 일 때는 당황하여 미처 느끼지 못했었다.
"아.. 몰라... 시 싫어.."
사춘기의 여자아이는 이런 자기 몸의 변화가 너무나 부끄러운 나머지 침대에서 시트를 덮고 돌
아누웠다.
그때 전화기가 울렸다.
집안에 아무도 없었으므로 지현이가 받았다.
"예.. 여보세요.."
"저 저기.. 지현아.. 나 미정이야.."
"......!"
"아 아까는 미안해.. 저기 할 말이 있어.."
"시 싫어.. 오늘 나 너 보고싶지 않아.. 그만 끊어.."
지현이는 당황하여 전화를 끊으려고 했다.
"아.. 끊지마.. 지현아.. 화난 것 다 알어.. 미안해.. 다 이야기 해줄게.. 이야기하게 해줘...
제발.. 흐흐흑..."
미정이의 울먹이는 목소리를 듣자 지현이는 마음이 약해졌다.
"지금 어디니..? 미정아.."
"응.. 나.. 니네 집 근처야.."
"그래.. 그 그럼... 들어와.."
미정이는 지현이 앞에서 무슨 죄인인양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지현이는 앳되어서 아직 초등학생 정도로 밖에 안 보이는 미정이를 바라보면서, 그녀 집에서의
일이 아직도 믿어지지 않았다.
"어떻게.. 된 거야..? 나.. 나는 네가 그럴 줄은 상상도 못했어.."
"나... 저어기.. 나는 너도 좋아할 줄 알았어.. 미안해.."
"뭐어..! 그게 무슨 소리야.. 우린 아직 어리잖아.."
"하지만 요즘에는 이런 거 좋아하는 친구들도 많고.."
"너.. 언제부터야..? 난 네 친구면서 정말 몰랐어.."
"사실은... .... 그러니까... 저어... 지 지난 겨울방학 때야..."
미정이는 조금씩 친구에게 자신이 지난 겨울방학 때 겪었던 일을 고백하기 시작했다.
"너.. 우리 아빠.. 친아빠 아닌 것 알지..?"
"응..."
미정이 친아빠는 미정이가 8살 때 돌아가셨고, 지금 아빠는 미정이가 5학년 때 결혼한 새아빠였
다.
지금 유치원생인 남동생도 친동생이 아니라 그때 얻은 것이었다.
새아빠는 귀여운 딸을 얻었다고 미정이를 무척 귀여워해 주셨지만, 그래도 아직은 좀 서먹서먹
한 점이 남아있기는 했다.
"지난 겨울방학 때였어.. 밤늦게까지 몰래 통신을 하다가.. 엄마가 전화비 많이 나온다고 통신
을 못하게 하거든.. 그러다가.. 배가 좀 고파서 먹을 게 좀 있나 나왔었는데...."
"그래서...?"
"아마 밤 2시쯤 되었을 거야.. 거실로 나왔는데.. 이상한 소리가 들리는 거야.. 누가 아픈
거 같아서.."
"....."
"그랬는데... 그래서 살짝 문을 열어 보았는데..."
그리고는 미정이는 한동안 말을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그랬는데..?"
"저어기... 그러니까..."
지현이도 미정이의 태도로 보아 대충 짐작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미 다른 친구들 중에도 그런 부모님들의 섹스장면을 우연히 엿본 친구들이 있었다.
"그 그럼... 혹시.. 그거야..?"
미정이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한참 후 다시 말문을 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기분이 이상해지는 거야.. 왠지 모르게 두근거리고.. 점점 숨이 차오
고.. 그리고.. 내 방에 들어와서도 자꾸 생각이 나는 거야.."
그 이야기를 듣고 있던 지현이도 조금씩 얼굴이 붉어졌다.
"그 다음 날에도 자꾸 생각이 나서 공부도 안되고.. 그래서 고민을 하다가.. 사촌언니한테 살
짝 물어봤었어.. 너도 아마 알 거야.. 큰 이모네 헤정이 언니라고.. 지금 고등학교 다니는.."
"응..."
"사실은 너한테 의논을 하고 싶었는데.. 그때 네가 엄마 기일이라고 외가에 갔었거든.."
"그때 일이구나..."
"으응.. 그런데 그 이야기를 하니까 헤정이 언니가 이것저것 가르쳐 주는 거였어.. 솔직히 나
는 그런 것 잘 모르잖아.. 그런데..."
"그래서..?"
"헤정이 언니가.. 나도 이제 중학생이 되니 알아야 한다면서.. 좋을 것을 가르쳐 준다고.. 자고
가라고 해서.. 그 날 이모네 집에서 잤거든.. 그랬는데.. 그 날밤 헤정이 언니가.. 나.. 나
를... 그러니까... 흐흑... 흑..."
미정이가 조금씩 울먹이기 시작하자 지현이는 얼른 친구를 품에 감싸 안았다.
"미정아.. 더 이상 이야기하지 않아도 돼..."
"아냐... ...... 그런데 그 날 이후에 잊혀지지가 않는 거야.. 그 날 언니 때문에 느꼈던 기분
이... 그래서 자꾸만 나도 하게 되는 거야... 그러다가 자꾸 그게 좋아지고... 아까 같이 본
테이프도... 안방을 몰래 뒤져서 찾아낸 거야..."
"미정아..."
"나는 그냥 너도 좋아할 줄 알았어.. 언니가 여자애들은 모두 좋아할 거라고 해서.. 그래
서... 미안해... 지현아... 흐흐흑..."
"괜찮아... 미정아... 나.. 화 안 낼게.. 걱정 마..."
"고마워.. 지현아... 그런데.. 나 걱정이 또 하나 있어..."
"뭔데..?"
"뭐냐하면.. 요즘에는 자꾸 아빠 꿈을 꿔.. 나 어쩌면 좋을 지 모르겠어.."
"아빠 꿈..?"
"응.. 새아빠 좋으신 분이잖아.. 하지만 아직 우리 아빠란 기분이 안 들어.. 그냥 친절하고 좋
으신 분.. 그런데 자꾸 그 때 엿본 모습이 생각나고 아빨 보면 부끄러워지는 거야.. 그리
고..."
"..........."
"그 비디오에서 본 장면대로 아빠와 내가 하는 꿈을 자꾸 꾸게되는 거야.. 나 어떻게..."
"어머...!"
"나.. 나쁜 아인가 봐.. 어떻게 그런 꿈을 꿀 수가 있지.. 나 무서워..."
"미정아..."
지현이는 초등학교 때부터 친했던 친구가 이런 비밀을 가진 데에 놀라웠다.
'그래 그런 일이 있었구나..'
지현이나 미정이나 본인들은 아직 어린 것 같았지만, 어느새 남모르는 은밀한 비밀이 하나 둘
쌓여가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지현이는 흐느끼는 미정이를 포근히 감싸주고 위로해 주었지만 현실적으로 아무 도움을 줄 수
없는 것이 미안했다.
반면에 자기를 믿고 부끄러운 속내를 이야기해 준 미정이가 고맙기도 했다.
미정이를 배웅한 뒤 집으로 돌아오며 지현이는 생각했다.
'하지만 내 비밀은 누구에게도 이야기할 수 없어.. 미안해.. 미정아...'
그런 생각을 하던 지현이는 문득 낮에 미정이네 집에서 본 그 포르노의 한 장면이 다시 떠올랐
다.
비록 애무 장면만 일부 본 것이었지만 아직 어린 여자아이에게는 그것도 큰 충격으로 깊게 각인
되어 있었다.
여자의 보지구멍을 거침없이 쑤셔대던 사내의 손가락, 그 손가락을 질퍽한 소리를 내며 받아들
면서 흥건하게 물을 흘려대고 있는 여자의 보지구멍.
"아..."
지현이는 그 장면을 다시 생각할수록 자기도 모르게 몸이 저려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다가 문득 이런 생각도 하게 되었다.
'그럼.. 만약에.. 내가 엄마 대신이 되어주어야 한다면.. 아빠도 그 남자처럼 내 몸을 그렇게
하실까..?'
아까 미정이가 꾸었다는 새아빠와 섹스를 하는 꿈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일까?
어느덧 지현이의 뇌리에도 그 비디오의 남자가 아빠로, 여자가 자기로 변하여 상상되는 것이었
다.
순간 지현이는 화들짝 놀랐다.
"어마.. 나.. 나 좀 봐.. 무슨 생각을..."
지현이는 스스로 부끄러운 생각에 소스라치고는 당황하였다.
어찌되었든 그런 미정이와의 일도 있었고, 주변에서 이런저런 일로 해서 지현이도 본격적으로
성에 눈을 떠가기 시작했다.
비록 아직 직접적인 경험을 할 수 없을지라도 이전처럼 여기저기서 조금씩 얻어듣던 것과는 달
리, 아빠가 안 계실 때면 몰래 인터넷으로 관련 정보를 검색하려고 하기도 하였다.
그렇다고 남들한테 물어보기는 부끄러워서 혼자 뒤적이느라 그다지 좋은 정보는 얻지 못했지만,
그래도 어린 지현이에게는 새로운 세계를 엿볼 수 있기에 충분했다.
남녀가 섹스를 하는 완전한 장면을 처음 본 것도 인터넷을 통해서 본 어느 사진에서였다.
전문적인 야사이트는 아니었고, 그저 작은 홈페이지 자료실에 올라온 사진 중 하나였는데, 남자
가 여자의 두 다리를 벌려 가슴 근처까지 밀어 올리고 자신의 자지를 여자의 입구에 박아놓은
것을 찍은 평범한 사진이었다.
하지만 어린 지현이는 모니터에 뜬 그 사진을 보는 순간 너무 놀라 한동안 멍하니 쳐다보고만
있었다.
'아.. 말로만 들었던 것이 저런 것이로구나..'
그러다가 문득 자기 방문이 안 잠겨있다는 것을 알고는 뒤늦게 놀라 문을 잠그기도 했다.
"어마... 내 정신 좀 봐.."
지현이는 아직 상기된 얼굴로 재빨리 사진을 꺼버렸다.
"만약에 아빠가 보셨다면 놀라서 크게 야단치셨을 거야.. 어린 계집애가 벌써부터 이런 걸 본다
고..."
그렇게 웃음을 지으며 혼잣말을 하던 지현이는 어느 순간 말을 멈추었다.
".....!"
'그 그렇구나.. 아빠는 보셨어도 나를 야단치지 않으셨을 거야.. 왜냐하면.. 아빠에게 나는 어
른이니까.. 나는 아이가 아니라 엄마의 영혼이 들어온 것이라 아시니까..'
지현이는 새삼스레 아빠의 입장에서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어른들에게 이런 것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당연한 일일 거야.. 특히 아빠하고 엄마하고는..
잘은 모르겠지만.. 어쩌면 아빠는 외로우실지도 몰라.. 하지만 어쩔 수 없어서 참고 계시는
거겠지..'
지현이는 그런 생각이 들자 인터넷을 끄고 살짝 안방으로 들어가 보았다.
아빠는 피곤하셨는지 곤히 잠이 들어 있었다.
"아빠..."
지현이는 작게 잠들어있는 진우에게 속삭였다.
그리고는 미동도 하지 않고 깊이 잠에 빠져있는 아빠의 이마에 살짝 입을 맞추어 주었다.
'정말 외로우실 거야.. 나는 말로만 엄마의 역할을 연기한다고 했지.. 그냥 내 생활 그대로일
뿐이잖아.. 어쩌면 나는 아무런 엄마 역할도 못해주고 있는지 몰라..'
지현이는 외로워 보이는 아빠에 대한 애틋한 마음이 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