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서린 변태조교시작 & 브랜드 낙인>
4월 26일
“잘 잤어?”
“네.”
침대에서 일어난 캐서린은 몸이 무척 개운했다. 일단 항상 하듯이 던지고 본 말이었는데 그 짐승 같아 보이던 소년은 어젯밤 자신에게 침대를 양보해주었다. 그리고 그 자신은 맨바닥에 잤다. 처음엔 의심도 되고 걱정이 되어 절대 사양했지만 소년의 고집은 자신보다도 셀 정도로 단호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혼자 침대에서 잤다. 두 번이나 강간을 한 전례가 있는 만큼 걱정했지만 의외로 소년은 신사적이었다.
“이건 비밀이야. 어쨌든 난 노예들 앞에서는 위엄을 차려야 하는 입장이라고. 무슨 말인지 이해했지?”
“네. 후훗.. 제가 사람을 잘못 봤나 봐요.”
처음엔 나쁘고 이상한 놈에게 걸렸다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하룻밤 사이에 제법 경계는 풀어졌다. 오히려 그가 보이는 일련의 행동들에 대한 의미를 알고 나자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아마 이런 지옥 같은 세계에서 산다면 저러지 않고서는 남자라고 해도 생존이 어려울 거라 짐작했다.
“그래도 명심해. 일상생활을 할 땐, 어느 정도 내 말에 틱틱 대더라도 순응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걸 말이야.”
“알겠어요. 이건 어디까지나 주인님과 노예라는 가상의 놀이, 연기를 한다고 여기면 된다는 거죠?”
“그보단 새침한 아가씨와 연애를 하는 기분이었으면 좋겠는데?”
“헤헤.. 알겠어요.”
“나가자.”
손을 잡고 레인은 캐서린을 끌고 거실로 나왔다.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주인님.”
“음. 키아라, 잘 잤어?”
“네.”
“잘 잤을 리가 있나요? 어젯밤 나랑 주인님과 깨가 쏟아졌는데?”
당연히 어젯밤은 아무 일도 없었다. 그저 이 모든 건 키아라를 화나게 만들려는 것 일뿐.
빠직-!
“으으...”
“야 임마! 넌 못하는 소리가 없냐!”
콩-!
“헤헷!”
귀엽게 혀를 살짝 내밀곤 곧바로 식탁으로 가서 자리에 앉았다.
“거긴 내 자리다.”
정확히 키아라가 앉았던 그 자리로.
“먼저 앉는 사람이 임자에요. 그렇죠?”
“그렇다고 하네?”
“주인님! 주인님의 위엄이!!”
“너, 어디까지 나한테 기어오를 생각이야?”
레인은 화난 얼굴로 키아라의 목을 붙잡고 비틀었다.
“죄송합니다... 주인님...”
“적당히 해. 네게 노예상인으로서의 마음가짐을 배워야 할 만큼 내가 만만해 보였다면, 너부터 다시 조교해주지. 아주 아프게 말이야.”
“흑흑.. 죄송합니다...”
‘주인님께서 재미있는 일을 꾸미시는 모양이군.’
래티샤는 이런 3인을 보며 대충 돌아가는 상황을 짐작했다. 레인은 일부러 키아라가 지는 상황을 만들어주고 있는 것이다. 그럴수록 캐서린은 더욱 기고만장해진다. 그리고 반대로 키아라에게 남아있는 작은 응석까지도 제거한다. 캐서린이 기어오른다고 해도 그건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단박에 기세를 꺾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며, 그러지 않더라도 충분히 다른 방법으로 굴복시킬 수 있는 게 레인이 노예상인으로서 가진 가장 훌륭한 기술이니까.
“어머, 됐어요. 너무 다그치시지 마세요, 주인님.”
문장만 놓고 보면 키아라를 두둔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대놓고 키아라를 더 궁지에 몰아넣는 말투와 행동들이었다. 오히려 더 부추기고 있다. 적극적으로 키아라를 발밑에 놓고 싶다는 모양새다.
‘정말 교활한 성격을 가졌군. 경쟁자에게 절대로 지지 않겠다는 그런 마음자세야. 겉으론 웃으면서도 얼마든지 썩어빠진 짓을 과감하게 할 정도로 추접한 속마음이 가졌군.’
레인은 그리 오래되지 않은 과거에 이와 비슷한 노예를 가지고 있었다. 레이첼, 아마 지금쯤 도축이 되었을 건방진 계집. 그때 레인은 교훈을 얻었다. 절대로 이와 같은 일을 또 겪지 않겠다고 말이다. 캐서린은 그 레이첼의 실수를 만회할 기회이기도 하다. 물론 둘은 살아온 인생이 다르고, 성격도 캐서린이 훨씬 더 드세다. 레이첼은 처녀였고, 어린아이에 가까웠기에 구워삶기가 쉬웠지만 캐서린은 다르다. 힘들 수도 있겠지만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레인은 생각했다. 이런 노예를 제대로 그 빛을 잃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조교하려는 이유는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조교를 시키고 싶은 존재가 따로 있기 때문이다.
“그래, 우리 착한 캐서린이 말하는 거니까 용서해주지.”
“헤헤, 역시 주인님은 마음이 넓으세요.”
캐서린은 완벽히 착각하고 있었다. 이 남자는 자신을 좋아한다. 그리고 자신이 볼 때, 이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저 남자를 잘 붙들어서 자신만 바라보게 만들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목표는 정해졌고, 그대로 아양만 조금 떨면 된다. 지금까지 살아오며 자기가 부탁해서 남자들이 들어주지 않은 일은 거의 없었으니까. 분명 저 소년은 자신보다 먹이사슬의 위에 서 있다. 적당히 비위를 맞춰준다면 부당한 일은 거의 겪지 않을 것이다. 그 비위를 맞추기 위해서 몸을 허락하는 것도 그다지 상관없다. 어차피 원래 살던 세계에서도 그런 일은 비일비재했었으니까.
“좋아. 자리에 앉아. 키아라, 넌 벌로 바닥에서 식사를 하도록.”
“알겠습니다, 주인님.”
일부러 보란 듯이 건방을 떨면서 레인에게 팔짱을 낀채, 연신 호호거리며 꼬리를 흔드는 꼬락서니가 무척이나 거슬렸지만 키아라는 레인의 지시에 따라 묵묵히 바닥에 무릎을 꿇고 명령을 기다렸다.
“다들 먹어.”
“감사히 먹겠습니다.”
“고마워요, 주인님!”
쪽-!
연기인 것을 알고 있지만, 속아 넘어갈 정도로 너무나 완벽하고 자연스러워 레인도 순간 착각할 뻔 했다.
‘댄서로서도 완벽하고 연기자로서도 완벽하군. 이 교활함을 이용한다면 어떤 일을 더 벌일 수 있을까?’
래티샤는 기본적으로 얌전한 성품이고 상냥한 인상의 얼굴이라 다른 눈에 띄는 행동을 하기엔 어울리지 않는다. 키아라 역시 척 봐도 기사의 당당한 정신력이 느껴지는 맑은 눈동자와 청렴한 기운을 뿜어내기 때문에 맡을 수 있는 역할이 다소 한정적이다. 하지만 이리저리 팔색조처럼 자신을 바꾸는 데에 능한 노예라면? 써먹기에 따라서 무척이나 범용성이 좋을 것이다. 그 여파로 래티샤와 키아라가 더 많은 것을 배우는 것은 덤이다.
“그래, 우리 귀여운 캐시가 떠먹여주는 수프를 먹어볼까?”
캐서린을 별칭으로 부르자 키아라의 눈동자가 흔들리는 것이 보였다. 반면 캐서린은 이런 상황을 즐기는 모양이다.
“네, 주인님! 후우~! 후우~! 뜨거워요~ 조심해서 드세요~.”
눈에서 하트가 쏟아질 것처럼, 간드러지는 목소리는 어떤 남자도 녹일 것처럼 달콤했다. 이 노예는 타고난 요부의 자질이 있다. 상상이상으로 쓸 구석이 많다. 사실 조금 독특하고 예쁜 외모에 혹해서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입찰을 했는데, 생각보다 싼 가격에 넘어왔고 적당히 팔아버릴 생각이었는데 왠지 그러기엔 조금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음~! 좋아. 너도 하나 먹어보렴.”
레인이 잘 구워진 식빵을 수프에 찍어 건네자 눈을 반짝이며 작고 예쁜 입을 벌려 귀엽게 받아먹었다. 그리고 곧바로 그에게 약간의 부끄러움과 고마움을 표시하며 살포시 미소를 짓는 것은 사랑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는 소녀 같았다.
‘주인님.. 설마 제가... 벌써 싫증이 나신 겁니까?’
키아라는 순간 불안해졌다. 당장 이틀 전까지만 해도 자신이 레인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물론 래티샤라는 존재가 있기에 선을 지키지만, 그래도 레인이 자신을 조금 더 사랑하고 있을 것이라고 믿어왔다. 그런데 어제 데려온 건방진 노예가 자신의 자리를 빼앗았다.
‘내가 더 나은 노예라는 걸 주인님께 증명해 보이겠어.’
키아라는 반대로 의욕에 불타고 있었다. 그리고 절대로 눈앞에서 얼쩡거리는 꼴 보기 싫은 노예를 언젠간 단죄할 것이라고 마음속으로 맹세했다.
가벼운 아침식사가 끝나고 키아라는 빈방에서 수련을 하게 하였고, 래티샤는 노예상인길드에서 데려온 노예를 조교하고 있었다. 길어도 3일 정도면 충분히 조교가 끝날 것이라는 보고에 레인은 무척 흡족했다.
“저흰 오늘 하루 종일 뭐하고 놀죠?”
“됐어. 연기 그만해.”
“...”
방금까지 애교가 넘치던 얼굴이 일순간 싹 무표정하게 바뀌는 걸 보며 레인도 살짝 경악했다. 아주 거짓말이 몸에 배어있는 수준이 보통이 아니다.
“솔직히 피곤하네요. 어땠어요? 괜찮았어요?”
“음, 그런 건 어디에서 배웠냐?”
“연기학원에서요. 뭐, 사실 방금까지 연기한 건, 원조교제하던 대기업 높은 분이랑 있을 때 하던 캐릭터긴 했지만요.”
“너, 진심이라는 게 있긴 하냐?”
“없는데요?”
당돌하다 못해 뻔뻔하다. 시원스럽게 싸가지가 없으니 오히려 화도 나지 않는다.
“참나! 큭큭큭... 아유~ 널 그냥 도축장에 보내기도 그렇고 참 아깝네.”
“그럼 대접을 해주세요. 그럼 저도 시키는 건 잘 할게요.”
“너 도축장의 의미를 알긴 하냐?”
“어제 길에서 잡아먹히듯 죽는다는 거 아니에요?”
어쩌면 이 노예는 팔아버리긴 아주 이상적인 노예일 수도 있다. 눈치도 빠르고 배우는 것도 아마 그 이상으로 빠를 것이다. 하지만 그러기엔 뭔가 무척 아쉬운 기분이 든다. 노예새끼는 노예새끼일 뿐이다. 시간을 들여도 함락시키고 완벽하게 자신만을 위한 물건으로 만들면 된다.
“좋아. 뭐, 말을 잘 들었으니 뭔가 대접을 해줘야겠군. 뭘 해줬으면 좋겠지?”
“신발 하나만 주세요. 저런 샌들로요.”
“좋아. 흠, 이거 괜찮은데? 너랑 나랑은 앞으로 1:1 교환 놀이를 하기로 할까?”
“그게 뭐죠?”
“네가 내 명령을 하나 들으면, 나도 거기에 상응하는 요구를 들어주지. 하지만 너무 과하면 거절하겠어. 그 대신 넌 어떤 명령이라도 듣는 거야. 어때?”
“설마 누굴 죽이라고 하는 그런 명령을 내리진..”
“장난해? 넌 어차피 그럴 힘도 없잖아? 그런 명령은 키아라에게 내리는 게 빨라.”
“음.. 좋아요.”
당돌하게 손을 내밀고 악수를 청했다. 레인은 이 계약이 얼마나 악용될지도 모르고 덥석 미끼를 무는 이 가련한 몸의 노예가 너무나도 바보 같았지만 일부러 티를 내지는 않았다. 캐서린의 손을 잡고 확인하듯 재차 강조했다.
“최선을 다하지 않아도 무효야.”
“알겠어요.”
“계약 성립.”
레인은 미소를 지으며 이제 이 노예에게 뭘 시켜볼까 잠깐 생각을 했다.
“좋아, 산책가자. 이런 건 부담 없고 좋지?”
“네. 어차피 이제 주인님의 명령이 아니면 밖에 나가지도 못하잖아요? 오히려 제가 바라던 일이죠.”
“그래, 근데 벗고 나가야 해.”
“네?! 어째서죠?”
“인상 펴. 너 같이 노예 같지도 않은 애를 옷까지 입혀서 데리고 나가면 내가 병신취급 받거든?”
“.... 그게 다에요?”
“속고만 사셨나?”
“....”
“이건 불가능한 명령이 아니야. 실제로 넌 내가 데려온 날, 벌거벗은 채로 줄에 묶여서 끌려왔잖아? 오히려 그때보다도 사정이 나은데 뭘 그래?”
“....”
캐서린은 화가 나거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입을 삐죽 내밀고 대답을 하지 않는 버릇이 있다는 것도 확인이 되었다. 레인은 이런 별것 아닌 이런 작은 습관들을 잘 보고 확인했다. 이런 하나하나의 행동양식들에 대한 정보가 쌓이다보면 그 사람을 이해할 수 있는 시작점이 되기 때문이다.
“좋아...요..”
“거래성립.”
레인은 건방진 노예의 옷을 단숨에 벗겨버렸다.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도 다른 저항을 하지 않는 모습이 참으로 귀여웠다.
“그럼 어딜 가볼까?”
“....”
“대답 안 할래?”
“아무데나 가요.”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게 최선이야?”
“줄이라도 풀어주시죠? 이건 좀 너무하네요.”
“넌 몸에 낙인도 없잖아? 아니면 지금 당장 낙인 박으러 가볼까?”
캐서린이 길에서 만난 노예들의 몸에는 저마다 예외 없이 낙인이 찍혀있었다.
“... 그 잘나고 엄한 언니도 낙인이 없던데...”
왜 자신이 먼저 그런 걸 찍어야 하는지 물어보려고 했지만 얄미운 소년은 잽싸게 말을 잘라먹었다.
“왜? 너 먼저 찍어줄까?”
“그런 건 필요 없거든요?”
“네가 먼저 낙인을 찍은 걸 보면 아마 키아라 녀석은 분해서 미치려고 할 걸?”
“.. 고작 다른 사람이 분해하는 꼴을 보려고 몸에다가 지워지지도 않는 걸 찍어요?”
“근데 어차피 누군가의 노예가 되던 간에 낙인을 찍는 건 결국 정해진 수순인데 뭐 그렇게 빡빡하게 굴어?”
“전 노예가 아니니까요. 제겐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 할 수 있어요. 그런 점에서는 당신의 말을 아주 잘 듣는 그 골빈 년들 둘보단 훨씬 낫죠.”
“그래? 정말 그렇게 생각한단 말이지.”
콱-!
“아파요!”
“너, 내가 웃으면서 장난치니까 만만해 보이지?”
레인은 줄을 잡아당겨 볼품없게 바닥에 넘어지게끔 만들었다. 그리고 재빨리 입고 있는 옷의 품안에서 단검을 꺼냈다.
“기른다고 고생이 많았을 텐데, 확 다 잘라줄까?”
“안 돼요!! 제발!!!”
푹-!
“꺄악!!!!!”
레인은 재빨리 캐서린을 밀어 넘어뜨린 후, 단검을 그녀의 머리카락 옆에 있는 흙에 박아 넣었다.
“움직이지 마. 그랬다간 입을 찢어서 평생 고개를 숙이고 살게 해주지.”
“아아... 죄송해요.... 제가 건방졌어요...”
“넌 어디까지가 거짓말인지도 모르겠고, 어디까지 네 멋대로 인지 도저히 모르겠어. 네가 가치가 높다고 그랬지? 내가 정확히 말해줄까? 너 같은 쓰레기는 필요 없어. 차라리 그 못난 가정부로 키우고 있는 노예년이 너보다는 백배나아. 왠지 알아? 적어도 자기 주제를 알거든.”
“잘못했어요... 뭐든지.. 뭐든지 할게요.. 제발 자비를 베풀어주세요.. 흑흑....”
“뭐든지 하겠다는 거지?”
“네.. 할 수 있어요!! 제발!!!”
“못한다면 진짜 처벌이 어떤 건지 보여줄 거야. 각오는 되어 있겠지?”
“네!! 네!!!! 주인님!! 제발!!”
“엉덩이 들고 개처럼 기어.”
“흑흑... 네...”
이 노예는 건방진 맛에 가져볼만 하겠지만, 적어도 최소한으로 기를 팍 꺾어서 복종심을 심어놓는 게 낫다는 결론을 내렸다. 결국 노예는 노예일 뿐이다.
“빨리 기어!!”
철썩-!
“꺄악!!”
벨트를 꺼내 엉덩이를 정확히 후려쳤다. 채찍을 쓰며 숙달된 동작들이 자연스럽게 나오며 정확히 원하는 곳으로 때릴 수 있었다.
“소리 지르면 저기 옆에 있는 년들처럼 묶어서 돌림빵을 놔주지.”
“잘못했어요.. 주인님... 제발 이제 그만...”
“집에 갈 때까지 ‘잘못했습니다, 주인님.’이라고 크게 외치면서 기어. 목이 쉴 때까지 소리 지르지 않으면 그땐 머리카락이 아니라 눈을 하나 파주지. 걱정마라. 슬레인에는 짝눈노예를 위해서 준비된 예쁜 안대도 제법 많으니까.”
“자!! 잘못했습니다!! 주인님!!!!”
크게 소리를 치며 기어가는 캐서린에게 사람들의 이목이 쏠렸다.
철썩-!!
“흐윽!! 잘못했습니다!! 주인님!!!”
철썩-!!
“아악!! 잘못했습니다.. 흑흑.. 주인님..”
“목소리가 작아진다.”
“잘못했습니다!! 주인님!!!”
벌겋게 달아오른 엉덩이는 더 때렸다간 피부가 벗겨질 것처럼 부풀어 올라 있었지만 신기한 변화가 생겼다.
‘아픈데.. 사람들이 날 쳐다보고 있는데.. 이런 굴욕적인 모습을... 왜.. 흥분이 되는 거지?’
죽음 혹은 학대라는 극단적인 상황 앞에서 오히려 캐서린은 어떤 흥분을 하는 자신을 발견했다. 남들에게 시선이 쏠리는 건 그다지 그녀에게 익숙하지 않은 일은 아니었다. 어딜 가도 자신은 유명한 사람이었고, 환호와 인기를 누려왔으니까. 하지만 이렇게 벗겨진 채, 개처럼 이용당한 적은 없었다. 그것도 대낮에 길 한복판에서 엉덩이를 맞으며 목줄을 차고 있는... 마치 개처럼... 그런 상황들이 묘하게 그녀를 흥분시켰다.
꿀럭...
기어가며 자연스럽게 마찰을 한 허벅지 사이에서 꿀물이 조금씩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철썩-!!
“하앙!!! 잘못했어요!! 주인님!!”
자신의 목소리가 야릇하게 바뀌고 있다는 사실조차 인식하기 어려웠다. 이 상황자체가 그녀에게 흥분을 선사하고 있다. 모멸차고 변태적인 이런 행위들이.. 그녀는 정상적인 섹스로는 흥분을 거의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이미 그녀의 인생에서 정상적인 섹스란 비즈니스였고, 거래의 일환일 뿐이었다. 하지만 이건 새로운 감각이었다. 아픈데 즐겁다. 수치스러운데 더 보여주고 싶다. 자신이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정복당한다는 사실이 신기하고 놀랍다.
‘타고난 변태 마조히스트였군. 첫날 그렇게 맞아놓고도 오히려 마지막엔 두렵지 않다고 말했던 순간부터 이 년의 운명은 정해져 있던 건지도 모르겠어.’
레인은 이제야 이 노예의 조교법을 찾은 것 같았다. 더 이상 때릴 수 없는 엉덩이를 대신해 허벅지와 꽃잎을 번갈아가며 때렸다.
“하아앙!! 아파요!! 아파요!! 주인님!!!”
아프다고 말하면서도 이미 교성을 지르며 환호하고 있다. 온몸에 진흙을 묻히고, 기어 다닌 손과 팔다리에는 피부가 찢겨 피가 흐르지만 그다지 고통스럽게 생각하지도 않는다.
“더 기어!! 개처럼 납작 엎드리란 말이다!!”
철썩-!!
“꺄항!!! 하아.. 하아... 주인님... 더 때려주세요... 죄송합니다.. 주인님!!”
결국 어느새 집 앞까지 기어올 때쯤이 되자 완전히 쾌락에 젖어 건방진 빛이 사라져있었다. 캐서린은 머리를 진흙에 처박고 엉덩이를 치켜들어 자신이 받은 체벌을 레인에게 보여주었다. 가르치지도 않았는데 스스로 이런 생각을 한다는 건, 참으로 편한 일이다.
“주인님이 벌해주신 엉덩이에요.. 너무 아팠어요.. 하지만 고맙습니다... 헤헤헤..”
“정말 아팠어? 그런 것치곤 즐기는 것 같던데?”
쑤욱-!
“하앙!!!”
레인은 이 변태노예의 보지에 자신의 자지를 쑤셔 넣고 미친 듯이 아프게끔 허리를 흔들었다.
철썩-! 철썩-!!
달아올라 더 이상 때릴 수도 없는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두들기듯 자극을 주자 허벅지에 힘이 들어오며 레인의 물건을 세게 물어버린다. 아프지만 즐겁다는 것을 알아버린 이 노예는 완벽하게 장난감이 되었다. 결국 캐서린이라는 노예의 반항도 여기까지인 것이다.
꽈악-!!
“아파요!!!!!! 더.. 더 세게... 하앙...!!”
클리토리스를 잡고 비틀자 고통에 도리질을 치면서도 더 요구를 해온다. 레인은 아주 뼛속까지 버릇을 뜯어고쳐줄 생각이다. 버릇이 될 때까지. 이건 노예조교의 기본전략이자 가장 단순한 방법이면서도 가장 확실한 조교의 정석과도 같은 공식이다. 키아라 역시 쾌락에 버릇이 들어버릴 때까지 괴롭혔고 단 며칠 만에 욕정 하는 암캐로 바뀌었다. 올바른 준비만 되면 조교는 생각보다 그리 어려운 게 아니다. 그리고 캐서린 역시 그 올바른 상태로 거의 다가간 것이다.