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 의구심이 들었다.
이 녀석, 정말로...
폐암 말기가.. 맞는 건가?
뒷통수를 순간, 스치고 지나가는게 왠지 불길한 예감이다.
생각이 지나친 거겠지..
의심이 너무 많은 것도 탈이다.
휴우.. 한숨을 쉬며, 자세를 다잡는 현서.
거두절미하고~
지금부터 있을 시간을 대비해, 주의사항을 꼼꼼히 일러주기 시작한다.
그 주의사항이라는 것이...
들여다보면 화악~ 낯이 뜨거워지는 내용이었다.
현서는 이미 와인을 어느 정도 마셔서 취기가 돌고 있었다.
성민에게도 술을 권하자, 환자라 괜찮을지 모르겠다고 머뭇거린다.
억지로 마시게 했다.
마셔 임마, 너도 안마시면 얘기가 안돼.
그래놓고...
꿀꺽, 큰 침을 삼키며 떨리는 입으로 말한다.
“어때, 대강 알겠냐.....”
“...........응... 이해했어..”
“그럼 읊어봐”
“음...”
현서가 말한 내용을 다시 이야기하려니, 성민의 얼굴도 빨개진다.
그 입을 바라보는 현서도 조마조마- 떨리는 가슴이다.
“...........
콘돔은.. 아내의 의사를 먼저 묻고..
사용할지,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지.. 결정할 것..”
“그렇지..”
“......저, 그렇다는 얘기는, 현서야”
“어.. 말해..”
“혹시, 내가.. 질내사정을 해도.. 된다는.. 말이야..?”
질끈- 눈을 감으며 현서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아내는 틀림없이 안전한 날이다.
혹시 몰라 어제부터 미리 피임약은 복용하도록 주문했다.
그래도, 대답하기는 정말 어려웠다.
....... 씨발........
잠시 망설이다가 힘겹게 입을 연다.
“...... 그래.. 단.. 주연이만 괜찮다고 허락하면...”
“...... 알겠어..”
“그리고 또?”
“음...”
'아내의 안에 싸도 좋다...'는 말에,
그때까지만 해도 경직되어 있던 성민의 얼굴이,
갑자기 활짝~ 피는 것이다.
너무 티를 내면 현서의 심기를 거스를까봐, 서둘러 무표정으로 돌아간다.
현서는 짧게 한숨을 쉬며 와인잔을 보고 있느라,
성민의 그 좋아하는 얼굴을 보지 못했다.
다시 고개를 들어 성민을 바라보며 현서가 입을 열었다.
조금씩 말하면서 술의 힘을 빌었기 때문인지,
듣는 현서도 말하는 성민도 많이 침착해져 있다.
“키스는 기본적으로 허용되지 않음..”
“..... 그래, 안되고..”
“그리고.. 또 뭐 있더라..”
“입으로 하는것도 안돼..”
“아.. 그래.. 그런 것은 생각도 안했어..”
그 다음부터는 현서가 이어서 말했다.
“좋아. 뭐 특별한 것은 없어..
체위는 가급적이면 정상위..로만 하고..
항상 주연이에게 의사를 먼저 묻도록 해, 알겠지?”
“어.. 물론이지, 그거야..”
“억지로 뭐하려 하거든.. 당장 내쫓을거야.. 그러니까..”
“알겠어, 알겠다고, 시키는 대로만 할게..
저, 그리고.. 현서야”
“응”
“이거 우스운 질문이지만.. 애무는..
키스는 안돼도.. 애무는.. 해도..?”
“쿡.. 하하~ 야.. 미치겠군..
임마, 애무는 베이스인데 당연히 해도 되지..”
“가, 가슴이나 엉덩이 같은 곳 모두.. 다..?”
한숨을 안 쉴래야 안 쉴수가 없다.
이건 뭐 어린애한테 하나하나 가르치는 것도 아니고..
피식~
성민 녀석의 순진한건지, 멍청한건지..
알 수 없는 어리석음을 보며 현서가 웃어버린다.
“참나.. 멍청한 거여 뭐여..
얌마, 키스만 안되고 다 하라고.. 알간..?
내가 안방에서 주연이 들을까봐 소리 안지르는 것만 알어, 응?”
“아, 알았어.. 미, 미안해.. 눈치없이.. 미안해”
“답답하다 증말~ 진성민 너...”
“........”
“키스는 내가 기분이 도저히 안될 것 같아서 제외고..
나머지는 전부 주연이가 하라는 대로.. 허락받고 하면 된다..”
“.... 알겠어..
그리고 현서야.. 마지막 하나..”
“또 뭔데?”
“고맙다구...
이런 감사한 기회를 나한테 만들어줘서..
고마워.. 정말이야”
“쳇.. 개소리하네 이제와서..
고마워하지 마라. 나도 지금 기분이 뭣같고 이상하니까..
무슨 생각으로 이짓을 하는지..
나도 정상은 아니야 지금, 그러니까.. 더 이상은 아무 말 마라”
“그래... 알겠어..”
“들어가자”
알수없는 불안감으로 머리가 어질어질 메스꺼운 와중에서도,
현서는 스윽- 성민의 작은 등을 밀고 안방으로 들어가며..
순간이지만, 알 수 없는 짜릿한..
카타르시스와도 같은 설레임이 이어지는 것을 느꼈다.
괜찮아, 주연아.
떨리고 무섭지만, 그래도 내가 계속 곁에 붙어 있을 거니까.
식은 땀이 주르륵... 흐르는 양 손바닥을 몰래 닦는다.
=
힘들었습니다.
제 입으로 말씀드리기 부끄러운줄 알고 있습니다만, 이번회는 조금만 생색좀 낼게요 ㅎㅎ
영애-현준, 수경-지우, 승호-수희, 민규-하연의 첫경험(이쪽은 좀 편했죠)을 적을 때보다,
제가 적은 어떤 남녀주인공의 베드씬보다도 긴장이 됩니다.
아직 본게임은 시작도 안했는데 말이죠.
이제 드디어 3회에서는 성민과 주연의 정사씬이 이어집니다.
독자분들도 지금 저만큼 긴장을 하고 계실런지요? ... 어떨까요.
10부 안팎으로 이야기를 끝내겠다고 공언한 만큼-
제가 현재 연재중인 소설중에서, 등장인물간 관계가 가장 빨리 나옵니다.
어제 저녁에 1부의 적은 댓글 때문에 약간 과격하게(?) 독려글을 남겼습니다.
지난밤 바로 많은 분께서 응원해주시는 걸 보고 놀랐죠.
그래서 오늘 일요일인데도, 기분 좋아져서 예정보다 빨리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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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늦은 밤입니다.
예상했던 것보다는 솔직히 조금 반응이 미지근하지만, 그래도 열렬한 응원해주시니 감사드립니다.
형사취수의 8부에도 적었는데요..
앞으로 제가 적는 모든 글은 최소 추천수 600~650 (그리고 댓글 100) 이 나와야 차회를 올립니다.
무리한 숫자인가요?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조회수를 생각하면 육백은 오히려 적은 수치라고 봅니다.
그런 이야기까지 세세히 드리려면 이야기가 너무 길어지니, 결론만 드리죠.
아직 초반부이니까 조금 더 핫~해질 유예기간도 두어야하고,
이번편은 600 아래만 밑돌면 될 것 같습니다.
현재 생각이 많습니다. 2년전부터 저를 아껴주신 감사한 분들과 최근에 열성적으로 댓글로 도와주셨던 분들,
한분 한분들을 저는 기억하고 있습니다.
생각하기로는 먼저 50분 정도의 진성 팬분들만 추려서 까페에서 따로 공개를 할까 합니다만,
아직은 조금 더 '유령독자' 분들의 참여를 유도해보려 합니다.
어차피 다음회는.. 추천수 1000 에 도전합니다. 그럴만한 성격의 회니까요.나의 아내를 돌려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