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7화 (10/11)

#7

여자는 한 대 얻어 맛은 것처럼 머리가 멍해졌고 그 사이 찬식은 상의를 벗고 여자의 손을 잡았다. 찬식이 하의에 이어 상의까지 벗자 운동으로 단련 된 근육질의 몸이 여자의 눈에 들어 왔고 무엇보다도 조금 전까지 채은의 질속을 누비던 그의 거대한 물건이 애액들로 번들거리며 여자를 향해 꿈틀거리고 있는 게 보였다.

혼란스러운 머리를 정리할 틈도 없이 찬식의 손에 이끌려 나온 여자는 그의 번들거리며 단단한 물건이 자신의 배꼽 부분에 밀착되자 깜짝 놀랐다. 찬식은 여자의 부드러운 뱃살에 자신의 물건이 닿자 기분이 좋은지 여자를 더 꽉 안으며 밀착시켰고 여자는 가슴, 팔뚝, 심지어 그 곳까지 몸 전체가 단단한 그에게 안겨 어찌할 바를 몰랐다.

“동기야, 니, 오늘 호강하는 줄 알그레이. 어디가서 이런 물건 또 볼 줄 아나? 니 신랑이랑 비교해 봐도 차원이 틀리재? 생각 있음 말하그레이, 지금이라도 말만 하믄, 이 오빠가 뿅가게 해주꾸마. 어째? 보지가 벌렁벌렁 하노?”

여자는 기혁의 말장난에 속은 것도 억울한데 자신이 남자 취급도 안하고 차버렸던 임찬식에게 그런 말까지 듣자 화가 치밀었다. 근육질에 물건도 실하지만 역시 비호감이었다.

“조용히 춤이나 추시죠. 아저씨.”

“하이고, 이쁜 거. 짜증 부리니까 억수로 구엽네. 젖 좀 한 번 만지보까?”

찬식이 왼 팔뚝으로 여자의 허리를 꼼짝 못하게 감고 있어 여자는 상체만 겨우 뒤로 빼고 있었는데 그 틈으로 찬식의 오른 손이 파고 들어와 여자의 한 쪽 가슴을 움켜쥐었다.

“이...이거 못 놔?”

“가만 좀 있으라. 내는 니를 만질 권리가 있다 아이가. 말랑말랑한게 아주 쥑이네. 함 쪽쪽 빨아주까?”

“무..무슨 소리야. 알았으니까 그냥 만지기만 해.”

여자가 꼬리를 내리고 반항을 멈추자 찬식은 여유 있게 양 쪽 가슴을 번갈아 가며 주물럭거렸고 장난스럽게 여자의 꼭지를 비틀어 댔다.

“하이고, 니 젖꼭지가 함 빨아달라고 빨딱 섰데이. 기혁아~ 이거 빨믄 안 돼나?”

“팬티만 안 벗기시면 어떤 스킨쉽도 가능합니다. 입술로 만지는 것도 스킨쉽이니 안 될 거 있겠습니까?”

기혁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찬식이 골반 밑으로 팔을 감아 여자를 번쩍 들어 올리자 여자는 당황 해 잡을 곳을 찾지 못하고 버둥거렸다. 찬식이 여자의 한쪽 젖가슴을 덥석 물고 게걸스럽게 빨기 시작하자 여자는 찬식의 갑작스러운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는데다 발까지 공중에 떠 있는 상태라 중심을 잡기가 힘들었다. 여자는 뒤로 넘어지지 않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다리를 벌려 찬식의 허리를 감았고 사타구니가 찬식의 배에 밀착되는 순간 하늘로 향해 있던 찬식의 물건이 팬티 밑을 강하게 찔렀다.

“하이고, 오빠 물건 뿌라지것다. 뭔 놈의 가시나 엉덩이가 이리 무겁노. 뭔데~? 오빠가 젖탱이 빨아주니까 꼴려서 오빠껄로 막 쑤시고 싶드나?”

여자는 이런 꼴로 사람들의 구경거리가 되고 있는 자신의 모습도 서러운데 찬식이 놀려대기까지 하자 너무도 수치스러워서 도망치고 싶었다.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지만 이것은 춤을 추는 게 아니라 찬식의 노리개가 되어 수치스러워하는 여자를 구경하기 위한 자리일 뿐이었다. 여자는 자신이 왜 이 곳에서 이런 수모를 당하고 있는지 답답했다. 어쩌다 보니 분위기에 휩쓸려 이렇게까지 됐지만 언제든지 그만두면 되는 거였는데 말이다.

여자는 바보같이 당하고만 있던 자신을 책망하며 이 음악이 끝나면 집으로 돌아가리라 결심했다.

그러는 사이 찬식의 손이 엉덩이 쪽을 통해 팬티 안으로 들어 왔다.

“야, 너 뭐하는 거야?”

여자가 소리치자 찬식이 기혁을 보며 말했다.

“팬티 안 베낐자나? 기혁아 내 말 맞나?”

“맞습니다. 룰을 아주 잘 이용하시는군요.”

여자는 거부해 보려 했지만 찬식의 힘을 당해낼 수 없었다. 찬식의 손은 여자의 음모를 만지작거리는가 싶더니 손가락을 더듬어 구멍의 위치를 찾는 거 같았다. 여자는 혹시나 손가락이 들어올까 봐 엉덩이에 힘을 주며 바짝 긴장했지만 손가락은 구멍의 위치만 확인 했을 뿐 들어오지 않고 옆쪽으로 비켜 지나갔다.

그런데 여자가 안심을 하며 엉덩이에 힘을 푸는 순간 그의 손이 아래 쪽 틈을 통해 팬티 밖으로 쑥 나갔다가 재빨리 다시 들어 왔다. 하지만 나갈 때는 혼자였지만 들어올 때는 혼자가 아니었다. 그의 손은 여자 속으로 들어오고 싶어 안달 나있는 불기둥을 마중 나간 것이었다. 불기둥을 움켜쥔 채 다시 들어온 손은 그것을 구멍에 박기 위해 팬티 속을 헤집고 다녔다.

찬식의 좆 끝이 속살에 닿자 불의의 습격을 당한 여자는 필사적으로 반항했다. 이대로 삽입을 허락해 버린다면 찬식 뿐 아니라 여기 있는 모든 남자들에게 허락해야 될 거 같았다. 여자는 심장이 벌렁거리며 눈물이 쏟아졌다.

“야. 이 나쁜 자식아. 그만 둬. 규칙 위반이잖아.”

여자가 울부짖었지만 구멍에 넣고 싶어 애가 탄 찬식이 그만 둘리 없었고

“팬티 안 배끼짜나~.”

라며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 시켰다.

“옆으로 재낀 것도 벗긴 거잖아. 다들 뭐해요. 얼른 와서 말려줘요.”

여자가 젖 먹던 힘을 다 해 찬식의 삽입을 방해하려 엉덩이를 움직였지만 찬식도 포기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 남자들은 모두 찬식의 물건이 여자에게 박히는 걸 기다리는지 마른침을 삼키며 구경만 할 뿐 아무도 여자를 도와주지 않았다. 규칙을 주장하던 기혁마저도.

"엉엉, 이건 강간이야. 조금이라도 들어가면 너 죽여 버릴 거야. 엉엉."

음악이 끝나는 동시에 찬식의 좆 끝이 여자의 구멍 안으로 아주 살짝 들어왔고 힘이 빠진 여자는 이제 끝이구나 하며 반항하는 걸 포기했다. 그런데 찬식은 여자를 그냥 내려놓으며 말했다.

"동기야, 울지 말그레이, 기냥 맛 만 좀 보여준기라. 설마 내가 니를 강제로 으짜겠노. 내는 강제로 여자 그카는 사람 아니데이. 맛 보고 맛있으믄 사묵는기고, 맛 읍쓰믄 안 묵으믄 그만이제. 안긋나? 우째, 함 묵을래?"

여자는 찬식의 말에 대꾸할 힘도 없었다. 그대로 가만히 주저앉아 흘러내리는 눈물을 손으로 닦으며 지친 몸과 마음을 추슬렀다.

"기혁아 뭐하냐. 빨리 다음 진행 해야지. 나 아주 급해 죽겠어. 다음 라운드는 규칙이 어떻게 되냐? 이번엔 3가지씩이야? 아님 시간을 길게 주나?"

박차장이 안달하자 기혁이 대답했다.

"둘 다로 하겠습니다. 3가지를 2분 동안. 만족하시겠습니까?"

기혁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박차장이 여자의 팔을 잡아당기며 말했다.

"팬티 벗기고, 가슴 빨면서 삽입, 오케이?"

지쳐있던 여자는 갑자기 박차장이 끌고 가자 정신 차릴 사이도 없이 쇼파 위로 던져졌고 정신을 차리고 보니 박차장이 눈앞에서 바지를 벗고 있었다. 여자는 자기를 잡아먹으려고 느끼하게 웃고 있는 박차장의 얼굴을 보자 분노가 치밀었다.

"그만 두지 못해요? 난 빠질 테니 건드리지 마요. 조금이라도 건드렸다간 전부 신고 해 버릴 테니까. 이게 무슨 미친 짓이야. 내가 지금 뭘 한 거야."

여자가 화를 내자 박차장이 머뭇거렸고 여자는 쇼파에서 일어나 자신의 옷이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여자는 구경하던 남자들을 쬐려보며 원피스를 주워 입었다. 브레지어도 앞에 있었지만 그것까지 챙겨 입을 정신이 없었다. 여자가 옷을 다 입자 김기혁이 웃으며 말했다.

"아쉽습니다. 선배가 빠진다니. 뭐 할 수 없죠. 오늘 일은 우리끼리 만의 비밀인 거 아시죠?"

여자는 기혁에게도 화가 났지만 웃고 있는 그의 모습은 화도 녹일 만큼 너무 아름다웠다.

"채은이 너도 옷 입어. 어서."

여자가 채은에게 옷을 건네며 입으라고 말했지만 채은은 고개를 돌려 기혁을 바라봤다.기혁은 여전히 아름다운 미소를 지으며 여자에게 말 했다.

"선배, 그 누구도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하라고 강요할 수 없습니다. 오늘 이 자리의 일들은 모두 자신의 선택에 의해 벌어진 일이고 채은이 역시 자신이 원해서 한 겁니다. 처음부터 누구든 게임을 거부할 수 있었고 저는 모든 분들에게 동의를 구했습니다. 선배도 동의해서 참가하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중간에 하기 싫어지면 언제든지 그만 둘 수 있습니다. 이건 그냥 자신의 행동에 책임질 수 있는 성인들이 하는 게임일 뿐입니다."

기혁의 말은 어디하나 틀린 것이 없었다. 여자는 누군가의 강요가 아닌 자신의 선택으로 게임에 참여했고 얼마든지 거부할 수 있었다. 다른 사람들을 탓 할 필요 없이 알 수 없는 군중심리에 휩싸여 게임을 계속한 여자 자신에게 책임이 있었다.

신랑도 있는 유부녀가 잘 생긴 꽃미남 후배에게 홀려 스스로 자초한 일이었다. 하지만 너무 부끄러워 그 사실을 인정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쳐요. 그런데 채은이 한테는 도대체 왜 그러는 거 에요? 채은이가 싫어하는 거 뻔히 알면서 왜 이런 일을 시키는 거죠?"

"다시 말씀드리지만 저는 채은이에게 강요한 적 없고 채은이가 스스로 선택한 일입니다."

"채은이가 왜 그랬을 거라고 생각해요? 혹시 기혁씨가 채은이 약점이라도 잡고 있는 건가요?"

여자의 질문에 채은이 끼어들었다.

"오빠는 약점을 잡아 협박하는 그런 사람 아니에요. 오빠와 저는 서로 좋아하고 있어요. 사귀는 중 이라고요."

채은이 기혁과 사귄다고 말하자 여자는 더 황당해졌다.

"사귀는 사람에게 어떻게 이런 걸 시켜요? 기혁씨 변태예요?"

"좀 불쾌하군요. 이 세상에 변태는 없습니다. 각각의 다른 취향만 존재할 뿐 입니다. 저는 내 여자가 다른 남자들의 성적 대상이 되는 게 좋습니다. 다른 남자들이 내 여자를 보며 흥분하는 상상은 저를 자극시킵니다. 그래서 저는 단지 채은이가 다른 남자들을 흥분시켜서 그들에게 만져지고 더 나아가 그들과 관계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을 뿐 입니다. 좋아하는 여자에게 자신의 본 모습을 숨기고 힘들어하다가 헤어지는 게 옳은 겁니까? 저는 채은이에게 성적 취향을 솔직하게 얘기했고 채은이는 그런 나를 이해해 준 겁니다. 선배는 다른 여자들과 달리 성적 자아가 확실한 줄 알고 좋아했는데 제가 틀린 겁니까?"

여자는 자신의 치부를 들킨 것 같아 당황스러웠다. 기혁과 채은의 관계는 여자와 신랑과의 관계와 다를 게 없었다. 다만 자신들의 행위는 부부간의 취향이고 다른 사람들의 행위는 변태적인 거라 생각했을 뿐이었다. 여자는 또 다시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여자가 마땅히 할 말을 못 찾고 고민하는 사이 채은의 비명이 들렸다.

"엄마~ 박차장님 왜 이러세요."

어느새 박차장이 채은을 자신의 무릎에 앉히고 가슴을 만지고 있었다.

"가만있어 봐. 니 애인이 이런 거 좋아한다며. 대충 얘기 끝난 거 같은데 이제 질질 끌지 말고 화끈하게 놀자구. 다들 그만 이리 와서 붙어. 기혁아 괜찮지?"

기혁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 뒤 여자에게,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오늘 일은 우리끼리 만의 비밀입니다. 같이 즐기고 싶으면 남아 있고 가고 싶으면 가셔도 됩니다."

라는 말을 남기고 채은이 있는 쪽으로 걸어갔다.

순식간에 테이블 위의 물건들이 치워진 뒤 채은이 그 위에 눕혀졌고 박차장이 채은의 사타구니를, 차과장과 송과장은 한 쪽 가슴씩 맡아 정신 나간 사람들처럼 빨아댔다. 찬식은 자신의 큰 물건을 만지며 삽입을 준비하고 있었고 기혁은 한 장면도 놓치고 싶지 않은 듯 그들의 행위에 집중했다.

여자는 한참을 멍하니 지켜보다가 찬식이 부르는 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동기야, 뭘 그리 부랍게 츠다보노. 니 믄저 함 해주까. 니는 언제든 말만하믄 쑤시줄 수 있데이."

찬식이 자신의 육봉을 자랑스럽게 내밀며 말하자 여자는 얼굴이 빨개져 밖으로 뛰쳐나왔다.

서둘러 방을 나온 여자는 화장실로 가 자신의 상태를 확인했다. 빗을 꺼내 헝클어진 머리를 정리하고 화장도 다시 고쳤다. 그러고 나니 원래의 자신으로 돌아온 거 같아 마음이 진정되는 거 같았다. 마지막으로 옷 상태를 체크했다. 구겨지거나 하지는 않았는데 브레지어를 하지 않은 게 문제였다. 브레지어를 했을 때는 브레지어가 가슴을 모아줘서 괜찮았는데 지금은 젖꼭지는 물론이고 가슴까지 그대로 윤곽이 드러나 이대로 밖으로 나간다면 난감할 거 같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대로 거리로 나간다는 건 무리였다.

여자는 하는 수 없이 브레지어를 찾아오기로 했다. 다시 그 곳으로 간다는 게 마음에 걸렸지만 이 상태로 사람들의 구경거리가 되는 거 보다는 나을 거 같았다. 문 앞에 다가서자 음악 소리로 안의 상황을 숨기려는 듯 안에서 빠르고 시끄러운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여자는 방문을 살짝 열고 조심스럽게 안을 들여다봤다.

쇼파에 앉은 차과장의 물건을 바닥에 엎드린 채 채은이 빨고 있었고 그 뒤에서 송과장이 채은의 엉덩이를 때리면서 삽입을 하고 있었다. 기혁과 임찬식은 술을 마시며 그 모습을 구경하고 있었는데 박차장은 어디에 갔는지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그 때 누군가의 손이 여자의 엉덩이를 움켜쥐었다. 깜짝 놀라 문을 닫고 뒤돌아보자 박차장이 특유의 능글거리는 표정으로 웃고 있었다.

"뭐야. 여기서 훔쳐보고 있는 거야? 보고 싶으면 들어가서 봐. 막상 그냥 가려니 아쉬워서 온 거야? 방금 했지만 너라면 또 해줄 수 있는데."

여자는 큰 잘못이라도 한 듯 얼굴이 화끈거렸고 당황해서 몸과 입이 얼어 버렸다.

"그...그게"

그러는 사이 박차장의 손이 치마 안 쪽으로 파고들어 허벅지를 움켜쥐었다.

"아까는 보는 눈이 많아서 튕기는 거 같던데 부끄러우면 조용한데 가서 함 눌러 줄께. 물론 다른 사람들한테는 비밀이고."

"아니...라"

박차장은 안쪽 허벅지를 손에 쥔 채 여자의 팬티 밑단을 엄지손가락으로 살살 긁으며 말했다. 여자는 가위에 눌린 듯 몸이 말을 듣지 않았고 그의 손가락이 닿은 부분부터 급격하게 소름이 밀려 올라왔다.

"어라, 살살 긁어주니까 좋은가 보지? 너 지금 느끼는 거야?"

그 때 문이 열리며 임찬식이 나오더니 여자를 발견하고 말했다.

"니 안 갔나? 와. 막상 갈라니 맛뵈기로는 안 되겠드나? 진짜 좆맛이 뭔지 궁금하드나? 서 있지 말고 들어 온나."

"그...그게 아니라.브레지어."

여자는 찬식을 보자 박차장과 단 둘이 있어서 느꼈던 공포감이 조금 사라지는 거 같았고 박차장도 찬식이 나오자 치마 속에서 손을 뺐다.

"브라자? 브라자 찾으러 온 기가?"

"그...그래. 그걸 놓고 갔어. 좀 가져다줄래?"

"들와서 가즈 가라."

"부탁이야. 좀 같다 줘."

"가시나, 오줌 마린데."

찬식이 귀찮다는 듯 말하자 박차장이 안으로 들어가며 말 했다.

"내가 갖다 줄게. 여기서 기다려. 찬식이 너는 물 빼러 가고."

여자는 찬식에게 같이 있어달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찬식은 소변이 급한지 화장실로 뛰어갔다.

그리고 다시 문이 열리며 박차장이 여자의 브레지어를 들고 나왔다.

"찬식이 갔지? 빨리 가자. 모텔이 낫겠지?"

순간 한 무리의 사람들이 옆으로 지나갔고 여자는 브레지어를 그에게서 뺏은 뒤 말했다.

"이 돼지 새끼야. 한 번만 더 내 몸에 손대면 진짜 콩밥 먹일 줄 알아. 알았어? 더러운 새끼가 지 주제도 모르고. 너 같은 게 감히 어딜 넘봐?"

지나가던 사람들이 모두 멈춰 박차장과 여자를 지켜봤고 박차장은 쪽팔렸는지 방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여자는 통쾌했고 이제야 조금 기분이 풀리는 거 같았다.

다시 화장실로 가 원피스를 밑으로 내리고 브레지어를 가슴에 대었다. 그런데 끈적끈적한 뭔가 때문에 다시 벗을 수밖에 없었다. 뭔가 하며 브레지어 안 쪽을 살펴보니 그 안에 정액들이 가득 묻어 있었고 가슴 위로도 흘러내리고 있었다.

여자는 소름끼치고 신경질이 나서 브래지어를 쓰레기통에 버린 뒤 물을 틀어 가슴에 뭍은 정액을 씻어 내었다. 하지만 아무리 씻어도 더러운 기분이 사라지지 않았다. 그게 박차장의 것이라고 생각하자 미칠 거 같이 속이 뒤집혔다.

그런데 상체를 숙이고 물을 뿌려 닦다보니 원피스가 위에서부터 젖기 시작했고 순식간에 치마 밑단까지 축축해졌다. 물을 먹은 옷은 여자의 몸에 찰싹 달라붙어 젖꼭지와 가슴은 물론 팬티까지 그대로 비쳐져 정면에서 보면 옷을 입지 않은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다. 변기 칸 안에 있는 휴지를 뜯어 열심히 닦아 봤지만 한 번 물을 먹은 옷은 쉽게 뱉어 낼 생각이 없어 보였다. 오히려 팬티 부분을 문지르니 물이 속으로 더 번져 이제는 음모까지 비쳐 보였다.

상황은 계속 악화되었고 이 모든 게 박차장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자 그가 죽이고 싶도록 미웠다. 그 때 화장실로 누군가 들어와 여자를 위아래로 살펴보며 말했다.

"무슨 문제라도 있으신가요?"

"옷이 이렇게 젖어버려서요. 죄송한데, 혹시 종업원에게 부탁해서 드라이기 좀 빌릴 수 있을까요?"

"난처하신 상황이군요. 제가 도와드리죠. 잠시만."

그녀는 밖으로 나가 주위를 살핀 뒤 여자를 불렀다.

"아무도 없으니 나오세요."

여자가 머뭇거리자 다시 재촉했다.

"저만 믿고 따라오세요. 얼른요."

여자는 하는 수 없이 그녀를 따라나섰고 그녀의 말대로 복도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복도 끝으로 여자를 데려간 뒤 계단을 따라 한 층을 더 내려갔다. 계단을 내려가니 또 다른 복도가 나왔고 복도를 따라 걸으며 여러 개의 방문을 지나쳤다.

"여긴 어딘가요?"

"이곳은 VVIP들만 모시는 곳입니다. 아직은 시간이 일러 아무도 없으니 걱정하실 거 없어요. 여긴 한 참 더 지나야

손님들이 오십니다. 여기 이 방이 좋겠네요. 이리로 들어가시죠."

그녀가 안내한 방은 위층에 있는 노래 주점과 완전 달랐고 오히려 호텔 방이라고 하는 게 맞을 거 같았다. 중앙에 커다란 원형 침대가 놓여 있고 그 주변을 따라 빙 둘러 푹신한 쇼파가 침대를 볼 수 있게 놓여 있었다. 그리고 한 쪽 벽면에는 칵테일 바가 설치되 있었는데 뒤쪽으로 여러 종류의 이름 모를 술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여긴 노래 주점이랑 틀리네요."

"그렇죠. 여긴 노래방 기계 같은 건 없어요."

"뭘 하는 곳이죠?"

"뭐, 보시다시피 쾌락을 즐기는 곳이에요. 도덕적으로 깨끗해야만 하는 사람들이 일탈을 하는 장소죠. 가운데 침대

보이시죠. 여기서 섹스를 하면 나머지 사람들은 바로 옆 쇼파에서 구경을 해요. 자기 차례를 기다리기도 하구요. 어쩔 때는 다 같이 올라가 할 때도 있어요. 그러다 술 생각이 나면 저쪽에 보이는 칵테일 바에 가서 마실 수 있고, 그 옆에 있는 오디오로 음악도 틀 수 있고 뭐 그런 곳이죠. 샤워부스도 있어서 씻을 수도 있어요. 여기 좀 볼래요?

여기 침대 밑에 보면 수납공간이 있어요."

그녀가 침대 밑을 열자 그 안에 이상한 물건들이 가득 들어 있었다.

"성인샵에 있는 웬만한 물건들은 다 있어요. 바이브레이터도 크기별 용도별로 다양하구요. 참 재밌죠?"

"남자들이 흔히 말하는 이차 장소인건가요?"

"글쎄요. 그거랑은 좀 틀리기는 한데. 음. 이곳의 방들은 각각의 목적을 위해 만들어 졌어요. 사용 용도가 조금씩 다르죠. 우리가 들어와 있는 이 방은 네토라레 성향의 손님들을 위한 곳입니다."

"네토라레요? 그게 뭐죠?"

"간단히 설명하면 자기 부인이나 애인이 다른 남자들과 관계하는 걸 보고 흥분하는 거죠."

여자는 자신의 신랑과 김기혁이 떠올랐다.

"그런 남자들이 많이 있나요?"

"그럼요. 얼마나 많은데요. 그리고 자신의 흥분을 위해서 이용하는 사람도 있지만 반대로 자신의 부인이나 애인을 위해 이용하는 사람도 많아요. 자신의 허락 하에 다른 남자들과 즐길 수 있게 배려하는 거죠. 권태기가 심할 때 이용하면 부부금술이 다시 좋아지기도 한데요. 참 재밌죠?"

여자는 이 방과 그녀가 해주는 이야기들이 너무도 신기했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에게 얼굴이 노출되면 곤란하지 않나요?"

"같은 취향의 친분이 두터운 분들이라면 문제가 안 되겠지만 그 외에는 상당히 조심스러운 부분이죠. 부부가 남자들을 무작위로 초대하는 경우도 많은데 모르는 사람들에게 얼굴이 알려지면 큰일이겠죠. 더구나 여기는 유명인사들도 많이 이용하니까요. 그래서 보통은 가면을 착용합니다. 그러면 적당히 자신을 숨길 수 있죠. 부부가 신분 노출을 원하지 않으면 가면을 쓴 채 손님을 맞이하고, 반대로 손님들의 신분 노출을 막기 위해 여성분에게 안대를 씌우기도 합니다."

"그러다 혹시라도 가면이나 안대가 벗겨지면 어떡하죠? 누가 일부러 벗길 수도 있잖아요."

여자가 정말 걱정된다는 표정으로 진지하게 묻자 그녀는 여자의 질문이 재밌는지 웃으며 대답했다.

"물론 그럴 수 있죠. 실제로도 벌어진 일이구요. 참여한 손님 중 하나가 여성분의 얼굴을 보려고 가면을 벗겼어요. 아주 난리가 났었죠. 그 뒤로 이 방에 특별한 장치가 준비됐어요."

그녀가 침대 옆에 있는 스위치를 누르자 뭔가가 침대 위로 올라오더니 마치 조개가 열리듯 활짝 열렸다.

"여기 보이시죠. 이 안에 얼굴을 넣고 닫으면 비밀번호를 입력하기 전까지 절대 열 수 없어요. 아무도 누군지 알 수 없겠죠."

"하지만 이 안에 얼굴을 넣은 사람도 밖을 볼 수 없잖아요."

"그러라고 만든 겁니다. 서로 누군지 알 수 없도록. 참 재밌죠?"

"그런가요?"

"이런 내 정신 좀 봐. 여기 온 목적을 깜빡했네요. 옷 벗어주세요. 금방 말려다 드릴게요."

"네? 드라이기만 주시면 제가 말릴 수 있어요."

"여긴 큰 업** 빨래, 탈수, 건조는 물론이고 드라이크리닝 시설까지 준비 되 있어요. 준 호텔급이라고 보시면 되요. 그 옷은 드라이크리닝을 해야지 잘 못하면 줄어들어 못 입을 수도 있어요. 여자끼린데 쑥스러울 거 뭐 있어요. 빨리 말려야 집에 가실 거 아니에요."

여자는 안 그래도 옷이 망가질까봐 걱정하고 있었는데 드라이크리닝까지 해 준다는 말에 차라리 잘 됐다고 생각했다. 여자는 옷을 벗어 그녀에게 건넸다.

"팬티도 벗어 주세요. 흠뻑 젖어서 안 입은 거처럼 속이 다 비치네요. 애구, 하이힐도 많이 얼룩졌네요. 그것도 벗어 주세요. 깨끗하게 해서 돌려드릴게요."

여자는 순식간에 알몸이 되었고 이럴 줄 알았으면 브레지어도 챙겨올 걸 하며 후회했다.

"실루엣을 보고 예상은 했지만 몸이 너무 예쁘시네요. 남자들이 보면 가만 안 놔두겠어요. 남자친구는 있죠?"

여자는 그녀의 칭찬에 기분이 좋았고 손가락에 낀 반지를 보여주며 말했다.

"저 결혼 했어요."

"네? 정말이에요? 굉장히 어려 보이는데 벌써 결혼 했다구요? 왜 그렇게 일찍 했어요? 이 남자 저 남자 많이 만나보고 해도 늦지 않았을 텐데. 그래도 여러 남자들이랑 자보긴 한거죠? 설마 지금 남편하고만?"

여자는 조부장과 그 전에 신랑과 함께 만난 남자가 떠올랐지만 부러 얘기 할 필요는 없을 거 같았다.

"신랑 말고는 없어요."

"에이. 조선시대도 아니고 너무 했다. 다른 남자랑 자면 어떨지 궁금하지 않아요? 물건도 신상이 더 좋듯 남자도 새로운 남자와 자 보면 더 흥분되고 좋은데. 생각 있으면 말해요. 내가 정말 잘 생기고 섹스도 잘 하는 남자들로 소개시켜 줄게요."

여자는 그녀의 말에 호기심이 생기긴 했지만 너무 지친 데다가 누군지도 모르는 처음 본 사람에게 그러겠다고 말 할 자신도 없었다.

"아니에요. 전 그럴 생각 없어요."

"알았으니까 혹시라도 마음 바뀌면 얘기해요. 땀도 많이 흘린 거 같고 피곤해 보이는데 어차피 옷도 벗었으니 저기 샤워부스에서 씻고 술 한잔 하시면 기분이 좋아질 거에요."

그녀가 나가려고 하자 여자가 걱정스러운 듯 물었다.

"저기, 정말 아무도 안 오겠죠?"

"이 시간에 올 사람 없어요."

"그래도 혹시 누가 오면 어떡하죠?"

"호호. 그럼 아까 거기에 얼굴을 숨기세여. 그럼 최소한 창피하지는 않을 거 에요. 에이, 걱정 말아요. 아무도 안 온다니까요. 이 쪽으로 오세요."

그녀는 여자를 바에 앉히고 술을 한 잔 따라주었다.

"이거 드시면 긴장이 좀 풀릴 거 에요. 샤워도 하시고 피곤하시면 침대나 쇼파에 좀 누워 계세요."그녀가 나가자 커다란 방 안에 적막이 흘렀고 여자는 갑자기 혼자 있다는 게 무서워 졌다. 긴장을 풀기 위해 그녀가 따라 준 술잔을 비운 뒤 샤워부스로 가 물을 틀었다. 따뜻한 물에 몸을 적시자 기분이 좋아졌고 여자는 몸에 뭍은 안 좋은 것들을 없애기 위해 깨끗이 여러 번 몸을 닦았다. 샤워를 마치고 나니 몸이 나른해졌고 혹시라도 누가 들어올까바 문과 등지고 있는 쇼파에 몸을 눕혔다. 그리고 너무 피곤했는지 자기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

달콤한 잠에 빠져 있는데 어디선가 김기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선배, 거기 있어요?"

그의 목소리는 평소의 딱딱한 말투가 아니라 부드럽고 달콤해서 여자의 귀를 간지럽혔다.

"선배 보고 싶은데 옆으로 가도 되요?"

여자는 자신이 벗고 있다는 생각에 부끄러웠지만 그라면 괜찮을 거 같아서 소리가 들리는 쪽을 향해 다가오라고 손짓했다.

"선배, 너무 아름다워요. 늘 선배를 훔쳐보면서 가슴 졸였는데 가까이서 볼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네요. 어디하나 흠 잡을 데가 없는 몸매네요. 만져 봐도 될까요?"

여자는 그의 칭찬에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손길이 발가락 끝에서부터 느껴지더니 무릎을 지나 허벅지 사이로 올라왔다.

"선배, 여기에 입 맞추고 싶은데 그래도 될까요?"

여자는 수줍어하며 다시 고개를 끄덕였고 그의 입술이 여자의 꽃잎에 닿는데 느껴졌다. 그가 부드럽게 그곳을 핥아주자 여자는 파르르 몸이 떨리며 전율이 느껴졌고 몸이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조금 뒤 그의 머리가 허리를 지나 가슴으로 올라왔고 부드럽게 가슴을 빨아주었다. 여자는 몹시 흥분이 되 그의 머리를 양팔로 감싸 안았고 그가 들어 올 수 있게 다리를 활짝 벌려주었다. 여자의 다리가 열리자 그는 기다렸다는 듯 자신의 물건을 구멍 안으로 깊숙이 밀어 넣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여자는 달콤한 쾌감에 빠져 그에게 속삭였다.

"키스 해 줘요."

여자는 부끄러워 눈을 감았고 그의 입술이 포개지며 혀가 안으로 들어왔다. 그의 혀와 물건이 두 개의 구멍을 간지럽혔고 한 손은 가슴을, 또 한 손은 엉덩이를 주물럭거리며 여자를 쾌락의 늪으로 몰아갔다.

여자는 오르가즘을 느끼며 그를 꽉 끌어안았고 조금 뒤 질 속으로 그의 정액들이 힘껏 뿌려졌다. 여자는 부끄러웠지만 자신을 기쁘게 해준 기혁을 보고 싶어 살며시 눈을 떴다.

그런데 자신의 몸 위에서 내려다보고 있는 얼굴은 기혁이 아니라 곰보자국에 두꺼운 입술을 내밀고 있는 박차장이었다. 여자는 비명을 지르며 그에게서 벗어나려 했지만 입에서는 아무 소리도 나오지 않았고 손가락 하나도 움직일 수 없었다.

"나랑 똑같이 생긴 아들 하나 부탁해."

"선배, 박차장님이랑 뻑 하니까 그렇게 좋습니까?"

여자는 소리 없는 비명을 지르며 눈을 떴고 꿈이란 걸 알고 놀란 가슴을 쓸어 내렸다.

여자는 자신이 얼마나 잠이 들었는지, 또 시간은 얼마나 흘렀는지 궁금했다. 방 안에는 시계가 보이지 않아서 핸드폰으로 확인하려고 가방을 찾았다. 그런데 바 테이블에 올려놨던 가방이 보이지 않았다. 혹시 다른 곳에 논 건 아닌지 한 참을 더 찾아 봤지만 여자의 가방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고 손가락에 낀 결혼반지만이 여자가 가진 유일한 물건이었다.

어찌된 영문인지 어리둥절하고 있는 여자의 귀에 전화벨 소리가 들렸다. 깜짝 놀라 소리가 나는 곳으로 고개를 돌려 보니 바 테이블 위의 전화가 울리고 있었다. 여자는 받을까 말까 고민하다가 혹시 그녀의 전화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수화기를 들고 상대의 말을 기다렸다.

그런데 목소리의 주인공은 남자였다.

"아. 다행이야. 빨리 구하기 힘들 거라더니. 방에 대기 시켜 놨네. 하여간 니네 사장 엄살은 알아줘야 돼."

여자는 다짜고짜 떠들어 대는 소리에 뭐라 대답도 못하고 수화기만 들고 있었다.

"사장한테 얘기는 다 들었지? 뭐야. 왜 대답이 없어. 아직 못 들은 거야? 야. 빨리 대답 안 해? 너 지금 내 말 무시하니?"

여자는 그가 거칠게 몰아붙이자 당황하며 얼떨결에 대답했다.

"아...아니요. 못 들었는데요."

"못 들었어? 젠장. 시간 없어 죽겠구만. 빨리 말 할 테니까 잘 들어. 너는 오늘 내 마누라인 척 하는거야."

"네? 무슨?"

"씨팔, 말 끊지 말고 들어. 우리 마누라가 갑자기 잠수를 타서 니가 대타를 해야 된다고. 금방 손님 모시고 갈 거니까 연기 잘 해. 알았어? 잊지 마 넌 무조건 내 마누라인척 하는 거야. 어리버리해서 들키면 재미없을 줄 알아."

그는 자기 말만 한 뒤 급하게 전화를 끊었고 여자는 상황 파악이 안 돼 정신이 없었다.

그리고 또 다시 전화 밸이 울렸고 이번에는 그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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