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부
고요한 정적이 드리우는 시간.
희미한 조명만이 실내에 은은하게 깔리고 있었다.
바깥에 보이지 않도록 인버터 스탠드 불빛을 조정해두었다.
“쪼옵.. 쫍.. 우음..”
“하아.. 쭙.. 쭈줍.. 주연씨..”
“흐응.. 쪼릅.. 쫍.. 쪼좁..”
하아- 하아- 거친 숨을 내쉬며
한쌍의 연인같은 두 남녀가 서로의 몸을 소중히 안았다.
각자의 침과 타액으로 축축히 젖어 있는 입가에서
뜨거운 열기와 진동이 넘쳐흐른다.
주연은 마지못해 성민에게 입술을 허락해주면서도 눈을 지그시 감고 그를 쳐다볼 엄두를 못낸다.
떨리고 불안한 마음을 애써 희석시키려는 하는데..
지금 이 시간에도, 남편이 잠에서 깰까봐 초조한 기색이 역력하다.
착잡한 심정으로 사내에게 입술을 맡기고 있는데
본능적으로 몸에 이끌려 점점 기분 좋아지는 충동이 전신을 감싸고 있었다.
그러나 의식은, 당장이라도 이 사람을 뿌리치고 뛰쳐나가야해..
그런 생각만 계속 감돌고 있었다.
성민의 집요한 애무와 감미로운 입맞춤에 희미해지는 의식 속에서
최대한 정절 아닌 정절을 지켜야한다는 그녀의 고집은 이어졌다.
“쮸쥽♡ 쫍.. 쭈룹..”
“하아.. 하아..”
“..........”
“쭈좁, 하아.. 꿀꺽, 주연씨.. 미안해요”
“.... 쪼옵.. 미안하다니 뭐가요..?”
“제가 너무.. 주연씨 입술이 맛있어서.. 정신없이 키스만 했는데..”
“네...”
“근데 뽀뽀하면서 주연씨 얼굴보니까, 불안해 죽겠는 표정인거예요..
내 기분은 좋은데.. 그런 주연씨 보니까 죄송해서..”
“아이 참.. 그런것 아니예요.. 너무 걱정 안하셔두 되어요..”
“헤헤..”
“..........”
“역시, 현서가 혹시 올까봐.. 많이 불안해서 그러는거죠?”
“.... 네”
잘 알면서 뭘 묻는담..
주연은 말을 짧게 뱉으며 한숨을 지었다.
긴장을 많이 한 덕분에 이마에는 송글 송글 땀방울이 맺혀 있었다.
후텁지근한 방안의 열기에..
그녀는 이마를 훔치며, 귓가에 흐느적이며 들러붙는 머릿카락을 정리했다.
섬세하니 매우 예쁜 손가락으로 머리카락을 매만지는 모습..
성민은 그 사소한 장면도 설레는 눈으로 보았다.
주연과 성민의 입가에는 서로의 침이 묻어 있었다.
성민은 주연의 부드러운 혀와 입술을 맛보는 동안,
그녀의 입 안에서 흘러나오는 달콤한 침을 모두 삼킨다.
하지만 주연은 창피하기도 하고, 그 정도까지 정신을 놓은 것이 아니라서.. 입가에 성민의 침이 묻어 있었다.
그 모습이 왠지 자극적이고, 섹시하게 느껴진다.
립스틱을 바르지 않아도, 천연 그대로의 불그스름한 입술이 빛난다.
상큼한 핑크색이 은은하게 빛나는 근사한 입술.
약간 도톰한 느낌도 주며 입꼬리도 여성스럽게 잘 다듬어져 있다.
조신하다는 이미지와 함께 한없이 더럽혀도 보고 싶은...
그 정체를 알 수 없는 색기가 담겨 있었다.
꿀꺽..
조금전까지 그렇게 맛있게 핥았는데..
다시 그녀를 품에 안고 입술을 즐기고 싶다.
아직 주연의 뺨은 붉은 혈색이 돌고 있었지만
성민은 스윽, 무릎을 붙이며 다가가 껴안으려 시도한다.
그러나 그 순간 주연이 의식적으로 몸을 슬쩍.. 피하는 것이다.
“저.. 성민씨.. 아무래도.. 그만 두는 것이 좋겠어요..”
“예? 그만 두다니요..”
“이런 행동 말이예요..”
“.........”
“키스하는 거.. 싫진 않아요.. 그런데..”
성민은 꿀꺽, 작은 소리로 군침을 삼키며 주연의 떨리는 입을 응시했다.
초조한 낯빛으로 어렵게 말 꺼내는걸 보며
그 짧은 순간, 어떻게 이 아가씨를 설득해야하지..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싫지 않다는건.. 달리 말해서 좋다는 말이랑 같은거네요..”
“네?...”
“그렇자나요? 싫지 않다는 말은 편할 대로 얼버무리는 것뿐이죠.
주연씨도 여태까지 내 품에 사랑스럽게 안겨 있었고..
머릿속은 현서 때문에 불안하고 찝찝했을지 몰라도..
내가 보는 주연씨 얼굴이랑 표정은, 전혀 그렇지 않았어요”
주연은 당황스런 얼굴로 ‘저는 안 그랬어요..’라고 말하려 했지만,
그 순간 성민이 다시 그녀의 부드러운 몸을 와락~ 안았다.
말을 못하게 하면 될 것이다.
그 생각으로, 저항하는 주연의 몸을 거칠게 껴안으며 아까처럼 강제로 입을 살갑게 맞춘다.
“쫍, 쪼좁.. 쭈릅♡.. 우흠.. 쫍..”
“흐응.. 우읍...”
안돼...
눈꺼풀이 츠르르.. 희미하게 떨리는 그녀.
작은 두 손가락으로 허공을 휘젓는다.
붙잡힐리 없는 누군가를 힘겹게 잡으려, 도움의 손길을 청하는 느낌이다.
현서는 그 모든 과정을, 숨죽이며 문틈으로 보고 있었다.
최대한 기척을 죽여가며.. 두 남녀의 하는 꿍꿍이에 몰입하는 모습.
그 얼굴 표정이 참으로 복잡 미묘했다.
이글거리는 질투심이 얼굴 가득- 떠오르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제 3자로서 잔잔한 로맨스물을 시청하는 기분도 들었다.
자신도 평소에 아내와 입맞춤 나누는 것을 아주 즐긴다.
그 누구보다도 그녀의 맛있고 달콤한 입술은 매력적임도 잘 알고 있다.
한번 맛을 보면, 아무리 핥고 깨물어도 질리지 않을 만큼..
향도 좋고 아주 매끄러워 끊임없이 빨게 되는 것이다.
침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한번 흥분하기 시작하면..
침샘이 마르지 않고 터져나오는 주연의 입 속과 미끌거리는 혀의 촉감..
상상만 해도 기분이 짜릿하고 사타구니가 딱딱해진다.
때문에 지금 저 때려죽일 녀석이 아내의 혀를 음미하는 모습은
육체관계를 맺는 것 못지않게, 현서에게 정신적으로 고통을 주고 있었다.
마치 내 아내의 혀를 집요하게 파고드는 녀석의 혀와 입술이,
그녀의 성기를 거칠게 헤집는 피스톤 질처럼 느껴진 것이다.
“쮸좁.. 하아.. 주연씨이..”
“우읍.. 쫍, 쪼좁♡.. 흐응.. 하아..”
“진짜 맛있어요.. 주연씨..”
“.... 쭈좁.. 뭐가요.. 쫍.. 하응..”
불끈 불끈, 현서의 자지가 단단해진다.
아내에게 첫눈에 반하던 당시.. 사랑스럽던 그 입술을 얼마나 갈구했었는지..
첫 키스를 나누고 뜨겁게 포옹하던 그 밤을 잊을 수 없다.
짜릿했던 추억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입술이기에..
너무나도 손쉽게, 아내의 순결이 강탈당하는 기분인 것이다.
키스는 하지 않길 바랐는데...
비단 아랫도리끼리 끈끈하게 들러붙고 붙어먹는 장면이 아니라도-
현서의 머릿속에서 느껴지는 아내의 정절이라는 개념은 좀 달랐다.
더 완강히 거부하고 그를 밀쳐내야하는데도,
마지못해 끌려가면서 안겨만 있는 아내가.. 굉장히 야속하게 느껴진다.
꾸욱... 솥뚜껑처럼 큰 주먹을 말아쥔다.
아내와 친구의 뜨거운 입맞춤을, 본인도 즐기며 감상하고 있었지만
그에 못지않게 질투심도 강렬했기 때문에..
여차하면, 허튼 짓을 못하게 뛰쳐들어갈 준비 태세였다.
너 개새끼.. 거기서 더 손만 대봐..
으응?
잠깐 사이 사색에 잠겨있다가, 잘 살펴보니..
이미 성민의 오른 손가락은.. 아뿔싸..
아내의 연두색 팬티속을 꾸물 꾸물거리며.. 파고드는 것이 아닌가.
저 새끼가 진짜..?
주연은 여전히 두 눈을 꼭 감고 있다.
그녀 자신이 생각해도, 성민에게 안기는 허리의 민감함이 참 기분 좋다..
성민이 소중하게 감싸안아주는 느낌이 황홀했다.
왠지 단단한 그의 품안에 안기는 접촉이.. 짜릿하다.
남편의 다소 물렁 물렁하니 통통한 뱃살과 가슴팍에 비해서-
은근하게 운동으로 다졌는지, 단단하고 남자다운 성민의 몸..
살갗을 스쳐 지나갈 때마다 찌릿- 찌릿-
작고도 뜨거운 고압 전류가 그녀의 몸을 흐르는 기분이었다.
성민은 주연이 말로는 싫다면서 자꾸 몸을 빼려함과 동시에,
자신이 용기내어 허리를 점점 강하게 두 팔로 조여도 벗어나려는 시늉만 할뿐, 가만히 안기는 모습을 보았다.
히죽...
기분 좋은 정복감에 그녀의 허리를 다시 꾸욱- 세게 눌러준다.
꿈틀~ 여인의 사랑스러운 히프가 가볍게 떨린다.
성민의 손가락도 가는 편인데,
어느새 주연의 레이스달린 팬티를 스리슬쩍 젖히고
꾸물 꾸물... 눈치껏 조심스레 파고들고 있었다.
키스만으로도 이렇게 민감해하는 여자라니,
아마 흠뻑은 아니더라도.. 아래의 거기도 은근히 젖었을 것 같았다.
건조했던 그의 손 끝에, 약간 미끌거리는.. 축축한 습기가 느껴진다.
젖었구나.. 역시.
많은 양은 아니지만, 주연의 사타구니에서도 조금씩 윤활액이 새어나온다.
꿀꺽...
그녀의 탐스러운 히프를 쫘악, 손바닥에 담고 조여준다.
그러자 주연은 깜작 놀라며 몸을 뒤트는 것이었다.
“아앗?.... 성민씨.. 뭐하는 거예요..”
“흐흐, 미안해요.. 주연씨 히프가 너무 기분 좋아요..”
“...........”
“왜 아무 말이 없어요..?”
“그렇게.. 막 만지지 마시라고 그랬자나요”
“하핫, 지금 나 째려보는 거예요?”
주연은 성민이 분위기에 취해, 허리와 히프를 만지작거리자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르며.. 그의 얼굴을 얄밉다는 듯 흘겼다.
그 새초롬한 표정이 얼마나 귀엽고 앙큼한지,
성민은 주연의 불쾌해하는 모습도.. 그저 애교부리는 걸로 느껴진다.
이 아슬아슬한 긴장의 선을, 잘 넘기기만 하면 될거야..
“너무하세요.. 진짜..”
“하하.. 여기는 이렇게, 이미 젖어 놓고.. 무슨 소립니까..”
“젖지 않았어요..! 쉬잇, 팬티에 손은, 왜 넣는 거예요?...”
“잠깐만요.. 조금만 만져볼게요, 너무 화내지 말아요”
“아.. 정말, 나 어쩌면 좋아..”
하지 말라고 짐짓 화를 내도 성민은 애써 무시했다.
다정한 눈빛으로 미소지으며, 그럴수록 주연의 초조한 히프를 토닥 토닥, 상냥하게 다독여준다.
큰 오빠처럼 어린 동생의 말랑한 엉덩이를 두드리는 것 같다.
여전히 떨고 있는 그녀의 젖은 보짓속으로...
오른 검지와 중지 두 개를 자연스럽게 미끄러뜨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