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36화 (36/45)

 난 손오공에게 이기고 싶었다.

 그에 대한 동경심과 경외심. 드래곤볼의 팬이라면 손오공을 좋아하고 그가 이기기를 바랬왔을 것이다.

 나 역시도 그랬으니까.

 하지만 여기에선!

 이제 내가 셀이다. 그리고 이것은 다시 찾은 나의 인생이다.

 내 인생에서 내가 주인공이 되겠다는데 뭐가 이상한가!

 셀: (질 수 없다! 지기 싫어! 겨우 찾은 행복을 주인공이 아니라는 이유로 망가지는 건 원치 않는단 말이다!)

 셀이 되기 전엔 난 루저였다.

 30세가 다 되었음에도 동정이었고, 변변찮은 직함도 없이 발품이나 뛰어다녀야 했으며, 여자친구도 없어서 회색빛의 삶을 살아야 했다.

 셀: (이젠 다르다! 난 더이상 남의 들러리 신세가 되지 않겠다구!)

 손오공에 대한 모든 자격지심과 동경심.

 그것들을 전부 뛰어넘을 차례다.

 상대가 정말 좋아하던 손오공이라도 난 그를 이기고 싶다!

 셀: (분명 초사이어인3는 강하다. 하지만 그걸 뛰어넘을 비법이 없는 건 아니야!)

 나는 이를 악물었다.

 머리를 맹렬히 돌려서 내가 알고있는 모든 원작과 외전, 심지어는 패러디들까지 전부 훑어서 방법을 찾아내었다.

 원작 설정과 배치되지 않고 강해질 수 있는 방법을!

 셀: "아! 그렇구나!"

 나는 그러다가 어떤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리고는 손뼉을 마주쳤다.

 (과연 잘 될까...?)

 나는 눈 앞의 손오공을 노려보았다.

 손이 식은 땀으로 축축했다.

 (베지터가 초사이어인2로 변신할 때부터 알아보았어야 했는데...)

 뒤로 갈수록 강해지는 소년만화의 법칙상, 마지막 결승전 상대인 손오공이 더욱 강할 거라는 걸 예상했어야 했다.

 나는 긴장감으로 식은 땀을 연신 흘렸다.

 (이건 도박이기도 한데...잘된다는 보장도 없어...)

 하지만.....

 해야만 했다.

 손오공을 이기기 위해선 무조건 해내야만 했다.

 셀: (그렇지 않으면 아무것도 못 해보고 질테니까.)

 -꿀꺽

 마른 침이 삼켜진다.

 나는 지독한 갈증이 느껴졌다.

 손오공: "하하, 넌 정말 대단해. 셀. 설마 순간이동까지 할 줄 안다니. 하지만 그 이상의 것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넌 날 못 이겨."

 자신만만한 손오공의 말에 나는 굴욕감을 맛봤다.

 이게 바로 베지터가 손오공에게 언제나 느꼈던 그 감정일까?

 어쩐지 베지터가 손오공에게 매번 이를 가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셀: "....그 이상의 것을 보여달라고?"

 나는 이를 악물고는 씹듯이 손오공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셀: "좋다. 보여주지. 하지만 그전에 잠시 시간을 다오."

 내가 생각한 것을 해내보이기 위해선 준비시간이 꽤 필요했다.

 손오공: "좋아."

 손오공은 고개를 끄덕였다.

 뭔가 더 재미난 일이 일어날 것을 기대했는지 손오공이 순순히 시간을 내주었다.

 크리링: "뭐하는짓이야, 손오공! 어서 싸우라구!"

 또다시 시작된 손오공의 기행에 질색을 하며 크리링이 소리쳤다.

 사이어인들은 상대가 강해진다는 걸 기쁨으로 느끼는 이상한 종족이었다.

 셀: (흥, 보고 후회하지나 마라.)

 나는 시간을 내준 손오공에게 고마움을 느끼기는 커녕, 오히려 그에 대한 미움이 커졌다.

 이런 거까지 역시 악당 같다랄까.

 나는 완전히 악당의 심보가 되어서 손오공을 노려보았다.

 반드시 이 굴욕을 되갚아주리라.

 셀: "흐으으읍~~~!"

 나는 깊은 호흡을 들이쉰 뒤, 꾸욱 숨을 참고 내부를 관조하기 시작하였다.

 -두근! 두근!

 원작에도 있었고, 유일하게 초사이어인3와 대등하게 대결을 펼칠 수 있는 비기!

 그것이 바로 내 안에 있었기 때문에...!

 셀: (그건 바로 퓨젼이다!)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내 최후에 선택한 도박은 바로 퓨젼이었다.

 소년 만화에서 강해지려면 변신이 필수였다.

 뭔가 확연히 변한 모습을 보여야 꼬꼬마들은 상대가 강해졌다고 확실히 느끼기 때문이다.

 소년 만화의 또다른 법칙이랄까.

 셀: (퓨전만 가능하면 초사이어인3도 상대할만해.)

 퓨전은 손오공이 죽은 뒤, 저승세계에서 메타몰 성인이라는 우주인들에게 배웠다는 특기로, 비슷한 전투력과 체격을 가진 두 사람을 하나로 합체하여 강력한 초전사로 변신하는 기술이다.

 합체에 아방가르드한 포즈가 큰 난점이지만,두 명의 전사가 서로 육체를 합체시키는 비기였다.

 어린 손오천과 트랭크스조차 퓨전하면 초사이어인3로 변신할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해질 수 있었다.

 하지만 일단 합체하려는 둘의 전투력이 완벽하게 동일해야 하기에 서로의 기를 동일하게 맞춰야만 하고, 두 사람의 체격도 비슷해야 하며, 30분의 시간 제한이 있었고, 무엇보다 합체동작이 심히 괴상해서 부끄러움을 참을 줄 알아야만 가능한 무시 무시한 기술이었다.

 셀: (그래. 1+1은 반드시 2가 아니지.)

 손오공은 트랭크스와 손오천에게 그걸 가르쳐줘서 마인 부우와 대등한 힘을 낼 수 있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

 셀: (내 몸 안에는 벌레가 기본 베이스인 셀의 유전자 뿐만 아니라, 손오공과 베지터, 트랭크스, 손오반, 피콜로, 프리져 등 현존하는 우주 최강의 전사들의 유전자가 다 들어있다. 특히 작품 최강의 전사인 베지터와 손오공의 유전자는 그 중에서도 특별하지.)

 나는 우선 그 둘의 유전자를 합쳐서 퓨전을 시도할 생각이었다.

 손오공이 기다려준다고 했으니 시간은 충분했다.

 조금의 가능성만 있다면 실현가능성이 있는 것이 바로 소년 열혈 격투만화의 장점이니까.

 셀: "하아압~!!"

 혼자서 쌩쇼를 한다고 여겨질 수도 있지만 나는 열심히 퓨젼의 동작을 연달아 펼쳐보이며 우스꽝스러운 포즈를 연발했다.

 셀: "핫! 핫! 하아앗~!!!"

 팔을 한쪽으로 뻗고 다리를 들어서 묘하다 못해 기괴한 자세를 취한다.

 관객들: "푸하하핫!!!"

 관객들: "와하하! 갑자기 저게 뭐하는 거야?"

 관격들은 그 모습을 보며 폭소를 터뜨렸다.

 내가 진지한 표정으로 심호흡을 한다 싶었더니 이상한 포즈를 취하며 미친 짓을 하고 있었기 떄문이다.

 관객1: "푸하하핫! 크크큭! 저게 뭐야?"

 관객2: "아하하하하하! 웃겨서 미치겠다."

 Z전사들: "셀이 갑자기 미쳐버린건가?"

 대기실에서 그걸 지켜보던 Z전사들까지 내 머리가 이상해진 것은 아닌지 이상함을 느끼곤 당혹스러워했다.

 셀: (흥! 실컷 웃어라!)

 -파아아앗!

 하지만 사람들이 비웃음이 섞인 폭소를 터뜨릴 때였다.

 갑자기 어마 어마한 빛이 경기장 안에서 터져나왔다.

 갑자기 나의 몸 안에서 빛이 터져나오면서 뭔가 굉장한 일이 벌어질 것 같은 전조가 나타났다.

 셀: "하아앗!!! 퓨전~!!"

 -번쩍!

 그리고 섬광과 함께 안 보이던 나의 육체가 순간, 바뀌어버렸다!

 셀: "....."

 나는 천천히 고개를 아래로 숙여 나의 모습을 전체적으로 둘러보았다.

 셀 자체의 벌레 같은 몸과는 다른 다소 인간에 더 가까운 모습.

 셀: (우하하! 이럴수가! 정말 퓨전이 된 건가?)

 나는 변해버린 내 모습이 믿기지 않는듯 이곳 저곳을 둘러보았다.

 놀랍게도 나의 도박은 성공적이었다!

 셀: (혼자서 퓨전을 할 수 있게 되다니. 온 우주를 통틀어 오직 나 하나만이 가능한 비법이구만.)

 나는 나와 베지터의 유전자를 이용해서 혼자서 퓨전을 성공했다!

 이건 손오공에게 퓨젼을 가르쳐준 메타몰 성인들조차 몰랐던 엄청난 결과였다.

 혼자서 퓨전이 가능하다니!

 셀: (하하하! 퓨전이라니! 아직도 사람들 사이에선 초사이어인3가 강한지, 손오공과 베지터가 퓨전으로 하나가 된 오지터가 더 강한지 다들 설왕설래했었는데 그 진실을 알 수 있게 되겠군.)

 퓨전을 한 나와 손오공의 힘은 막상막하였다.

 그것도 단순히 나와 베지터의 유전자를 합쳤을 뿐인데도!

 셀: (이것만으로도 우리 둘의 힘은 막상막하.)

 나는 퓨전을 한 나의 기와, 다시금 초사이어인3로 변신한 손오공의 기를 가늠해보곤 생각했다.

 셀: "하지만 내겐 오공에겐 없는 것이 있지!"

 그건 바로 영구기관이었다.

 절대 지치지 않는 무한한 에너지의 공급원.

 인조인간이기에 가능한 무한한 체력과 에너지가 있기에 나는 나의 승리를 확신했다.

 초사이어인3의 단점은 그 변신을 유지하는데 막대한 기가 소모된다는 것이다.

 그냥 방어만 하며 시간만 끌어도 내가 이긴다는 결론이 나온다.

 셀: (그리고 지금 나는 베지터와 나의 유전자로만 퓨전했지만, 손오공의 유전자까지 합치면 퓨전을 초월한 퓨전이 가능해질지도 몰라.)

 게다가 내 안에 존재하는 모든 유전자들을 전부 퓨전시키면, 마인 부우보다 훨씬 더 강해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

 정말이지 그건 꿈만 같은 일이었다.

 서로의 호흡과 상성이 잘 맞아야 가능한 퓨전인데, 나는 혼자서 완벽하게 퓨전을 할 수 있다!

 그건 오직 나만이 가능한 초 퓨젼이다!

 손오공: "하아압! 핫!"

 셀: "이얍! 하앗!"

 -퍽! 퍼억!

 서로 맞붙어서 주먹과 발을 주고 받으며 상대를 타격한다.

 내장이 울리고, 피부가 터지며, 피가 흘러나왔다.

 손오공: "우와, 굉장한걸? 진짜 강해!"

 손오공은 나의 변모한 모습에 감동한 듯 기뻐보였다.

 셀: (흥, 아직도 여유가 있는건가?)

 하지만 그런 그의 모습에 나는 배알이 꼬이는 기분이었다.

 셀: "그럼 이것도 받아봐라, 퓨전을 초월한 퓨전! 초 퓨전이다!"

 -쿠구구구궁~~~!

 한번 요령을 터득하자 굳이 자세를 잡지 않아도 안에서 퓨전이 가능해진 나였다.

 그래서 나는 재빨리 손오공의 유전자까지 합쳐서 최강의 퓨전을 준비하였다.

 손오공: "좋아, 그럼 나도 진심으로 가지!"

 손오공은 두 손에 기를 머금어서 빛을 발하게 만들었다.

 셀: (크윽, 손오공도 기투술을?)

 내게 유일하게 제대로 된 파괴력을 보일 수 있는 기술이었다.

 베지터가 썼던 걸 보고, 따라 배운 것 같았다.

 셀: (꽤나 아프군.)

 에너지파의 위력을 그대로 손에 머금은 기술이라서 파괴된 신체는 재생이 느릴 수 밖에 없었다.

 나는 최대한 평정심을 유지하며 초 퓨전을 시도하였다.

 -파아아앗~!!!

 내가 또다시 아까 그 기술을 펼쳐보이자, 기가 더욱 강해지는 걸 느낀 손오공이 더이상 가만히 놔뒀다간 초사이어인3로도 감당할 수 없다 판단했는지 온 몸의 힘을 오른 손 주먹 하나에 모으기 시작하였다.

 손오공: "이것이 마지막이다. 셀. 나는 이 한발에 모든 걸 걸겠어."

 셀: "좋다. 덤벼봐라. 나 역시 이 주먹에 모든 걸 걸도록 할테니."

 가까스로 전투 중에 초퓨전에 성공한 내가 화답하였다.

 손오공: "그럼 간다~~~!!!"

 셀: "이야압~!!!"

 우리 둘은 동시에 상대를 향해 쇄도했다.

 손오공: "가메하메 펀치!!!!"

 막강한 에너지를 머금은 빛나는 주먹이 나를 향해 날아왔다.

 셀: "받아랏! 필살 '진심' 시리즈~!"

 -쿠오오오~~!!

 셀: "진. 심. 펀. 치~~!!!!"

 -콰과과과광~~~!

 순간 치솟아오른 엄청난 먼지폭풍에 관중석이 난리가 났다.

 관객들: "우와아악~~~!"

 시야가 가려진 사람들은 우왕좌왕하며 어쩔 줄 몰라했다.

 -고오오오~~~~!

 그리고 내가 내지른 펀치의 여파가 뒤늦게 발생되어 소용돌이처럼 휘몰아치자, 먼지폭풍뿐 아니라 하늘의 구름들이 전부 두 쪽으로 갈라졌다.

 이미지 1.jpg

 -화아아아악~~~!

 모든 먼지폭풍들이 나의 펀치의 위력에 전부 날아가버리자, 경기장 안에는 흙먼지와 상처투성이가 된 손오공의 쓰러진 모습이 보여졌다.

 이미지 2.jpg

 손오공: "허억, 헉, 내...내가 진 것인가...."

 기가 전부 소모되어 초사이어인3의 상태가 풀린 손오공이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

 셀: "아직도 의식이 있는거냐. 역시 넌 강하네."

 손오공: "후후, 정말 대등한, 멋진 승부였다..."

 셀: "아아. 그러게."

 손오공: "...."

 나의 대답에 손오공은 잠시 입을 다물었다.

 손오공: "훗! 거짓말이군."

 키득 웃음을 지어보이며 손오공은 내게 말했다.

 손오공: "넌 아직 여유가 있더군. 아직 진심을 다 내지 않은 듯이."

 그는 왠지 기뻐보였다.

 졌는데도 기뻐하다니 이상한 녀석.

 손오고이 "그...마지막 기술이 뭐였지?"

 셀: "사이타마류 진심 시리즈....아니, 초퓨젼이다."

 나는 손오공이 내 공격을 말한 것이 아님을 깨닫고 초퓨전에 대해서 언급해주었다.

 손오공: "정말 멋진 기술이었다. 설마 내 초사아이어인3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내다니."

 손오공은 계왕권을 기본 베이스로 한 자신의 기술을 이겨내보인 내게 무술가로서 존경을 내보였다.

 손오공: "나 이만 기권할래. 셀, 이 시합은 네가 이겼어."

 그의 말에 근처에서 멍하니 입을 벌리고서 있던 아나운서가 퍼득 정신을 차리고 마이크를 들었다.

 아나운서: "소, 손오공 선수! 기, 기권입니다. 엄청난 실력을 보여준 손오공 선수가 패배를 인정하고 기권패를 선언했습니다!!"

 관객들: "와아아아아~~~!"

 멍청히 구경만 하던 사람들도 자신들이 바랬던 확실한 승부는 아니지만,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수준높은 전투를 보여준 우리들에게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짝짝짝짝~!!

 환호와 갈채와 함께 제1회 셀 게임은 결국 호스트인 나, 셀의 승리로 마무리가 지어졌다.

 셀게임은 무사히 끝났다.

 손오공: "축하해. 셀. 멋진 승부였어,"

 웃으면서 손을 내밀어오는 손오공에게 나 역시도 기쁜 얼굴로 악수를 해주었다.

 마치 싸우고 난 뒤 친구가 된 것처럼 나를 반겨주는 그의 모습이 너무나 좋았다.

 셀: (손오공이 죽지 않는 셀게임이라....원작의 팬들이라면 좋아라 할만한 전개로구나....)

 원작에서 가장 충격적인 사건이 있다면, 그건 바로 손오공의 죽음이었다.

 첫번쨰는 라데츠와의 싸움에서, 두번째는 셀게임에서 셀이 자폭을 할 때.

 손오공이 셀게임에서 죽고나서 얼마나 많은 팬들이 아쉬워했는지 모른다.

 그것도 다시 부활할 수 없는 죽음이었다.

 승리를 하긴 했지만, 손오공이 죽어서 얼마나 큰 상실감과 씁쓸함을 느꼈던가.

 더러는 셀게임 이후로 드래곤볼 보기를 그만둔 사람들까지 생길 정도였다.

 손오공의 죽음.

 라데츠와 싸우다 죽었을 때랑은 달랐다.

 그때는 드래곤볼로 다시 살릴 수 있다는 희망과, 저승에서 다가오는 위협을 이길 수 있는 수련을 할 수 있다는 기회가 있었지만 2번째로 죽게 되면서 다시 부활을 할 수 있다는 희망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셀: (그런데 손오공이 죽지 않고 무사히 끝난 셀게임이라니 믿기지가 않는군.)

 내가 모든 원흉인 셀이 되었기 때문일까. 너무나 변해버린 미래에 절로 미소가 나왔다.

 역시 아무리 내가 최악의 악당인 셀이 되었어도 나는 천상 드래곤볼의 열렬한 팬인 것이다.

 크리링: "오공! 이게 웃을 일이야? 어떻게 넌 지고도 그렇게 기뻐하냐?"

 천진반: "손오공이 그렇지 뭐. 저 녀석은 원래 저런 녀석이었잖나."

 피콜로: "맞아. 상대가 적이어도 멋진 승부를 할 수 있으면 좋아했지."

 베지터: "흥! 그건 전투민족인 사이어인이라면 당연한거다."

 크리링: "어? 베지터? 언제부터 거기 있었냐? 그리고 너 그 모습은 또 왜 그런거야?"

 베지터: "....."

 여성이 되어버린 베지터는 크리링의 말에 입을 꾹 다물고 답변을 회피했다.

 그런 그들을 보며 나는 절로 미소를 지었다.

 손오공: "셀, 넌 지금부터 어떻게 할 생각이지?"

 셀: "제1회 셀게임은 놀라울 정도로 대호황이었고, 큰 인기를 끌었어. 방금 전 스폰서로부터 앞으로도 셀게임을 계속 하지 않겠냐고 제안이 들어왔지."

 나는 셀게임도 천하제일무도회처럼 4년만다 한번씩 하기로 결정되었다고 알려주었다.

 셀: "초인들만 참여할 수 있다는 컨셉에 따라 최고의 전사들을 싸울 수 있는 시설들을 만들 거야."

 중력 100배, 300배 수련실들을 개조해서 수련장 겸 경기장을 만들면 그만큼 재밌는 경기가 펼쳐질 것이다.

 .셀: "마치 월드컵과 올림픽의 관계처럼 매2년마다 한번씩 번갈아가며 하게 될 거야. 천하제일무도회에 참가하는 것도 좋고, 셀게임에 참가하는 것도 격투가들의 자유지."

 대신 나는 셀게임은 예선전을 해서, 구역별로 챔피언을 나눠서 참가하는 식으로 체계화할 것임을 시사했다.

 셀: "이종격투기처럼 프로선수를 육성해서 구역별로 챔피언을 뽑고, 그 챔피언들이 셀게임에 참여하는 식으로 만들 생각이야."

 월드컵과 비슷한 방식이라 보면 쉬웠다.

 지역을 대표하는 챔피언들이 있음으로써 그 지역의 사람들도 관심을 가지고 응원을 하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절대강자인 내가 최종보스이자 절대자로 존재하며, 나를 이기기 위해 초인들이 덤벼들 것이다.

 내가 강하면 강할수록 사람들은 누가 나를 이길지 궁금해하며 구경을 하게 될 것이다.

 벌써부터 TV 쪽에선 새로운 대형 엔터테이먼트 쇼가 생겼다며 기뻐하고 있단다.

 손오공: "훗, 그거 멋진 생각인걸?"

 손오공은 그럼 셀게임에 대한 것이 확실히 결정이 되면 알려달라며, 후에 다시 만나자고 약속하고 헤어졌다.

 손오공: "그럼 후에 보자."

 셀: "그래."

 나는 인사를 하며 멀어져 가는 Z전사들을 보며, 내심 그럴 필요 없을거라며 썩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셀: (하지만, 헤어짐은 그리 멀지 않을거다.)

 나의 진짜 즐거움은 이제부터였으니까....

 xxx

 에필로그 1 -그 후의 이야기들-

 [포아그라]

 셀게임이 성공적으로 끝나서 대박을 친 포아그라는 큰 부자가 되었다.

 포아그라: "포효효, 역시 내 눈이 틀리지 않아다요!"

 포아그라는 앞으로가 더 기대가 된다면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셀: "그럼 내가 했던 제안들은 전부 받아들여주는거지?"

 셀은 손오공에게 했던 이야기를 그대로 해주었다.

 포아그라: "포효효, 좋다요. 그런 거라면 오히려 내가 더 바라던 바다요."

 포아그라는 나의 제안에 덧붙여, 초인들을 양성할 수 있는 시설들도 확충해주겠다고 약속해주었다.

 초인들이 늘어가야 그만큼 셀게임이 흥미진진해질테니까 말이다.

 포아그라: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새로 영입한 사람들이 있다요."

 셀: "새로 영입한 사람들?"

 셀의 의문섞인 물음에 포아그라의 등 뒤에 시립해있던 그림자들이 자신의 모습들을 드러냈다.

 셀: "!!!"

 b0040388_523e831051b2b.jpg

 images.jpg

 2.jpg

 그건 새로운 우주인들의 등장이었다.

 셀: (응? 근데 저 복장들은 어디서 많이 보던건데?)

 검은 색 전신타이즈에 흰 고무재질의 갑옷을 입은 모습들. 게다가 스카우터까지.

 그 복장이 바로 프리져 군단의 표준 복장임을 깨닫은 셀은, 프리져의 사망 후 프리져군단이 와해되고 그 안에 있던 전투원들은 각자 살 궁리에 빠져 우주 곳곳으로 뿔뿔히 흩어졌음을 깨달았다.

 더러는 아마 자기들끼리 세력 싸움을 하면서 공멸했으리라.

 포아그라: "세리파와 비슷한 애들이다요. 날 찾아왔길래 고용했다요. 잘 키우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